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4.3.10. 큰아이―뒷간 벽그림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온 시골집에서 두 아이는 하루 내내 마당에서 뛰논다. 마당에서 이 놀이 저 놀이 두루 즐기는데, 어느 날 돌조각 주워서 뒷간 벽에 슥슥 무언가를 그린다. 종이로는 모자랐니? 종이는 너무 작고, 커다란 벽쯤 되어야 멋지게 그릴 수 있니? 큰아이는 거의 제 키와 맞먹을 만한 그림을 그린다. 그래, 여기는 우리 집이니 네가 실컷 벽그림을 그려도 돼. 헛간이든 뒷간이든 다 좋아. 네 마음 가는 대로 실컷 그려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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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4-03-16 23:21   좋아요 0 | URL
파란대문과 돌조각으로 그린 그림이 참 잘 어울려요.
언젠가 벼리와 함께 담벼락에 이쁜 그림을 그려 색을 칠하셔서 좋을것 같아요. ^^

파란놀 2014-03-16 23:29   좋아요 0 | URL
네, 아이하고 그림 그릴 데는 아주 많으니...
도서관 벽에도!
신나게 그림놀이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
 

책아이 119. 2014.3.6.ㄷ 놀이방에서 책을

 


  아버지 책이 새로 나왔다. 네 식구가 함께 책잔치에 찾아간다. 책마을 일꾼과 여러 이웃이 모여 도란도란 밥을 나누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작은아이는 어머니 품에서 떨어지지 않고, 큰아이는 혼자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밥집 놀이방’에 들어간다. 밥집 놀이방에서 실컷 뛰놀 수 있지만, 큰아이는 뛰놀지 않는다. 몸이 힘든가 보다. 큰아니는 몸이 좋을 적에는 쉬잖고 뛰놀지만, 몸이 힘들 적에는 으레 책을 펼친다. 가만히 눕거나 쉬기를 즐기지 않다 보니, 손에 책을 쥐면서 쉰다고 할까. 꽤나 시끌벅적한 밥집이지만, 큰아이는 어떠한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홀로 책을 바닥에 펼치고는 깊이 빠져든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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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18. 2014.3.6.ㄴ 출판사 책상에서

 


  아이와 함께 출판사에 나들이를 한다. 아이와 함께 찾아간 지 얼마만인지 헤아려 보는데, 일곱 살 큰아이가 출판사 문을 열고 들어가며 문득 하는 말. “나 여기 와 본 적 있는데.” 그래, 생각을 해내는구나. 네 머릿속에 고이 새겨진 이야기로구나. 출판사는 책을 만드는 곳이니 빙 둘러 책이다. 빙 둘러 책일 뿐 아니라, 그림책도 만드니 아이가 들여다볼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 하나를 손에 쥐고는 손가락으로 척척척 짚으면서 이것은 뭐고 저것은 뭐라면서 종알종알 이야기를 스스로 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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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17. 2014.3.6.ㄱ 전철 창턱에서

 


  인천에서 서울로 달리는 전철은 땅위를 지나간다. 서울에서는 으레 땅밑을 달리기만 해서 지하철이라 하지만, 인천부터 서울로 가는 길은 땅위를 달리니 전철이다. 땅위를 달리는 전철은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온다. 햇빛을 누리며 기찻길 옆 골목동네나 아파트를 바라보기도 하고, 창문을 바라보며 책을 펼치기도 한다. 일곱 살 큰아이는 창턱에 책을 척 얹고는 찬찬히 들여다본다. 창턱이 책을 받치니 키높이에 맞기도 하고, 전철 등불보다 창문으로 스며드는 빛살이 훨씬 밝으면서 좋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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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18] 나이를 먹다

 


  나무는
  바람 햇볕 빗물을 먹으며
  해마다 새 꽃을 피운다.

 


  나이를 먹는 삶이란, 바람과 햇볕과 빗물을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자라는 하루라고 느낍니다. 나이를 먹기에 늙는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새롭게 눈을 뜬다고 느낍니다. 나이를 먹어 늙은 사람이 아닌, 삶이 흐르는 결을 날마다 푼푼이 그러모아 아름다운 사랑으로 나누는 ‘늙음’이라고 느낍니다. 나무를 가리켜 늙었다고 말하지 않거든요. 삼백 살을 먹건 오백 살을 먹건 천 살을 먹건 나무는 늘 나무일 뿐이고, 사람도 서른 살이건 쉰 살이건 백 살이건 모두 똑같이 사람일 뿐입니다. 4347.3.1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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