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나오는 어느 주간신문에

글을 하나 씁니다.

 

주마다 나오는 매체인데

아무쪼록 오래도록 잘 나오면서

널리 사랑받을 수 있기를 빕니다.

 

저도 아직 실물을 못 봐서

어떤 주간신문인지 모릅니다.

 

지난주부터 이곳에 글을 쓰기로 해서

첫 글을 썼고

곧 둘째 글을 씁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며 숲과 책을 함께 노래하는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꽃아이 37. 2014.4.8. 너희는 유채아이

 


  군내버스를 기다리며 유채밭 언저리에서 꽃내음을 마신다. 바람이 살랑일 적마다 꽃내음이 물큰물큰 감돈다. 머리카락도 옷도 얼굴도 모두 꽃내음이 스민다. 손가락에도 발가락에도 꽃내음이 노랗게 퍼진다. 너희는 사월에 다 같이 유채아이가 되는구나. 너희는 사월에 한껏 샛노랗게 꿈꾸는 유채아이로 뛰노는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살이 일기 49] 꽃빛을 담는 하루
― 시골에서는 누구나 꽃사람

 


  읍내에 저자마실 가는 길입니다. 마을 어귀에서 군내버스를 기다립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이리 달리고 저리 뜁니다. 사월로 접어든 시골마을은 온통 유채물결입니다. 옛날부터 유채물결은 아니었을 텐데, 시골에서는 경관사업을 한다며 늦가을논에 유채씨를 뿌려요. 늦가을에 유채씨를 뿌리면 겨울부터 조금씩 싹을 틔우면서 잎을 내놓고, 봄에는 노란 꽃물결이 찰랑입니다.


  집에서도 늘 꽃빛을 누리지만, 집 바깥으로 나와서 조금만 걸어도 어디에서나 꽃내음이요 꽃잔치입니다. 아이들은 이리 보아도 꽃이고 저리 보아도 꽃인 마을에서 꽃아이가 됩니다.


  군내버스를 타고 읍내로 가면, 읍내도 도시와 똑같습니다. 시골 읍내도 아스팔트 찻길입니다. 시골 읍내는 도시와 견주면 자동차가 적으나, 도시처럼 자동차 때문에 둘레를 잘 살펴야 하고,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에 귀를 막아야 해요. 아이들은 자동차 때문에 즐겁게 뛰놀거나 내달리지 못합니다. 걸어서 움직일 적에도 이곳저곳에 함부로 세운 자동차 때문에 고단합니다.


  시골이라 하더라도 읍내나 면소재지는 시골이 아니로구나 하고 느낍니다. 시골이라면 들과 숲과 내와 골짜기가 있어야 시골이 된다고 느낍니다. 풀이 돋을 빈터가 있어야 시골이고, 나무가 자랄 숲이 있어야 시골이며, 꽃물결을 이루는 들이 있어야 시골이지 싶어요.


  시골에서는 누구나 꽃사람이 되리라 느낍니다. 풀꽃을 보고 들꽃을 보며 나무꽃을 봅니다. 풀꽃에서 풀꽃내음을 맡고, 들꽃에서 들꽃내음을 먹으며, 나무꽃에서 나무꽃내음을 맞아들여요.


  꽃빛을 담는 하루가 흘러 삼월이고 사월이며 오월입니다. 곧 딸기꽃이 지면 딸기알이 굵겠지요. 딸기알이 굵는 늦봄부터 아이들은 손과 입이 새빨갛게 물들겠지요. 바람이 쏴아 불면서 아이들은 사월내음을 실컷 들이켭니다. 온몸으로. 온마음으로. 4347.4.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들의 아이 미나
에릭 바튀 지음, 이수련 옮김 / 달리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73

 


맑은 노래가 흐르는 밤
― 새들의 아이 미나
 에릭 바튀 글·그림
 이수련 옮김
 달리 펴냄, 2003.12.5.

 


  하얗게 핀 딸기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바로 옆에 있는 나무에서 맑은 노랫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아, 새가 한 마리 있구나. 사람이 있으니 날아갈 법하지만, 새는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를 부릅니다. 나무 옆 풀밭에서 마른 가지를 밟아 두둑두둑 소리가 나지만, 새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저 제 노래를 부릅니다.


  딸기꽃하고 새소리가 곱게 어우러지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들딸기는 자동차 오가는 길가 아닌 한길에서 떨어진 풀숲에서 넝쿨을 뻗어 꽃을 피웁니다. 멧새는 자동차 다니는 길에서 사뭇 떨어진 풀밭에서 자라는 나무에 앉아 노래를 부릅니다. 바람은 딸기꽃 내음을 퍼뜨립니다. 바람은 멧새 노랫소리를 실어 나릅니다.


.. 긴부리 영감은 동전 몇 푼을 받고 사람들에게 새들을 보여줍니다. 지휘봉을 휘두르며 새들에게 노래를 시켜요 ..  (4쪽)

 


  저녁이 되어 아이들을 재우려고 쉬를 누입니다. 두 아이 오줌으로 꽉 찬 오줌그릇을 들고 뒤꼍으로 나옵니다. 어느 나무 둘레로 뿌릴까 하고 생각하다가 감나무 둘레에 뿌립니다. 그리 멀지 않은 논에서 개구리가 노래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요즈막에 노래하는 개구리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일 테지요. 알을 낳아 올챙이가 깨기를 기다리는 개구리이겠지요.


  지난주에 신안에 살짝 다녀왔습니다.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은 사월 첫 주에도 제비가 날아다닙니다. 제비가 벌써 찾아오나 하고 놀랍니다. 그러나, 일찌감치 제비가 찾아오는 시골이 있고, 늦게라도 제비가 찾아오지 않는 시골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비가 도무지 찾아갈 수 없는 도시가 있을 테며, 용케 도시에까지 찾아가는 제비가 있어요.


  그나저나, 제비가 꽤 많이 찾아갈 듯한 신안인데, 곳곳에 ‘헐린 제비집 자국’이 있습니다. 신안 분들은 제비를 썩 달가이 안 여기는 듯해요. 헐고 다시 헐고 또 허는가 싶어요. 그래도 제비는 씩씩하게 집을 다시 짓고 또 지으며 새로 짓습니다. 사람들이 그토록 집을 허물어 괴롭히고 들볶아도 씩씩하게 집짓기를 잇습니다.


.. 긴부리 영감과 궁중 대신은 밤새도록 으리으리한 성과 황금마차를 꿈꾸었어요. 그러는 동안 미나는 울고 있었어요. 긴부리 영감이 새장 속에 미나를 가두고 마른 빵 한 조각과 물만 조금 넣어 주었거든요 ..  (10쪽)

 

 


  우리 집 섬돌에 아침마다 지푸라기가 있습니다. 날마다 쓸고 치워도 아침마다 섬돌에 새 지푸라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지푸라기가 왜 있나 아리송했는데, 이내 깨닫습니다. 우리 집 처마에 아직 제비가 찾아오지는 않았으나, 참새와 딱새가 제비집에 슬그머니 들어와서 지내요. 참새와 딱새가 지푸라기를 물어다 나르며 조금씩 떨어뜨리지 싶습니다. 가만히 올려다보니 마루문 위쪽 바깥 등불에 허술하지만 조그마한 새집이 새로 생기려 하더군요.


  너희한테는 그곳이 새로운 집으로 알맞다 싶으니? 그런데 너희도 이 집에서 얹혀 지내며 알 텐데, 곧잘 바깥불을 켜잖아? 바깥불을 켜면 갑자기 환하니까 깜짝 놀라지 않니? 등불 밑이 따뜻해서 괜찮으니?


  생각해 보니, 읍내 버스역 바깥 등불에도 제비집이 있습니다. 어쩌면 새들은 바깥 등불을 퍽 좋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밤이 되면 등불이 따끈따끈하니까 꽤 지낼 만하다 여길 수 있어요.


.. 공연을 본 왕이 물었어요. “도대체 뭐가 특별하다는 게냐? 내 정원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훨씬 좋은걸. 춤을 추고 싶으면 무도회에 가면 되고!” 왕이 새장을 열자, 새들은 미나를 등에 태우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지요 ..  (16쪽)

 


  그림책을 읽습니다. 작은 새들이 나오고, 작은 새와 함께 지내는 ‘미나’라는 작은 아이가 나오는 그림책을 읽습니다. 에릭 바튀 님이 빚은 《새들의 아이 미나》(달리,2003)입니다. 작은 아이 미나는 작은 새만 한 몸피입니다. 어쩜 이렇게 자그마한 아이가 있을 수 있을까요. 엄지 아이보다는 크지만 주먹 아이보다는 작아요. 작은 아이는 새들과 함께 맑은 눈빛과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작은 아이는 새들이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면서 즐겁게 춤을 춥니다. 새들은 미나가 추는 춤을 보면서 한결 즐거이 노래를 불러요.


  그러나, 돈을 바라거나 이름값을 거머쥐려는 어른들은 작은 새들과 작은 미나를 괴롭힙니다. 따사롭게 아끼지 않습니다. 새들이 들려주는 고운 노래를 살가이 듣지 못해요. 미나가 보여주는 어여쁜 춤사위를 기쁘게 누리지 못해요. 새노래를 돈으로 팔면 즐거운가요? 새춤을 돈으로 팔아야 보람이 있나요?


  맑은 노래가 흐르는 밤입니다. 밝은 노래가 감도는 낮입니다. 맑은 노래가 흐르면서 별빛이 속삭이는 밤입니다. 밝은 노래가 감돌면서 햇빛이 웃는 낮입니다. 다 같이 자동차를 멈추고 컴퓨터를 끄면서 풀노래를 들어요. 풀숲에 깃드는 풀벌레 노래를 듣고, 나무 우거진 숲에 깃드는 멧새 노래를 들어요. 4347.4.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문학을 말하는 책 《청소년문학의 자리》를 읽는다. 청소년문학이란 무엇일까. 청소년부터 함께 읽는 문학일 테지. 청소년만 읽기에 청소년문학이 아니라, 청소년부터 어깨동무를 하면서 누리는 문학이라고 느낀다. 어린이책이 어린이만 읽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읽는 책이면서 어린이한테 삶과 꿈과 사랑을 밝히는 책이니, 청소년책은 청소년한테 삶과 꿈과 사랑을 밝히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느낀다. 그러면, 한국에서는 청소년책이 어느 만큼 있을까. 청소년문학이 어느 만큼 태어날까. 누가 청소년문학을 쓰고, 어떤 출판사에서 청소년책을 펴내며, 청소년을 돌보는 어버이는 청소년한테 어떤 이야기밥을 책으로 베풀면서 살아갈까. 즐겁게 노래하는 삶빛이 청소년문학에 곱게 깃든다고 할 수 있는 한국 사회일까. 4347.4.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청소년문학의 자리- 경계의 문학, 소통의 문학, 청소년문학을 말하다!
박상률 지음 / 나라말 / 2012년 4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14년 04월 09일에 저장
품절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