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한테도 넋이 있고 나무한테도 마음이 있다. 벌레한테도 생각이 있고 풀한테도 사랑이 있다. 꽃넋을 읽는 사람은 읽고, 나무마음을 읽는 사람은 읽는다. 벌레가 들려주는 노래를 읽는 사람은 읽고, 풀이 베푸는 숨결을 읽는 사람은 읽는다. 만화책 《귀수의 정원》은 풀과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뜰에서 오랜 나날 살아오면서 사람들과 살가운 사랑을 속삭이던 꽃넋과 나무넋을 보여준다. 꽃넋에 이끌리고 나무넋에 사로잡히면서 함께 살아가는 빛을 꿈꾸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름다움을 생각하기에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고, 즐거움을 생각하기에 즐거운 노래를 부른다. 무엇을 하면서 누구와 어깨동무할 때에 삶이 빛날까. 우리 삶은 어디에서 어떻게 누리면서 곱게 피어날까. 4347.4.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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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수의 정원 1
사노 미오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10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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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33. 2014.4.12. 할머니 품에 안겨



  할머니가 무릎에 앉혀 준다. 아이는 할머니하고 한 쪽씩 나누어 그림책을 읽는다. 아이는 할머니한테 책을 읽어 주고, 할머니는 아이한테 책을 읽어 준다. 두 사람은 오순도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두 사람은 즐겁게 책을 마주하면서 사랑을 살그마니 속삭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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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나무에 앉아 노래하는 참새



  우리 집 처마 밑 제비집에 깃들어서 지내는 참새가 두 마리 있다. 이 아이들은 아침에 잠에서 깨면 후박나무로 포르르 날아가서 한참 노래하곤 한다. 마을에서 먹이를 찾기도 하고, 후박나무나 초피나무에 앉아서 먹이를 살피기도 한다. 마당에 서거나 평상에 앉으면, 참새는 후박나무 사이에 깃들어 한참 째째째 노래꽃을 피운다. 흔히들 참새는 ‘짹짹’이라고 말하지만, 참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한 시간 남짓 듣다 보면, 또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내내 참새 노랫소리를 듣다 보면, 참새는 어느 한 번도 ‘짹짹’ 하고 울지 않는 줄 알 수 있다.


  참새가 들려주는 노랫소리와 노랫가락은 무척 많다. 누가 이렇게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가 하고 귀를 기울이면서 살며시 다가가서 올려다보면 참새이곤 하다. 이 고운 노랫소리가 참새 노랫소리였네 하고 놀라서 새삼스레 올려다보거나 바라보기 일쑤이다.


  생각해 보니, 참새는 예부터 우리 여느 살림집 처마 안쪽에 깃들어 살았다. 제비는 처마 밑에 집을 지어 살았고, 참새는 처마 안쪽 짚과 흙이 어우러진 데에서 포근하게 깃들어 살았다. 시골집이 죄 슬레트지붕으로 바뀌면서 참새는 갈 곳을 잃었고, 갈 곳을 잃었어도 시골마을을 떠나지 않으면서 시골빛을 듬뿍 머금으며 노래한다.


  참새는 벌레를 얼마나 많이 잡을까. 참새는 날벌레나 풀벌레를 얼마나 많이 쪼아서 먹을까. 참새가 먹는 곡식은 얼마 안 되리라 느낀다. 4347.4.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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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꽃이 곧 터진다



  후박꽃은 다른 나무꽃하고 견주면 아주 더디 핀다. 후박꽃망울은 겨울부터 고개를 내밀지만, 동백꽃망울이 따순 볕에 십이월이나 일월에도 터지는 모습과 달리, 후박꽃망울은 삼월까지 꽁꽁 숨다가 사월 문턱에 들어서면 꽃망울이 커지고, 사월 첫째 주에 살그마니 벌어질 듯하며, 사월 둘째 주에 쏙쏙 꽃대를 내밀고, 사월 셋째 주에 아주 천천히 꽃망울이 터진다. 게다가 꽃망울도 한꺼번에 안 터진다. 하나 터지고 둘 터지고, 여러 날이 걸린다.


  다른 나무꽃은 하루나 이틀쯤 찾아오지 않으면 그사이에 온통 꽃봉우리가 터져서 꽃잔치를 이루는데, 후박꽃은 여러 날 돌아보더라도 움직임이 아주 더디다. 겨우내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터지는 꽃이기 때문일까. 드센 바닷바람을 먹으면서 살아가는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이기 때문일까. 후박꽃을 제대로 보자면 달포 즈음 지켜보아야 한다. 단단한 꽃망울이 차츰 커지는 모습부터 꽃망울이 살그마니 터지면서 비늘잎에 떨어지는 모습을 거쳐 꽃대가 오르고 꽃망울이 터지면서 새 잎이 함께 돋는 모습까지 새로우며 새삼스러운 빛을 선보인다.


  이제 후박꽃이 터지기까지 이틀쯤 남은 듯하다. 후박나무를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지켜보며 두 팔 벌려 말을 건다. “예쁘구나, 아름답구나, 멋지구나, 사랑스럽구나.” 4347.4.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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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 - 2015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 목록 추천도서 바람그림책 19
오사다 히로시 글, 이세 히데코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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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76



무엇이 궁금한가요

― 첫 번째 질문

 오사다 히로시 글

 이세 히데코 그림

 천개의바람 펴냄, 2014.2.22.



  아침밥을 먹던 큰아이가 묻습니다. “아버지, 이거 뭐야? 까만 이거?” “간장.” “간장? 내 머리도 까만데.” 종지에 담은 까만 물이 간장이라고 그동안 늘 말했지만 큰아이한테는 늘 새로울 수 있습니다. 간장 말고 다른 까만 물이라 여길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까만 간장이 무엇인지 물으면서 “간장이구나.”라든지 “간장이라고 하는구나.”처럼 말했다면, 이제는 아이가 제 머리카락 빛깔과 같은 까만 물이라고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마실을 다닐 적에 큰아이가 곧잘 ‘수레’ 이름을 묻곤 했습니다. “아버지, 여기 뒤에 붙인 거 뭐야?” 하고. “수레.” “수레? 으응, 수레.” 이제 큰아이가 일곱 살이니, 가끔 아이가 묻는 말에 곧바로 안 알려주기도 합니다. “여기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음, 이름이 뭘까?” “글쎄.” “꽃을 보고 뭐 생각나지 않아? 꽃을 바라보는 느낌대로 벼리가 스스로 이름을 붙이면 돼. 온누리에 있는 모든 꽃은 사람들이 그 꽃을 바라보면서 받은 느낌으로 붙였거든.”


  하늘에 뜬 구름을 올려다보면서 새털구름이라느니 뭉게구름이라느니 매지구름이라느니 먹구름이라느니 실구름이라느니 하고 이름을 붙이기도 하지만, 아이한테 “우와 구름 예쁘다. 저 구름은 어떤 구름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좋을까?” 하고 묻기도 합니다. 구름이 봉우리에 걸릴 적에 “구름이 봉우리에서 쉬나?” 하고 묻기도 합니다.


  저녁이나 밤에 달을 보면서 자전거를 달리거나 자동차를 얻어 타서 달리면, 달이 마치 따라오는 듯합니다. 큰아이는 달을 보면서 “달이 우리를 따라와요!” 하고 소리칩니다. 동생은 누나 말을 받아 “달이 우리를 따라와요!” 하고 소리칩니다. 큰아이는 “우리가 달을 이겼다!” 하고 말하기도 합니다. 달리던 길을 꺾으면 달이 뒤에 처지는 듯 보이거든요.





.. 오늘 하늘을 보았나요? 하늘은 멀었나요, 가까웠나요 ..  (3쪽)



  맛있게 먹자고 생각하며 밥을 차립니다. 맛있게 먹습니다. 맛있게 먹으니 이로 씹으면서 즐겁습니다. 즐겁게 씹어서 삼키니 뱃속에서 반깁니다. 뱃속에서 반기니 온몸에 새 기운이 돕니다. 온몸에 새 기운이 도니 오늘 하루 씩씩하게 살아갑니다.


  풀을 먹으면 풀내음 나는 몸이 되면서 풀똥을 누고 풀오줌을 눕니다. 빵을 먹으면 빵내음 나는 몸이 되면서 빵똥을 누고 빵오줌을 누어요. 고기를 먹은 날에는 고기내음 나는 몸이 되면서 고기똥을 누고 고기오줌을 누겠지요.





.. 좋은 하루란 어떤 하루인가요? 오늘 “고마워!”라고 말한 적이 있나요 ..  (6쪽)



  먼먼 옛날부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습니다. 내가 아이한테 들려주는 말이 고울 적에 아이가 어버이한테 들려주는 말이 곱습니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물려주는 사랑이 고울 적에 아이가 이웃이나 동무하고 놀면서 사랑스레 웃고 뛰며 달립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하는 까닭은, 말을 하는 나 스스로 고운 말로 고운 넋이 되고 고운 몸이 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고운 빛이 환하면, 내 둘레에 있는 사람들도 고운 기운을 받아서 저절로 고운 웃음과 고운 몸짓이 될 수 있어요.


  가는 말이 거칠거나 밉다면? 거칠거나 미운 말을 듣고도 고운 말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참말 마음이 넓고 깊은 이웃입니다. 거친 말을 들었대서 거친 말을 맞받으면 거친 말은 더욱 커집니다. 거친 말을 들었어도 살살 다독이거나 달래면서 보드랍게 보내면, 말빛은 새삼스레 따스하면서 아름답습니다.




.. “아름다워!”라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좋아하는 꽃 일곱 가지를 꼽을 수 있나요? 나에게 ‘우리’는 누구인가요 ..  (15쪽)



  오사다 히로시 님이 쓴 글에 이세 히데코 님이 그림을 그린 《첫 번째 질문》(천개의바람,2014)을 읽습니다. ‘첫 물음’을 묻는 그림책입니다. 아이한테 묻고 싶은 첫 이야기를 밝히는 그림책입니다. 아이가 어버이한테 묻는 첫 궁금함을 살피는 그림책입니다.



.. 나에게, 그리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  (26쪽)





  우리는 아이와 함께 어떤 이야기를 빚을 때에 아름다울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웃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나눌 때에 사랑스러울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동무와 함께 어떤 이야기를 속삭일 때에 즐거울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서로한테 무엇이 궁금한가요? 우리는 우리 스스로한테 무엇이 궁금한가요? 꽃 한 송이를 마주하면서 무엇이 궁금한가요? 숲에 깃들어 나무내음을 맡는 동안 무엇이 궁금한가요? 아기한테 젖을 물리면서 무엇이 궁금한가요? 무럭무럭 자라며 뛰노는 아이를 바라보며 무엇이 궁금한가요? 어느덧 어버이 키만큼 자란 아이와 마주하면서 무엇이 궁금한가요?


  궁금한 이야기란 저마다 스스로 살아가고 싶은 모습입니다. 궁금해서 묻는 이야기란 저마다 스스로 사랑하고 싶은 길입니다. 그림책 《첫 번째 질문》을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도란도란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과 즐거움을 찾아 햇볕처럼 포근하며 바람처럼 싱그럽고 빗물처럼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서로 묻고 알려주면서 삶꽃을 피울 수 있으면 기쁘겠습니다. 4347.4.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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