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가랑잎 잡고 싶어

 


  빨래터 청소를 마쳤는데 어느새 가랑잎 몇 빨래터에 퐁 떨어져 살살 떠돈다. 넌 어느 나무에 있다가 이즈막에 빨래터에 내려앉았니. 산들보라가 빨래터 가운데쯤에서 살랑살랑 물결을 타는 가랑잎을 잡고 싶다며 손을 뻗지만 멀다. 빨래터 둘레를 이리저리 돌지만 어떤 뾰족한 수도 없다. 자, 어떻게 할 셈이니. 빨래터에 들어가지 말고 가랑잎을 집어 보렴. 4346.12.3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Grace 2013-12-30 19:33   좋아요 0 | URL
이곳이 빨래터였군요! 이런 곳이 아직 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최고의 놀이터가 아닐까...!
전 벌써 첨벙 뛰어 들었습니다.
두 녀석, 이제 끝장입니다!!!
특히 저 아들녀석!!!ㅎㅎ^^

파란놀 2013-12-30 21:43   좋아요 0 | URL
훌륭하셔요~ 저는 빨래 엄두를 내지 않아서
섣불리 뛰어들지는 않아요 ^^;;;

그러나, 봄부터 가을까지는 아이들과 함께
빨래터를 다 치운 뒤에 저기에 벌러덩 드러눕고 하늘바라기를 합니다~~ ^^
 

문학이 되는 글을 쓰려면

 


  어느 글이든 문학이 된다. 스스로 문학이라 이름표를 붙여도 문학이고, 출판사에서 문학이라 책갈래를 나누어 주어도 문학이다. 평론가가 문학이라고 추천하거나 칭찬해 주어도 문학이 되며, 사람들이 문학으로 받아들여 사랑해 주어도 문학이 된다. 그러면, 참말 문학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문학이라는 이름에 앞서, 문학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을 텐데, 이 낱말을 쓰기 앞서 우리 옛사람은 어떤 이름으로 문학을 누렸을까.


  오늘날에는 종이에 적거나 책으로 묶거나 인터넷에 내놓는 글이 되어야 비로소 문학으로 삼는다. 그렇지만 옛날에는 두 가지 문학이 있었다. 하나는 여느 시골사람이 누리는 문학인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권력자와 지식인이 중국글인 한자로 써서 누리는 문학인 ‘한문’이다.


  오늘날에는 이야기와 한문이 섞여 ‘문학’이 되는구나 하고 느끼지만, 이 가운데 이야기는 힘이 옅거나 적다고 본다. 문학을 하려는 분들 흐름과 삶자락과 매무새를 살피면, 지난날 권력자와 지식인이 중국글인 한자로 써서 누리던 문학 모습하고 훨씬 가깝다. 시골사람이 삶과 몸과 마음으로 나누면서 아이들한테 물려주던 이야기와 같은 문학을 하는 이는 몹시 드물다.


  풀을 뽑거나 밥을 지으면서도 노래를 불렀고, 아기를 재우거나 방아를 찧으면서도 노래를 불렀다. 길쌈을 하거나 두레를 하면서도 노래를 불렀으며, 울력을 하거나 고기를 낚으면서도 노래를 불렀다. 노래는 언제나 이야기였고, 이야기는 늘 노래와 같이 들려주었다. 어떤 틀을 따로 갖추지 않지만, 부러 틀을 맞추어 즐기기도 한다. 예부터 시골사람이 스스로 빚어서 나누던 이야기는 나이나 학력을 따지지 않았다. 어린이도 즐기고 할매와 할배도 즐긴다. 시골사람 가운데 한문을 익히는 사람은 없으니, 골아프게 어려운 말이나 바깥말인 한문을 노래나 이야기에 섞지 않는다. 흙을 만지며 살아가는 사람들 살갑고 사랑스러운 말로만 이야기와 노래를 빚는다.


  무엇보다 시골사람 이야기에는 삶과 사랑과 꿈 세 가지가 밑바탕을 이룬다. 그래서 어떤 문제를 짚거나 건드리더라도 웃음과 눈물로 슬기롭게 풀어낸다. 살살 어루만지면서 저마다 아름답고 즐겁게 살아가는 길을 찾는다. 씩씩하고 야무지게 살아가자는 마음을 노래와 이야기에 담는다.


  이와 달리 권력자와 지식인이 누리던 문학인 한문은 아름다움이나 즐거움을 찾지 않는다. 멋을 부리고 맛을 찾는다. 어딘가 남다른 줄거리를 생각하려 들고, 몸소 겪지 않은 일을 머리로 지어낸다. 권력자와 지식인이 누리던 문학인 한문은 삶이나 사랑이나 꿈이 밑바탕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 흙을 안 만지고, 스스로 옷이나 밥이나 집을 짓지 않던 권력자와 지식인인 만큼, 살아가는 이야기가 한문에 깃들지 못한다. 사랑하는 이야기도, 꿈꾸는 이야기도 한문에는 담기지 못한다. 권력자 언저리에서 맴도는 정치 문제를 다루는 한문이다. 권력자가 저지르는 몹쓸 짓 때문에 시골사람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옆에서 멀거니 구경하다가 가끔 이 모습을 한문으로 담곤 하지만, 정작 스스로 삶을 고치거나 움직여 시골사람하고 어깨동무하지는 않는다. 서로 계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문학을 살피면, 지난날 ‘중국글자인 한자로 한문을 누리던 권력자와 지식인’이 문학을 하던 모습하고 사뭇 닮는다. 어떤 문제를 알아채거나 짚거나 다루거나 건드릴 줄 안다. 그렇지만, 문학하는 사람 스스로 어떤 문제를 삶으로 받아들이거나 껴안지는 않는다. 문제를 비평한다든지 따진다든지 나무란다든지 차근차근 보여준다든지, 이런 일은 잘 한다. 그러나, 어떤 문제를 사랑으로 녹이거나 삶으로 풀거나 꿈으로 어루만지면서, 서로 어깨동무할 수 있는 빛을 들려주지는 못한다.


  문학으로 다루는 글감이 ‘어둡다’고 하기에, 문학이 어둡지 않다. 글감은 무엇으로 삼든 대수롭지 않다. 글감을 마주하는 매무새와 글감을 바라보는 삶자락에 따라 문학이 달라진다.


  시집살이를 하면서 옛날 시골사람이 부른 노래에는 눈물이 가득하지만, 오롯이 이야기가 되어 아름다운 빛을 드리운다. 스스로 살아가고, 힘껏 살아내는 착한 꿈이 감돈다. 모내기를 하면서, 가을걷이를 하면서, 피사리를 하면서, 등짐을 지면서, 짚신을 삼으면서, 섬과 둥구미와 바구니를 짜면서, 절구를 빻고 키룰 까부르면서, 콩과 팥과 깨를 털면서 부르던 노래는 몹시 고단한 삶을 그린다고 할 테지만, 이 노래는 모두 웃고 울면서 부른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삶을 한껏 아름답게 가다듬는다.


  문제를 다루느냐 안 다루느냐에 따라 문학을 바라보면 문학하는 빛을 누리지 못하리라 느낀다. 문제를 짚는 매무새가 어떠한가를 볼 줄 알아야지 싶다. 우리들이 저마다 어떤 보금자리를 이루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사랑하느냐를 그릴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오롯한 문학이 된다고 느낀다. 지난날 시골사람이 즐기고 누리며 나누던 ‘이야기’는 오롯이 문학이다.


  우리가 스스로 즐겁게 살아갈 길을 밝힐 적에 비로소 문학이다. 우리가 저마다 참답고 착하게 사랑할 길을 환하게 보여줄 적에 바야흐로 문학이다. 문학은 투정이 아니다. 문학은 헐뜯기나 비아냥이 아니다. 문학은 구경꾼이나 나그네 눈길로는 그리지 못한다. 문학은 오직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랑’으로 ‘꿈’을 꾸는 빛으로 엮을 적에 시나브로  태어난다.


  밑바탕을 건드리기에 문학이다. 시골사람 수수한 말로 하자면, 문학이란 모두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언제나 ‘노래’로 부른다. 그러니까, 문학을 쓰는 매무새, 글쓰기란, 노래와 같이 쓸 때에 이야기가 된다는 소리요, 노래가 되도록 써야 비로소 ‘글’이라 할 수 있는 셈이다.


  오늘날 이 나라 문학 가운데 이야기가 되거나 노래가 되는 작품은 얼마나 있을까. 어른문학이나 어린이문학 가운데 참말 문학이라 할 만한 작품은, 그러니까 이야기나 노래가 될 만한 작품은 몇 가지나 있을까. 4346.12.3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94. 2013.12.24.ㄴ 벼리 발가락 책읽기

 


  아이들은 자라면서 다리도 쑥쑥 길어진다. 어릴 적에는 만화책 하나 다리에 얹으면 무릎과 정강이를 모두 덮었으나, 큰아이 사름벼리는 이제 무릎과 허벅지만 살짝 덮는다. 앞으로는 무릎에만 살며시 올려놓을 만큼 키가 자랄 테지. 아이가 책에 얼마나 사로잡혔는가는 언제나 발가락 꼬물거림으로 알아챈다. 깊이 빠질 적에는 얌전히 있는다. 뭔가 고빗사위에 이르거나 안타까운 대목이나 재미난 모습이 나오면 발가락을 쉴새없이 움직인다. 얼굴뿐 아니라 발가락에도 아이 느낌과 생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아이 93. 2013.12.24.ㄱ 보라 발가락 책읽기

 


  누나도 어머니도 책을 손에 쥔다. 산들보라는 여기에도 저기에도 붙지 못하다가, 저도 책을 하나 쥐어 보기로 한다. 그런데, 그림은 얼마 없고 글이 많은 이야기책을 집더니, 이마저 거꾸로 쥐어 무릎과 정강이에 척 올린다. 책 보는 척하기만 하는 산들보라는 발가락 꼬물꼬물 움직이면서 논다. 그렇지. 너한테는 그저 책놀이일 뿐이야. 책을 읽는 놀이가 아닌, 책을 갖고 즐기는 놀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1
후지무라 마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297

 


남다른 빛이 흘러
―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1
 후지무라 마리 글·그림
 송수영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3.6.15.

 


  남다른 빛이 흘러 사랑이 됩니다. 똑같은 빛이 흘러도 사랑이 될 텐데, 저마다 다른 고장에서 저마다 다른 꿈을 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마음자리로 스며드는 남다른 빛 한 줄기 있어 사랑을 느낍니다.


  사랑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거나 받아들이지만, 어떤 사랑이든 따사롭습니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사랑은 포근합니다. 남쪽이건 북쪽이건 사랑은 아름답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이든 사회주의 사회이든, 사랑은 다를 일이 없습니다. 군인이 정치꾼 명령을 받고 서로 치고받으며 죽이는 북새통에서도 사랑은 언제나 똑같아요.


  온누리에 골고루 드리우는 햇볕처럼 모든 사람한테 따사롭게 비추는 사랑입니다. 모든 풀한테 똑같이 찾아드는 햇볕처럼 모든 사람한테 아름답게 스며드는 사랑이에요.


- ‘그래도 솔로 경력은 물론 처녀 경력도 33년이라는 걸 알면, 다들 기겁하겠지. 33년이나 되다니.’ (8년)
- “아, 안녕.” “어젯밤부터 계속 헤어지잔 얘기로 다투느라 힘들어 죽겠어요.” “그런 일로 죽으면 쓰나.” “풋. 아오이시 씨는 참 특이한 것 같아요.” (16∼17쪽)
- ‘남자의 마음을 공부하고 계속 관찰하면서 난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사귈 거라면 성실한 사람을 만나야 해. 마음이 착하고 거짓말 안 하고, 여자를 소중히 여기고, 도박도 안 하고, 씀씀이도 헤프지 않고, 대범하고 …….” (18쪽)

 


  학교에서는 사랑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아니, 오늘날과 같은 제도권 학교 울타리에서는 어느 누구도 사랑을 가르치지 않을 뿐더러, 사랑을 가르칠 수 없습니다. 입시지옥인 학교에서 어떻게 사랑을 가르치나요. 아니, 사랑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할 교사가 있을까요. 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아이한테 ‘얘야, 우리 교과서는 좀 덮고 사랑을 생각하자.’ 하고 이야기할 어버이가 있을까요. ‘얘야, 너 대학교는 안 가도 되니까, 참다운 사랑부터 제대로 알자.’ 하고 아이 손을 붙잡을 어버이가 있을까요.


  대학교는 안 가도 됩니다. 대학교에 안 간대서 죽는 사람 없습니다. 대학교에 안 가더라도 굶지 않습니다. 대학교에 안 들어갔기에 일자리 못 얻는 사람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모르면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기 마련입니다. 사랑을 배우지 못하면, 학력이 높고 재산이 많으며 이름값이 높다 한들 삶이 재미나지 않아요. 사랑을 배우지 못했을 뿐 아니라, 둘레 이웃이나 아이한테 사랑을 가르칠 수 있는 마음밭이 아니라면, 아름다운 하루를 누리지 못해요.


  우리가 먹는 모든 밥은 사랑으로 짓습니다. 우리가 입는 모든 옷은 사랑으로 깁고 손질하며 빨래합니다. 우리가 잠자고 쉬는 모든 집은 사랑으로 마련하며 돌보고 가꿉니다.


  사랑 없이는 아무것도 못해요. 사랑이 있어야 아이를 낳지요. 사랑이 있을 때에 어머니가 뱃속에 아기를 열 달 동안 고이 품어요. 사랑이 있기에 아기한테 젖을 물리고, 사랑이 즐겁기에 아이와 하루 내내 살을 부비면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어요.


- ‘아오이시 하나에, 33살 생일에 처녀딱지를 떼어버렸다. 아마도. 말도 안 돼. 띠동갑인 연하남이랑, 이런 식으로, 게다가 거의 기억도 없는 상황. 나 진짜 바보 아냐? 인생에서 단 한 번밖에 없는 첫 경험. 그 경험을 했는지 어땠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끝내다니.’ (46∼47쪽)
- “안경 벗고 먹는 게 낫지 않아요?” “응.” “전 안경 안 쓴 아오이시 씨가 더 좋아요.” (74쪽)
- ‘기분이 이상해. 지금까지 최대한 다른 사람한테 기대지 않고 살아왔는데, 타노쿠라가 다정하게 대해 주니까 응석을 부리고 싶어진다. 역시 남자친구는 특별한 존재구나.’ (101쪽)

 

 


  사랑이 없는 채 찍는 영화가 재미있을까요? 사랑이 없는 채 만드는 연속극이 아름다울까요? 사랑이 없기에 상업영화가 됩니다. 사랑이 없으니 표절을 하거나 도용을 합니다.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점수를 매기지 않아요.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몽둥이나 회초리를 들지 않아요.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오직 사랑으로 이야기합니다. 사랑으로 살아가는 어른은 아이들한테 사랑으로 가르칠 뿐, 손찌검이나 몽둥이질이나 체벌 따위를 하지 않아요.


  사랑이 없는 어른이 정치 얼거리를 아무렇게나 세운 뒤에 입시지옥을 세웁니다. 사랑을 모르는 어른이 입시지옥을 그대로 두면서 제도권교육 울타리에서 ‘학습시장 돈벌이’를 합니다. 사랑하고 등진 어른이 아이들을 ‘인적 자원’이라 여깁니다.


  어느 아이든 부속품이 되려고 태어나지 않아요. 어느 아이든 공무원 부속품이나 공장 부속품이나 회사 부속품이 아니에요. 어느 아이든 사랑을 받아서 태어난 뒤, 사랑을 누리며 살아갈 숨결이에요.


  책은 안 읽어도 됩니다. 사랑으로 쓴 책이 아니라면, 굳이 책을 읽을 까닭 없어요. 책은 몰라도 됩니다. 사랑을 담은 책이 아니라면, 애써 책을 알아야 하지 않습니다. 온통 시험지식만 가득한 교과서를 왜 아이 손에 쥐어 주나요? 사랑을 들려주고 속삭이며 꽃피우는 이야기 그득한 아름다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야지요. 아이를 무릎에 앉히거나 아이하고 나란히 앉아서 도란도란 웃음꽃 지으면서 아름다운 책을 읽어야지요.


- ‘처음으로 남자한테 생일 축하를 받았다. 호텔에 처음 가서 처음으로 남자 옆에서 눈을 떴다. 오늘 하루 난 수많은 첫 경험을 했다. 앞으로 난 이 일을 몇 번이고 떠올리겠지? 몇 번이고.’ (84∼85쪽)
- ‘몇 번이고 그날 밤 일을 떠올렸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이번 일도 그럴지 몰라.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면, 이게 진짜로 마지막 기회라고 한다면, 무조건 뛰어드는 수밖에 없어.’ (86∼87쪽)
- “날 위해서 돈을 안 썼으면 해서.” “그건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지. 자기가 번 돈을 자신을 위해 쓰든, 당신을 위해 쓰든, 그건 그 사람 마음이잖아? 자기가 연상이니까, 혹은 자기가 돈이 더 많다고 그러는 건, 결국 그를 무시하고 있다는 거야. 그 사람도 상처받았을걸.” (161∼162쪽)

 

 


  후지무라 마리 님 만화책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대원씨아이,2013) 첫째 권을 읽습니다. 이 만화책에 나오는 서른세 살 아가씨는 사랑을 꿈꾸지만 서른세 살이 되기까지 사랑을 만나지 못한 채 일만 하며 살았습니다. 아니, 사랑을 제대로 느낀 적이 없다 할 만하고, 스스로 사랑으로 깊이 파고든 적 없다 해야 옳겠지요. 스스로 사랑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이 아니라 ‘사내는 이래야 해’라든지 ‘이쯤 되는 자격은 있어야지’와 같은 껍데기를 스스로 세우는 바람에 사랑하고는 만나지 못했어요.


  누구라도 그래요. 사랑은 얼굴로 하지 않아요. 사랑은 목소리로 하지 않아요. 사랑은 은행계좌나 자가용으로 하지 않아요. 사랑은 오직 사랑으로만 함께할 수 있어요.


- ‘연애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구나. 지금까지는 나 혼자 그 시간을 다 썼는데. 하지만, 조금도 아깝지 않아.’ (114쪽)
- ‘다정하기도 하지. 하지만 난 타노쿠라랑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진짜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어.’ (140쪽)


  남다른 빛이 흘러 사랑이 됩니다. 남다른 빛이란, 남보다 더 많은 어떤 물질이 아닙니다. 남다른 빛이란, 나를 나답게 아끼는 빛입니다. 나를 나답게 바라보면서 살가이 어루만질 수 있는 손길입니다. 나를 나답게 마주하면서 나란히 어깨동무하는 삶을 바라는 꿈입니다.


  이 나라 어디에서나 아름다운 사랑이 싹틀 수 있기를 빕니다. 이 나라 누구나 착한 사랑을 속삭일 수 있기를 빕니다. 이 나라 사람뿐 아니라, 풀과 꽃과 나무도 사랑스레 뿌리를 내리고 사랑스레 활짝 잎사귀 벌릴 수 있기를 빌어요. 4346.12.2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에서 만화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