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672) 향토적 1 : 향토적 서정

 

정태춘의 노랫말에도 나오는 것처럼 원추리는 무엇보다 향토적 서정을 간직한 가장 시골스러운 꽃입니다
《유상준,박소영-풀꽃 편지》(그물코,2013) 104쪽

 

  “정태춘의 노랫말에도”는 “정태춘이 부른 노랫말에도”나 “정태춘이 읊은 노랫말에도”나 “정태춘이 들려준 노랫말에도”로 손질합니다. “나오는 것처럼”은 “나오듯이”로 다듬고, ‘서정(抒情)’은 ‘느낌’이나 ‘마음’으로 다듬습니다. “향토적 서정”이라면 ‘고향마음’이나 ‘시골마음’으로 다듬을 수 있을 텐데, 느낌을 살려 ‘고향빛’이나 ‘시골빛’으로 다듬어도 잘 어울립니다.


  한자말 ‘향토적(鄕土的)’은 “고향이나 시골의 정취가 담긴”을 뜻한다고 해요. “향토적 서정”이나 “향토적 미각”이나 “향토적인 작품”이나 “향토적인 소재로 글을 쓰다” 같은 보기글이 한국말사전에 나와요. 그런데, 이 보기글을 보면 “향토적 서정을 간직한 가장 시골스러운”이라 나오지요.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셈입니다.

 

 향토적 서정을 간직한 가장 시골스러운 꽃
→ 고향빛을 간직한 가장 시골스러운 꽃
→ 고향빛이 나는 가장 시골스러운 꽃
→ 가장 시골스러운 꽃
 …

 

  한국말사전에 나오는 보기글이라면 “고향빛(← 향토적 서정)”이나 “고향맛(← 향토적 미각)”으로 손볼 만합니다. ‘고향-’을 앞가지로 삼아서 ‘고향내음’이나 ‘고향노래’나 ‘고향이야기’ 같은 새 낱말 지을 만해요. 그리고, ‘시골빛’과 ‘시골맛’과 ‘시골노래’와 ‘시골이야기’ 같은 새 낱말을 지을 수 있어요. 4346.12.27.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정태춘이 부른 노랫말에도 나오듯이 원추리는 무엇보다 가장 시골스러운 꽃입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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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아이는 아이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읽습니다. 아이는 읽고 싶지 않은 책을 읽지 않습니다. 아이는 제 마음을 사로잡는 책을 읽고 싶습니다. 아이는 제 마음에 빛이 되는 재미난 책을 읽고 싶습니다.


  어른도 어른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읽습니다. 어른도 읽고 싶지 않은 책을 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른은 읽고 싶지 않더라도 졸업장이나 자격증 때문에 억지로 책을 펼치곤 합니다. 재미없다고 느끼면서도 꾸역꾸역 책을 읽곤 합니다. 비평이나 평론을 해야 하기에, 또는 ‘새책 평가단’이 되었기에, 마음에도 없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살피느라 마음을 곱게 둘 책하고 자꾸 멀어지곤 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마음을 밝히는 아름다운 책을 가슴에 담으면 얼마나 즐거우랴 싶습니다. 다 함께 마음빛 될 책을 가슴에 품으면 얼마나 아름다우랴 싶습니다. 시험공부를 해야 하기에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 푸른 넋 살찌우는 빛을 누리고 배우려고 다니는 학교일 때에 얼마나 사랑스러우랴 싶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없는 책을 참말 읽는가 하고 돌아보면, 아마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마음에 없는 책을 읽는다기보다 ‘자격증과 졸업장 거머쥐려는 마음’으로 재미없는 책을 읽고 맙니다. 노리는 무언가 있다면서 재미없는 일을 하고 맙니다. 돈을 벌거나 이름을 날리려는 마음으로 재미없거나 따분하거나 올바르지 않은 책하고 자꾸 사귀는 셈 아닌가 싶어요.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넋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아름다운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삶을 가꿀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사랑스러운 책을 읽으면서 사랑스러운 빛을 나눌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 살고 싶은 보금자리를 돌보면서 살아요. 우리 모두 스스로 사랑하고 싶은 곁님을 사랑하면서 살아요. 우리 모두 스스로 놀고 싶은 놀이를 즐기고 일하고 싶은 일거리를 찾아 하루를 빛내요. 꿈을 먹으면서 내 마음이 환하고 푸르게 빛나도록 활짝 웃어요. 4346.1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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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27 09:22   좋아요 0 | URL
정말 책은 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 할 때~스스로의 삶이 즐겁고 기쁘지요~
그래서 어제도 서점에서 와락 마음에 들어 오는 책 몇 권, 집어왔답니다...^^;;

파란놀 2013-12-27 09:26   좋아요 0 | URL
가까이에 책방이 있으니
책방마실 즐겁게 누리시겠네요~

시골에서는 그저... 마음속에만 품습니다 ^^;;;;;
 

 

1985년에 처음 만화가로 이름을 올린 뒤 30년 가까이 만화 창작을 하는 강경옥 님 작품이 표절 도마에 올랐다...라기보다, 연속극에서 표절을 했기에, 강경옥 님 만화 독자가 강경옥 님한테 표절 사실을 알렸고, 이를 강경옥 님이 이녁 블로그에서 이녁 마음을 글로 올렸다.

 

알라딘서재에는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가 없을까. 강경옥이라는 이름조차 제대로 모를까. 그냥 텔레비전에 흐르는 연속극만 들여다볼까.

 

어릴 적부터 언제나 가까이 두면서 즐긴 만화를 그렸던 황미나, 김진, 신일숙, 강경옥, 이렇게 네 사람 이름을 떠올려 본다. 그나마 신일숙 님은 <리니지>라는 작품을 놓고 이녁 저작권 보상을 조금은 받지 않았나 생각하지만, 김진 님은 엄청난 피해를 보아야 했다. 황미나 님 또한 엄청나게 피해를 보아야 했다. 이제 강경옥 님 차례이다.

 

어떻게 될까. 아니,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을 안 두지만, 텔레비전을 모조리 때려부수고 싶다. 내 마음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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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27 10:13   좋아요 0 | URL
나의 것을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갔다면...어떤 심정일까를
그 연속극 작가는 생각해 보지 않는 듯 싶네요.
만약 다른 사람이 저 연속극 작가의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을
나의 작품이라고 우기고 또 가져간다면 저 연속극 작가는 얼마나 방방 뛸까요?
사람들이 이름과 돈에 눈 멀어, 부끄러운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저희 집에도 텔레비전이 없어, 연속극 같은 것 안 보니 참 다행이에요...ㅠㅠ

파란놀 2013-12-27 10:34   좋아요 0 | URL
밑에 강경옥 님 이야기를 쓰기도 했지만,
굳이 다른 분들이 쓴 글을 이어주기(링크) 해 놓지 않았어요.

이모저모 살피니,
표절 문제가 불거지기 앞서까지
'드라마 팬' 들은 '참신한 소재'라면서 칭찬하다가
표절 문제가 불거진 뒤로는
'드라마 팬' 들이 '누구나 생각해서 쓸 수 있는 흔한 소재'라고 말을 바꾸어요.

그리고, 방송국과 방송작가는 거의 날마다 언론플레이를 합니다.
다른 만화가들이 표절 문제에 부딪혔을 적에
그동안 겪은 흐름대로 똑같이 나아가요.

아주 만화가를 얕보는 이런 모습들이
우리 사회 얼굴이로구나 싶어요......

이때다 싶어 시청율 높이려는 데에만 마음을 쓰고,
나중에 방송이 끝날 무렵 뒤에서 조용히
'부분 사과'나 '부분 타협'을 하려고 들겠지요...
이제까지 해 온 그대로...
 

마음을 알맞게 기울이면서

살뜰히 돌볼 수 있으면

말 또한 아름답게 거듭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746) 색의 4 : 검은색과 흰색의 가로 무늬

 

어깨 깃은 검은색이지만 등과 허리는 검은색과 흰색의 가로 무늬가 있다
《함광복-DMZ는 국경이 아니다》(문학동네,1995) 27쪽

 

  “어깨 깃은 검은색(-色)이지만”은 “어깨 깃은 검지만”으로 손봅니다. 생각해 보면, “꽃이 빨간색이네.”가 아니라 “꽃이 빨갛네.” 하고 말하는 우리들입니다. 검고 희고 빨갛고 노랗고 하다는 이야기는 바로 ‘빛깔’이 어떻다 하고 말하는 일이기 때문에, 굳이 ‘-빛’이든 ‘-色’이든 안 붙여도 됩니다. 아니, 안 붙여야 매끄럽습니다. ‘흰빛·검은빛·빨간빛·파란빛’으로 쓸 때가 있지만, ‘하양·검정·빨강·파랑’을 훨씬 즐겨쓰는 우리 삶이요 말넋입니다.

 

 검은색과 흰색의 가로 무늬
→ 검고 흰 가로 무늬
→ 희고 검은 가로 무늬
 …

 

  우리가 쓰는 모든 말에는 우리 삶과 넋이 고스란히 담깁니다. 우리가 아름답게 살아간다면, 아름다운 빛이 아름다운 말이 되어 나타납니다. 우리가 즐겁게 노래한다면, 즐거운 얼이 아름다운 글이 되어 드러납니다.


  속을 알차게 차리면서 가꾸는 우리 삶이라면, 우리 넋과 말 또한 속을 알차게 차리면서 가꾸는 흐름으로 나아갑니다. 알맹이를 튼튼하게 다스리면서 뿌리를 굳게 내리는 우리 삶이라면, 우리 얼과 글 또한 알맹이를 튼튼하게 다스리면서 뿌리를 굳게 내리는 모습으로 거듭나요.


  왜가리를 보며 “흰색의 새다!” 하고 말하는 사람을 아직까지 못 봤습니다. 그렇지만 오래지 않아 아이들이 “야, 저기 봐. 흰색의 새다!” 하고 말할는지 모릅니다. 우리 어른들이 말삶을 아름답게 가꾸지 않으면,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 말씨까지 흔들리거나 무너집니다. 4339.9.29.쇠/4346.12.26.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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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깃은 검지만 등과 허리는 검고 흰 가로 무늬가 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863) 색의 5 : 짙푸른 색의 그늘

 

이 감나무도 하루가 다르게 반들반들 짙푸른 색의 그늘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추둘란-콩깍지 사랑》(소나무,2003) 24쪽

 

  ‘신록(新綠)’이나 ‘진초록(津草綠)’ 같은 말을 안 쓰고 ‘짙푸르다’를 쓰니 반갑습니다. 그런데 그늘은 ‘드리운다’고 해야 알맞지 않을까요. 감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그늘을 ‘새로 만든다’는 뜻으로 썼다고 볼 수도 있지만, 글쎄, 좀 어설픈데요.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는 “만듭니다”로 손질해야 올바르지만, “드리웁니다”로 다시 고쳐야 알맞으리라 느낍니다.

 

 짙푸른 색의 그늘을
→ 짙푸른 그늘을
→ 짙푸르게 그늘을
→ 그늘을 짙푸르게
 …

 

  어쨌든. 아무튼. 어쨌거나. ‘짙푸르다’를 잘 살려써서 반갑지만, 바로 뒤에 ‘색 + 의’를 붙이니 아쉽습니다. ‘짙푸른’만 넣어도 빛깔이 무엇인지 나타내거든요. 꼭 ‘색(色)’이라는 말을 넣고 싶다면 “짙푸른 색 그늘을 드리워”처럼 쓸 수 있겠지요. 그러나 굳이 이렇게 쓰기보다는, 단출하게 “짙푸른 그늘을 드리워”라 할 때에 가장 넉넉하구나 싶어요. 4339.12.26.불/4346.12.26.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 감나무도 하루가 다르게 반들반들 짙푸른 그늘을 드리웁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14) 색의 6 : 노란색의 꽃

 

삼지구엽초는 5월 무렵에 연한 노란색의 꽃이 피고 두세 달 뒤에는 조그만 꼬투리에 씨가 맺힙니다
《유상준,박소영-풀꽃 편지》(그물코,2013) 88쪽

 

  ‘연(軟)한’는 ‘옅은’이나 ‘맑은’이나 ‘산뜻한’으로 손봅니다. “이삼(二三) 개월(個月) 후(後)”라 하지 않고 “두세 달 뒤”라 적은 대목은 반갑습니다.

 

 연한 노란색의 꽃이 피고
→ 옅고 노란 꽃이 피고
→ 맑고 노란 꽃이 피고
→ 노랗고 산뜻한 빛이 피고
 …

 

  하늘에 걸리는 무지개를 보면서 ‘무지개빛’이라 말하는 분이 있지만, ‘무지개色’이라 말하는 분이 더 많다고 느낍니다. 교과서에서나 책에서나 신문에서나 방송에서나 으레 ‘빛’이 아닌 ‘色’을 자주 씁니다. 이리하여 사람들 입이나 귀나 눈에 ‘빛’이 익숙하지 않구나 싶어요.


  그러나, 달빛이요 별빛이고 물빛입니다. 햇빛이요 풀빛이며 꿈빛입니다. 소리빛이고 사랑빛이자 마음빛입니다. 우리 겨레가 먼먼 옛날부터 우리 둘레를 살피면서 헤아린 ‘빛’이 무엇인가 하고 돌아볼 수 있기를 빌어요. 우리들이 쓰는 말은 어떤 말빛일 적에 가장 고우면서 환할까 하고 깨닫기를 빌어요. 말빛을 밝히면서 글빛을 가꿉니다. 책에는 책빛이 서리고, 삶에는 삶빛이 감돕니다. 아름다운 빛이 아름다운 말에 드리우도록 저마다 힘을 쏟고 마음을 기울일 수 있기를 빕니다. 4346.12.26.나무.ㅎㄲㅅㄱ


* 삼지구엽초는 5월 무렵에 옅고 노란 꽃이 피고 두세 달 뒤에는 조그만 꼬투리에 씨가 맺힙니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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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3-12-27 20:28   좋아요 0 | URL
우와, 함께살기님의 책이 이렇게나 많아요? 우와, 우와~
그런데, 제가 한 권도 읽지 않았군요.
개인적으로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계신 책이 있으신가요?
제가 이 책 만큼은 읽었음 하는 책이 있으신가요?

파란놀 2013-12-27 20:43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

저는 이른바 '순수문학'을 하지 않고 '순수학문'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
제 책을 읽어 주는 분은 아직까지 그리 많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앞으로는 이쪽 책 읽어 주시는 분도 늘어나겠지요~~

저는 '앞으로 낼 새로운 책'을 조금 더 좋아하다 보니..
그동안 낸 책은 그저 이럭저럭 사랑해 주시기를 바라기만 한답니다 ^^;;

책마다 다 다른 이야기가 있기는 한데,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읽을 수 있도록
우리말과 삶 이야기를 간추려서 들려주는 책으로 썼어요. 이오덕 선생님 책을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 못한다고 느껴, 한결 쉽게 알짜만 추리고
선생님이 미처 갈무리하지 못한 대목을 풀고 새로 빚어서 만든 책이에요.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는 '한자말'은 한국말 아닌 '한자말'이면서
중국 한자말이거나 일본 한자말인 줄 느끼지 않는 우리 한국 이웃들한테
한국이라는 나라가 '한국말-중국말-미국말' 이렇게 삼개 국어를 쓰는
'삼중언어'에 시달리는 삶을 아름다운 '한국말 즐겁게 쓰기'로 나아가는
빛을 보여주고 싶어서 쓴 책이에요.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은 골목동네를 골목사람 눈높이와 눈길로
바라보면서,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저마다 스스로 아끼고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뜻으로 엮은 사진책이에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는 청소년한테 '대학교만 삶빛'이 아니라,
고등학교 자퇴(내 곁님이 고등학교 자퇴자랍니다~)이든
고등학교 졸업(제 학력이 고졸이랍니다~)이든
학력이 아닌 스스로 하고픈 길을 찾아서 씩씩하고 즐겁게 살자,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쓴 책이에요.

<사진책과 함께 살기>는 사진기만 붙잡지 말고
사진책을 즐겁게 읽으면서 우리 삶부터 스스로 즐겁게 읽자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쓴 책이에요.

<뿌리깊은 글쓰기>는 '영어를 쓰니 잘못'이 아니라,
'말을 할 적에 생각을 안 하고 말하니 스스로 아름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밝혀서 알려주려고 쓴 책이에요.

..

음... 이냥저냥 그렇답니다.

비밀 댓글로 희망찬샘 님 주소를 알려주시면,
저한테 있는 여벌을 몇 권 부쳐 드릴 수 있어요~
저는 웬만해서는 인세를 안 받고 책으로 받아서
둘레에 선물을 하거든요 ^^

아무튼~ 2014년 3월 언저리에
그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가 참 내놓고 싶었던 우리 말 이야기책 가운데 하나가!
드디어 하나 태어난답니다.

2013-12-27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색 + 의' 말투를 다스리는 글을 그동안 여섯 꼭지 썼어요.

예전 글을 모두 손질해서 차곡차곡 걸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457) 색의 1 : 밝은 색의 옷

 

밝은 색의 옷을 입는 것은 필수
《박세욱-자전거 전국일주》(선미디어,2005) 23쪽

 

  이 자리에서는 ‘필수(必須)’를 ‘잊지 말기’로 손볼 수 있습니다. “(무슨무슨) 옷을 입기”처럼 손봐도 되고요. 또는 “(무슨무슨) 옷을 꼭 입자”처럼 손볼 수 있어요.


  한자로는 ‘색(色)’인데, 한국말로는 ‘빛’이나 ‘빛깔’입니다. 그러니까, ‘색’이든 ‘色’이든 한국말이 아닙니다. ‘색연필’ 같은 낱말에서는 ‘빛연필’이나 ‘빛깔연필’로 고치기 어렵다 할 만하지만, 앞으로는 참말 ‘빛연필’처럼 쓸 수 있어요. 왜냐하면, 두어 살 아이한테 처음 말을 가르칠 적에 ‘빛연필’이라 말하면, 아이는 이 낱말을 즐겁게 받아들여요. 빛깔을 입히는 연필이니 ‘빛연필’이 옳다고 느낍니다. 이와 달리 어른들은 오랫동안 쓴 말투에 길들어, 좀처럼 새 낱말이나 말투로 거듭나지 못하지요.

 

 밝은 색의 옷
→ 밝은 빛(빛깔) 옷
→ 밝은 옷
→ 빛(빛깔)이 밝은 옷
 …

 

  빨간 빛깔 옷이라고 써도 되고, 파란 빛 옷이라 써도 됩니다. 그냥 빨간 옷, 파란 옷, 검은 옷, 하얀 옷이라 써도 돼요. “밝은 색”이 아닌 “밝은 빛”이요 “밝은 빛깔”입니다. “화려한 색”이 아닌 “고운 빛”이나 “아름다운 빛깔”입니다. ‘노란빛’이나 ‘빨간빛’이나 ‘파란빛’이라 해도 되지만, ‘노랑’, ‘빨강’, ‘파랑’처럼 적어도 됩니다. 4339.1.15.해/4346.12.26.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빛깔이 밝은 옷을 꼭 입자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460) 색의 2 : 노란색의 꽃

 

노란색의 꽃은 작고 평범하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윤효진 옮김-곤충ㆍ책》(양문,2004) 50쪽

 

  ‘평범(平凡)하다’는 흔히 쓰는 말이라 할 텐데, 한국말로 한결 보드랍게 ‘수수하다’라 손볼 수 있습니다. ‘투박하다’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노란색의 꽃
→ 노란 꽃
→ 노란빛 꽃
→ 노란 빛깔 꽃
 …

 

  이 보기글이 실린 책 52쪽을 보면 “하얀 꽃에 노란 열매와 붉은 꽃에 붉은 열매를 맺는 두 종류가 있는데”와 같은 글월이 나옵니다. 이 대목에서는 “하얀색의 꽃”이라든지 “노란색의 열매”라든지 “붉은색의 꽃”이라든지 “붉은색의 열매”라 말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하얀’과 ‘노란’과 ‘붉은’을 썼어요.


  이렇게 쓰면 됩니다. 좋아요. 수수하게 쓰니 곱습니다. 노란 병아리, 노란 개나리, 노란 꾀꼬리, 노란 호박꽃입니다. 4339.1.17.불/4346.12.26.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노란 꽃은 작고 수수하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699) 색의 3 : 황색의 유채꽃

 

봄에 앞서 일제히 피는 겨울 채소인 황색의 유채꽃에도 눈이 쌓여 더 추워 보인다
《후루노 다카오/홍순명 옮김-백성 백작》(그물코,2006) 14쪽

 

  ‘일제(一齊)히’는 ‘한꺼번에’로 다듬습니다. “겨울 채소(菜蔬)인 황색(黃色)의 유채꽃”이라 했는데, 유채꽃을 ‘겨울 채소’라 하기보다는 ‘겨울 나물’이나 ‘겨울풀’이라 할 때에 한결 어울리겠다고 느낍니다. 한자말 ‘황색(黃色)’은 ‘누런빛’을 뜻합니다.

 

 황색의 유채꽃
→ 노란(노오란) 유채꽃
→ 누런(누우런) 유채꽃
 …

 

  유채꽃을 아는가요? 유채꽃은 ‘누런’ 빛깔이 아닙니다. 유채빛깔은 몹시 보드랍고 맑은 ‘노란’ 빛깔입니다. 누군가는 유채꽃을 바라보면서도 ‘누렇다’고 말할는지 모르나, 잘 익은 벼 빛깔을 가리켜 ‘누렇다’라고 합니다. 벼빛과 유채꽃빛은 사뭇 다릅니다.


  그러니, 이 글월에서는 “샛노란 유채꽃”이라든지 “맑고 노란 유채꽃”처럼 적어야 올바르다 할 만합니다. 참말 유채꽃을 늘 곁에서 지켜보는 분이라면 “해맑고 노란 유채꽃”이라 말하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노랗디노란 유채꽃”처럼 말해도 됩니다. 4339.8.6.해/4346.12.26.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봄에 앞서 한꺼번에 피는 겨울풀인 노란 유채꽃에도 눈이 쌓여 더 추워 보인다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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