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으로 종이를 만드는 코끼리 아저씨 - 코끼리 똥으로 만든 재생종이 책 동물과 더불어 그림동화 3
투시타 라나싱헤 지음, 류장현.조창준 옮김, 로샨 마르티스 그림 / 책공장더불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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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32

 


똥종이, 흰종이, 빛종이
― 똥으로 종이를 만드는 코끼리 아저씨
 투시타 라나싱헤 글
 로샨 마르티스 그림
 류장현·조창주 옮김
 책공장더불어 펴냄, 2013.10.3.

 


  어릴 적 일을 떠올리면, 어머니는 종이 한 장 허투루 버린 적이 없습니다. 버릴 종이가 없습니다. 신문종이가 되든 광고종이가 되든 모두 모읍니다. 학교에서는 다달이 폐품수집을 한다며 신문과 책과 종이를 내도록 시켰습니다. 이때에 내야 하는 종이를 여느 때에 바지런히 모으기도 해야 했지만, 종이는 요모조모 쓸 곳이 많습니다. 한 쪽이 빈 종이이든 두 쪽 모두 이것저것 꽉 찬 종이이든 모두 건사합니다. 찬장이나 옷장을 받칠 적에 종이를 댑니다. 나물을 다듬으면서 마룻바닥에 종이를 댑니다. 달력종이는 책싸개로 씁니다. 새 학기철이 되면 학교에서 받은 교과서를 달력종이로 싸느라 부산합니다. 달력종이로 교과서를 싼 뒤 겉에 정갈한 글씨로 교과서 이름과 숫자와 이름을 적습니다.


  나는 나대로 종이 쓸 곳이 많습니다. 딱지를 접어야 합니다. 요모조모 종이접기를 합니다. 껌을 씹건 과자를 먹건, 겉종이를 하나도 안 버립니다. 껌종이는 종이접기로 쓰고, 과자상자는 딱지를 접거나 다른 만들기를 할 적에 알뜰히 씁니다. 길을 가다가도 길에 구르는 종이를 보면 얼른 줍습니다.


  이웃들도 종이를 알뜰히 건사합니다. 동무들도 종이 한 장을 아쉽게 여깁니다. 스케치북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동무가 있습니다. 미술 수업 있을 적에 그림종이 하나 5원 주고 산다든지, 두꺼운종이 하나 20원 주고 사는 동무가 있습니다. 그림종이를 살 돈이 없어 종이를 빌리는 동무가 있었어요.


  딱지치기를 하려고 빈 우유곽을 잘 펼쳐서 쓰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급식을 한다며 받아서 마시게 하는 우유가 있는데, 우유를 다 마신 뒤 잘 씻어서 말린 뒤 손으로 예쁘게 뜯습니다. 우유곽은 두꺼우니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면서 딱지를 접습니다. 때로는 개구리를 접습니다. 우유곽 딱지나 개구리는 무척 힘이 세고 잘 나갑니다.


  중학교에 들어서니 동무들이 딱지치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개구리는 곧잘 접습니다. 학교 앞에서 학원 광고종이 따위를 나눠 주면 잘 받아서 모은 다음 종이비행기를 접습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수북하게 쌓이는 학원 광고종이를 모아서 종이비행기를 잔뜩 접습니다. 학교에서 창문을 열면 보이는 화학공장 쪽으로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놀았어요.

 

 


.. 지금 얼마 남지 않은 숲이 파괴되고 있어요. 사람들이 나무를 너무 많이 베고 있거든요. 우리의 먹을거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  (7쪽)


  어릴 적부터 집에서나 학교에서도 ‘종이 한 장’ 만들어서 얻는 이야기를 곧잘 들었습니다. 종이 한 장을 얻어 쓰면서 늘 이 대목을 헤아렸습니다. 국민학교 다닐 적에 종이그림 한 장 함부로 쓰지 못했어요. 그러나 누가 종이를 아껴서 쓰라고 시키지는 않았어요. 종이를 함부로 쓰는 동무도 있었으니까요. 국민학교에서는 종이를 마구 쓰거나 버리는 동무를 못 봤지만, 중학교부터는 종이쓰레기가 학교에 넘쳐요. 무엇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폐품 모으기를 안 했습니다.


  종이 한 장을 어떻게 얻는지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무엇보다 나무가 있어야 합니다. 나무를 베어야 합니다. 벤 나무를 짐차로 끌어서 날라야 합니다. 공장에서 나무를 알맞게 자릅니다. 알맞게 자른 나무를 다스립니다. 이동안 기계를 움직여야 할 텐데, 기계를 움직이자면 전기나 석유가 있어야 합니다. 전기는 발전소를 돌려서 얻습니다. 발전소는 석유나 석탄이나 우라늄으로 돌리는데, 발전소에서 전기를 얻기까지 발전소라는 건물을 짓느라 또 엄청나게 많은 자원을 쓰고 전기를 씁니다. 석유를 얻을 적에도 엄청나게 많은 자원을 쓰고 전기를 써야 해요. 마지막으로 종이공장에서 종이를 만들 적에도 전기와 석유를 많이 씁니다. 그리고, 공장을 돌리는 만큼 쓰레기와 매연이 나옵니다.


  이렇게 만든 종이를 우리가 쓰려면, 종이공장에서 짐차에 실어서 가게로 나릅니다. 문방구로든 백화점으로든 할인마트로든 나릅니다. 가게에서 종이를 사려고 걸어서 가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고, 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갈 수 있어요. 택배로 종이를 산다면 누군가 짐차를 몰아서 우리 집까지 올 테지요.


  그냥 얻어서 쓰는 종이가 없듯이, 그냥 얻어서 쓰는 물건은 없습니다. 어느 물건이든 공산품을 쓴다면 엄청나게 많은 자원과 물과 전기를 씁니다. 이러면서 바람과 물과 숲을 더럽히는 쓰레기와 매연을 내놓아요. 한낱 종이 한 장으로 여길 수 없습니다.

 

 


.. 먹을 것을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다가 코끼리도 사람도 많이 죽었어요. 사람과 코끼리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11쪽)


  투시타 라나싱헤 님이 글을 쓰고 로샨 마르티스 님이 그림을 그린 《똥으로 종이를 만드는 코끼리 아저씨》(책공장더불어,2013)를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책이름처럼 ‘똥으로 만든 종이’로 만들었습니다. 똥 가운데 코끼리가 눈 똥으로 만든 종이로 책을 만들었어요. 코끼리 가운데에서 스리랑카에서 살아가는 코끼리가 눈 똥으로 종이를 만들었고, 또 스리랑카에서 책으로 묶어서 한국으로 왔다고 합니다.


  스리랑카에는 ‘사회 기업 막시무스’가 있다고 해요. 이 회사에서는 코끼리가 누는 똥으로 종이와 책과 여러 물품을 만든다고 해요. 스리랑카에서는 이렇게 코끼리똥으로 종이와 책을 만든다는데, 코끼리가 많이 사는 태국에서도 코끼리똥으로 종이와 책을 만든다고 하네요.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하구나 싶어요. 왜냐하면, 코끼리는 풀을 먹어요. 종이는 섬유질이에요. 나무로 종이를 만들 적에는 섬유질로 만드는 셈입니다.


  그러면, 옛날 옛적에 살던 시골사람이 누는 똥으로도 종이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우리 겨레뿐 아니라 이웃나라에서도 시골에서 흙을 일구는 사람들은 흙밥을 먹었어요. 풀밥을 먹었습니다. 고기 먹을 일이 거의 없거나 고기를 아예 안 먹고 흙을 일구어 밥을 먹었어요. 오늘날까지도 풀밥을 먹고 풀똥을 눈다면, 사람이 누는 똥으로도 얼마든지 종이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러나, 사람이 누는 똥으로는 흙기운을 되살려서 다시 흙을 일구는 거름으로 씁니다.


.. 어린이 여러분이 어른들에게 말해 주세요. 사람들이 우리 똥으로 종이나 물건을 만들면서 일자리를 가질 수 있으니 코끼리를 죽이면 안 된다고요. 그러면 사람과 코끼리 모두 평화롭게 오래 함께 살 수 있을 거예요 ..  (27쪽)

 

 


  옛날에 시골에 살던 사람들한테는 굳이 종이를 만들어야 할 까닭이 없었으리라 생각해요. 종이를 만드느라 ‘아까운 똥’을 쓸 수 없었으리라 여겼지 싶어요. 참말, 지난날에는 여느 시골마을 여느 사람들은 책을 읽지도 않았고 글을 쓰지도 않았어요. 여느 시골마을 여느 사람이 읽도록 ‘한국말을 한국글에 담아 책을 엮은’ 일도 없어요. 세종 큰임금이 훈민정음을 만들기는 했어도, 시골사람이 읽도록 글을 쓰거나 책을 묶은 일은 한 차례도 없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골사람이 읽을 만한 글이나 책이 나왔어요. 이를테면, 윤봉길 님이 쓴 《농민독본》이 있어요.


  오늘날에도 여느 시골마을 여느 사람이 읽을 만한 책을 묶거나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책이 수없이 쏟아지지만, 이 가운데 시골 할매와 할배가 읽을 만한 책은 거의 없습니다. 아니, 아예 없다고까지 할 만합니다. 어린이책은 엄청나게 나오지만, 이 어린이책 가운데 시골마을 시골아이가 즐겁게 읽을 이야기책은 매우 드물어요.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흙을 만지고 살아갈 아이를 헤아리면서 어린이책을 쓰는 어른은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곰곰이 돌아보면, 예나 이제나 시골사람은 따로 종이를 만들지 않고, 따로 종이책을 누리지 않습니다. 나무나 풀이나 똥으로 종이를 만들어 책을 묶을 만하지만, 종이에 글을 써서 책을 누리기보다는 나무를 나무대로 누리고 풀을 풀대로 누리며 똥을 똥대로 누립니다. 나무를 바라보면서 나무를 읽어요. 흙을 만지면서 흙을 읽습니다. 하늘을 읽고 바다를 읽습니다. 날씨를 읽고 철을 읽습니다. 마음을 읽고 사랑을 읽어요.


  책은 종이책만 책이 아닙니다. 삶책이 있고 사람책이 있습니다. 마음책과 사랑책이 있어요. 풀책과 꽃책이 있습니다. 온누리를 그득 밝히는 온갖 책이 있어요.


  똥종이로 밑을 닦을 수 있지만, 풀잎으로 밑을 닦을 수 있습니다. 흰종이에 연필이나 물감이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나뭇가지로 흙바닥이나 모래밭에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빛종이를 곱게 접어 예쁜 놀잇감 꾸밀 수 있지만, 풀잎과 풀줄기로 인형을 만들고 목걸이와 반지와 팔찌를 만들어 놀잇감 즐길 수 있습니다.


  종이에 깃드는 숨결이란 푸른 바람입니다. 종이에 감도는 내음이란 빗물과 흙이 얼크러진 내음입니다. 종이에 서리는 무늬란 햇볕이 베푼 무늬입니다. 종이에 흐르는 빛이란 즐겁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나누는 사랑이 밝히는 빛입니다. 4347.1.1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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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1-15 13:27   좋아요 0 | URL
사람과 코끼리가 함께 살 수 있는, 님의 닉네임처럼 함께살기를 지향합니다. ^^

파란놀 2014-01-15 13:32   좋아요 0 | URL
둘이 함께,
또 코끼리뿐 아니라
풀과 나무도 사이좋게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빌어요~
 


  삶이 언제나 사진이 된다. 삶은 늘 이야기가 된다. 삶이기에 노상 꿈이고 사랑이면서 웃음이다. 멀리 둘러보지 않아도 좋다. 사진이 될 삶은 바로 우리 곁에 있으니. 이야기가 될 삶은 바로 나 스스로 일구는 삶이니. 꿈이면서 사랑이요 웃음인 삶이란 서로서로 가꾸고 일구니. 사진책 《아이스께끼 파는 여인》은 어떤 사진을 어떤 눈빛으로 마주하면서 담은 이야기를 들려줄까. 바로 우리 곁 삶을 들려주고, 우리 스스로 살아가는 나날을 보여준다. 오늘 이곳에 있는 삶을 노래하고, 오늘 우리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는 사람하고 손을 잡는다. 예술이 되어야 할 사진이 아니라, 삶으로 넉넉하면 즐거운 사진이다. 문화가 되어야 할 사진이 아니라, 사랑이 그득그득 숨쉬면 아름다운 사진이다. 즐거운 삶이니 예술과 같고, 아름다운 사랑이니 문화와 같다. 삶을 삶 그대로 누리면서 사진을 사진 그대로 즐길 때에 함께 어깨를 겯으면서 웃고 노래한다. 4347.1.1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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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께끼 파는 여인- 박대원 사진집
박대원 사진, 박태희 글 / 안목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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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들

 


  흔히 ‘빈들’이라 하는 겨울들이다. 나락이 없어 ‘빈’들이라 하는데, 겨울들에는 나락이 없을 뿐, 수많은 숨결이 깃들어 조용히 쉰다. 사람들 눈썰미로는 나락을 베어 없다고 할 만하지만, 다른 풀싹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려 하고, 온갖 풀씨가 이곳에 날아와 조용히 겨울잠을 잔다. 봄부터 가을까지 질퍽질퍽한 흙이 되어 나락을 보듬는 논이요 들인데, 물이 찰랑이는 논에서 다른 풀씨가 살아남기는 어렵지만, 겨울 거치고 봄이 오기까지 갖가지 들풀이 자라서 꽃을 피우고 어느새 씨앗까지 날리곤 한다. 풀씨는 논흙에서 가을걷이 끝나고 겨울이 찾아오기를 기다렸을까. 가을걷이를 마칠 무렵 논둑이나 밭둑이나 다른 들에서 풀씨가 날아와 살며시 깃든 뒤 겨울이나 봄에 활짝 피어나거나 돋을까.


  나락을 벤 들은 누르스름한 겨울빛이다. 처음에는 누런 빛깔이지만 비와 눈과 바람과 햇볕에 바래면서 차츰 희뿌연 빛깔로 달라진다. 볏모가 여름 지나 가을 되는 동안 빛깔이 달라지듯이, 빈들도 한겨울로 접어들면 새로운 빛깔이 된다. 날마다 살짝살짝 새로운 빛이 드리우는 들판에 선다. 4347.1.1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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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15 09:09   좋아요 0 | URL
'빈들'이라는 말을 읽으니 어렸을 때 무턱 좋아했던
테너 엄정행 님의 '고향의 노래'가 다시 생각나 듣고 있습니다~

파란놀 2014-01-15 12:06   좋아요 0 | URL
'빈'들이란 없지만,
어쨌든 '빈들'이라는 낱말 느낌이
참 곱다고 느껴요.
그리고 '겨울들'도 그렇고요.
오늘도 따사로운 햇볕이 우리 나라 골고루 내리쬐는구나 싶어요.
 


  지구별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고 수많은 겨레가 있다. 수많은 나라마다 수많은 마을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다 다른 삶터에 걸맞게 다 다른 사랑을 차곡차곡 보듬으면서 어깨동무한다. 그림책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 나라는?》은 지구별 여러 나라에서 살아가는 짐승들이 저마다 어떤 삶을 누리는가를 보여준다. 한참 이 책을 읽다가 문득 한 가지 궁금하다. 이 책을 쓴 분이 ‘한국에 있는 짐승’을 이야기한다면, 한국에서는 어떤 짐승과 어떤 삶을 이야기할까? 우리는 이 나라 한국에 어떤 짐승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 한 가지 떠오른다. ‘한국에서 사는 도룡뇽’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엄청난 막개발과 막공사로 짐승들이 모조리 죽는 나라’로 한국을 그릴 만하리라. 동강에서 살아가는 쉬리를 누군가 말했더니 동강에서 ‘물살타기 놀이’를 해대고, 동강에 ‘쉬리낚시’를 하러 가는 사람이 바로 한국사람이기도 하니까. 4347.1.1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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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 나라는?- 먼먼 나라 별별 동물 이야기
마르티나 바트슈투버 글 그림,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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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 보니, 날이 갈수록 '당차다'라든지 '야무지다'를 알맞게 쓰는 분을 보기

몹시 어렵구나 싶어요.

저 또한 말뜻을 자꾸 돌아보고 되새기지 않으면

이런 낱말을 제때 제자리에 못 쓰겠다고 느낍니다.

 

..

 

다부지다·야무지다·당차다·올차다·똑부러지다
→ 솜씨가 없지만 단단한 몸이라면, 몸은 작지만 힘차게 어떤 일을 하려고 나선다면, 이때에는 ‘야무지다’고 해요. 일을 잘 하면서 힘든 일도 잘 견딘다고 할 때에는 ‘다부지다’입니다. ‘당차다’는 ‘다부지다’하고 비슷한 느낌이지만, ‘당차다’에는 굳으면서 똑똑한 느낌을 담습니다. 몸집이나 키나 나이가 적으면서도 씩씩하고 튼튼한 모습을 가리킬 때에 ‘당차다’를 써요. ‘올차다’도 ‘다부지다’하고 비슷한 뜻과 느낌으로 쓸 수 있지만, “모자라지 않고 단단하다”는 느낌을 드러내기에 살짝 다릅니다. 그리고, ‘똑 부러지다’나 ‘똑 소리 나다’ 같은 말을 널리 쓰지만, 아직 이 말은 한 낱말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 말이 한국말사전에 실리거나 안 실리거나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써요. ‘똑’ 소리가 나듯 똑똑히 맺고 끊는 모습을 빗대어 어떤 일을 잘 한다고 할 적에 ‘똑부러지다’라 할 수 있습니다.

다부지다
1. 생김새가 튼튼하고 힘이 있어 보이다
 - 다부진 생김새를 보니 믿음직하다
 - 젊을 적 어머니 사진을 보니 다부진 몸에 맑은 눈빛이다
2. 일하는 솜씨나 모습이 빈틈이 없고 씩씩하다
 - 어릴 적부터 집일을 거들었기 때문인지 무척 다부지다
 - 어떤 일이든 다부지게 해내니 모두들 좋아한다
3. 힘든 일을 잘 견디다
 - 모내기를 처음 해 볼 텐데, 참 다부지게 하는구나
 - 짐이 무거웠지만 빙긋 웃으면서 다부지게 나른다
야무지다
: 마음씨나 생각이나 꿈이나 몸가짐이 단단하면서 힘이 있다
 - 우리 동생은 얼마나 야무진지 몰라
 - 내 짝꿍은 언제나 야무지게 말도 잘 하고 함께 잘 논다
당차다
: 나이가 어리거나 작은 몸집이지만 말이나 생각이나 몸가짐이 힘있고 굳고 똑똑하며 세어 어디에 있더라도 굽히거나 흔들리지 않다
 - 언제나 당찬 언니를 보고 배워요
 - 모두 내가 진다고 말하지만, 당차게 한 마디를 했다
 - 누가 무어라 해도 나는 당차게 저 산 너머로 걸어갈 테야
올차다
1. 모자라거나 허술하지 않고 단단하면서 힘이 넘치다
 - 작은 일도 늘 올차게 해야 즐겁다
 - 올차게 살아가는 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기운을 낸다
2. 곡식 알이 일찍 들다
 - 올해에도 벼 이삭이 올차다
 - 여름 내내 햇볕이 좋아 논마다 곡식이 올찼어
똑부러지다
: 어떤 일이든 똑똑히 맺고 끊으며 올바르게 잘 한다
 - 심부름 하나만큼은 똑부러지게 잘 할 수 있어요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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