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노순택 님은 ‘망각기계’라는 이름으로 이야기 한 자락 들려준다. 그래, 잊는 사람은 기계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니, 이러한 이름이 잘 어울리겠구나. 잊지 않는 사람, 곧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나 생각하며 살아가니까 ‘생각사람’이 될 테지. 이웃이 슬퍼하는 삶을 잊고, 동무가 고단한 삶을 잊는 우리들이라면, 바보스러운 정치권력자뿐 아니라 우리들 누구나 ‘망각기계’ 되리라 본다. 망각기계는 돈벌레 같은 삶이 되고, 망각기계는 학력차별이나 지역차별을 일삼는 삶이 된다. 망각기계는 아이들을 입시지옥으로 밀어넣고, 어른들을 풀과 흙과 나무 없는 시멘트땅으로 몰아넣는다. 흙이 아닌 아스팔트만 깔린 곳에서 풀도 나무도 마주하지 못하는 채 살아간다면, 이 나라와 이 도시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감옥과 똑같으리라. 감옥과 학교와 아파트는 풀 한 포기 자랄 흙땅이 없고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볼 창문이 없이 규칙과 질서로 흐르는 대목이 똑같다. 4346.12.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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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기계
노순택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5월
40,000원 → 36,000원(10%할인) / 마일리지 2,000원(5% 적립)
2013년 12월 08일에 저장
품절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 분단인의 거울일기
노순택 글.사진 / 오마이북 / 2013년 12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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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바
노순택 지음 / 류가헌 / 2013년 5월
30,000원 → 30,000원(0%할인) / 마일리지 30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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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Red House- 붉은 틀
노순택 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11월
40,000원 → 36,000원(10%할인) / 마일리지 2,0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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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85] 집안일

 


  밥을 지으며 평화
  빨래를 하며 사랑
  살림을 가꾸며 빛

 


  밥을 하거나 빨래를 하거나 다림질을 하는 때에는 참 마음이 차분하고 가라앉으면서, 이때에 여러모로 아름답거나 좋은 생각이 많이 떠올라요. 이 지구별에 평화 아닌 전쟁이 자꾸 불거진다면, 사람들이 스스로 밥을 짓지 않기 때문이지 싶어요. 손수 밥을 지어서 함께 먹으면 싸울 일이 없어요. 스스로 밥을 짓지 않으니 자꾸 싸우고 말아요. 전쟁무기 든 전쟁뿐 아니라, 정치꾼들 다툼이라든지 언론매체들 다툼도 모두, 밥은 집에서 ‘여자(어머니나 곁님)’가 지어 주니 생기지 싶어요. 밥을 손수 짓지 않으면 빨래도 손수 하지 않을 테지요. 밥과 빨래를 손수 거느리지 않으면 집살림 또한 손수 다스리지 않을 테지요. 중국 옛말을 더듬지 않더라도, 나라를 잘 다스리는 길은 내 집부터 잘 다스릴 때에 이루어져요. 내 집, 우리 마을, 들과 숲과 멧자락을 알뜰살뜰 사랑스레 보듬는 사람이어야 비로소 나라이건 사회이건 정치이건 경제이건 교육이건 문화이건 올바로 추스를 수 있어요. 4346.1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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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에

 


  마흔 번째 맞이하는 생일에 처음으로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어 ‘나를 낳아 주어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했다. 마흔 살까지 살았어야 이런 말을 아버지한테 인사할 수 있었을까. 우리 아이들은 저희 아버지인 나한테 이런 인사를 언제쯤 할 수 있을까. 그나저나 내 생일에 우리 집 다른 식구 세 사람은 아버지 생일인 줄도 모른다. 나도 장모님하고 처제가 내 생일이라고 축하한다며 전화를 하거나 쪽글을 보내 주어, 그래 오늘이 내 생일이었네 하고 생각했다. 미역국은 며칠 앞서 내가 손수 끓였고, 내가 끓이는 미역국이 곁님이 끓이는 미역국보다 한결 맛있다. 저녁에 이러저러해서 내 생일케익을 롤케익으로 산다며 면소재지 다녀왔는데 아무도 생일노래 불러 주려 하지 않아, 롤케익이랑 초는 아무 데나 던져 놓고, 나는 잠자리에 든다. 두 아이는 뽀로로게임을 한다며 저희끼리 논다. 4346.12.7.흙.ㅎㄲㅅㄱ

 

(최종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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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07 21:18   좋아요 0 | URL
아이쿠, 오늘이 함께살기님 생일이셨군요!
진심으로 마흔 번째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

오늘 함께살기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밝고 좋은 삶빛을 나누어 주심에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에, 그럼 못하는 노래지만.. 생일노래 불러 드리겠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함께살기님의
생일 축하합니다!~~" 자, 초의 불 훅, 끄셔요~

생일 축하 드립니다.^^

파란놀 2013-12-08 03:16   좋아요 0 | URL
에고... 쑥스럽습니다 ^^;;;

2013-12-08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3-12-08 03:17   좋아요 0 | URL
아아... 고맙습니다.
참 쑥스럽네요 @.@
 

  십삼 만 장에서 추린 백예순 장을 실인 사진책 《나 거기에 그들처럼》이라고 한다. 추천글을 읽다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십삼 만 장이라니. 몇 해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이기에 십삼 만 장일까. 사진 십만 장을 넘기는 일은 수월하지 않다. 디지털사진이라면 다를 수 있을 테지만, 디지털사진이라 하더라도 하루에 천 장씩 찍어 열흘에 만 장을 이룬다 하더라도 백날을 찍어야 십만 장 된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사진을 많이 찍어야 했을까. 무엇을 보았기에 그토록 많이 찍었을까. 그리고, 이렇게 많이 찍은 사진이라면 백예순 장으로 추리지 말고, 천 장쯤 넉넉히 보여줄 만한 판짜임과 종이와 엮음새를 선보일 때에 한결 빛이 나지 않을까. 어차피 십만 원 값을 붙여 내놓는 사진책이라면. 십삼만 장 가운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십이만 구천팔백마흔 장 사진을 어느 만큼이라도 구경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우리 이웃들 살아가는 살내음과 빛무늬를 어깨동무하고 싶다. 4346.12.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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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거기에 그들처럼- 아프리카.중동.아시아.중남미 2000-2010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0년 10월
100,000원 → 95,000원(5%할인) / 마일리지 1,00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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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 Pamphlet 1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05년 10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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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고뇌의 레바논과 희망의 헤즈볼라, Pamphlet 00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07년 6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3년 12월 07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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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아닌 거짓말

 


  아침에 아이들 밥을 먹이고 나면 히유 하고 한숨을 돌린다. 저녁에 아이들 밥을 한 번 더 먹이고 나면 후유 하고 큰숨을 돌린다. 이틀이나 사흘에 한 차례 아이들 씻기고 나면 새삼스레 숨을 돌린다.


  아이들은 날마다 새롭게 자란다.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갓난쟁이였을 적부터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갔을 뿐 아니라, 하루 내내 눈이며 코이며 입이며 귀이며 뗄 수 없었다. 언제나 들여다보고 품에 안으면서 돌봐야 했다. 여섯 살 세 살로 살아가고, 이제 한 달 뒤면 일곱 살 네 살로 살아갈 이 아이들은 차츰차츰 스스로 하는 일이 늘어난다. 머잖아 작은아이는 아버지가 굳이 떠먹이지 않아도 스스로 수저질 훌륭히 해낼 테며, 참말 작은아이도 머잖아 웃옷이나 바지를 저 스스로 마음대로 입고 벗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이 아이들 살아갈 기나긴 앞날을 헤아리면, 어버이 손 닿는 나날은 참 짧다.


  아버지 어머니가 함께 놀지 않으면 서운해 하던 큰아이였지만, 또 아버지 어머니가 품에 안지 않으면 으앙 울던 작은아이였지만, 어느새 두 아이는 서로 아끼고 다투고 부딪히고 사랑하면서 신나게 논다. 그저 옆에서 아이들 노는 모습 지켜보면서 집일을 하거나 글쓰기를 하면 된다.


  시골에 살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와 살아가는 집은 으레 저녁 여덟 시 넘어갈 무렵 찬찬히 아이들을 재운다. 저녁 여덟 시 넘어서 전화를 거는 이가 있으면 못 받기 일쑤이고, 받더라도 만만하지 않다. 생각해 보면, 집에서 아이들 보듬는 이웃은 저녁 일고여덟 시 무렵에 전화를 거는 일 없고, 저녁 아홉 시 넘으면 아주 바쁜 일이 아니고서야 전화를 걸지 않는다.


  엊저녁 어느 분이 전화를 거셨을 적, 나는 저녁을 한창 차렸다. 전화기를 옆구리에 끼고 소리통을 귀에 꽂고는 도마질을 하고 밥을 살피며 국물 간을 맞추었다. 전화를 받으면서 무와 오이를 채썰기 하고 접시에 담아서 밥상에 올렸다. 밥을 푸고 국을 떴지. 전화를 거신 분은 우리 살림을 아직 잘 모르시니, 아버지가 밥을 차린다는 말을 곧이듣지 않으셨는데, 이녁뿐 아니라 참 많은 내 이웃과 동무는 내가 아버지로서 집일을 도맡고 밥도 늘 차리는 줄 모른다.


  왜 어머니만 밥을 차리고 아이를 돌봐야 할까. 아버지가 아기한테 젖을 물리지는 못하지만, 젖먹이기만 못할 뿐, 아버지가 못 하는 일이란 없고, 못 할 일이란 없다.


  즐겁게, 기쁘게, 신나게, 아름답게 꾸리면 될 집일이라고 느낀다. 아버지가 되든 어머니가 되든, 아니 두 어버이 모두한테서 아이들은 즐겁고 기쁘며 신나고 아름다운 빛을 사랑스러운 손길로 받아먹으면서 자라면 튼튼하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느낀다. 거짓말 아닌 거짓말로 듣는 내 이웃과 동무들이 ‘저 사람은 좀 남달라 집에서 집일 다 한다’고 여기지 말고, 이녁 집에서도 ‘어머니만 집일 다 하는 틀’을 깨면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집을 하는 살림’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빈다. 4346.12.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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