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 아이를 낳아 키우는 어버이부터 ‘교육’을 말한다. 아이들을 맡는다는 어린이집과 보육원과 유치원 교사들도 ‘교육’을 말한다. 초·중·고등학교 교사들도 ‘교육’을 말한다. 대학교 교수들도 ‘교육’을 말한다. 지식인과 온갖 전문가도 ‘교육’을 말한다. 여기에, ‘교육 사업’을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지만, 막상 ‘삶’을 말하는 어버이와 교사와 지식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삶이 없이 무엇을 이루겠는가. 삶이 없이 밥과 옷과 집을 어떻게 얻겠는가. 삶이 없이 꿈과 사랑을 어떻게 나누겠는가. 삶이 없이 보금자리와 마을과 나라를 어떻게 살피겠는가. 삶이 아닌 교육과 교육 사업으로 흐르니, 아이들이 몹시 괴롭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어른들이라고 즐겁거나 수월할 수 없다. 스스로 수렁을 파서 풍덩 뛰어든 채 허우적거리기만 할 뿐이다. 교육만 붙잡는다면 달라지지 않고, 교육 사업을 거머쥔다면 수렁이 더 깊어진다. 어른들 스스로 삶을 보여주고 삶을 가꾸며 삶을 밝힐 적에 비로소 삶이 아름답게 거듭나면서, 교육을 하든 교육 사업을 하든 사랑스러울 수 있겠지. 삶을 떠난 자리에서는 교육뿐 아니라 사회운동이나 정치운동이나 환경운동도, 더욱이 문학과 예술조차도 일그러질 뿐이다. 4346.12.23.달.ㅎㄲㅅㄱ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 흔들리는 부모들을 위한 교육학
현병호 지음 / 양철북 / 2013년 1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3년 12월 23일에 저장
절판

민들레 Vol.90- 2013
격월간 교육전문지 『민들레』 엮음 / 민들레 / 2013년 12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240원(3% 적립)
2013년 12월 23일에 저장
품절
민들레 Vol.89- 2013
격월간 교육전문지 『민들레』 엮음 / 민들레 / 2013년 10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240원(3% 적립)
2013년 12월 23일에 저장
품절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뛰고 달리고 놀고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집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야말로 쉬잖고 뛰고 달리고 논다. 이 아이들은 마당에서도 뛰지만, 마루에서도 방에서도 뛴다. 처음 두 다리로 서고, 걸음마를 하며, 달릴 줄 알던 날부터 거침없이 뛰고 달리고 논다.


  뛸 수 있는 아이는 얼마나 개운한가. 달릴 수 있는 아이는 얼마나 싱그러운가. 놀 수 있는 아이는 얼마나 홀가분한가. 아이들은 뛰고 달리고 놀면서 자란다. 뛰면서 튼튼하게 자라고, 달리면서 씩씩하게 자라며, 놀면서 아름답게 자란다. 뛰지 못하는 아이들은 튼튼하게 자라지 못한다고 느낀다. 달리지 못하는 아이들은 씩씩하게 자라지 못하는구나 싶다. 놀지 못하는 아이들은 아름다운 빛하고 멀어진다고 본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기쁘게 웃고 맑게 노래하며 사랑스레 일할 적에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빛을 누린다고 느낀다. 기쁜 웃음이란 신나게 뛸 적에 샘솟겠지. 맑은 노래란 기운차게 달릴 적에 피어나겠지. 사랑스러운 일이란 따사롭게 어깨동무하면서 노는 넋에서 태어나겠지. 4346.12.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12-23 10:16   좋아요 0 | URL
예~정말 아이들은 저렇듯 즐겁게 뛰고 달리고 즐겁게 놀아야겠죠~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아주 애기때부터 어른들의 계획(?)아래 양육되는 듯 싶어요.
어른들도 몸과 마음을 스스로 즐겁게 움직이는 것 보다, 머리나 생각으로만 움직이니
사는 일이 고달퍼지는 것 같아요.
저도 새해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까운 산에도 가고, 몸도 마음도 즐겁게 하여
싱그럽고 기쁜 삶이 되어야겠어요~

파란놀 2013-12-23 10:23   좋아요 0 | URL
살림도 하시고 이것저것 하시는 일이 많으실 텐데,
그래도 산으로 숲마실 누리실 수 있으면
한결 따사롭고 넉넉한 푸른 빛이
appletreeje 님 마음속으로 곱게 스며들어
언제나 맑은 웃음과 노래가 흐르리라 생각해요.

아이도 어른도 함께 손잡고 놀아야
아름다운 나라 되리라 느껴요~
 

겨울눈

 


올봄
마당 한쪽에 심은
작고 가냘픈 복숭아나무

 

섣달 접어들어
찬비 내리며 마지막 잎
똑똑 떨구는데

 

짙붉게 물든 잎사귀
몇 남아
대롱거릴 무렵에

 

벌써
새봄 기다리는 조고맣고
야무진 겨울눈 있었다.

 


4346.12.18.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91] 성공과 실패

 


  잘 되면 잘 되었구나,
  안 되면 안 되었구나,
  언제나 빙그레 웃으면서 한 마디.

 


  두 아이 어버이로 살아가며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잘 하는 일이 있고, 아직 스스로 잘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큰아이는 돌쟁이 되기 앞서부터 단추꿰기와 양말신기와 옷입기를 비롯해 온갖 일을 스스로 하려고 무척 애썼어요. 제발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네가 더 크면 어련히 다 할 수 있는데 굳이 안 그러도 된다 하지만, 아이는 어머니 아버지 안 보이는 자리에 살짝 숨듯 돌아앉아서 혼자서 무엇이든 해내려고 용을 썼어요. 이와 달리 작은아이는 무엇이든 해 달라고 떼를 씁니다. 같은 집 같은 아이인데 이렇게 몸가짐이 다르네 하고 느끼지만, 다 다른 사람들 다 다른 빛일 테지요. 그래, 작은아이더러 일부러 아무 손길 보태지 않고 아무도 안 쳐다보는 듯이 굴 때가 있어요. 너 스스로 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작은아이는 비로소 옷을 주섬주섬 꿰려고 용을 쓰다가 으앙 울고, 신은 이럭저럭 혼자서 뀁니다. 아이들은 실패를 겪으며 자랄까요? 아이들은 성공을 맛보며 자랄까요? 나는 이도 저도 아니라고 느낍니다. 아이들은 사랑을 느끼면서 사랑을 알고, 꿈을 꾸면서 꿈을 키워요. 성공이나 실패는 아무것 아닐 뿐 아니라, 성공이나 실패는 삶도 꿈도 사랑도 아니에요. 아이들한테 실패를 맛보도록 할 까닭 없고, 아이들이 성공을 느끼도록 할 일 없어요. 그저 즐겁게 웃으면서 함께 어울리고 살아가면 될 뿐이라고 느껴요. 4346.12.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수퍼남매맘 2013-12-23 07:39   좋아요 0 | URL
저도 두 남매 키우면서 같은 부모에게서 나왔는데 참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껴요.
둘이 섞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욕심을 내볼 때도 있지만
다름을 인정하는 게 부모의 몫이 아닌가 싶어요.
따님들도 참 다르네요.

파란놀 2013-12-23 09:31   좋아요 0 | URL
서로 다르기에 새롭게 바라보면서
잘 어울리고
새롭게 배우기도 하면서
무럭무럭 잘 크겠지요~~
 

[시골살이 일기 37] 씨앗을 뿌리자
― 코스모스 꽃밭 되면

 


  마을 어르신들은 고샅이든 집이든 마당이든 풀빛이 없도록 애쓰십니다. 마을 빨래터에도 풀 한 포기 없도록 모조리 뽑으십니다. 참말 풀을 아주 삭삭 훑어서 없애십니다. 설과 한가위 찾아오면 마을마다 방송을 하면서 ‘도시에서 딸아들 찾아오니 큰청소 하자’고 부산을 떨어야 하지요. 왜 도시사람, 아니 도시로 떠난 딸아들 눈치를 보며 마을을 치워야 하는지 알쏭달쏭하지만, 새마을운동 때문에 이런 버릇이 몸에 배셨지 싶습니다. 새마을운동이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풀을 미워하면서 모조리 없애려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요즈음 마을 어르신한테는 모시풀도 유채풀도 그저 잡풀 가운데 하나입니다. 고들빼기도 씀바귀도 번거로운 잡풀일 뿐입니다. 제비꽃이나 괭이밥을 알뜰히 건사할 일이 없습니다. 풀로 몸을 다스리지 않고, 다친 곳에 풀물이나 풀가루를 바르지 않습니다. 풀잎사귀를 알맞게 뜯어 나물밥이나 나물죽이나 나물무침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디에서든 풀만 보았다 하면 농약을 뿌리고 기계로 모가지를 자릅니다. 남김없이 뿌리를 뽑으려 할 뿐입니다.


  가을이 지나며 차츰 시드는 코스모스인 터라, 꽃이 지는 코스모스는 마을마다 모가지를 뎅겅뎅겅 잘라서 없애기 바쁩니다. 꽃이 필 무렵에는 그대로 두지만, 꽃이 질 적에는 씨앗을 맺기까지 놓아 두지 않아요. 괜히 성가시다고 여기시는구나 싶고, 지는 꽃을 예쁘게 마주하지 못하시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가으내 흐드러지던 코스모스 풀포기를 우리 마을에서나 이웃 마을에서 도무지 찾아보지 못합니다. 이러다가 마을하고 퍽 떨어진 어느 큰길사에서 씨앗을 매단 코스모스 풀포기를 보았어요.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씨앗을 한 줌 건사했어요.


  그리고, 이 씨앗을 큰아이와 함께 우리 집 돌울타리를 따라 솔솔 뿌립니다. 이 작은 씨앗이 우리 집 돌울타리를 따라 마을 고샅 가장자리에서 잘 뿌리내려 이듬해에 예쁜 꽃으로 피어날 수 있을까요. 아무렴, 잘 피어나겠지요. 아쉽게 어느 씨앗도 피어나지 못한다면, 다시 코스모스 씨앗을 건사해서 뿌려야지요. 유채 씨앗과 고들빼기 씨앗도, 민들레 씨앗과 박주가리 씨앗도, 살금살금 건사해서 돌울타리 따라 흙바닥 살짝 드러난 자리에 뿌립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온갖 꽃이 돌울타리 따라 조물조물 올라올 적에도 그저 목아지 뎅겅뎅겅 자르실는지, 슬쩍 농약을 뿌려 모두 태워 죽이실는지 모를 노릇입니다만, 시골은 시골답게 풀내음과 풀빛이 그득하면서 꽃내음과 꽃빛이 곱게 물들 적에 아름답다고 느껴요. 4346.12.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12-23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모임에서 친구에게 받은 선물꾸러미 속에, 비닐팩에 들어 있는
'나팔꽃씨'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출근길마다 아파트 담장아래
피어 있던 나팔꽃이 너무 예뻐서 매일매일 "안녕!" 인사를 나누고 다녔는데, 어느날 바스라질 듯
씨방이 터져 떨어져 주워 왔대요.^^ 그리고 코스모스씨앗 보았니? 물으니 그럼 봤지, 내가 코스모스꽃을 너무 좋아해 한때는 코스모스밭을 갖는게 소원이었단다~ㅎㅎ
이 이야기를 듣고, 새삼 나팔꽃씨앗을 들여다 보는데...왠지 문득, 이 나팔꽃씨앗을 벼리와 보라에게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즐거웠어요~ㅎㅎㅎ

파란놀 2013-12-23 11:04   좋아요 0 | URL
저도 고흥에서 나팔꽃씨를 이래저래 주워 모으기는 했는데, 뿌린 적 있는지 알쏭달쏭하네요 @.@

벗님이 나팔꽃한테 인사를 하고 다니셨다니,
참말 예쁘며 멋진 하루를 누리셨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