공차기 놀이 1

 


  마당에 놓은 공을 뻥 찬다. 공은 휙 하늘을 날아 저리 간다. 공을 좇아 저리로 달린다. 저쪽에서 또 공을 뻥 찬다. 공이 날아온 곳을 좇아 또 달린다. 다시금 공을 뻥 찬다. 뻥뻥 공을 차는 모습을 바라본다. 마치 하늘을 날듯이 공을 찬다. 아니 하늘을 날면서 공을 찬다. 아이들 공차기란, 하늘차기가 된다. 4346.11.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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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기쿠타 마리코 지음 / 비로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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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283

 


눈을 기다리는 아이들
― 눈 내리는 날
 기쿠타 마리코 글·그림
 편집부 옮김 (왜 옮긴이 이름이 안 나올까???)
 비로소 펴냄, 2001.11.30.

 


  작은아이는 아직 눈이 무엇인지 제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작은아이 태어난 멧골자락은 눈이 늘 펑펑 쏟아졌으니, 작은아이도 몸으로는 눈을 잘 알리라 생각해요. 아이를 안고 눈밭에 나오기도 했고, 눈밭을 걷기도 했어요.

  큰아이는 눈을 자주 보았습니다. 도시에서 태어났을 적에도, 멧골자락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살던 때에도, 언제나 눈밭에서 함께 놀고 걸었어요. 이러다가 남녘땅 고흥으로 삶터를 다시 옮긴 요즈음에는 눈을 거의 구경하지 못합니다. 지난날에는 고흥에서도 눈이 제법 많이 오고 겨울에는 냇물이 꽁꽁 얼었다 하지만, 오늘날 고흥은 눈이 거의 안 오고 겨울볕이 포근합니다.


  찬바람 불면서 큰아이는 눈 노래를 부릅니다. “아, 눈 보고 싶다.” 하는 말을 곧잘 합니다. “눈은 겨울에 오니까 겨울을 기다리렴.” 하고 이야기합니다. “네가 마음속으로 바라면 눈은 너한테 찾아오니까, 언제나 곱게 꿈을 꾸면 돼.” 하고 덧붙입니다.


- 아침, 눈이 오는 기척에 잠이 깼다. (4쪽)
- 출근 늦겠다. 최악이야! 눈 오는 날은 최……. (10쪽)


  큰아이하고 인천에서 살던 무렵, 눈이 올라치면 새벽바람으로 눈빛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마실을 나옵니다. 옆지기와 큰아이 새근새근 잠든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에 손과 발이 꽁꽁 얼고 사진기까지 얼면서 서너 시간 걷습니다. 골목이웃도 동사무소 일꾼도 눈을 쓸고 치우느라 부산합니다. 눈이 쌓이면 자동차 다니기 나쁘다 하기에 바지런히 쓸고 치웁니다. 눈이 오는 날, 아이들이 얼마나 반기거나 좋아할는지 헤아리는 어른은 없습니다. 어른은 늘 어른들 타는 자동차만 걱정합니다. 아이들이 눈놀이 하도록 눈을 두지 않아요. 빈터 한 군데쯤 눈을 곱게 두지 않습니다. 눈을 쌓더라도 아무렇게나 쌓습니다. 염화칼슘 잔뜩 뿌려 지저분한 눈을 마구 뒤섞습니다.


  작은아이 태어날 무렵 멧골자락으로 삶자리 옮겼는데, 시골에서도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야 하니까 눈을 싫어합니다. 하늘하늘 내리는 눈을 한갓지게 지켜보지 않습니다. 다만, 시골에서는 논과 밭에 눈이 내려서 소복소복 쌓여요. 길에는 눈이 없지만 논밭에 쌓이는 하얀 눈을 바라보면서 눈빛을 즐깁니다. 눈놀이도 빈논과 빈밭에서 합니다.


  그러고 보면, 도시에는 빈터도 텃밭도 마땅히 없어요. 게다가 이 나라 도시에는 도심지나 아파트숲 언저리에 놀이터나 공원이 제대로 없어요. 눈이 쌓일 만한 자리가 없습니다. 눈이 쌓일 만한 자리라 하더라도 눈을 곱게 두지 않습니다.


  더 헤아리면, 이럭저럭 눈이 쌓인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눈하고 놀 겨를이 없어요.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도 학원에 얽매입니다. 학원에 안 가더라도 집에서 게임을 해야 합니다. 중학교에 들어서면 대학입시에 목을 맵니다. 학교 운동장에 눈이 쌓인다 하더라도 눈밭에서 뒹굴지 못해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학교 운동장에서 거리낌없이 눈놀이를 하도록 마음을 쓰는 교사나 교장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 “눈 오는 날은 최고야!” “하늘에서 눈 오는 거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어!” “하늘 보고 입 벌리면 눈을 먹을 수도 있다!” (16쪽)


  기쿠타 마리코 님 만화책 《눈 내리는 날》(비로소,2011)을 읽습니다. 눈 내리는 날, 회사 가는 걱정만 하는 아저씨가 나옵니다. 회사 가는 걱정으로 툴툴거리는 아저씨 둘레에 아이들이 ‘눈이 와서 기쁘고 즐겁다’고 노래를 합니다. 하루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회사원 아저씨는 눈 덮인 길에서 산타클로스를 만납니다. 산타클로스 일을 거들 마음이 없지만 어찌저찌 이끌려 조금 거들었고, ‘아이들만 선물 받을 수 있다’지만, 회사원 아저씨도 선물 한 가지를 받습니다.


- 어렸던 내 마음에 남겨둔 것은 지금도 틀림없이 내 안에 있다. (53쪽)


  지난날에는 어느 아이나 눈을 기다렸습니다. 지난날에는 어느 어른이나 눈을 바랐습니다. 왜냐하면, 눈이 내려서 논밭에 덮여야 논흙과 밭흙이 겨우내 포근하게 쉬면서 물기를 얻습니다. 눈이 덮인 채 겨울을 나야 논흙과 밭흙이 새봄에 한결 촉촉하고 싱그럽게 잠을 깹니다.


  숲도 골짜기도 냇물도 똑같아요. 겨우내 눈이 쌓이고 덮이고 꽁꽁 얼어붙을 때에, 비로소 숲도 골짜기도 냇물도 새봄에 싱그럽게 깨어납니다. 추워야 겨울이요, 눈이 내려야 겨울입니다. 여름에 비가 내려 들과 마을과 숲을 적시듯, 겨울에 눈이 내려 들과 마을과 숲을 어루만집니다. 봄가을에는 햇볕과 바람이 들과 마을과 숲을 보듬어요.


  눈을 잃는 사람은 숲을 잃습니다. 숲을 잃는 사람은 삶을 잃습니다. 삶을 잃는 사람은 사랑을 잃습니다. 사랑을 잃는 사람은 이야기를 잃습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 어떻게 누리는가요. 우리는 오늘 하루 무엇을 하며 일하거나 놀았는가요. 우리는 오늘 하루 어떤 이야기를 길어올리면서 웃고 노래했는가요. 4346.11.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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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에 안기

 


  새벽에 으레 잠을 깨며 으앙 우는 작은아이는 어머니 품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작은아이 깨서 우는 소리에 잠이 깬 큰아이는 쉬를 누고는 아버지 품으로 포옥 안긴다. 어머니는 작은아이를 안고, 아버지는 큰아이를 안는다. 작은아이는 어머니를 안고, 큰아이는 아버지를 안는다. 서로 안고 안기면서 새벽이 흐른다. 썰렁썰렁 찬바람 부는 십일월이지만 춥지 않다. 4346.11.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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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비부비 몽이 분홍 꼬마 몽이 이야기 1
토요타 카즈히코 지음, 하늘여우 옮김 / 넥서스주니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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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12

 


포근하게 안는 손길은
― 부비부비 몽이
 토요타 카즈히코 글·그림
 하늘여우 옮김
 넥서스주니어 펴냄, 2006.3.25.

 


  새근새근 자는 아이가 어느새 몸을 돌려 달라붙습니다. 아이는 어버이 손이나 몸을 만지면서 꿈나라를 누리고 싶습니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몸을 이리저리 돌리고 굴리며 잡니다. 이불만 덮는다고 잘 자지 않습니다. 손을 살며시 잡고 싶습니다. 얼굴을 살살 쓰다듬고 싶습니다.


  아이들 재우며 작은아이와 큰아이를 살살 쓰다듬습니다. 아이들은 작은 입을 놀려 잠자리에서도 종알거리고, 작은 손을 움직이고 작은 발을 차면서 이불을 이리저리 흐트립니다. 아이들은 잠자리에서도 놀고 싶습니다. 이 아이들한테 보드랍게 자장노래 불러 줍니다. 이 아이들한테 한손씩 뻗아 이마를 쓰다듬습니다. 머리카락을 쓸어넘깁니다. 가슴을 토닥토닥 눌러 줍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나게 뛰놀고, 저녁부터 아침까지 기쁘게 꿈날개 펼치기를 바랍니다.


.. 삐악삐악 병아리가 몽이 뺨을 부비부비. 와, 몽이의 좋은 냄새 ..  (3쪽)

 


  아이들은 어머니와 아버지 냄새를 맡습니다. 어버이는 아이들 냄새를 맡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와 아버지 손길을 느낍니다. 어버이는 아이들 손길을 느낍니다. 두 사람은 함께 웃고 함께 먹으며 함께 노래합니다. 두 사람은 함께 자고 함께 입으며 함께 살아갑니다.


  가까운 마실을 가든 먼 나들이를 가든, 서로 손을 잡습니다. 가다가 졸리면 등에 업혀 잡니다. 품에 안겨 잠듭니다. 버스나 기차를 타고 멀리멀리 길을 떠날 적에는 작은 발로 걸상을 밟고 서서 창밖을 내다보며 노는 아이들입니다. 개구지게 놀다가 기운이 빠지면 스르르 눈이 감기고, 어느새 곯아떨어집니다. 아이들은 다른 걱정이 없이 잠듭니다. 왜냐하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곯아떨어진 나를 살포시 안아 재우며 아끼리라 알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곯아떨어져 잠든 몸으로 저를 다독다독 품는 어버이 손길을 느낍니다. 어버이 살내음을 맡습니다. 투박한 손마디로 안더라도 따사롭다고 느낍니다. 거친 손바닥으로 쓰다듬더라도 포근하다고 느낍니다. 투박한 손마디와 거친 손바닥에 애틋한 사랑이 흐르거든요.


.. 아파도 꾹 참자. 몽이야, 참자 ..  (18쪽)

 

 


  포근하게 안는 손길은 사랑입니다. 어버이가 아이를, 아이가 어버이를, 서로 사랑으로 마주합니다. 서로 아끼는 옆지기가 사랑으로 만납니다. 아이와 아이가 따뜻한 눈길을 주고받습니다. 어른과 어른도 어깨동무를 하면서 두레와 품앗이를 합니다.


  풀은 뿌리가 얼키고설킵니다. 풀은 잎사귀도 얼키고설킵니다. 풀밭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온갖 풀이 아주 조그마한 틈에서 함께 돋아 함께 자랍니다. 뿌리도 하나요 줄기와 꽃도 하나입니다. 민들레꽃 옆에 씀바귀꽃 있어요. 꽃다지꽃 옆에 꽃마리꽃 있어요. 냉이꽃 곁에 봄까지꽃 있어요. 별꽃 둘레에 코딱지나물꽃 있어요.


  함께 살아가며 아름답게 빛납니다. 함께 사랑하며 즐거이 노래합니다. 우리 삶은 아름다운 웃음빛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 지구별은 즐거운 사랑으로 환합니다.


.. 몽이가 엄마 뺨을 부비부비. 와, 엄마의 좋은 냄새 ..  (24쪽)

 


  토요타 카즈히코 님 그림책 《부비부비 몽이》(넥서스주니어,2006)를 읽습니다. 복숭아 아이 ‘몽이’는 혼자서 조용히 흙놀이를 합니다. 이동안 몽이 동무들이 하나둘 찾아와 몽이 뺨을 살살 부빕니다. 저마다 몽이 뺨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말합니다. 아마 몽이도 동무들한테서 좋은 냄새를 맡을 테지요.


  그런데, 가만히 헤아리면, 몽이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는 까닭은 바로 몽이 어머니와 아버지 때문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니, 아이도 이 좋은 냄새를 물려받습니다. 몽이가 자라 어른이 되면, 몽이가 낳는 아이도 몽이한테서 좋은 냄새를 물려받을 테지요.


  먼먼 옛날부터, 아스라히 먼먼 옛날부터, 범도 사람도 담배 피며 함께 살던 까마득히 먼먼 옛날부터,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풍기는 좋은 냄새를 물려받은 아이들이 이 땅에서 씩씩하고 아름답게 살아갑니다. 아이들은 좋은 냄새를 맡으며 싱그러운 빛을 노래합니다. 어버이는 좋은 냄새를 베풀면서 포근한 꿈을 일굽니다.


  예쁜 그림책을 아이들과 기쁘게 누리다가, 꼭 한 가지에서 걸립니다. 이 그림책에는 “몽이의 좋은 냄새”와 “엄마의 좋은 냄새”라 나오는데, 일본책에서는 ‘の’를 썼을 테지만, 우리 아이들한테 읽히는 한국책에는 ‘-한테서’를 넣어야 올바릅니다. 냄새는 몽이한테서 나고 엄마한테서 납니다. 또는 “몽이 냄새”나 “엄마 냄새”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좋은 말로 좋은 이야기를 엮어 내놓는 그림책 되어, 아이들도 어른들도 좋은 말로 좋은 삶 일구는 밑바탕 되기를 빕니다. 4346.11.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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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1-17 18:24   좋아요 0 | URL
앗, 이 그림속의 꼬마 이름이 몽이군요!
저번에 사진도서관 책꽂이에 있던 일본그림책,
온천물 속에 들어가 있는 그 꼬마, 이야기네요~~

파란놀 2013-11-18 02:27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아아, 눈이 좋으시군요!
@.@

처음에는 '만두'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일본말사전 보니 '복숭아'더라구요.

생각해 보니, 이 아이는 '몽이' 아닌 '복이'로 옮겨야
더 맞겠구나 싶네요.
 

  이야기 할머니가 가슴속에 품은 고운 아이한테 들려주려고 쓴 글이 예쁜 책으로 태어난다. 이 예쁜 책에 깃든 글 가운데 하나를 골라 그림을 잔뜩 붙인 새로운 예쁜 그림책이 태어난다. 이야기 할머니 가슴속에서 살아가는 조그맣고 고운 아이는 처음에는 글을 읽으며 활짝 웃고, 어느새 그림을 함께 바라보며 까르르 노래한다. 글로 빚은 이야기는 웃음꽃 되고, 그림으로 다시 빚은 이야기는 노래꽃 된다. 그래, 저기를 보렴, 눈이 오지? 십일월 한복판을 달리는 오늘, 올해 첫눈 언제 찾아오려나 즐겁게 기다린다. 4346.11.16.흙.ㅎㄲㅅㄱ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마디타와 리사벳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라합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1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2013년 11월 1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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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타- 2단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라합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3년 11월 16일에 저장
절판

저거 봐, 마디타, 눈이 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트 그림,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1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11월 1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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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1-17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봐, 마디타, 눈이 와!> 감사히 담아갑니다~
참 예쁜 그림책일 것 같아요. 아 눈이 펑펑 오는 날, 이 그림책
읽으면 더 즐거울 듯 해요~*^^*

파란놀 2013-11-18 02:52   좋아요 0 | URL
저도 하나씩 하나씩 챙겨서 읽으려고요~
서울에서 눈을 맞이하실 적에
부디 '눈쓸기' 하지 않은 모습 누리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