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20) 몇 번의 1 : 몇 번의 생

 

새들은 몇번의 생을 살다 가는 것일까
《백무산-거대한 일상》(창비,2008) 8쪽

 

  ‘생(生)’은 ‘삶’을 가리킵니다. “생을 살다”란 “삶을 살다”입니다. “잠을 자다”와 “꿈을 꾸다”처럼 “삶을 살다”처럼 쓰는 분이 많기는 한데, 굳이 이렇게 써야 할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삶은 예부터 ‘누린다’고 했어요. “가는 것일까”는 “갈까”로 다듬어 봅니다.

 

 몇번의 생을 살다
→ 몇 번 삶을 누리다
→ 몇 번씩 삶을 누리다
→ 몇 번째 삶을 누리다
→ 몇 번이나 삶을 누리다
 …

 

  토씨 하나를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말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무엇보다 토씨 하나를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말뜻과 말결이 달라요. 함께 나누려는 이야기는 낱말과 말투를 잇는 토씨로 살리고 가꿉니다. 4347.1.1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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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몇 번 살다 갈까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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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바라보는 마음

 


  날마다 글을 씁니다. 언제나 새롭게 글을 씁니다. 같은 작가가 선보이는 같은 이름 붙인 만화책을 놓고 1권부터 12권까지, 또는 1권부터 30권까지 새로운 느낌글을 쓰기도 합니다. 언뜻 보기로는 같은 작가 작품 이야기라 할 수 있고, 번호만 더 붙은 같은 만화책이라 바라볼 수 있지만, 번호도 이름도 모두 떼어놓고 들여다보면 다 다른 책과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새로운 마음 되어 새롭게 느낌글을 쓸 수 있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서 자라는 후박나무를 바라보면서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 담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글이름은 ‘후박나무’라 붙인 뒤 한 시간에 한 꼭지씩 새로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바라보는 후박나무와 어제 바라본 후박나무가 같지 않거든요. 모레에 바라볼 후박나무하고 글피에 바라볼 후박나무도 같지 않아요. 아침과 낮과 저녁으로 흐르는 후박나무 또한 늘 다릅니다. 후박나무 곁에 서도 후박나무 이야기가 다르게 샘솟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데에 있어도 후박나무를 그리는 이야기가 남달리 샘솟습니다.


  새롭게 바라보는 마음이란 새롭게 사랑하는 마음일까요. 새롭게 바라보는 마음은 즐겁게 마주하는 마음일까요.


  아이들은 날마다 새롭게 자랍니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어버이인 나도 날마다 새롭게 자랍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새롭게 웃고 노래합니다. 아이들과 복닥이는 어버이인 나 또한 언제나 새롭게 웃고 노래합니다.


  바람이 불어 겨울 날씨 차갑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지난해에도 그러께에도 올해에도 새삼스럽고 새롭게 받아들입니다. 동짓날 지나 해가 차츰 길어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곧 봄이 새롭고 새삼스럽게 찾아오겠다고 깨닫습니다. 다음해에도 다다음해에도 새봄은 또 찾아오겠지요.


  이야기가 새롭게 흐릅니다. 삶이 늘 새롭기 때문입니다. 같은 책을 열 차례 되풀이해서 읽어도 새롭게 스며듭니다. 날마다 새롭게 자라나는 삶이기에, 같은 책만 끝없이 되읽어도 새로운 느낌과 꿈과 사랑을 받아먹습니다. 끼니마다 똑같다 싶은 밥상을 차려도 언제나 새롭게 먹는 밥인 만큼, 늘 새롭게 숟가락을 듭니다. 사랑이란, 늘 새로운 빛일 테지요. 4347.1.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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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inee 2014-03-16 16:37   좋아요 0 | URL
후박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네요.^^
 
유키x츠바사 2
타카하시 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303

 


마음을 읽을 때에 사랑
― 유키×츠바사 1
 타카하시 신 글·그림
 편집부 번역
 대원씨아이 펴냄, 201.2.28.

 


  마음을 읽을 때에 사랑입니다. 마음을 읽으니 사랑입니다. 마음을 읽는 사람들은 애틋한 사랑과 따사로운 사랑을 속삭입니다. 마음을 읽는 사람들은 넓은 사랑과 깊은 사랑을 베풉니다.


  마음을 읽기에 사랑이 자랍니다. 마음을 읽으면서 사랑을 키웁니다. 이 땅에 민주와 평화와 자유와 평등이 있다면, 서로 마음을 읽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 민주가 없거나 평화가 없다면, 서로 마음을 안 읽기 때문이지 싶어요.


  마음을 읽지 않으면서 사랑을 하지 못합니다. 마음을 안 읽는데 사랑으로 흐르지 않아요. 마음을 안 읽는 동안 미움이나 다툼이 불거집니다. 마음을 안 읽으니 전쟁과 푸대접과 따돌림이 판칩니다. 괴롭힘과 해코지도 서로 마음을 안 읽는 사람이 일으킵니다.


- ‘내 목소리, 누군가에게 닿지 않으려나? 목소리를 잃어버렸지만, 더럽혀지고 너덜너덜해져 외톨이가 된 내 울음소리에 그날, 츠바사가 알아차려 준 것처럼. 부디 나의 이 작은 힘과 함께해 줘.’ (8∼9쪽)
- ‘강간범 따위는 그냥 죽었어야 되는데. 아아, 그래, 만약 내가 거기에 있었다면, 응, 내 초능력으로 죽였을지도 몰라. 그런 인간.’ (58쪽)

 

 

 


  마음을 읽어야 서로 어깨동무를 합니다. 마음을 읽어야 두레를 하고 품앗이를 합니다. 마음을 읽으면서 마을을 가꾸고, 마음을 읽는 동안 숲과 들을 푸르게 돌봅니다.


  마음을 안 읽는다면 서로 어깨동무를 안 하겠지요. 마음을 안 읽는 사람들이 두레나 품앗이를 할 까닭이 없어요. 마음을 안 읽으니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기도 하지만, 쓰레기를 자꾸 내놓는 물건을 끝없이 만듭니다.


  풀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 보셔요. 나무가 외치는 소리를 들어 보셔요. 냇물과 바다가 앓는 소리를 들어 보셔요. 풀벌레와 멧새가 아프게 지르는 소리를 들어 보셔요.


  풀마음을 읽고, 나무마음을 읽으며, 냇물마음과 바다마음을 읽을 때에, 비로소 이 지구별에 사랑이 싹틉니다. 풀벌레와 멧새가 어떤 마음인가를 읽을 때에, 바야흐로 이 땅에 아름다운 빛이 흐릅니다.


- ‘너, 왜, 울고 있니? 불쌍하게.’ (29쪽)
- “어릴 적, 여기처럼 눈이 많이 오는 데에 살지 않았을 때, 눈사람 만들고 하도 기뻐서, 눈사람한테 목도리를 둘러 줬는디, 집으로 돌아가 엄니한테 죽도록 얻어터졌다 아이가.” (86쪽)

 

 

 

 


  타카하시 신 님이 빚은 만화책 《유키×츠바사》(대원씨아이,2013) 둘째 권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이가 나오고, 목소리를 좀처럼 안 내려는 아이가 나옵니다. 둘은 굳이 입을 안 엽니다. 하나는 목소리를 못 내고, 다른 하나는 목소리를 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둘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눠요. 마음으로 사랑을 속삭이고, 마음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이 꿈틀거립니다. 마음에서 자라는 꿈이 있어요.


- ‘선배가 마음속으로 하는 말은 나한테밖에 안 들려서, 가끔 너무나 창피하다. 그런데, 너뮤 유치하고 창피하지만, 두근두근 설렌다.’ (113쪽)
- ‘덕분에 바보 같은 나도 깨달았다. 선배가 그토록 도둑맞은 악기를 찾고 싶어하는 이유. 선배에게 이 악기는 목소리라는 걸. 언제나 언제나 이렇게 큰 목소리로 자신이 여기에 있다고 부르짖었다는 걸. 마치 노래처럼.’ (152쪽)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목이 터져라 입으로 외치면 사랑일까요. 민주란 무엇일까요. 정당 이름에 넣거나 기자회견을 하면서 내세우면 민주일까요. 평등이란 무엇일까요. 남들 앞에서 보여주거나 말하면 평등일까요.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학교에 넣기만 하면 교육일까요. 농사란 무엇일까요. 농약을 치든 화학비료를 뿌리든 아무튼 땅에서 거두기만 하면 농사일까요.


- ‘하지만 내 마음 저 밑바닥에선 분명 선배의 그 깊숙한 내면을 알고 싶었나 보다.’ (204∼205쪽)


  마음을 알기에 사랑이 됩니다.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으니 사랑이 안 됩니다. 마음을 아끼기에 사랑으로 자랍니다. 마음을 아끼려 하지 않으니 사랑이 안 됩니다. 마음을 보듬고 보살피려는 눈빛이 맑기에 사랑이 됩니다. 마음을 보듬으려 하지 않고 보살피려 하지 않으니 흐리멍덩한 눈빛이 되고 말아 사랑하고 멀어집니다.


  그리고, 마음을 알 때에 민주를 이룹니다. 마음을 나누면서 평화로 나아갑니다. 마음을 보듬으면서 정치도 교육도 경제도 문화도 복지도 올바로 세웁니다. 마음을 보살피지 않는 이들은 아무것도 못 합니다. 마음을 따스하게 품지 않는 동안에는 스스로 무너집니다.


  마음을 열어 사랑을 해요. 그래야 함께 웃습니다. 마음을 활짝 펼쳐 꿈을 키워야. 그래야 서로 즐겁습니다. 4347.1.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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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 열매 책읽기

 


  꽃이 피면 열매를 맺는다. 열매를 맺으면 씨앗을 떨군다. 씨앗을 떨구면 새롭게 자라날 어린나무를 보듬는다. 돌고 돌면서 푸른 숨결이 자란다. 흐르고 흐르면서 붉은 빛이 짙다. 작고 하얀 찔레꽃이 남기는 찔레 열매는 붉다. 가을날 숲과 들에 붉은 빛깔 남기는 찔레 열매는 작은 새들을 부른다. 큰 새는 가시 비죽비죽 돋은 찔레나무 덤불로 깃들지 못한다. 가볍게 나뭇가지에 앉아 콕콕 부리질 할 수 있는 작은 새들이 찔레 열매를 차지한다.


  붉은 열매 한 톨 톡 딴다. 손바닥에 올려놓고 들여다본다. 아이한테 내밀어 맛을 보라 한다. 어떤 가을빛이 이 열매에 스몄을까. 어떤 가을빛이 이 열매에 깃들었을까. 새들은 이 열매를 먹으면서 무엇을 생각할까. 작은 열매를 먹는 작은 새는 배고픔을 달래면서 어떤 기운을 차릴까. 숲은 언제나 모든 목숨을 살뜰히 아낀다. 4347.1.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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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아끼는 어린이

 


  졸린 작은아이를 수레에 태우고 들마실 나온 날, 자동차 없는 호젓하고 판판한 시골길을 지나다가 문득 수레에서 손을 뗀다. 알아서 천천히 잘 굴러가겠거니 하면서. 큰아이는 “안 돼, 보라야!” 하면서 아주 천천히 느릿느릿 굴러가는 수레 앞으로 달려간다. 살짝 비알이 진 길에서 수레는 우뚝 멈춘다. 동생은 수레에서 아무 걱정이 없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큰아이는 동생을 알뜰히 아껴 준다. 벼리야, 설마 네 아버지가 동생을 저 멀리 보내겠니. 4347.1.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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