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대기놀이 2 - 후박나무까지

 


  작대기를 두 손으로 쥐고 흔드는 네 살 산들보라가 마당을 이리저리 걷다가 평상을 밟고 올라선다. 그러더니 후박나무 가지 끝을 작대기로 툭툭 건드린다. 네 키가 아직 작아 손이 안 닿으니 작대기로 후박나무를 건드리고 싶었니? 그렇지만 작대기로 나뭇가지를 자꾸 치면 나무가 아야 한단다. 예뻐해 주어야지. 4347.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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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2-08 19:44   좋아요 0 | URL
너무너무 귀여워요~^^

파란놀 2014-02-08 23:41   좋아요 0 | URL
아주 귀여운 아이입지요~ ^^
 

산들보라 울보 될랑 말랑

 


  누나는 저 앞으로 싱 달리고, 아버지는 누나와 저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걷고, 산들보라는 어기적어기적 걸음이 더디고. 이리하여 산들보라는 늘 꼬랑지에 처져 울먹울먹 울보가 될랑 말랑 한다. 보라야, 너도 누나처럼 씩씩하게 달려야지. 네 누나는 일곱 살이고 키가 자라서 저렇게 잘 달리지 않아. 네 누나는 너보다 어릴 적에도 언제나 아버지보다 앞장서서 달리면서 놀았어. 너도 신나게 달려야지. 울보가 되지 말고. 4347.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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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가면》이 엄청나게 사랑을 받는 동안, 이 만화책에 눈길을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1970년대부터 그린 만화가 2000년대를 넘어도 연재가 안 끝나니까. 연재가 다 끝나면 보아야겠다고 미적미적 미루다가 2008년이었지 싶다. 그때에 비로소 그때까지 번역된 책을 한꺼번에 장만해서 며칠만에 다 읽어냈다. 그러니, 2005년에 스즈에 미우치 님 단편만화가 세 권으로 두툼하게 나온 줄 까맣게 몰랐다. 절판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이 만화책을 찾으려고 헌책방을 다니며 살펴보았다. 《유리가면》에서는 깜찍한(?) 아이들만 나오는데, 《스즈에 미우치 단편》에는 ‘깜찍한 아이들이 겪는 끔찍한’ 이야기가 흐른다. 끔찍한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깜찍한 아이들은 용케 한복판으로 파고들어 문제를 끝까지 풀어내려고 한다. 어떤 마음밭으로 이러한 만화를 그릴 수 있었을까 놀라운 한편, 빙그레 웃음짓는 손길로 그리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란, 새삼스러운 재미와 아름다움을 베푸는구나 싶기도 하다. 두근두근 설레도록 하면서, 생각끈을 놓지 않도록 하는 단단한 짜임새가 참으로 싱그럽다. 만화란 바로 이렇구나 하고 다시금 깨닫도록 이끈다. 4347.2.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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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에 미우치 단편 1- 요귀비전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5월
4,800원 → 4,320원(10%할인) / 마일리지 240원(5% 적립)
2014년 02월 08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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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루베 준코 님 만화책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는 일본에서 1993년에 처음 나왔다. 이 만화는 연속극으로도 나와 널리 사랑받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만화책이 번역되기는 했지만 곧 판이 끊어졌다. 이야기가 애틋하고 눈물겨우면서 사랑스럽지만, ‘장애인 삶’을 다루는 만화책은 좀처럼 독자를 널리 얻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도,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 열 권에 이어 《신, 엄마 손이 속삭일 때》 열세 권이 번역되었고, 이분이 그린 다른 만화책 《푸른 하늘 클리닉》 여덟 권도 번역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이다. 더는 이분 작품을 한국에서 못 만난다. 참 힘든 한국 사회로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오랜만에 이 만화책을 다시 꺼내어 읽는다. 한국에서는 언제쯤 참다운 평등과 평화가 자리잡을 수 있을까 헤아려 본다. 한국에서는 언제쯤 학교에서 영어만 죽어라 가르치는 바보짓을 그만두고, 초등학교에서 점글이나 손말을 가르칠 수 있는지 곱씹어 본다.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배워야 할 말이란, ‘입시와 취업에 목을 매다는’ 영어가 아닌, 이웃을 사랑하고 아끼면서 어깨동무하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사랑’이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4347.2.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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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 1
카루베 준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0월
3,000원 → 2,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50원(5% 적립)
2014년 02월 08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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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찾아온 떠돌이 개

 


  그제부터 마을에 개 한 마리 생겼다. 누구네 개일까? 커다란 개 한 마리 키우는 이웃 할배가 있지만, 그분 집 말고는 개를 키우는 집은 없다. 그런데, 곱슬곱슬 털이 보드라운 개 한 마리 갑자기 나타났다. 척 보아도 집안에서 귀여움을 듬뿍 받으며 살던 개로구나 싶다. 그런데 이 개는 뜬금없이 이 시골마을에 왜 나타났을까? 키우던 사람이 있던 개일 텐데, 이 개는 왜 우리 마을을 떠돌면서 할매들 꽁무니를 좇았을까?


  개는 이리저리 떠돌다가 우리 집으로 온다. 우리 집에 아이들이 있어서 달라붙는 듯싶다가도 아이들보다 나를 자꾸 좇는다. 예전에 이 개를 키우던 어느 집에 아이들이 있고 나처럼 수염 나고 머리 긴 아저씨가 있었을까? 모르는 노릇이리라.


  큰아이는 두어 살 무렵 개한테 한 번 물리고는 개 가까이 가지 않았다. 조그마한 강아지 옆에서도 무섭다고 울었다. 그런데 이 떠돌이 개를 보고는 무서워하지 않는다. 발톱도 안 보이고 혀를 낼름 내밀면서 달라붙어 안기기만 하니, 또 털이 보들보들하니, 이 개를 무서워하지 않는가. 이와 달리 작은아이는 개를 무서워한다. 작은아이도 누나만큼 나이를 더 먹으면 개를 안 무서워할까. 혼자서 마당으로 내려가서 한참 잘 놀던 작은아이가 개가 무섭다며 대청마루에 앉아 멀거니 개만 바라본다. 개를 멀리 치우니 작은아이가 비로소 눈치를 보며 마당으로 내려와서 노는데, 대문 밖으로 내보낸 개가 대문 옆으로 난 틈으로 자꾸 들어오니, 작은아이는 평상에 주저앉은 채 꼼짝하지 못한다.


  떠돌이 개한테 국을 덥혀 밥 한 그릇 준다. 금세 바닥을 삭삭 긁어 다 먹는다. 우리 집 섬돌 한쪽에 앉아 떠날 줄 모른다. 얘야, 여기는 네 살 집이 아니란다. 우리 식구는 한 번 마실을 하면 여러 날 집을 비우니 너한테 밥을 챙겨 줄 수 없단다.


  떠돌이가 되고 만 이 개를 누군가 건사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나저나, ‘도시에서 귀여움을 받으며 살았구나 싶은 개’가 어쩌다가 이 깊은 시골마을에 덩그러니 놓였을까 알쏭달쏭하다. 4347.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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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2-08 09:53   좋아요 0 | URL
이 개도 도시보다 시골이 좋은가봐요 ^^
그나저나 주인을 찾아야할텐데...
따뜻한 국과 밥 먹여주셨다는 말씀에 마음이 훈훈합니다.

파란놀 2014-02-08 11:37   좋아요 0 | URL
제 느낌으로는

"도시에서 누군가 자가용으로 싣고 와서 이 외진 시골에 버렸다"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닭다리를 하나 주었고, 곧 새밥을 차려서 더 주어야지요...
(설날 음식이 이렇게 도움이 되는군요. 워낙 우리 집은 고기를 안 먹어서...)

시골에서는 가끔 이런 일이 있거든요.

그러거나 말거나, 이 아이가 복실복실한 털로 '따스한 고흥' 겨울을 잘 견디고, 새봄에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빌어 마지 않을 뿐이에요...

oren 2014-02-09 01:11   좋아요 0 | URL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저 귀여운 개가 주인을 잃었다면 그것도 안타까운 일이고, 혹시라도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았다면 더더욱 안타까운 일일 테고요.

저희 집에서도 9년째 요크셔 한마리를 데리고 사는데 온가족들이 외출시간이 길어질 때마다 그 녀석 걱정을 한답니다. 그래서 예정보다 조금만 일찍 귀가하게 되면 이구동성으로 '그 녀석이 좋아하겠군...' 하지요.

저 녀석도 어서 빨리 주인을 찾았으면 좋겠군요.

파란놀 2014-02-09 08:57   좋아요 0 | URL
마을에서 따로 이 아이를 건사하거나 돌보거나 밥을 주려는 집이 없는 듯해
우리 집 언저리에서만 맴돌면서
밥을 얻어먹어요.

이 아이가 우리 집에 오기 앞서는
마을 온갖 고양이들이 우리 집에서 놀았는데,
오늘 아침에 이 아이가 컹컹 짖으며
고양이를 쫓아내는군요.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