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은행 책’에서 먹는 ‘책까스’

 


  돈까스가 아닌 ‘돼지고기튀김’이지만, 아무튼 춘천시 서면에 있는 〈이야기은행 책〉이라는 곳을 찾아갔고, 이곳에서 ‘책까스’를 먹었으며 하룻밤을 묵었다. 커다란 고깃조각에 양념을 얹고 ‘책’이라는 글을 하나 빚었다. 한자 아닌 한글로 적어도 예뻤을 텐데, 어찌 되든 ‘책까스’이다. 따끈한 기운이 살짝 식을 때까지 ‘책’이라는 낱말을 곰곰이 생각하며 들여다보았다. 4347.3.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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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4-03-23 09:27   좋아요 0 | URL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책을 읽으면서 식사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인가요? 안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

파란놀 2014-03-23 10:43   좋아요 0 | URL
네, 밥도 먹고 책도 보고, 게다가 아래층에는 '게스트하우스'까지 있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웬만한 모텔처럼 넓으면서 씻는방도 시설이 잘 되었고, 무선인터넷도 쓸 수 있고 @.@ 참 재미났어요~

아, 2층에서는 막걸리도 마실 수 있었는데, 나중에 내부 모습을 따로 올려야겠네요. ^^;;; 이곳을 제대로 소개하는 글을 써야겠습니다~ 전화번호도 주소도 이 글에는 안 적어 놨었네요 ^^;;;;
 

작은 풀꽃이 즐겁다

 


  통영을 걷는다. 처음 찾아간 통영에서 헌책방을 찾다가 골목과 동산을 걷는다. 통영에 마지막까지 있던 헌책방은 조용히 사라진 듯하다. 헌책방이 있었으리라 보는 곳은 무언가 확 바뀌었다. 찻길이 넓고 아파트가 높다. 틀림없이 이 언저리일 텐데 하고 한참 뒤돌아보지만 몇 해 앞서 문을 닫고 말았네 싶은 헌책방은 내 눈앞에 없다.


  통영에도 이마트가 있다. 통영시는 작지 않다. 그렇지만, 책이 흐르는 물길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다. 통영에 헌책방이 없으면, 통영에서 책은 어디로 가야 할까. 도서관에서 버리고, 이삿짐 사이에 섞여 나오는 책은 어디로 가야 할까.


  골목길을 걷는다. 시내에서 벗어나 자동차 소리에 귀가 아프지 않은 골목길을 걷는다. 큰길에서 몇 미터 안쪽으로 깃들 뿐인데, 자동차 소리가 그치면서 새소리가 들린다. 아, 통영 골목동네에도 새가 있구나. 바닷가에는 갈매기가 날고, 골목동네에는 직박구리와 딱새와 박새와 때까치가 있구나. 통영 골목동네에는 사월에 제비가 찾아오겠지? 통영 골목동네에서는 제비 노랫소리도 누릴 수 있겠지?


  조용한 골목동네를 걷다가 풀꽃을 만난다. 동백꽃 붉은 큰 나무 둘레에 앙증맞도록 조그맣고 귀여운 풀꽃이 방긋방긋 고개를 내밀며 바람에 흔들린다. 골목 한켠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코를 대고 봄풀내음과 봄꽃빛을 맡는다. 너희는 이곳에서 예쁜 골목사람 고운 손길을 받으면서 살겠지?


  통영에 있던 헌책방 〈개미서점〉을 만나지 못해 서운한 마음이 작은 풀꽃을 보면서 풀린다. 작은 헌책방은 역사책에 이름 넉 자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작은 풀꽃은 작은 골목동네를 이렇게 밝히는구나. 너희 푸른 숨결이 통영을 살린다. 4347.3.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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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멧자락을 오르내리면서 멧등성이를 바라보면 어떤 마음이 될까. 사람들이 아파트와 자동차와 온갖 건물을 바라보는 하루 아닌, 숲을 바라보며 하늘숨을 마시는 하루를 누리면 어떤 삶이 될까. 사람들이 텔레비전 들여다보는 삶 아닌, 들꽃과 나뭇잎을 바라보다가 살그마니 쓰다듬는 삶 누리면 이 나라는 어떻게 거듭날까. 이성부 님 시집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를 읽는다. 시를 쓰는 사람들이 숲내음을 늘 맡으면서 살아간다면 참 아름답겠구나 싶다. 공무원과 회사원과 공장 노동자와 학생까지 언제나 숲바람을 쐬고 숲빛을 먹으며 지낼 수 있으면 아주 사랑스럽겠구나 싶다. 4347.3.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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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이성부 지음 / 창비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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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2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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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란 피아노 연주

 


  춘천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춘천에서 어느 책쉼터(북카페)에 들러 다리를 쉬고 가방을 내려놓으며 늦은저녁을 먹는데, ‘깜짝 피아노 연주’를 듣는다. 우리가 앉은 자리 뒤쪽에서 맥주를 마시던 분들이 있는데, 하하호호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문득 한 사람이 일어나서 피아노 앞에 앉더니 아주 익숙한 손놀림으로 노랫가락을 들려준다. 한참 피아노를 치고는 다시 술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하하호호 웃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머리카락이 허연 저 아저씨는 어떤 사람일까?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피아노 깜짝 연주를 하던 아저씨와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일어서서 나갈 적에 이녁이 누구인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예전에 태백시 부시장을 맡은 적이 있고, 올해에 춘천시장 예비후보로 나온 사람이란다. 춘천에서 공무원으로 일할 적에 김유정문학마을을 마련하도록 힘쓰기도 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분 정치 성향이라든지 어느 정당에서 후보로 나온다든지 잘 모른다. 다만, 책쉼터 한쪽에 놓인 피아노 앞에 조용히 앉아서 노랫가락을 들려주던 손길을 떠올린다. 피아노를 치는 공무원이 있구나, 피아노를 치는 ‘부시장’이 있구나, 하고 새삼스레 생각한다. 내가 태어나 살던 인천에 피아노를 치는 시장이나 공무원은 있을까? 없지는 않겠지. 내가 오늘 곁님과 아이들과 살아가는 고흥군에는 군수나 공무원 가운데 피아노를 친다든지 대금을 분다든지 하모니카를 읊는다든지 하는 분이 있을까. 4347.3.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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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우리 말 97] 비즈니스센터 OPEN

 


  시외버스를 여러 시간 달리다가 어느 쉼터에 닿습니다. 뒷간에 들르고 바깥바람을 쐽니다. 기지개를 켭니다.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하늘빛이 파랗게 곱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파란하늘과 맞물려 고속도로 쉼터 한쪽에 붙은 간판이 보입니다. 고속도로 쉼터에 어떤 자리가 새로 생겼다는 뜻인지 모르겠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센터’가 있는가 봅니다. 생각해 보면, 동사무소가 ‘동주민센터’가 되는 흐름이니, 고속도로 쉼터에도 뭔가 ‘센터’가 있어야 할 테지요. 4347.3.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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