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놀이 2 - 한복 갖춰 입고 마당에서



  날이 따스한데 긴소매에 긴치마인 한복을 입겠단다. 옷장에서 꺼내어 건네니 혼자서 척척 갈아입고는 마당으로 나간다. 쑥이 곱게 돋은 옆에 앉아서 해바라기를 한다. 마당에서 돌아다니는 품을 보니 맨발이다. 꽃처럼 환하면서 빛나는 옷을 입고 봄풀과 봄꽃 사이에 있고 싶었니? 그러면 그렇게 더 놀아라. 괜찮아. 4347.5.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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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5-01 15:05   좋아요 0 | URL
한복입은 샤름벼리 너무 예쁩니다!!!^^

파란놀 2014-05-01 17:20   좋아요 0 | URL
후애 님도 치마저고리 갖춰 입고 마실 다니시면
무척 곱겠지요.
모두들 예쁜 옷을 입으면 얼마나 좋으랴 싶은데
요즈음은 이런 예쁜 옷을 입고 다니는 분을 찾아보기
참 힘들어요..
 

사름벼리는 널판놀이 하지



  어릴 적부터 아버지 곁에서 이것저것 짐을 들거나 나르며 놀았기 때문일까. 그러나 일곱 살쯤 되면 다른 아이들도 꽤 무겁다 싶은 짐을 잘 들거나 나를 만하리라 느낀다. 사름벼리는 마당에서 혼자 놀더라도 이것저것 놀이를 만든다. 집 오른켠에 둔 널판을 평상에 척 걸쳐서 낭창낭창 거니는 놀이를 즐긴다. 워낙 튼튼한 널이다 보니 아이가 널판에서 통통 뛰어도 휘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언제나 문득문득 깨닫거나 깨치면서 날마다 새롭게 자라지 싶다. 4347.5.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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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피는 꽃 (사진책도서관 2014.4.3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책을 알뜰히 간수하면, 책을 읽는 사람들 마음에 이야기꽃이 핀다. 책을 사랑스레 돌보면, 책을 손에 쥐는 사람들 넋에 사랑꽃이 핀다. 책을 곱게 보듬으면, 책을 나누는 사람들 가슴에 웃음꽃이 핀다.


  책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면, 책에 곰팡이꽃이 핀다. 책을 사랑스레 읽지 못하거나 곱게 다루지 못하면, 책을 수천 수만 수십만 권 거느린다 하더라도 마음자락에 노래꽃이 피지 못한다.


  꽃을 피우려고 읽는 책이라고 느낀다. 이야기꽃도 사랑꽃도 웃음꽃도 피우고 싶기에 읽는 책이라고 느낀다. 꽃을 피우려는 뜻으로 꾸리는 도서관이라고 느낀다. 곰팡이꽃이 아니라 노래꽃을 피우고 삶꽃과 꿈꽃을 일구려는 넋으로 도서관을 연다고 느낀다.


  빗물이 우리 도서관 바닥으로 스며서 책꽂이 한쪽이 물에 잠긴 모습을 보았으면서, 나무 책꽂이 바닥을 타고 빗물이 올라가리라 생각하지 못한 채 한참 지냈다. 이제서야 알아챘다. 어쩔끄나. 한 번 곰팡이꽃 핀 책은 돌이키지 못한다. 어쩔끄나. 한 번 들러붙은 책은 되돌리지 못한다.


  작은아이가 아버지더러 밀걸레를 달라고 자꾸 부른다. 저도 밀걸레질 하고 싶단다. 한숨을 폭폭 쉬다가 웃는 얼굴을 쳐다보고는 밀걸레자루를 건넨다. 네 살 작은아이는 밀걸레가 무거워 낑낑거린다. 밀지는 못하고 끈다. 머리 좋네. 작은아이는 콩콩 걸어가면서 밀걸레를 끌고, 밀걸레를 끌면서 골마루에 물자국이 남는다.


  빗물을 다 치운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작은아이가 자물쇠를 걸겠다고 한다. 손이 야무지다. 개구진 몸짓으로 잘 논다. 멋진 아이이다. 이 아이는 어떤 넋을 타고 이곳에 태어나 우리 집 아이로 살아갈까. 아이한테는 아직 책이 대수롭지 않다. 앞으로도 아이한테는 책이 대단할 일이 없을 수 있다. 비에 젖은 채 오래도록 그대로 있느라 곰팡이꽃이 핀 책도 대수롭거나 대단할 일이 없다 할 만하다. 다음부터 더 잘 살피고 다스려야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딸기밭을 살핀다. 꽃은 거의 다 졌다. 새로 꽃이 피기도 한다. 얼마쯤 있으면 하얗게 굵다가 빨갛게 익는 딸기알을 볼 수 있을까.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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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inee 2014-05-02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가끔 와서 글을 보는 애독자입니다.
아끼시는 책들에 곰팡이가 펴서 속상하시겠군요.
나무 책꽂이라서 곰팡이가 계속 필것 같네요.
저희집도 습해서 한동안 장롱에 곰팡이가 피길래
안쪽에만 비닐시트지를 붙였더니
더이상 곰팡이가 피지 않았답니다.


파란놀 2014-05-02 06:03   좋아요 0 | URL
네, 그렇군요. 그러나 비닐시트는 땜질이 될밖에 없고, 도서관 그 자리는 빗물이 벽을 타고 들어오는 데라서, 어찌할 수 없기도 해요. 햇볕에 오래오래 잘 말려야지요.

집안이 축축하면 옷에도 곰팡이 기운이 퍼질 텐데, 13minee 님 옷들을 볕 좋은 날 보송보송 햇볕에 말리면서 건사하실 수 있기를 빌어요. 그나저나 옷장에 피는 곰팡이는 참 걱정스럽네요. 옷장을 들어서 바깥에 말리기도 쉽지 않고요 @.@

아무튼~ 반갑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970) 하여


하여 태어나서 세 돌까지의 아기들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세심한 그림책 육아 안내서가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부모들의 바람을 일찍부터 감지하고 있었습니다

《박은영-시작하는 그림책》(청출판,2013) 5쪽


 하여

→ 이리하여

→ 그리하여

→ 이래서

→ 그래서

 …



  요즈음 글을 쓰는 분들이 버릇처럼 ‘해서’나 ‘하여’ 같은 말을 톡톡 꺼냅니다. ‘하지만’도 이런 말버릇 가운데 하나입니다. 모두 잘못 쓰는 말입니다. 한국말이 아닌 한국말이요, 어른들이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할 잘못된 말버릇입니다.


  올바르게 쓰는 한국말은 ‘이리하여서·이래서(그리하여서·그래서)’요 ‘이리하여(그리하여)’이며 ‘이러하지만·이렇지만(그러하지만·그렇지만)’입니다.


  ‘이리하여서’를 줄여 ‘이래서’로 쓰곤 합니다. ‘그러하지만’을 줄여 ‘그렇지만’으로 쓰곤 합니다. 줄여서 쓰고 싶다면 올바로 줄여서 쓸 노릇입니다. 새로운 말을 멋있게 지어서 쓰는 일은 아름답다 할 만한데, ‘이리하여’에서 ‘이리’를 뚝 잘라 ‘하여’만 쓰는 일이란 새말짓기도 아니고 멋있는 말투도 아니며 아름답다 할 수도 없다고 느낍니다. 4347.5.1.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리하여, 태어나서 석 돌까지 아기들한테 더 꼼꼼하며 찬찬한 그림책 육아 길잡이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어버이들이 바란다고 일찍부터 느꼈습니다


“태어나서 세 돌까지의 아기들을 위(爲)한”은 앞쪽은 “태어나서 석 돌까지”로 손보고, 뒤쪽은 “아기들한테”로 손봅니다. 둘을 한 글월로 보며 “태어나서 석 돌까지인 아기들한테”로 손볼 수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具體的)이고 세심(細心)한”은 “더 꼼꼼하며 찬찬한”이나 “한결 깊고 넉넉한”으로 손질하고, ‘안내서(案內書)’는 ‘길잡이책’으로 손질합니다. ‘육아(育兒)’는 ‘아이키우기’로 다듬을 낱말이지만, “그림책 육아”는 그대로 둘 만합니다. 또는 “그림책 키우기”로 다듬을 수 있어요. “안내서가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부모(父母)들의 바람”은 글짜임이 올바르지 않습니다. “길잡이책이 있기를 바라는 어버이들이 있다”나 “길잡이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어버이들이 있다”로 고쳐씁니다. “감지(感知)하고 있었습니다”는 “느꼈습니다”나 “알았습니다”로 고쳐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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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969) 하게 되다(입음꼴·피동) 1 : 있게 되다


무엇보다 아카네는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어요

《마쓰타니 미요코/햇살과나무꾼 옮김-안녕 모모, 안녕 아카네》(양철북,2005) 65쪽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어요

→ 편지를 쓸 수 있어요

→ 편지를 쓸 줄 알아요

 …



  한국사람은 언제부터 ‘하게 되다’ 같은 말투를 썼을까요. 이런 말투를 먼 옛날부터 썼는지 안 썼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요즈음 시골이 아닌 예전 시골 말씨를 살피고, 예전 어린이와 할매 할배 말투를 떠올리거나 찾아볼 수 있다면, ‘하게 되다’와 같은 말투라든지 입음꼴은 쓸 일이 없었지 싶어요.

  “일자리를 얻어 밥을 먹게 되다”처럼 쓰지는 않았습니다. “일자리를 얻어 밥을 먹을 수 있다”처럼 썼습니다. “이런 용어가 사용되면서”처럼 쓰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말을 쓰면서”처럼 썼습니다.


  보기글에 나오듯이 어린이가 글을 익혀 처음으로 편지를 쓰는 일을 가리키는 자리에서도 “아이는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처럼 말했다고 느낍니다. “아이는 이제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라든지 “아이는 이제 편지를 씁니다”처럼 말했구나 싶어요.


  1980년대 끝무렵에 중학교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한국말 문법’을 배울 적에, 국어 교사가 알려주기도 했어요. 한국말에는 ‘입음꼴(피동형)이 없다’고 가르쳤어요. 그렇지만, ‘문법 수업’이기 때문에 억지로 입음꼴을 만들어서 ‘문장구조를 짠다’고 가르쳤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국은 일본 식민지를 거쳤고, 서양말과 서양 문법을 하나도 못 거른 채 받아들였어요. 한국말 문법이 제대로 서기 앞서 일본말과 서양말이 잔뜩 들어왔고, 외국말을 옮기는 분들은 한국말을 제대로 익히거나 살피지 못한 채, 일본 문법과 서양 문법을 잘못 받아들이기까지 했어요. 게다가, 일본말이나 서양말에는 ‘입음꼴’이 있어요. 한국말에 입음꼴이 없더라도 외국글을 옮기는 사이에 ‘잘 번역하려는 뜻’으로 그만 입음꼴이 엄청나게 들어왔어요. 4347.5.1.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무엇보다 아카네는 편지를 쓸 수 있어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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