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20. 2013.11.17.

 


  꽃을 보면 아이 예뻐 하면서 좋아하는 큰아이가 꽃그림 큼지막하게 박히고 꽃무늬 커다랗게 붙은 옷을 입고 글을 읽는다. 글씨쓰기를 하며 놀다가 “나 글 읽을 수 있어요!” 하면서 아야어여를 읽는다. 꽃옷을 입은 꽃순이는 꽃다운 목소리로 글을 읽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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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장마다 물과 숲과 들이 다르다. 고을마다 멧골과 냇물이 다르다. 마을마다 날씨가 다르다. 다 다른 고장과 고을과 마을에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모양새와 매무새로 보금자리를 가꾸면서 흙을 일군다. 다 같은 흙밥을 먹더라도 흙내음과 흙빛이 저마다 다르다. 논을 갈거나 밭을 돌볼 적에도 조금씩 다른 삶빛과 삶노래가 흐른다. 더 따순 곳에서는 더 따순 곳대로 흙살림 보듬고, 더 추운 곳에서는 더 추운 곳대로 흙살림 추스른다. 충청남도 홍성에서 흙을 만지는 흙지기들은 어떤 흙살림을 펼칠까. 텃밭을 앞마당처럼 앞뜰처럼, 또는 옆뜰이나 뒤뜰처럼 가꾸는 손길은 얼마나 어여쁘면서 즐거울까. 서울사람도 텃밭 사랑하는 길잡이책을 내놓으면 재미있겠지. 부산은 부산대로 대전은 대전대로, 광주와 대전은 광주와 대전대로, 또 인천은 인천대로, 큰도시는 큰도시 살림살이로 텃밭을 사랑하고 시골은 시골 살림살이로 텃밭을 아끼는 이야기가 조그맣게 길잡이책으로 꾸준히 태어날 수 있기를 빈다. 4346.11.22.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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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의 노래
백성민 지음 / 세미콜론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287


 

그림옷을 입은 삶노래
― 광대의 노래
 백성민 글·그림
 세미콜론 펴냄, 2007.10.19.

 


  나비가 춤을 추고 새가 춤을 춥니다. 사마귀가 춤을 추고 베짱이가 춤을 춥니다. 목숨 있는 모두 춤을 춥니다.


  아이가 춤을 추고 어른이 춤을 춥니다. 갓난쟁이는 응애 울면서 춤을 추고, 늙은 할매와 할배는 구부정한 몸으로 천천히 춤을 춥니다. 숨을 쉬며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춤을 춥니다.


  바람이 부르는 노래를 듣습니다.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에 부는 바람이 사뭇 다릅니다. 봄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노래에는 보드라운 손길이 있고, 여름바람에 묻어 들려오는 노래에는 싱그러운 눈길이 있습니다. 가을바람에 깃들어 들려오는 노래에는 밝은 꿈길이 있고, 겨울바람에 담겨 들려오는 노래에는 새하얀 마음길이 있습니다.


  나무는 바람을 먹습니다. 한 숨 두 숨 찬찬히 먹습니다. 나무는 햇볕을 먹습니다. 한 줄기 두 줄기 가만히 먹습니다. 나무는 빗물을 먹습니다. 한 방울 두 방울 맛나게 먹습니다. 나무는 흙을 먹습니다. 한 줌 두 줌 살그마니 먹습니다.


  바람을 먹으며 바람노래를 부르고 바람춤을 춥니다. 햇볕을 먹으며 해노래를 부르고 해춤을 추어요. 빗물을 먹으며 비노래와 비춤을 즐깁니다. 흙을 먹는 동안 흙노래와 흙춤을 베풉니다.


  사람은 무엇을 먹으면서 어떤 춤을 추나요. 사람은 어디에서 살아가며 어떤 노래를 부르나요. 사람들 목소리에 살풋 실려 흐르는 노래에는 어떤 빛이 있는가요. 사람들 몸짓에 살랑 담겨 감도는 춤에는 어떤 꿈이 있는가요.


- 내 그림이 붓으로 그었다고 해서 일반적인 동양화는 아닌 것 같구요. 극화나 민화도 아닌 것 같습니다. 모두가 그리는 ‘마당그림’이랄까. (머리말)

 

 

 

 


  백성민 님 만화책, 또는 그림책이라 할, 《광대의 노래》(세미콜론,2007)를 읽습니다. 만화를 그리다가 틈틈이 붓을 쉬면서 홀가분하게 춤을 추듯 그린 그림조각을 하나둘 그러모아 ‘마당그림’이 되고, 이 마당그림이 책이 되었다고 합니다. 백성민 님은 네이버 누리사랑방에 곧잘 그림을 띄웁니다. 웹툰연재는 아니고, 블로그질도 아닙니다. 즐겁게 그린 그림을 즐겁게 띄웁니다. 신나게 누린 그림을 신나게 올립니다. 다만, 자주 올리지는 않고, 많이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꼭 알맞게, 밥그릇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밥을 예쁘게 담듯이, 맛깔나게 그린 그림을 흐뭇하게 보여줍니다.


  극화라 할 만화를 혼자서 그리는 백성민 님은 자잘한 데까지 그리다 보니 눈이나 손이나 몸이 무척 고단했으리라 생각해요. 그런데, 극화 아닌 여느 만화를 그리는 이들도 지난날에는 혼자서 모든 그림을 다 그렸어요. 글을 쓰는 사람도 밑글을 쓰고 나서 원고지에 정갈하게 옮겨적고,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실로 꿰매며, 봉투에 담아 우체국에 부치는 일을 으레 혼자서 합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필름을 장만하고 사진기를 손질하는 일부터, 사진 찍을 곳으로 오가는 일, 찍은 사진을 찾고 종이로 뽑는 일을 혼자서 하기 마련입니다. 이제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돋움하면서, 그림도 글도 사진도 손품과 다리품이 많이 줄었어요. 예전처럼 홀로 고단하게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일이 퍽 줄었습니다.


  백성민 님은 오늘날에도 즐겁게 붓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해요. 종이에 물감이나 먹을 묻혀 그림을 그린다고 해요. 나도 연필을 쥐고 종이에 글을 쓰기를 즐깁니다. 다만, 종이에 연필로 글을 쓰더라도, 이 글을 보내자면 다시 타자로 옮겨 누리편지로 띄워야 하지요. 그림쟁이는 스캐너로 그림을 긁으면 되지만, 글쟁이는 스캐너를 못 씁니다. 어찌 되든, 그림도 글도 사진도 손맛입니다. 컴퓨터를 켜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더라도 손맛이 깃듭니다. 왜냐하면 손을 움직여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니까요.


  디지털파일이 되더라도 손길이 깃듭니다. 디지털파일로 그림과 글을 빚기 앞서 온몸으로 삶을 겪어야 합니다. 스스로 누린 삶이 있을 때에, 이 삶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어 그림이나 글로 빚습니다. 스스로 누린 삶이 없으면, 이야기로 엮을 삶이 없다는 뜻입니다. 책이나 자료를 뒤져서 그림을 그리지 못해요. 책이나 자료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이도 있지만, 이런 글에서는 싱그럽게 빛나는 사랑이 감돌지 못해요. 삶은 삶으로 만나고 사랑은 사랑으로 마주할 뿐입니다. 빗방울은 빗방울로 마주해야 빗방울인 줄 알아요. 흙은 흙으로 만지고 밟아야 흙인 줄 알아요. 바람은 바람으로 맞아들여야 바람인 줄 알지요. 햇볕은 햇볕으로 쬐어야 비로소 햇볕인 줄 압니다.


  백성민 님이 들려주는 홀가분한 그림마당, 또는 마당그림인 《광대의 노래》는 살가운 빛입니다. 살가운 빛이 사랑스러운 빛이 되는 그림이요, 사랑스러운 빛이 새삼스레 살아가는 빛으로 다시 태어나는 그림입니다. 삶을 누린 이야기가 그림으로 거듭납니다. 삶이 촉촉히 흐르는 이야기가 그림옷을 입고 책이 됩니다. 4346.11.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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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놀이 1

 


  “아버지, 나 봐 봐요.” 하면서 문고리 붙잡고 늘어진다. 야, 야, 너니까 아직 그 문고리 그대로 있지, 참 문도 힘들겠구나. 아침저녁으로 너랑 동생이랑 문 갖고 온갖 장난을 다 하니 말야. 그래도 문고리는 너희들이 놀아 주니 즐거울까? 너희처럼 쉬잖고 땀 뻘뻘 흘리며 노는 아이들 있어 시골집 문고리도 한결 씩씩하고 튼튼하게 우리를 지켜 주려나. 4346.11.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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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11-22 18:00   좋아요 0 | URL
문고리놀이 참 재밌겠어요~
아이들은 참 재밌는 놀이를 많이 아는 것 같아요.^^
이쁩니다~!!!

파란놀 2013-11-22 18:31   좋아요 0 | URL
그저 놀면 모두 놀이가 되니까요~
어른은... 문고리놀이 못 하지요 ^^;;;;
 

산들보라 손톱에 낀 때

 


  만화영화를 보며 꼼짝 않는 산들보라를 곁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하, 이 아이 손톱에 때가 참 많이 꼈네 하고 깨닫는다. 그러나 이렇게 들여다보고도 바로 손톱을 깎아 주지 못한다. 한창 만화영화를 들여다보는데 어찌 깎나. 너희 제법 개구지게 노는구나. 손톱에 때가 끼도록 야무지게 노는구나. 4346.11.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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