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놀이 4

 


  작은아이가 어느새 소꿉놀이에 푹 빠졌다. 아버지가 늘 밥을 차려서 내주니 이 아이도 무언가 손수 지지고 볶아서 누나나 아버지나 어머니한테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까. 플라스틱 소꿉이지만, 혼자서 지지고 볶으면서 아주 신난다. 다 했다면서 어머니더러 먹으라고 입에 갖다 대 주기까지 한다. 4346.12.1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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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아이들 오줌 누이러 깼다가

그냥 잠들기 아깝다 여겨

글을 조금 끄적이는데

문득 무언가 하나 눈에 뜨여

이 일을 붙잡느라 두 시간 남짓 흐른다.

 

사진을 시골에서 만들 수 없어

서울에 있는 어느 회사에

인터넷으로 주문을 넣곤 하는데,

언제까지인지 모르지만

'사진책 만들기'를 반값으로 해 준다기에

가만히 들여다보니 퍽 적은 돈으로

만들 수 있겠구나 싶어

 

이래저래 해 보았다.

 

생각보다 재미있구나 하고 느끼며

열두 권을 보기책으로 만들기로 한다.

 

그런데, 주문 마감이 오늘까지이다.

보기책을 살펴보고 잘 나오는구나 싶으면

100권쯤 만들어

'1인 단행본' 9호로 삼을까 했는데

보기책을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섣불리 주문할 수도 없고,

또 오늘에서 하루를 넘기면

값이 곱배기로 들고.

 

http://www.snaps.kr/gallery/galleryview.jsp?projcode=20131217001387&rlt=today

 

요 주소로 들어가면,

보기책 만든 파일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공개해 놓았으니)

어인 일인지 '페이지 로딩'이라는 말만 뜨네.

 

아무튼. 오늘까지 반값 행사가 마감이니

잘 생각해 보아야겠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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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야마모토 토시하루 지음, 강석기 옮김 / 넥서스주니어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어린이가 읽는 사진책 24

 


사랑스러운 삶 물려주는 마음
―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야마모토 토시하루 사진·글
 강석기 옮김
 넥서스주니어 펴냄, 2006.2.25.

 


  일본사람 야마모토 토시하루 님은 지구별 곳곳 바지런히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사진책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넥서스주니어,2006)는 지구별 수많은 나라 가운데 캄보디아에 찾아가서 만난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사진으로 그러모아 보여줍니다. 책 첫머리를,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캄보디아의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하고 엽니다. 아이들더러 ‘얘야, 너한테는 무엇이 가장 크고 아름답니?’ 하고 물으면서 ‘네가 아름다우면서 가장 대단하다 여기는 한 가지를 그림으로 그려서 보여줄 수 있겠느냐’고 이야기했다고 해요. 그러면 아이들은 꽃을 그리기도 하고, 숲을 그리기도 합니다. 전쟁이 없는 평화, 지뢰가 없어 걱정 또한 없는 마을, 우리 집, 소, 돼지, 닭, 자동차, 달구지, 길, 부처님, 여신, 매춘과 인신매매 없는 나라, 우리 나라, 우리 나라 깃발 들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 아이는 ‘나 스스로’를 그려요.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아이라면 무엇을 그릴까요.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어른더러 그림을 그리라 하면 무엇을 그릴까요.


  대학교를 그릴까요. 영어를 그릴까요. 축구? 월드컵? 손전화? 인터넷게임? 아파트? 돈? 권력? 대통령? 무엇을 그릴까요. 아니, 우리는 무엇을 가장 아름답거나 대단하게 여길 적에 스스로 삶을 즐겁게 누릴 만한가요.


  다른 사람한테 묻기 앞서 나 스스로한테 먼저 물어 봅니다. 나더러 그림을 그리라 하면 무엇을 그릴까 하고 물어 봅니다. 그래, 나한테 가장 아름다우면서 대단한 한 가지를 그림에 그려서 나타내라 한다면, ‘사랑’을 그리겠습니다. 사랑으로 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겠어요. 사랑으로 피어나는 이야기가 자라는 보금자리, 숲, 햇볕, 빗물, 시냇물, 풀꽃, 새, 나비, 흙, 바다, 멧자락 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그리겠어요. 이 아름다운 터전에 오순도순 어깨동무하는 착한 사람들을 그리겠어요.

 

 

 


  야마모토 토시하루 님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그림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이해하게 될 것이고, 지금보다 덜 싸우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모두들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겠지요.” 하고 말합니다. 참말 그렇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스스로 아름답게 살아가면서 아이들한테 아름다움을 물려주면, 우리는 아름답게 어깨동무할 수 있어요. 우리 어른들이 스스로 나서서 사랑을 꽃피운다면 아이들은 사랑을 물려받아 지구별에 사랑꽃 흐드러지도록 가꿀 수 있어요.


  학교는 사랑을 가르치고 배우는 터전이 되어야 아름답습니다. 대통령이고 시장이고 군수이고 국회의원이고 공무원이고, 아름다움을 빛낼 길을 걸어가야 아름답습니다. 교육이나 정치나 행정이 아닌 사랑을 나누어야지요. 시인과 소설가는 문학이 아닌 사랑을 쓸 노릇입니다. 장사꾼은 물건이 아닌 사랑을 사고팔 노릇입니다. 시골 흙지기는 ‘농산물’ 아닌 곡식과 푸성귀와 열매를 사랑으로 돌보며 가꿀 노릇입니다. 어버이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면서 함께 살아갈 노릇이에요. 돈을 은행계좌 숫자 늘리는 데에 쓰지 말고, 이웃사랑과 어깨동무로 나아가도록 즐겁게 벌면서 나눌 노릇입니다.


  사랑스러운 삶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되어 사진을 찍습니다. 사랑스러운 삶 물려주고 싶은 넋이 되어 사진을 읽습니다. 지뢰를 밟아 다리 하나 날아간 아이는 울거나 징징 짜면서 살까요? 아니에요. 다리가 잘려나가 아프거나 고단하기도 하지만, 새롭게 웃으면서 노래합니다. 언제나 맑고 씩씩하게 사랑을 속삭입니다.


  신 한 켤레 변변하게 없어 흙땅을 맨발로 뛰노는 아이들한테 신발을 선물하면 될까요? 아니에요. 신발을 선물하지 않아도 돼요. 흙길을 시멘트나 아스팔트로 깔아 주지 않아도 돼요. 자동차가 없어도 돼요. 아늑한 숲을 건사하면서 푸르게 웃을 수 있는 평화와 민주와 평등과 통일이 드리우도록 손을 맞잡으면 돼요.


  아이들이 말해요. 귀를 기울여 들어 보셔요. 아이들이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해요. 아이들이 ‘숲’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해요. ‘자동차’를 말하는 아이도 있으면서, ‘달구지’를 말하는 아이도 있어요. 경운기나 트랙터는 몰라도 되고 없어도 돼요. 흙을 가는 ‘소’가 더없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어요. 집에서 기르는 닭을, 돼지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어요.

 

 


  어른들은 무엇을 바라보아야 좋을까요. 어른들은 무엇을 느껴야 즐거울까요. 아이들은 사진기를 손에 쥐지 않아요. 사진을 찍는 사람은 어른이에요. 아이들은 굳이 사진을 찍지 않아도 마음으로 이야기를 일구면서 나누어요. 어른들은 구태여 사진을 찍고 책을 펴내야 비로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줄 여겨요.


  캄보디아 아이들은 어떤 사진으로 담을 때에 싱그러울까요. 난민촌이나 빈민촌에서 잔뜩 얼굴 찌푸린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담으면 무언가 ‘고발’할 만한가요. 푸른 숲 우거진 시골에서 살아가며 까르르 웃는 아이들을 마냥 흑백사진으로만 담아 ‘예술스럽게’ 보이면 무언가 대단한가요.


  까무잡잡 탄 아이들 살결을 돌아봐요. 이 나라 아이들 너무 허여멀건 살갗을 살펴봐요. 한국 아이는 왜 모래밭이나 운동장이나 학교에서 맨발로 뛰놀지 못할까요. 한국 아이들은 왜 학원과 사교육에 짓눌려 골목놀이 하나 즐기지 못해야 할까요. 한국 아이들은 왜 공차기나 공치기를 해야 하고, 한국 아이들은 왜 손전화를 만지작거리며 게임을 해야 할까요. 한국 아이들은 구슬땀 흘리며 놀 빈터를 얻으면 안 되나요. 한국 어른들은 주차장 늘리고 찻길 새로 닦는 데에만 마음 쏟으면 되나요. 아이들이 학원에도 입시에도 뭐에도 뭐에도 얽매이지 않으면서 이마에 땀방울 송알송알 맺히도록 뛰놀게 할 수 없는 노릇인가요. 왜 아이들은 모두 대학바라기가 되어야 할까요. 왜 아이들은 똑같은 옷을 군인옷처럼 맞춰서 입고는 똑같은 교과서로 똑같은 지식만 쌓아, 도시 아이도 시골 아이도 온통 도시바라기가 되어야 하나요.


  사진책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는 “그게 뭘까요?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제일 필요한 것, 매일매일 살기 위해 꼭 해야 할 것,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에게도 정말 소중한 것,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들에게도 참 중요한 것, 마음을 좀더 편안하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 사실, 그게 뭐든 상관없어요. 그냥 마음먹은 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려 보세요.”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끝을 맺습니다. 작은 이야기를 작은 사진과 작은 그림과 작은 말마디로 살풋 노래합니다.


  아이들은 화가나 가수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나 기술자나 정치꾼이나 의사나 작가나 변호사 따위가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답게 뛰놀고 자라면서 어른이 되면 아름답습니다. 어른으로 자라며 이 땅에 오롯이 서는 ‘사람’으로 즐겁게 웃을 수 있을 때에 환하게 빛납니다. 햇볕을 노래하고, 들꽃을 노래해요. 빗물을 노래하고 들바람을 노래해요. 바닷내음을 노래하고 숲내음을 노래해요. 풀벌레하고 어깨동무하고, 멧새랑 손을 잡아요. 한손에는 사랑을 얹고, 다른 한손에는 꿈을 얹어 서로 기쁘게 만나요. 4346.12.1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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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한 통

 


  오른손 셋째손가락 첫 마디가 죽 찢어져 며칠 동안 손을 제대로 못 썼다. 설거지도 걸레질도 빨래도 퍽 번거로울 뿐 아니라, 손끝이 자꾸 따끔거렸다. 작은 생채기로도 아무런 일조차 하기 힘들거나 싫을 만큼 달라진다고 또 한 번 느낀다. 손가락마디만큼 째졌으니 작은 생채기는 아니랄 수 있는데, 이만 한 생채기는 집일을 하거나 흙일을 하는 사람 누구나 으레 생기기 마련이라고 느낀다.


  며칠 사이에 밴드 한 통을 다 쓴다. 일할 적에는, 그러니까 설거지를 하고 밥을 차릴 적에는, 아이들 씻기고 빨래를 할 적에는, 글을 쓰고 걸레질을 할 적에는, 참말 손끝을 밴드로 단단히 감싸야 한다. 찢어져서 벌어진 틈이 곧 아물기를 바라며 밴드를 대어 단단히 조인다. 반지도 시계도 목걸이도 모두 성가시다고 여겨 아무것도 안 하는 터라, 밴드를 손끝에 감을 뿐인데에도 몹시 힘들다. 그렇다고 밴드를 벗기면 아무것도 못 한다.


  손끝이란 작은 곳일까. 손가락이 잘리거나 부러지지 않았으니, 팔이 잘리거나 부러지지 않았으니, 아무것 아닌 작은 하나로 여겨도 될까.


  아이들은 아주 작은 한 가지 때문에 웃기도 하지만 울기도 한다. 어른들은 아주 작은 한 가지 때문에 즐거워 하기도 하지만 토라지거나 골을 내거나 등을 돌리거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작은 하나란, 어찌 보면 모두라 할 수 있고, 온 삶 다스리거나 움직이는 밑바탕일 수 있다. 작은 씨앗 하나에서 우람한 나무가 자라나니, 작은 생채기라 하더라도 알뜰히 살피고 돌보면서 몸을 가꾸어야지 싶다. 아이들 마음밭에 작은 사랑씨앗을 언제나 꾸준히 뿌리는 삶인 줄 다시금 돌아보아야지 싶다. 아이들이 웃을 적에 나도 웃고, 아이들이 노래할 적에 나도 노래하는 삶 누려야지 싶다. 4346.12.1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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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루 책읽기

 


  칼자루를 쥐는 사람은 누구일까. 칼자루를 쥔 사람은 무엇을 할까.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또 틈틈이 칼자루를 쥐면서 생각한다. 밥을 안치고 국을 끓이면서 “아버지, 오늘은 뭐 먹어요?” 하고 물어 볼 아이들 말을 떠올린다. 아직 아이들은 아버지한테 밥이 무어냐고 묻지 않는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차려 주는 대로 먹는다. 아침저녁으로 칼자루를 쥔 사람으로서 부엌에 서기까지 따로 무엇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집에 무엇이 있나를 살펴 그때그때 밥차림이 달라진다. 다만, 칼자루를 쥐면서, 우리 아이들이 머잖아 내 옷자락을 잡고 “오늘은 뭐 먹어요?” 하고 물어 볼 날을 기다린다. “오늘은 이거 먹어요!” 하고 내 바짓가랑이 붙잡고 노래할 날을 기다린다. 칼자루를 쥔 사람 마음대로 차리는 밥이란 없이, 칼자루를 쥐고 어떤 밥빛을 선보여 예쁘게 밥맛을 북돋울까 하고 꿈을 꾼다. 4346.12.17.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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