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새 소식지 (도서관일기 2013.11.3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손글씨로 엮는 소식지는 손으로 차근차근 쓴 다음 읍내 문방구로 가서 복사를 해야 한다. 손글씨로 차근차근 소식지 쓰는 일이 즐겁기는 한데, 읍내까지 다녀와야 하는 일이 번거롭다. 버스삯이 3400원 들고 시간을 꽤 들여야 한다. 읍내에 장보러 다녀오는 길에 복사를 하면 되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소식지를 만들기보다 다른 길을 찾아야겠다고 느낀다. 인천에서 형이 새 셈틀 마련해 주었다. 새 셈틀 마련하는 김에 한글문서 풀그림을 새로 장만한다. 한글2014가 나왔다 해서 이 풀그림을 장만한다. 그동안 쓰던 한글97보다 한결 나으며, 사진을 넣어 문서를 만들기 아주 쉽다. 예전 풀그림은 사진 한 장 넣어 자리잡으려면 아주 애먹어야 했다. 게다가 한글문서를 피디에프파일로 바꿀 수 있다.


  사진책도서관 소식지 《삶말》을 이렇게 꾸며 볼까? 아이들 저녁 차려서 먹인 뒤 두 시간 남짓 들여 글을 쓰고 새롭게 짠다. 예전에 매킨토시로만 할 수 있던 편집을 한글2014로도 할 수 있으니 살짝 재미있다. 왜 한글문서 풀그림은 진작 이렇게 안 만들었을까. 처음부터 이렇게 잘 만들면 사람들이 너나없이 이 풀그림을 썼을 텐데.


  사진책도서관 소식지답게, ‘답게’가 무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진 하나 크게 넣어 본다. 사진 하나로 숱한 이야기 들려줄 수 있다고 여겨, 고흥에 첫눈 아주 가늘게 내리던 날 아이들 마당에서 뛰노는 예쁜 모습을 넣는다. 무척 그럴듯하구나 하고 느낀다. 소식지 엮기를 마무리짓고 서울에 있는 소량인쇄 회사 웹하드에 올린다. 인쇄값하고 택배값을 계좌이체로 보낸다. 읍내에 가서 복사하는 값이랑 버스삯하고 똑같이 든다. A4크기 앞뒤로 찍는 데 드는 돈이 한 장에 150원. 200장이면 30000원, 300장이면 45000원이다. 금요일에 주문을 넣고 토요일 낮에 받는다. 빠르구나. 무엇이든 서울에 일을 맡기면 곧 끝나는구나. 시골에서는 무엇을 하려 해도 품과 돈과 겨를이 많이 드는데. 가만히 보면, 이러다 보니 사람들이 자꾸 도시로 가려는구나 싶은데, 이렇다 해서 다들 도시로 가면 그야말로 시골은 텅 비고 말 테지.


  곱게 잘 나온 소식지를 받으니 즐겁다. 이제 소식지를 자주 만들어, 시골에서 도서관 꾸리는 빛과 넋을 더 널리 나누어야겠다. 소식지 꾸릴 돈을 신나게 벌어 보자.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 소식지 <삶말>은

1인단행본 함께살기 8호 <책방 앞을 걷다>하고

다음주 월요일부터 보내려 합니다.

 

도서관 지킴이 해 주시는 분들 모두

즐겁게 기다려 주시기를 빌어요.

다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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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 반기는 아이

 


  십일월에 접어들면 어느새 십이월 다가오는구나 하고 설렌다. 십일월 막바지에 이르면 이제 십이월 되는구나 하고 두근거린다. 십일월 서른날 밤이 지나 섣달 첫날 아침을 맞이하면, 이야, 드디어 섣달이네 하고 웃는다. 언제부터 이처럼 섣달을 기다렸는지 잘 모른다. 아마 우리 어머니가 나를 낳은 뒤부터 섣달을 기다렸으리라 본다. 우리 어머니는 추운 겨울에 나를 낳으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돌아본다. 갓난쟁이 기저귀를 추운 겨울날 어떻게 갈고 갓난쟁이를 추운 겨울에 어떻게 씻기고 돌보았을까 헤아린다. 섣달을 두근두근 기다리니 겨울이 춥다는 생각을 이제껏 한 적 없다. 섣달도, 섣달 그믐 지나 새해가 찾아오더라도, 눈이 펑펑 쏟아지든 물이 꽁꽁 얼든, 섣달은 한 해 가운데 가장 빛나고 눈부신 달이라고 느꼈다. 이 추운 섣달이 있고, 이 차디찬 바람으로 온 땅을 얼려야, 비로소 새봄이 더 싱그럽고 푸르게 찾아온다고 느꼈다. 예부터 겨울에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꽁꽁 얼어야 이듬해에 흙이 한껏 살아난다 했다. 겨우내 눈이 많이 내려야 가문 봄날에 눈이 녹아 흙을 촉촉히 적시며, 흙지기들 논밭 갈아엎으며 품이 덜 든다 했다. 이 기쁘며 아름다운 십이월 한 달 신나게 누리자고 생각한다. 4346.1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헌책방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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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땅에서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은 앞으로 어떤 땅에서 살아야 즐거울까. 서로 어깨동무하는 마을에서 살면 즐거울까, 서로 다투거나 괴롭히는 마을에서 살면 즐거울까.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일터에서 살면 즐거울까, 서로 시샘하고 따돌리는 일터에서 살면 즐거울까. 마을과 일터는 남이 만들지 않는다. 언제나 우리 스스로 만든다. 어른들이 만든 마을과 일터에서 아이들이 함께 살면서 일하고 놀며 쉰다. 우리 어른들은 이 땅 이 마을 이 일터를 어떻게 돌보거나 가꾸어 아이들과 함께 지낼 터로 삼으려 하는가. 푸름이는 대학입시만 바라볼 수 없다. 푸름이는 푸른 숨결 그대로 푸른 빛과 꿈을 바라보며 가꿀 수 있어야 한다. 어른들이 이 나라를 아름답게 일구지 못한다면, 푸름이가 씩씩하게 일어서 이 나라를 아름답게 일구면 된다. 《10대와 통하는 땅과 집 이야기》는 푸름이가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사랑을 나눌 마을과 보금자리와 일터 이야기를 들려준다. 4346.12.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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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땅과 집 이야기- 인권으로 바라본 부동산 민주주의
손낙구 지음, 김용민 그림 / 철수와영희 / 2013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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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집에 살아야 행복할까?- 집
고제순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12년 1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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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계급사회
손낙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12월 0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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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 비룡소의 그림동화 100
토미 드 파올라 글 그림, 이미영 옮김 / 비룡소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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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18

 


곱게 이으면서 흐르는 사랑
― 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
 토미 드 파올라 글·그림
 이미영 옮김
 비룡소 펴냄, 2003.5.3.

 


  아이들한테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마당으로 나와서 평상에 앉으면, 아이들도 어느새 알아차리고는 조용히 마루문 열고 마당으로 나와 평상 둘레에서 깔깔거리면서 뛰어놉니다. 아이들한테 아무 소리 내지 않고 살며시 집 둘레 풀을 뜯거나 꺾거나 뽑으면, 아이들 또한 어느덧 알아차리고는 살며시 마루문 열고 마당으로 나와 풀을 뜯거나 꺾거나 뽑는 시늉을 합니다.


  자전거를 타려 하면 아이들도 자전거를 타고 싶습니다. 하늘바라기를 하며 기지개를 켜면 아이들도 하늘바라기를 하다가는 기지개를 켭니다. 뒷짐을 지고 걸으면 아이들도 뒷짐을 지고, 하하 웃으면 하하 웃으며, 비비배배 노래를 부르면 비비배배 노래를 불러요.


  밥상맡에서 ‘잘 먹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아이들도 ‘잘 먹겠습니다’ 하고 말합니다. 밥상에서 푸성귀를 집어먹으면 아이들도 푸성귀를 집어먹어요. 오이를 마요네즈에 찍으니 아이들도 오이를 마요네즈에 찍습니다. 무를 된장에 찍어 먹으니 아이들도 무를 된장에 찍습니다. 아이들한테 어버이란 삶을 배우는 거울입니다. 아이들한테 어버이는 따사로운 품이며 넉넉한 가슴입니다.


.. 토미가 어렸을 때, 토미에게는 할머니와 증조할머니가 있었어요. 토미는 두 분 모두 무척 사랑했지요 ..  (5쪽)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어버이이면서, 아이들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는 아이입니다. 곧, 나와 곁님은 어버이가 되면서 아이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 어버이는 우리한테 어버이라 하지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는 아이가 되어요. 차츰차츰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들 아이이면서 어버이입니다. 누구나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물려받으며 자랐고, 누구라도 아이들한테 사랑을 물려주면서 빙그레 웃었어요.


  새와 벌레도 사람과 같습니다. 짐승과 물고기도 사람과 같아요. 어미가 새끼를 낳아 사랑으로 돌봅니다. 새끼는 사랑을 먹으며 자라 씩씩한 어미가 되어요. 풀과 나무도 이와 똑같아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 열매에 씨앗이 깃들어요. 이 씨앗이 바로 새로운 나무가 자라도록 북돋우는 빛입니다. 지구별 모든 목숨은 너른 사랑을 받아 태어났고, 지구별 어느 목숨이든 너른 사랑을 다시 새로운 숨결로 불어넣으면서 발그레 웃어요.

 


.. 토미는 할아버지와 아래층 할머니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계단을 뛰어 올라갔지요. 그러고는 곧장 위층 할머니 방으로 뛰어 들어갔어요. 하지만 침대는 텅 비어 있었지요 ..  (24쪽)


  토미 드 파올라 님 그림책 《위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비룡소,2003)에는 오래도록 잇는 따사로운 사랑 이야기가 차분히 흐릅니다. 위층 할머니는 아래층 할머니를 낳은 어머니예요. 아래층 할머니는 ‘그림책에 나오는 주인공’ 어머니를 낳은 어머니예요. 어머니 사랑이 딸한테 이어지고, 딸은 다시 어머니 되어 새로 낳은 딸한테 사랑을 이어요. 새로 자라는 딸은 이윽고 어머니 되어 새 아이를 낳아 사랑을 이어줍니다.


  그런데, 그림책에 나오는 ‘위층 할머니’는 그만 숨을 거두어요. 숨을 거둔 뒤에 ‘그림책 나’는 위층 할머니를 더는 만나지 못해요. ‘그림책 내’가 하루하루 자라는 사이 아래층 할머니가 시나브로 위층 할머니 되고, 위층 할머니 된 ‘아래층 할머니’도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분이 됩니다.


  바야흐로 ‘그림책 나’는 어른이 됩니다. 아이 티를 벗고 어른답게 철이 듭니다. 두 할머니를 마음속으로만 담아 그립니다. 그리고, ‘그림책 나’를 낳은 어머니가 천천히 할머니 되어요. 머잖아 ‘그림책 나’는 할아버지 될 테고, ‘그림책 내’가 낳은 아이도 어른이 되면서, 새로운 숨결 푸르게 이어받는 아이가 태어나겠지요.


  사랑이 곱게 흐릅니다. 꿈이 따스하게 감돕니다. 노래가 차분히 퍼집니다. 이야기가 한 올 두 올 새롭게 옷을 입으며 환하게 비춥니다. 위층 할머니도, 아래층 할머니도, 우리 어머니도, 나도, 우리 아이들도, 모두 맑은 웃음이요 빛나는 사랑인 삶입니다. 4346.1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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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70) 글읽기

 

이 마을이 대대로 글읽기를 숭상하고 예학을 중요시 여기는 풍습 때문이었다
《김명수-이육사》(창작과비평사,1985) 21쪽

 

  ‘대대(代代)로’는 ‘예부터’로 손볼 수 있고, ‘숭상(崇尙)하고’는 ‘섬기고’나 ‘높이 사고’로 손봅니다. “중요시(重要視) 여기는”은 겹말입니다. ‘중요시’는 “중요하게 보다(여기다)”를 뜻하거든요. 이 대목은 “중요하게 여기다”나 “중요하게 보다”나 “크게 보다”나 “높이 여기다”로 손질할 수 있는데, 앞쪽에 나오는 ‘숭상’과 같은 느낌이 돼요. ‘풍습(風習)’은 ‘삶’으로 고쳐쓸 만한데, 아예 덜어도 잘 어울립니다.

 

 글읽기
 학문

 

  오늘날에 ‘학문(學問)’을 한다고 하면 국어사전에 나오는 말풀이처럼 “어떤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힘”을 가리키는데, 지난날에는 ‘글을 읽으면서 차근차근 배웠’어요. 소리를 내어 글을 읽었고, 차근차근 글을 읽으면서 머리와 마음에 삶빛을 담았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쓰는 책에는 ‘학문’을 한다 할 적에 ‘글읽기’라는 말을 안 쓰지만, 꽤 예전에는 흔히 ‘글읽기’라는 낱말로 ‘학문’하는 사람을 가리켰어요. 다만, 오늘에 와서 ‘학문’을 이 낱말로 가리키자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글쓰기’와 함께 ‘글읽기’를 쓸 만해요. 한자말 ‘독서’는 ‘책읽기’로 걸러내어 쓰듯, 책을 비롯해 신문이나 인터넷이나 서류나 논문이나 여러 가지를 읽는 일은 ‘글읽기’라 하면 됩니다.


* 보기글 새로 쓰기
이 마을이 예부터 글읽기를 섬기고 예학을 높이 여겼기 때문이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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