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론 할머니 - 작은 책 2
엘리너 파전 지음, 에드워드 아디조니 그림, 강무홍 옮김 / 비룡소 / 1999년 1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67

 


할머니가 계신 나라
― 말론 할머니
 엘리너 파전 글
 에드워드 아디조니 그림
 강무홍 옮김
 비룡소 펴냄, 1999.1.22.

 


  새가 노래하는 둘레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즐겁습니다. 새는 날마다 새로운 노래를 들려주면서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적십니다. 개구리가 노래하는 언저리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기쁩니다. 개구리는 날마다 푸른 노래를 들려주면서 우리 마음을 싱그럽게 보듬습니다.


  사람이 살아갈 곳은 아름다운 보금자리입니다. 도시이든 시골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아름다운 보금자리에서 살아야 아름답습니다. 사랑스러운 둥지에서 살아야 사랑스럽습니다. 아름다움이나 사랑스러움과 동떨어진 곳에서 지낸다면 누구나 괴롭기 마련입니다.


.. 호젓한 숲가에 / 말론 할머니 혼자 / 가난하게 살고 있었네 ..  (3쪽)

 


  커다란 집이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작은 집이 아름답지 않습니다. 스스로 즐겁게 꿈꾸고 노래할 수 있는 집이 아름답습니다. 넓은 집이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좁은 집이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스스로 이웃을 품고 동무를 아낄 수 있는 집이 사랑스럽습니다.


  돈을 더 벌어야 하지 않고, 돈을 덜 벌어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꿈꾸는 길로 나아가면서 곱게 노래할 수 있는 삶이면 됩니다. 스스로 빛나는 하루를 일구면서 착하게 춤출 수 있는 삶이면 넉넉합니다.


  새가 노래하는 곁에서 사람도 함께 노래합니다. 개구리가 노래하는 옆에서 사람도 같이 노래합니다. 새는 새대로 노래하고 사람은 사람대로 노래하지요. 개구리는 개구리답게 노래하고 사람은 사람답게 노래합니다. 서로 가장 즐거우면서 환한 눈빛으로 어깨동무합니다. 다 같이 가장 신나면서 맑은 눈망울로 춤을 춥니다.


.. 창가에는 조그만 참새 한 마리 / 파리한 모습으로 눈이 반쯤 감긴 채 / 부리마저 얼어붙어 있었네. / 할머니는 얼른 창문을 열어 / 작은 새를 안으로 들이고, / 살며시 품에 안고 쓰다듬어 주었네. / “작은 새야, 몹시 지치고 더러워졌구나. / 여기에 네가 지낼 곳이 있단다.” ..  (13쪽)

 

 


  엘리너 파전 님은 시를 씁니다. 엘리너 파전 님이 쓴 시에 에드워드 아디조니 님이 그림을 그립니다. 작은 글에 작은 그림이 붙어 《말론 할머니》(비룡소,1999)라는 그림책이 1962년에 처음 태어납니다. 한국에는 1999년에 나옵니다.


  그림책 《말론 할머니》는 ‘말론 할머니’가 보낸 마지막 이레를 보여줍니다. 말론 할머니가 이녁 삶에서 마지막 이레를 어떻게 누리는가를 보여줍니다. 말론 할머니가 이 땅에서 마지막 이레를 어떻게 밝히는가를 보여줍니다.


.. 할머니는 모두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네. / “어느덧 하나 둘씩 우리 식구가 늘었구나. / 하지만 아직도 한 마리쯤은 더 있을 곳이 있구나.” ..  (27쪽)


  말론 할머니는 죽었을까요? 몸뚱이로 보자면 숨을 쉬지 않고 반듯하게 누웠으니 죽었다고 할 만합니다. 그러면, 말론 할머니가 건사한 당나귀와 참새와 고양이와 여우와 곰은? 말론 할머니를 짊어지고 하늘나라로 찾아간 이들 숲짐승은? 숲짐승도 함께 죽었기에 하늘나라로 갔을까요? 이들 숲짐승이야말로 숲동무로서 ‘천사’가 아니었을까요? 이들 숲짐승은 ‘하느님’을 만나려고 숲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말론 할머니를 찾아간 셈 아닐까요? 말론 할머니는 이 땅에서 고이 눈을 감으면서 어여쁜 숲짐승을 벗삼아 새로운 나라로 찾아가지 않았을까요?


  이를테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이 그린 이야기 《사자왕 형제의 모험》에 나오는 낭기얄라와 낭길리마처럼, 말론 할머니가 떠난 곳은 ‘하늘나라’가 아닌 새로운 아름다운 나라이리라 느껴요. 그러니, 하늘나라 문지기라고 하는 베드로는 말론 할머니를 못 알아봅니다. 게다가, 말론 할머니는 하늘나라 문앞에서 번쩍 깨어나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란다!” 하고 외쳐요.

 


.. 천국의 문지기 베드로가 묻기를, / “너희가 데려온 사람이 누구냐?” / 그러자 당나귀와 참새, 고양이와 어미 여우와 곰은 / 한목소리로 외쳤네. / “천국에서 이분을 모르십니까, / 돌아가신 우리들의 어머니, 말론 할머니를? / 가난하여 가진 것 하나 없고 / 집도 보잘것없고 좁았으나 / 그 넓고 큰 마음으로 우리 모두를 품어 주신 / 우리의 어머니, 말론 할머니를!” ..  (33쪽)


  그럼요. 말론 할머니가 계실 곳은 하늘나라가 아닌걸요. 말론 할머니가 계실 곳은 하늘나라가 아닌 사랑나라인걸요. 말론 할머니는 어여쁜 숲동무하고 꿈나라로 가야 하는걸요.


  따사로운 빛이 흐르는 사랑나라가 말론 할머니가 계실 자리입니다. 아름다운 넋이 감도는 꿈나라가 말론 할머니가 계실 곳입니다.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갈까요? 죽는다면 아마 하늘나라로 갈는지 모르고, 땅나라로 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은 ‘죽’지 않으니, 사랑나라나 꿈나라로 갑니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에 나오는 두 아이 요나탄과 칼은 낭기얄라와 낭길리마로 갔고, 말론 할머니는 사랑나라와 꿈나라로 갈 테지요. 언제나 아름답게 빛나고, 늘 사랑스레 맑은 삶을 새로 짓겠지요. 새가 노래하고 개구리가 춤추는 곳에서 어여쁜 숲동무하고 오순도순 살림을 가꾸겠지요. 4347.3.3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 그림놀이] 새봄맞이 제비꽃잔치 (2014.3.30.)

 


  해마다 우리 집 제비꽃이 늘어난다. 우리 집만 우리 마을에서 농약을 안 쓴다. 풀도 웬만해서는 그대로 둔다. 풀을 그대로 두니 뒤꼍 흙이 차츰 살아나고 옆밭 흙도 무척 기름지다. 흙에는 꼭 거름을 주어야 하지 않는다. 풀잎이 흙으로 돌아가고 나뭇잎이 떨어져서 모이면 흙이 살아난다. 밭이라 하더라도 곁에 나무가 있어 나뭇잎이 틈틈이 떨어져 흙을 살릴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게다가 나뭇잎이 떨어진 자리에는 풀이 잘 안 난다. 애써 농약을 쳐야 풀이 덜 돋지 않는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한결 눈부신 제비꽃잔치를 구경하기에, 이 기쁨을 노래하고 싶어 ‘새봄맞이 제비꽃잔치’ 그림을 그린다. 마당 평상에 엎드려서 한참 차근차근 그린다. 우리 집 네 식구에 맞추어 제비꽃을 네 송이 그리고, 두 아이가 평상에 널을 걸쳐 미끄럼놀이 하는 모습을 그린다. 제비꽃 둘레로 돌나물을 그리는데, 큰아이는 돌나물이 나비로 보이는가 보다. 그렇게 보니 또 그렇구나. 두 아이가 노는 둘레로 해님이 맑고 환하게 빛난다. 우리 집은 꽃집이라는 뜻에서 꽃송이를 잔뜩 집어 넣고, 우리 집은 숲집이 된다는 뜻에서 나뭇잎도 곳곳에 그려 넣는다. 다 그리고 나서 두 팔을 치켜든다. 아, 내가 그린 그림이 이렇게 좋구나. 그림 끝에 “우리 숲에서 놀자.”라는 말을 덧붙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버지 그림놀이] 향기로운 금쪽 (2014.3.25.)

 


  이웃한테 편지를 부치는 김에 조그맣게 그림을 하나 그려 본다. 이웃님은 네 식구인데, 네 식구 가운데 두 사람 이름을 적는다. 작은 종이에 그리기도 했기에 네 식구 이름을 다 넣지 못했지만, 나중에 또 그릴 일이 있으리라 여겨 두 사람 이름만 적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를 넣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구름 무늬를 알록달록 넣는다. 구름 무늬만 넣으면 밍숭맹숭할 듯해서, 꽃을 빨갛게 그린다. 꽃을 감싸는 푸른 나뭇잎을 그린다. 나뭇잎을 감싸는 파란 별을 그린다. 파란 별이 하늘을 날며 땅에 드리우는 별비를 그린다. 여러모로 엉성하게 그리고 말았구나 하고 느낀다. 다음에는 제대로 큰 종이에 시원스럽게 그려야겠다고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그림 읽기
2014.3.30. 큰아이―제비꽃 아이

 


  아침에 일어나면 저녁에 잠들 무렵까지 입을 한 차례도 안 쉬는 큰아이랑 그림을 그리다 보면, 이것저것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벼리야, 우리 집에 제비꽃 많이 피었잖아?” “응.” “제비꽃도 그려 주라.” “알았어. 벼리(내 모습)부터 그리고.” 큰아이는 그림을 그릴 적에 언제나 제 모습을 맨 먼저 그린다. 맨 먼저 ‘예쁘고 착한 사름벼리’를 그림종이 한복판에 떡하니 그리고 나서야 다른 것을 그린다. “어느 제비꽃을 그릴는지 제비꽃을 살펴보고 그려.” “알았어. 제비꽃도 그리고 나비도 그려야지. 아버지, 아버지는 거기에 나비 그렸어?” “아니. 나비가 아니고 돌나물이야.” “아, 돌나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그림 읽기
2014.3.30. 두 아이―셋이 함께

 


  작은아이도 가끔 그림놀이를 한다. 그렇지만 그다지 재미를 붙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림놀이를 할 적에 작은아이 몫을 안 챙기면 작은아이는 아주 토라지면서 앙앙 운다. 똑같은 종이를 주어야 하고, 크레파스를 둘러싸고 나란히 앉아야 한다. 작은아이가 그림놀이에 재미를 붙이며 진득하게 엉덩이를 눌러붙이자면 더 있어야 하리라 느낀다. 아직 다른 놀이가 더 재미있을 테니까. 그래도 오늘은 슥슥 몇 가지를 그리면서 모처럼 셋이 그림으로 놀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