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그림 자랑하고 싶은 어린이

 


  조각그림 그려서 블록맞추기에 붙인 사름벼리가 “다음에 이모 만나면 줄 거예요.” 하고 말한다. “자, 찍어 보셔요.” 하고 말하더니 “여기도 찍어 봐요.” 하면서 앞뒤로 돌리고 밑바닥도 보여준다. 그런데, 이모만 주니? 할머니는? 어머니는? 동생은? 아버지는? 할아버지는? 4346.12.26.나무.ㅎㄲㅅㄳ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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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26 13:28   좋아요 0 | URL
와~ 이 사진도 참 좋네요~!!^^

파란놀 2013-12-26 13:53   좋아요 0 | URL
^^;;;
저 눈알을 보셔요 ^^;;
이궁..
 

할아버지 자전거와 젊은이 자가용

 


  읍내로 저자마실 나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봉황다리에 있는 군내버스 타는곳에서 기다린다. 곧 오겠지 하고 기다리며 언손을 살살 녹이며 책을 읽으며 기다린다. 갑자기 건너편에서 빵빵 크게 울리는 소리가 나더니 부웅부웅 엔진 소리까지 크게 내며 자가용 한 대가 할아버지 자전거 꽁무니에서 윽박지르다가 앞질러 간다. 군내버스 타는곳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란다. 초등학교 아이도 고등학교 아이도 할머니들도 갑작스레 울리는 시끄러운 빵빵 소리에 고개를 그쪽으로 돌린다. 오가는 자동차 하나도 없는 한갓진 시골길에 할아버지 자전거는 천천히 달리는데, 젊은이 자가용 한 대가 뒤에서 놀리듯 해코지하듯 대여섯 차례 빵빵질을 하다가 앞질러 간다.


  저 자가용은 조용히 옆으로 비켜서 달릴 수 없었을까. 자동차 드문 시골길에서 일부러 무슨 티를 꼭 내야 했을까. 천천히 달리는 할아버지 자전거 뒤에서 조용히 앞질러 간 다른 자가용은 무엇일까.


  자전거를 달리다가 뒤에서 갑자기 빵빵질을 하면 누구나 아주 깜짝 놀란다. 깜짝 놀라서 손잡이가 비틀거리기 마련이다. 자가용을 모는 이들은 서로 걱정해 준다면서 빵빵질을 할는지 모르나, 빵빵질을 하면 자전거 타는 이는 깜짝깜짝 놀라기만 할 뿐, 살살 달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자전거 교통법을 보자면, 자전거가 길 한쪽에서 달릴 적에 자동차는 떨어져서 달려야 하고 위협을 하면 안 된다고 나온다. 다만, 한국에서는 몇 미터를 떨어져야 하는지 안 밝히고 ‘넉넉히’라고만 나오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자전거 옆으로 2미터를 떨어지도록 법으로 못박는다.


  읽던 책을 덮는다. 저 자가용을 모는 젊은이는 자전거 타는 할아버지 뒤에서 윽박질 하면서 즐거웠을까. 저이는 어떤 책을 읽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일까. 저이는 아무 책도 안 읽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일까. 저이는 이 겨울에 고흥 시골마을 억새밭 옆을 지나가면서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을까. 저이는 겨울에도 짙푸른 잎사귀 드리우는 후박나무와 동백나무와 가시나무 옆을 달릴 적에 아무 느낌이 없을까. 4346.1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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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강경옥 님

 


  어느 해였는지 가물가물해졌는데, 1999년이었는지 2000년이었는지, 《작은책》이라는 참 자그마한 잡지에 실리던 만화 〈천하무적 홍대리〉를 표절한 연속극이 나온 적 있다. 연속극 작가와 피디는 ‘구독자 얼마 안 되는 잡지’ 줄거리를 누가 표절하느냐 하면서 배짱을 부렸지만, 변호사를 불러 저작권법으로 이야기를 하니 ‘부분 사과’를 했다. 뒤늦게야 이 작은 잡지에 실린 만화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에피소드)를 따서 연속극을 만들었다고 털어놓고는 손해배상을 했다. 그런데, ‘정식 사과’도 아닌 ‘부분 사과’를 받기까지 여러 달 걸렸고, 방송국 작가와 피디는 그동안 온갖 드센 말과 설레발을 퍼부었다.


  요즈음, 만화가 강경옥 님 작품 《설희》를 표절했다고 하는 연속극이 도마에 오른다. 만화책 《설희》를 즐겨읽고 만화가 강경옥 님을 좋아하는 이들이 연속극을 보고는 ‘아니 어떻게 버젓이 만화 원작이 있는데 이렇게 표절을 해서 방송에 선보일 수 있는가?’ 하고 따지면서, 만화가 강경옥 님도 이를 알았고, 강경옥 님은 이녁 누리사랑방에 이 일을 놓고 글을 남겼다(http://blog.naver.com/kko314/10182176974).


  만화 원작이 있는데 이 만화에 나온 이야기(에피스드)를 슬쩍 따서 몇 가지 상황을 고쳐서 ‘원작과 다르다’라 핑계를 댄다든지 ‘그런 작품 본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는 한국 방송사 작가와 피디를 자꾸 만난다. 참말, 이들은 왜 이렇게 어리숙하고 어처구니없을까. 만화가한테 원작료를 내기가 그렇게 아까울까. 원작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쓴다고 밝히는 일이 부끄러운가. 요즘 사람들이 ‘표절인지 아닌지’ 모르겠는가. 법정에 가기 앞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노릇 아니겠는가.


  이웃나라 일본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일본에서는 만화 원작을 연속극이나 영화로 흔히 만든다. 아주 떳떳하게 밝힐 뿐 아니라, 크게 내세우기까지 한다. ‘인기 만화 ○○를 원작으로 연속극!’이라든지 ‘인기 만화 ○○를 원작으로 영화!’라고 큼지막하게 알린다. 이를테면, 〈노다메 칸타빌레〉는 만화책 《노다메 칸타빌레》를 그대로 옮긴 연속극(2006)이고, 영화(2011)도 따로 만들었다. 연속극과 영화도 살고 만화도 함께 산다. 이와 달리,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방송국 작가와 피디는 만화가를 뭘로 아는지 모르겠으나, 연속극 스스로 죽으려는 길로 치닫는다.


  방송작가 아무개 씨는 이녁이 쓰는 글이 제대로 대접받고 싶으리라 본다. 그런데, 이녁이 쓰는 방송대본이 제대로 대접받거나 사랑받고 싶다면, 이녁이 쓴 작품이 나오도록 밑바탕이 된 원작을 고맙게 여기고 알뜰히 섬길 줄 알아야 한다. 한국 문화에서 만화가 강경옥 님이 걸어온 길을 고맙게 여기면서 이분이 처음 작가로 뛴 날부터 오늘까지 꾸준히 새로운 만화를 빚으면서 이야기밭 넓히는 땀방울을 알뜰히 섬길 줄 알아야 한다.


  방송국 작가와 피디는 부디 강경옥 님 만화책을 하나하나 장만해서 읽어 보기를 바란다. 1980년대와 1990년대와 2000년대뿐 아니라 2010년대까지 씩씩하게 만화 한길을 걸어가면서 만화라는 틀에 새로운 빛과 꿈과 사랑을 담는 고운 손길을 하나하나 느끼기를 바란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태백산맥》이나 《혼불》이나 《토지》 같은 책을 ‘안 읽었다’고 하면서 이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에피소드)를 슬그머니 따서 소재와 상황과 주인공과 설정을 조금씩 바꾸어 방송대본으로 만들어도 틀림없이 ‘창작’이 되리라. 그런데, “나는 태백산맥도 혼불도 토지도 안 읽었습니다!” 하고 읊는 쓸쓸하고 메마른 말이란 얼마나 슬픈 거울이 될까. ‘강경옥을 읽은 적 없다’고 말하는 가난하며 차가운 말이란 얼마나 아픈 거울이 될까. ‘강경옥을 읽은 적 없다’고 말하는 모습이 얼마나 부끄러운 소리인 줄 모르는 사람은, 우리들한테 어떤 글빛을 드리우려는 생각일까. 4346.12.2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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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텐파리스트 1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294

 


만화가 아주머니네 아이
― 엄마는 텐파리스트 1
 히가시무라 아키코 글·그림
 최윤정 옮김
 시리얼 펴냄, 2011.12.25.

 


  12월 25일 아침, 두 아이를 데리고 읍내마실을 나옵니다. 모처럼 군내버스를 함께 탑니다. 큰아이는 혼자 앉고, 작은아이는 아버지 무릎에 앉습니다. 큰아이는 군내버스에서 쉬지 않고 입을 놀립니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하는 말을 하나하나 똑같이 따라합니다. 마을 어귀에서 읍내까지 20분 달리는 군내버스에서 두 아이는 내내 수다쟁이가 됩니다.


  두 아이는 집에서 놀 적에도 쉬지 않고 입을 놀립니다. 조잘조잘 종알종알 손도 몸도 발도 입도 쉬지 않습니다. 몸으로만 놀지 않고 입으로 함께 놀아요. 입으로 놀면서 눈은 이것저것 바지런히 쳐다봅니다. 아이들 마음도 하늘을 날거나 물속을 가르거나 구름을 타면서 새털처럼 가볍겠지요.


- ‘죄송합니다. 솔직히, 애 키우는 걸 너무 쉽게 봤어요!!’ (9쪽)
-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페트병 하나 들고 신나게 노는 아들. 어째서 아이들은 장난감으로 만들어진 것은 갖고 놀지 않는 주제에 이런 일용품, 주위에 널린 재활용 쓰레기 같은 것을 갖고는 몇 시간이고 놀 수 있는 걸까요.’ (37쪽)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오늘인데, 나도 우리 아이들처럼 어머니와 아버지하고 어린 나날을 누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오늘 내 곁에서 놀듯이, 나는 우리 어버이 곁에서 놀았어요. 우리 아이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놀듯이, 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새 놀이를 스스로 만들며 놀았어요.


  큰아이는 낮잠을 거르며 놀고픈 마음입니다. 낮잠을 잘 틈이 아쉽다 여기는지 몰라요. 나는 큰아이 나이만 하던 때를 떠올리지 못하지만, 우리 큰아이 못지않게 낮잠을 꺼리면서 놀지 않았나 싶어요. 저녁에 스르르 곯아떨어지도록, 밥상맡에서 밥을 먹다가 곯아떨어질 만큼, 밥을 먹으면 아무것도 못할 만큼 곯아떨어지도록, 이렇게 바깥에서 동무들하고 개구지게 뛰어놀았으리라 생각해요.


  아이가 낮잠 없이 놀겠다 할 적에 말리지 못합니다. 달래고 다독여 보기는 하지만, 아이가 안 자겠다고 하면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요. 이와 달리 작은아이는 낮잠을 꼭 챙겨요. 작은아이는 낮잠을 안 자는 날에 얼마나 골을 부리는지 작은아이 스스로 더 힘들어 한다고 느껴요.


  작은아이 얼굴에 졸음이 가득 피어나면 슬슬 달래며 품에 안습니다. 품에서 벗어나 더 놀겠다면 더 놀라 합니다. 더 놀다가 스스로 힘들면 품에 안을 적에 품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때에 가만가만 노래를 불러요. 졸음이 그득 밀릴 무렵 보드랍게 부르는 노래는 아이가 느긋하게 꿈나라로 가도록 재촉합니다.


- ‘이렇게 동동거리는데도 일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한 달에 10일 정도는 부모님이 도와주러 오십니다. 정말이지, 이런 상황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부모님의 고마움! 그동안 불효만 해서 정말 죄송해요! 고짱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면 행복해 보입니다. 할머니가 지어 주신 맛있는 밥을 매일 먹을 수 있지, 할아버지는 목욕하면서 실컷 놀아 주시지. 그야말로 완벽한 왕자님 상태!’ (55쪽)

 


  온몸을 내맡긴 아이는 걱정이 없습니다. 저를 안고 재운 어버이는 저를 가장 포근하면서 따사롭게 보살펴 주리라 믿습니다. 한동안 고요하게 품에 안았다가 이윽고 잠자리로 옮겨 이불을 덮어 주리라 믿습니다. 나는 아이들 믿음대로 품에 아이를 포근히 안았다가 잠자리로 살며시 옮깁니다. 이불을 가만히 덮어 줍니다. 가슴을 토닥이며 보드라운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내 목소리가 아이들한테 달콤한 꿈밥 또는 잠밥이 되기를 빕니다. 아이를 재우는 내 목소리가 다시 내 마음으로 울리면서 내 삶은 언제나 즐거우며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 만화책 《엄마는 텐파리스트》(시리얼,2011) 첫째 권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만화만 신나게 그리던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인데, 어느 때에 혼인을 합니다. 혼인을 하고도 신나게 만화를 그렸는데, 어느 때에 아이를 낳습니다. 아이를 낳고 젖을 물리며 돌보지만, 주마다 다가오는 마감에 허덕이면서 다시금 신나게 만화를 그려요.


  만화를 그리며 아이를 돌본달까요, 아이를 돌보며 만화를 그린달까요.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하기 힘든 삶입니다. 만화에도 나오지만 다달이 아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열흘씩 ‘아이와 놀아’ 주고 ‘밥을 지어’ 주러 찾아옵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야 주마다 마감을 맞추어야 하는 만화를 그릴 수 없다고 합니다. 아마, 아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찾아오는 날에 만화가 아주머니는 밤샘을 하며 만화를 그리겠지요.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아이와 지낼 수 없고, 아이를 바라볼 수 없으며, 아이하고 알콩달콩 재미난 이야기를 엮을 수 없겠지요.


- “2, 2층까지 있는 이 넓은 약국에? 기저귀가 없다?” “아, 네. 저흰 취급하지 않거든요.” … ‘취급 좀 하라고!!’ (57쪽)
- ‘주위 선배들의 도움과 격려 속에 그럭저럭 매일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역 앞에서 난생 처음 보는 아줌마가, ‘타월 천은 더워서 한여름엔 입히면 안 돼!’라며 막무가내로 옷을 벗기지 않나. 모임 중에 아이를 좋아하는 편집장님이 고짱을 봐주지 않나. 고짱이 태어난 덕분에 여러 사람들과 갖가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나같이 다 멋진 추억들이에요.’ (122쪽)


  만화책 《엄마는 텐파리스트》에는 골을 때리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아이를 이렇게 돌보거나 기르면 좋다고 하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아주머니로서 아이와 살아가며 겪거나 부대끼는 이야기만 그득 싣습니다. 옳은 육아법이나 바른 육아법이나 재미난 육아법이란 아무것도 없어요.


  따지고 보면 그렇지요. 이렇게 해야 아이를 잘 돌보는 삶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저렇게 해야 아이가 잘 크도록 하는 삶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사람마다 삶이 다르고 생각이 달라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길이 다르고 누리고 싶은 빛이 달라요.


  무엇보다, 아이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릴 때에 재미있어요. 지지고 볶는 이야기를 그린다기보다, 아이와 지내며 빙그레 웃던 이야기를 그리면 재미있어요. 아이와 살다가 까르르 웃음보가 터진 이야기를 그리면 재미나요.


  기저귀를 빨면서, 젖을 물리면서, 아이를 재우면서, 자장노래를 부르면서, 아이와 마실을 다니면서, 함께 밥을 먹으면서, 같이 씻으면서, 꽃밭 앞에 앉아서 꽃놀이를 즐기면서, 날마다 새록새록 새로운 이야기 샘솟습니다.


  남이 아닌 내가 누리는 이야기가 있어요. 다른 집이 아닌 우리 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 사랑을 기다리거나 바라는 아이가 있어요. 따순 사랑을 받으면서 따순 사랑을 새삼스레 돌려주는 아이가 있어요.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보육원에 맡기면 한결 수월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 아이와 누리는 겨를은 사라집니다. 아이와 누리는 겨를이 사라지면 아이와 일구는 이야기가 줄어들겠지요. 아이와 누리는 겨를이 줄어 함께 나눌 이야기가 적다면, 아이가 무럭무럭 자란 뒤에도 아이하고 웃음꽃 피울 만한 이야기를 찾기는 어려워요.


  사람이 낳은 아이가 무척 오랫동안 어버이 손길을 많이 타야 하는 까닭을 곰곰이 짚을 노릇이라고 느껴요. 왜 사람 아기는 이토록 손이 많이 가야 할까요. 왜 사람 아이는 이렇게 오랜 나날 지켜보고 보살피며 사랑해야 맑고 예쁘게 자랄까요. 만화책 《엄마는 텐파리스트》에 나오는 아이는 더없이 개구쟁이인데, 아마 만화가 아주머니가 이 아이만 하던 어릴 적에도 더할 나위 없는 개구쟁이요 말괄량이로 놀지 않았나 싶어요. 즐겁게 놀고 신나게 사랑하면서 예쁜 이야기 길어올립니다. 4346.12.2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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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버스 타기

 


두 시간에 한 대 지나가는
군내버스 놓칠라
작은아이 안고
큰아이 달리도록 하며
장바구니 낀 손 흔들어
“저희요! 저희요!” 부른다.

 

사르르 멈춘 군내버스
후다닥 큰아이 태우고
작은아이 안아서 올라탄다.
“어디 가요?”
“도화 신호요.”
“내릴 때 내소.”

 

아이들 나란히 앉히고
짐가방 내려놓고는
두 아이 곁에 살짝
엉덩이 걸친다.

 

읍내 장보기 다 마쳤다.
자, 집으로 돌아가자.

 


4346.12.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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