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22) 전가의 2 : 전가의 보검

 

‘교칙 위반에 따른 징계’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휘두르는 전가의 보검이다. 특히나 사립학교는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교사든 학생이든 가리지 않고 이 칼맛을 보여준다
《현병오-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양철북,2013) 34쪽

 

  “대부분(大部分)의 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나 “학교마다 거의 다”로 손봅니다. ‘보검(寶劍)’은 “보배로운 칼”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보배칼’입니다. ‘특(特)히나’는 ‘더욱이나’나 ‘더군다나’로 손질하고, “자기(自己) 입맛에”는 “제 입맛에”로 손질합니다.

 

 학교에서 휘두르는 전가의 보검이다
→ 학교에서 휘두르는 칼이다
→ 학교에서 휘두르는 무서운 칼이다
→ 학교에서 마구 휘두르는 칼이다
→ 학교에서 옛날부터 휘두르는 칼이다
→ 학교에서 오랫동안 휘둘러 온 칼이다
 …

 

  보기글 뒤쪽을 살피면, 학교에서 교칙을 놓고 휘두르는 징계란 ‘칼’과 같구나 하고 알 수 있습니다. 곧, “학교에서 휘두르는 전가의 보검”이란 “학교에서 휘두르는 칼”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교칙을 내세워 휘두르는 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에요. 오래된 일입니다. 이런 느낌을 담아 “학교에서 옛날부터 휘두르는 칼”이라든지 “학교에서 오랫동안 휘둘러 온 칼”처럼 새롭게 손질할 수 있어요.


  이 보기글을 쓰신 분은 “전가의 보검”이 무엇을 뜻하거나 가리키는가를 잘 알는지 모르지만, 이 보기글을 읽는 사람들은 이 글월이 무엇을 뜻하거나 가리키는지 잘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말사전을 여러 차례 뒤적인다 하더라도 잘 알기 어렵습니다. 쉽고 알맞으며 바르게 쓰면 좋겠습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교칙 위반에 따른 징계’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 예전부터 휘두르는 칼이다. 더군다나 사립학교는 제 입맛에 맞지 않으면 교사이든 학생이든 가리지 않고 이 칼맛을 보여준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

 

'전가의 1' 다듬은 이야기 보기

=> http://blog.aladin.co.kr/hbooks/5410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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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는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본문편집이 끝났다. 피디에프파일로 먼저 한 번 살폈고, 오늘 교정지를 받아서 본문편집으로 앉힐 때에 깨진 글자를 찾고 살피면 된다. 1월에 마지막 교정을 마치면 2월에 인쇄소로 보낼 수 있고, 2월 끝무렵에는 고운 책으로 태어나리라 생각한다.

 

내가 쓴 내 책이지만, 이제껏 나온 책 가운데 가장 곱게 잘 나온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바탕으로 이 다음 책은 이보다 곱게 갈무리하는 책이 되기를 꿈꾼다. 본문그림 그려 주신 강우근 님한테 새삼스레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편집을 맡아 준 분들한테도, 또 책을 펴내 주실 책마을 일꾼한테도 모두 고맙다는 인사를 미리 띄운다.

 

+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전자책이 나왔다. 전자책 값은 그리 싸지는 않은 듯하다. 그런데, 어느 모로 보면 전자책 값을 출판사에서 더 낮추기 어려울 수 있으리라 느낀다. 전자책으로든 종이책으로든, 이 책을 읽는 분들이 '한국말을 즐겁게 쓰는 삶'과 '중국말과 중국글자와 일본 말투를 한국말로 번역해야 하는 오늘날 우리 삶'을 잘 헤아리고 살필 수 있기를 빈다.

 

+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본문 맛보기~~~~ ^^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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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열매 책읽기

 


  고흥에 깃든 뒤 치자꽃을 처음 보았다. 아니, 다른 데에서도 치자꽃을 보았을 수 있으나, 다른 데에서는 치자꽃인지 아닌지 모르며 살았다. 마을에서 치자꽃밭 돌보는 할배가 한 분 있고, 면소재지 언저리에 치자나무 돌보는 할배가 한 분 있다. 이 옆을 지날 적마다 치자나무를 들여다보고 치자잎과 치자꽃을 늘 마주한다.


  그동안 치자열매는 제대로 눈여겨보지 못했다. 고흥살이 여러 해만에 드디어 치자열매를 제대로 바라본다. 치자열매가 이런 빛이었네. 치자열매를 만지니 이런 느낌이었네. 치자열매한테서 이런 냄새가 흐르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코로 맡는다. 살갗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찬찬히 헤아린다. 이 시골에서 오래도록 살아오며 치자를 곁에 둔 할매와 할배는 그동안 어떤 빛과 냄새와 무늬와 맛을 맞이했을까. 치자열매를 만진 손에는 어떤 빛과 냄새와 무늬가 스몄을까.


  기름밥 먹는 일꾼 손에서는 기름내음이 난다. 치자꽃 만지는 일꾼 손에서는 치자내음이 나겠지. 흙일꾼 몸에서는 흙내가 감돌 테고, 물일꾼, 그러니까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 몸에서는 물내음이나 바다내음이나 소금내음이 감도리라 느낀다. 먹는 밥이 삶이 되고 몸이 된다. 맞이하는 바람이 숨결이 되고 넋이 된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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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14 09:32   좋아요 0 | URL
치자꽃! 향기가 무척 좋은 하얀색의 꽃이지요~?^^
치자열매가 저렇게 생겼군요~
치자로 물도 들인다는데, 저 열매로 들이는거죠?
언젠가 부활달걀을 노랗게 물들일 때, 치자염료를 썼던 것 같아요~*^^*

파란놀 2014-01-14 09:47   좋아요 0 | URL
아마 이 열매로 물을 들이지 싶어요.
저도 거기까지는 모르지만,
머잖아 하나하나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하얀 꽃에 붉은 열매가
참 남달라요.
치자나무도 겨우내 잎을 그대로 다는 나무인 듯해요.
 

[시로 읽는 책 100] 재미있게

 


  누가 들여다보지 않아도 꽃은 붉다.
  누가 쳐다보지 않아도 바람은 맑다.
  누가 떠올리지 않아도 숲은 푸르다.

 


  스스로 재미있다고 여기는 삶을 누릴 때에 재미있습니다. 남이 보기에 재미있는 일이 아닌, 남이 보기에 멋진 일이 아닌, 남이 보기에 대단한 일이 아닌, 스스로 재미있게 삶을 일구는 길로 나아갈 때에 즐겁고 재미나며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하는지 가만히 지켜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과 학교에 길든 아이들이 아니라, 언제나 스스로 놀이를 빚고 누리며 즐기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지켜봅니다. 아이들은 저희끼리 실컷 놉니다. 흙을 파먹든 흙을 주무르든 저희끼리 신나게 웃고 노래하면서 놀아요. 놀이터나 놀이공원이 있어야 하지 않아요. 놀 수 있는 틈이 있어야 하고, 놀도록 풀어놓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짓는 웃음에서 맑은 빛이 흘러나와 지구별을 포근하게 감싸는 사랑이 됩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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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선물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9
펄 벅 지음, 이상희 옮김, 김근희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33

 


선물은 어디에서 오는가
― 아주 특별한 선물
 펄 벅 글
 김근희 그림
 이상희 옮김
 길벗어린이 펴냄, 2006.11.20.

 


  선물은 하늘에서 똑 떨어집니다. 참말 하늘에서 똑 떨어집니다. 바라고 바라며 또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즐기는 사람들은 하늘에서 똑 떨어지는 선물을 받습니다. 바라고 바라며 또 바라는 마음으로 삶을 가꾸고 일구니, 어느 날 하늘에서 선물이 똑 떨어집니다.


  선물은 땅에서 퐁 하고 솟습니다. 참말 땅에서 퐁 솟습니다. 꿈꾸고 꿈꾸며 다시 꿈꾸는 넋으로 하루를 빚는 사람들은 땅에서 퐁 솟는 선물을 받습니다. 꿈꾸고 꿈꾸며 또 꿈꾸는 넋으로 사랑을 빛내고 돌보니, 어느 날 땅에서 선물이 퐁 솟습니다.


  선물은 마음에서 스르르 배어나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땅에서 솟기도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선물이 스르르 배어나오곤 합니다. 내가 나한테 주는 선물입니다. 스스로 노래하고 춤추는 삶을 아끼고 보듬으니, 마음속에서 선물이 배어나와 하루가 즐겁습니다.


.. 그는 갑자기 눈을 떴습니다. 새벽 네 시, 우유 짜는 일을 거들라고 아버지가 늘 자기를 깨우던 시각이었습니다. 어릴 적 습관이 여태껏 남아 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지요. 벌써 오십 년이 지난 옛 일이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도 삼십 년이 되었는데 ..  (5쪽)


  곰곰이 돌아보면, 모든 선물은 웃는 사람한테 찾아갑니다. 어떤 선물이든 노래하는 사람한테 찾아가지요. 웃지 않는 사람한테 선물이 찾아가지 않아요. 노래하지 않는 사람한테 선물이 찾아갈 일이란 없어요.


  즐겁게 웃고 사이좋게 웃는 사람은 날마다 선물꾸러미입니다. 기쁘게 노래하고 사랑스레 노래하는 사람은 언제나 선물보따리입니다. 내가 나한테 선물하기도 합니다. 내 이웃 모두한테 선물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아침저녁으로 재잘거리는 목소리는 삶을 밝히는 선물입니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차려서 내미는 밥상은 삶을 가꾸는 선물입니다. 아이들이 달려들며 품에 안기는 몸짓은 삶을 빛내는 선물입니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입히는 옷은 삶을 일구는 선물입니다.


  선물은 늘 마음에서 마음으로 흘러요. 선물은 늘 마음으로 지어서 마음으로 건네요. 선물은 늘 마음으로 받고 마음으로 누립니다.


.. 그는 행운아였습니다. 아내의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그가 아내에게 사랑을 줄 수 있었던 것 또한 큰 행운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기쁨입니다. 세상에는 사랑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  (33쪽)


  펄 벅 님 글에 김근희 님이 그림을 붙인 《아주 특별한 선물》(길벗어린이,2006)을 읽습니다. 아이들과 즐기는 그림책을 으레 어버이인 내가 사서 아이들한테 선물하듯 건네며 함께 읽는데, 모처럼 그림책 하나를 선물받았습니다.


  선물이란 무엇일까요. 선물은 서로를 얼마나 기쁘게 할까요. 선물 한 점은 우리 삶을 얼마나 아름답게 꾸미는가요.


  사랑받는 삶도 선물이지만, 사랑하는 삶도 선물입니다. 누군가 나한테 사랑해 주기만을 바라는 선물을 기다릴 수 있겠지만, 언제나 내 마음속 사랑을 내 둘레 이웃한테 즐겁게 나누어 주는 선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읽는 책이니, 번역글에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기를 바라요. 이를테면, 한국말 ‘버릇’이 있으니 ‘습관’ 같은 한자말은 안 써도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기쁨입니다” 같은 글월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이 글월은 이 그림책에서 아주 뜻있는 한 마디인 만큼 더 마음을 기울여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으면 살아가면서 참으로 기뻐요”라든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참다운 기쁨입니다”처럼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의 + (무엇)한 + (이름씨 꼴 그림씨)’로 엮는 글투는 일본 글투나 번역 글투예요. 먼먼 옛날부터 이어온 한국사람 글투는 이런 모양새가 아닙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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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14 09:40   좋아요 0 | URL
'모든 선물은 웃는 사람에게 찾아갑니다.'
'즐겁게 웃고 사이좋게 웃는 사람은 날마다 선물꾸러미입니다.'-
예~ 오늘도, 선물꾸러미로 살아가야겠어요~*^^*

파란놀 2014-01-14 09:46   좋아요 0 | URL
appletreeje 님 고운 선물에 힘입어 즐겁게 누리고
즐겁게 느낌글을 갈무리했어요.

어제도 오늘도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즐겁게 하루를 누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