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를 읽는 동안 곰곰이 생각한다. 이 그림책을 서울로 마실을 와서 헌책방에서 일본판으로 만났다. 한글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한글판으로 읽는다고 해서 이 책에 깃든 넋을 제대로 못 짚을 까닭은 없지만, 한글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빛이 있다. 이래서 사람들이 여느 소설책을 읽더라도 애써 외국책을 따로 장만해서 읽기도 한다고 깨닫는다. 아무튼, 그림책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는 책이름에서 모두 다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책이름에 살짝 가린 이야기가 조용히 흐르기도 한다. 천 사람이 켜는 첼로 천 대에서 천 가지 노래와 바람이 흐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천 가지 노래는 ‘첼로’라고 하는 악기 하나인 한편, ‘사람’이라고 하는 숨결 하나이다. 언제나 다 다르면서 늘 모두 똑같다. 다 다른 숨결이 되어 다 다른 마을에서 살아가지만, 다 같은 사랑이 되어 다 같은 꿈을 노래한다. 그러니, 천 갈래 바람이 천 갈래 노래로 태어난다. 4347.2.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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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2016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 선정, 아침독서 선정, 2013 경남독서한마당 선정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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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 2016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 선정, 아침독서 선정, 2013 경남독서한마당 선정 바람그림책 6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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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마실을 하느라, 책 사진은 고흥으로 돌아가서 붙입니다~

 

..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48

 


아름답게 피어나는 소리
―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펴냄, 2012.6.29.

 


  모든 소리는 마음으로 듣습니다. 마음을 여는 사람이 소리를 듣습니다. 마음을 열지 않은 몸이라면, 스스로 받아들이고픈 소리가 아니라 둘레에서 울리는 소리가 스며듭니다.


  마음을 열지 않을 적에는 숲에 깃들어도 멧새가 지저귀는 노래를 듣지 못합니다. 마음을 열지 않으니 들에 서더라도 들풀과 들꽃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듣지 못합니다. 마음을 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구름이 들려주는 노래와 해님이 방긋 웃는 노래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오늘날 이 나라에 아름다운 노래가 울려퍼지지 않는다면, 오늘날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꾸 마음을 닫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닫은 채 지식만 꺼내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열려 하지 않으면서 지식과 학력과 재산과 권력 따위를 앞세워 모든 노래를 잠재우거나 짓밟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 “우리, 같이 연주하지 않을래?” 그 아이는 내 대답도 듣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언덕 위 풀밭에서 첼로 케이스를 열었다. “여기에서!” ..  (5쪽)


  나는 고3 입시 수험생이던 스물 몇 해 앞서도 시멘트감옥과 같은 교실에서 바람소리를 들었습니다. 교단에서는 교사가 한참 분필질을 하면서 침을 뱉지만, 내 마음은 창문 바깥에서 흐르는 구름을 느낍니다. 내 마음은 구름을 타고 멀리멀리 조용하면서 아름다운 어느 시골을 달립니다.


  고3 수험생으로서 이렇게 마음을 다스리면, 아주 마땅히, 교사들이 읊조리는 수업을 놓칩니다. 십 분이나 이십 분쯤 수업은 안 듣고 창밖 하늘만 헤아리다가 문득 깨어나면 아차 싶으면서도, 수업을 못 들은 일이 아깝지 않습니다. 수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교과서나 참고서를 나중에라도 뒤지면 외울 수 있어요. 그러나, 아침 아홉 시와 아침 열 시와 아침 열 한 시에 창밖에서 흐르는 바람소리는 바로 이때에 마음을 열어 누리지 않으면 들을 수 없습니다. 몸뚱이는 시멘트감옥에 갇혔지만 마음은 늘 하늘을 날았어요. 내가 살아서 숨쉬는 목숨인 줄 느끼려면, 시험문제 하나 더 푸는 일보다 내 숨소리가 어디에 닿고 내 마음빛이 어떠한가를 살펴야 해요.


  그러나 딱히 무언가를 잘 알거나 깨우쳐서 입시 수험생이면서도 이렇게 지내지는 않았습니다. 가슴에서 무언가 답답했어요. 가슴으로 어딘가 막혔어요. 풀어야 하는데 풀 길이 없고, 풀어야 할 응어리를 풀도록 북돋우거나 이끌거나 도운 이웃이나 어른이 없어요.


  중·고등학생은 교과서와 참고서만 들여다보면서 대학바라기로 살면 되나요? 대학바라기 되어 대학교에 들어가면, 이때부터 스스로 하고픈 일을 실컷 할 수 있나요? 그렇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고 보니, 어떤 일이든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잖아요? 대학생이 되니, 이때부터 취업을 생각하라며 집회나 시위 현장에는 얼씬하지도 말라고, 도서관에 가려면 토익 공부를 해야지 도서관에 꽂힌 책을 읽지는 말라고 그러잖아요?


  대학생이 된 수많은 젊은이들은 누구도 공부를 하지 않아요. 고등학생 때하고 똑같이 수험공부는 할는지 몰라도, 삶공부와 사랑공부와 꿈공부를 하지 않아요. 어느 대학교이든 소설책만 잔뜩 꽂아 놓지, 삶과 사랑과 꿈을 스스로 익히도록 돕는 책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요. 이 나라 대학교는 도서관이라기보다 도서대여점이라고 해야 할 만해요. 그러니 나는 이런 대학교에 머물 수 없어, 혼자서 학교를 그만두었어요. 몇몇 동무한테 함께 그만두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다들 ‘여태 집에서 들인 돈이 얼마인데 그만두느냐’면서, 그만두면 집에서 쫓겨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쫓겨나지 말고 집을 나오면 되지 않니’ 하고 물으니, 모두들 그저 웃기만 해요.


.. “작은 새의 노래, 들어 봐. 바람 소리, 이건 강물 소리.” ..  (6쪽)


  고흥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이나 부산으로 달릴 적에 늘 생각해요. 너덧 시간 동안 시외버스에서 버스 엔진과 바퀴와 텔레비전이 내는 소리가 울려퍼지지만, 고속도로가 가로지른 시골마을과 숲과 들과 냇가에서 흐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요. 내 마음은 버스와 텔레비전이 아닌 창밖으로 이어져요. 저 숲에서는 어떤 목숨이 어떤 삶을 이을까 하고 생각해요. 저 들에서는 어떤 들풀이 살몃살몃 고개를 내밀까 하고 생각해요.


  도시로 마실을 나와 길을 거닐 적에도 꽉 막힌 시멘트길과 아스팔트길에서조차 어느 틈바구니 있는지 없는지 살펴요. 살그마니 고개를 내민 들풀이 있는지 눈여겨봐요. 북적거리는 시내 한복판이라 하더라도 조그마한 들풀을 보면 쪼그려앉아 살살 쓰다듬어요. 네가 이 도시를 살리는구나, 하고 인사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요. 네가 이 도시에 있는 이웃들한테 푸른 숨결 앞으로도 싱그러이 나누어 주렴, 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해요.


.. 그 아이의 주변에 새가 날고 있다. 프롤의 소리를 듣고 있는것이겠지? 나는 볼 수 없는 강아지를 꼭 껴안고 있다. 아저씨가, 조용하게 미소짓고 있다. 저녁놀을 조용히 보고 있는 것 같다. 천 개의 첼로가, 천 개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  (31쪽)


  이세 히데코 님 그림책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천개의바람,2012)를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일본에서 2000년에 처음 나왔습니다. 1995년에 일본 고베에서 일어난 엄청난 지진 뒤에 생긴 이야기 한 가지를 담습니다.


  일본에서는 몇 해 앞서 후쿠시마에서 아주 끔찍한 일이 있었어요. 1995년 고베뿐 아니라, 우리로서는 일제강점기라고 할 퍽 지난날에 관동대지진이 있기도 했어요. 1945년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지기도 했어요. 이때에, 일본에서 우악스럽고 바보스러운 전쟁 미치광이가 꽤 많이 죽었지요. 그런데, 이런 때에 전쟁 미치광이뿐 아니라 착하고 얌전하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느 수수한 사람도 아주 많이 죽었어요.


  전쟁은 사람을 가리지 않아요. 전쟁은 어른과 아이를 따지지 않아요. 전투기나 폭격기에서 떨어뜨리는 무시무시한 폭탄은 마을을 가리지 않아요. 이웃을 등치거나 괴롭히던 사람이든, 이웃한테서 시달림 받던 사람이든, 조용히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든, 핵폭탄도 크고작은 온갖 폭탄도 아무것도 안 가려요. 그예 모두 다 죽일 뿐입니다.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전쟁이 피어나는 소리가 아닌, 사랑이 피어나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윽박지르거나 다그치는 소리가 아닌, 쓰다듬거나 어루만지는 소리를 노래 한 가락으로 들려주고 싶습니다. 내 마음에도, 이녁 마음에도, 살몃살몃 고운 노랫소리가 피어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살금살금 맑은 봄노래가 피어날 수 있기를 기다립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열어요. 마음을 열었으면 웃어요. 웃었으면 노래해요. 4347.2.1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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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2-19 14:14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여러 분들의 소개로 많이 접했는데,
함께살기님의 아름다운 느낌글 읽으니, 이젠 읽어야겠습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파란놀 2014-02-20 00:00   좋아요 0 | URL
저는 이번에 '일본판'으로 이 책을 장만했어요.
한글판과는 사뭇 다른 '그림책 빛결'이
참 곱구나 하고 느꼈어요.

곧, 일본판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인천 여관은 3만 원

 

 

  서울 여관은 비싸다. 비싸면서 되게 좁고 냄새가 많이 난다. 게다가 인터넷을 쓰려면 웃돈을 얹어야 한다. 서울마실을 하면서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나서 지친 몸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전철을 타고 인천으로 달린다. 서울에서 여관 찾느라 발바닥 붓느니 인천까지 전철을 달리면서 종아리 붓는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잠값 3만 원을 치르고 방을 얻는다. 양말과 머리끈과 웃옷을 빨래하고 셈틀을 켜 보는데, 시골집에서 가져온 유에스비가 여관 셈틀에서 안 읽힌다. 이것저것 느긋하게 여관에서 글을 쓸 생각이었으나, 아무것도 쓸 수 없고 만다. 이럴 바에는 서울에서 허름한 여인숙에 묵어 잠만 자면서 피시방에 가는 일보다 못하다. 여관 셈틀은 믿을 수 없으니, 앞으로는 여관 말고 호텔을 찾아야 할까. 서울마실을 하면서 일을 할 적에는 이제부터 여관 아닌 호텔에서 묵을 수 있도록 돈을 실컷 벌어야 할까. 4347.2.1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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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건웅 님이 그린 만화책이라서 《나는 공산주의자다》 첫째 권을 읽는다. 그런데, 이 만화책은 만화책이 아니다. 허영철 님이 쓴 수기를 고스란히 옮긴 ‘해설서’가 되고 만다. 왜 만화책이 아닌 해설서를 그렸을까? 해설을 하려면 그냥 허영철 님 수기책만 있으면 될 텐데, 왜 만화로 새롭게 빚어서 이야기를 펼치지 못하고, 해설에 머물고 말까? 프랑스만화처럼 칸마다 깨알같은 말이 너무 많기도 하다. 한국만화도 프랑스만화도 아닌 어설픈 버무리가 되고 말았다. 차라리 글밥만으로 해설을 따로 붙여야 하지 않겠는가. 만화를 그리는 까닭은 만화이기 때문이다. 글로 쓰면 될 이야기를 굳이 그림으로 그리거나 사진으로 찍을 까닭이 없다. 그림으로 그리거나 사진으로 찍은 이야기를 굳이 글로 다시 옮길 까닭이 없다. 박건웅 님이 박건웅 님답게 ‘만화를 그려’서 ‘박건웅 님 삶과 넋과 사랑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그릴 수 있기를 빈다. 4347.2.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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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산주의자다 1
허영철 원작, 박건웅 만화 / 보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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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는 ‘영웅’ 아닌 ‘빅토르’

 


  얼음을 지치는 선수를 두고 ‘황제’라고도 부르다가 ‘영웅’이라고도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황제’는 엉터리 같은 시설에서 훈련을 하다가 크게 다쳤다. ‘황제’가 엉터리 같은 시설에서 훈련을 하다가 크게 다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부터 ‘소모품’이나 ‘1회용품’으로 여겨 내다 버리면 될까?


  군대로 끌려간 사내가 군대에서 의문사로 죽는다든지 훈련을 뛰다가 심장마비로 죽는다든지 최전방이나 비무장지대에서 지뢰를 밟고 죽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 아닌 ‘10종 보급품’으로 처리하면 될까?


  한쪽에서는 ‘황제’라고 부르더니, 황제를 골방에 여덟 시간 가두어 두들겨패는 일은 어떻게 여겨야 할까? 황제쯤 되니 여덟 시간쯤 가볍게 두들겨맞아도 될까?


  군대에서뿐 아니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누군가한테 여덟 시간이 아닌 딱 팔 분쯤 두들겨맞는다고 하면 어떨까? 길을 가던 사람을 갑자기 붙잡아 두들겨패는 일은 무엇인가? 귀여워서 선물하는 꿀밤인가? 맞을 만한 짓을 했으니 맞는 셈인가?


  한국에서 태어나 ‘안현수’라는 이름으로 살던 운동선수는, 도무지 안현수라는 이름으로 더는 살 수가 없어서, 한국을 떠났다. 이제 이녁은 ‘빅토르 안’이다. 러시아에서 록음악을 하던 ‘빅토르 최’를 기리는 뜻으로 ‘현수’를 내려놓고 ‘빅토르’가 되었다. 빅토르 최가 누구인지 모른다면 할 말은 없다. 다만, 최씨와 안씨는 서로 ‘빅토르’이기를 꿈꾼다. 파벌뿐 아니라 폭력과 뇌물과 부정부패와 비리와 강압이 날뛰지 않는 ‘빅토르’이기를 꿈꾼다. 빅토르 안이 러시아로 건너가서 메달을 목에 걸었기에 이녁한테 손뼉을 치지 않는다. 현수이든 빅토르이든, 아름답게 살아갈 길을 찾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손뼉을 친다.


  메달을 따야 하는 올림픽인가? 메달을 따라고 만든 올림픽인가? 모든 사람이 1등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 나라는 아이들을 입시지옥으로 내몬다. 입시지옥에서 허덕인 아이들은 죽어라 동무들을 밟고 올라서서 대학생이 된다. 애써 대학생이 되었지만 어른들이 만든 바보스러운 곳에서 끔찍하게 목숨을 빼앗기기도 한다. 어째 이럴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 참다운 민주도 평등도 평화도 사랑도 꿈도 빛도 깃들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만 아픈 일이 터진다.


  ‘국가주의’ 도깨비를 내세워서 사람 하나를 물먹이는 짓을 저지르는 사람은 스스로 바보가 되는 셈이다. ‘애국주의’ 껍데기를 뒤집어씌워 사람 하나를 깔아뭉개는 짓을 일삼는 사람은 스스로 멍청이가 되는 셈이다.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가 학교에서 꿋꿋하게 버텨야만 할까? 학교에서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조용한 곳에서 살아가면 안 될까? 한국 사회에서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으니, 핀란드나 스웨덴으로 떠나서 학교를 다니면 안 될까? 학교폭력을 버젓이 두면서, 이 사회는 아이들을 입시지옥으로 죽이는 짓을 해대면서, 어째 아이들더러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 드는가? 한국에서는 폭력과 거짓 때문에 운동을 할 수 없다고 여겨 한국을 떠난다면, 폭력을 파헤쳐서 없애야 하지 않는가?


  대추리 사람이 대추리를 떠나야 하는 아픔을 생각할 노릇이다. 강정 사람이 강정을 떠나야 하는 생채기를 생각할 노릇이다. 밀양 사람이 밀양을 떠나야 하는 슬픔을 생각할 노릇이다. 영광이나 울진이나 고리에서 얼마나 많은 시골사람이 고향을 빼앗겼는가. 우주기지 있는 전남 고흥 나로섬에서도 적잖은 시골사람이 고향을 빼앗겼다. 지난날 거제섬에 전쟁포로 수용소를 만들면서 거제섬을 비롯해 수많은 섬마을 사람들이 고향을 빼앗겨야 했다. 폭력이 춤추는데 폭력을 말하지 않는 사람은 폭력하고 한통속일 뿐이다. 4347.2.1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람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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