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65. 벌아 꽃 먹어 (2014.4.20.)



  딸기꽃에 벌이 앉는다. 벌을 알아본 작은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벌 뭐 먹어? 벌, 꽃 먹어?” “꽃에 있는 꽃가루 먹어.” “그래? 벌아, 꽃 먹어.” 작은아이는 노란 민들레꽃을 한 송이 톡 꺾어서 벌한테 들이민다. 야 야 야, 벌한테 들이밀지 말아라. 벌은 딸기꽃에 앉아서 딸기꽃가루를 먹잖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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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내음을 누리고 싶은 마음



  네 식구가 시골에서 살아가는 까닭은 숲내음을 누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숲자락에 깃들어 살고 싶으며, 우리 스스로 땅을 차근차근 마련해서 보금자리를 숲터로, 또는 집숲으로 가꾸고 싶습니다. 우리 식구는 옛사람이 일군 아름다운 숲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 식구가 아름다운 숲을 일구어 우리 아이들과 뒷사람한테 아름다운 숲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갈 때에 즐거울까요? 누구와 어떤 삶을 지을 때에 사랑스러울까요? 풀이 돋고 들꽃이 피며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거닐면서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갈 땅을 생각합니다. 이웃과 동무가 서로 아끼면서 빙그레 웃는 자리를 생각합니다. 4347.5.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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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꽃과 이승복 동상



  왕벚꽃이 흐드러지는 커다란 나무 곁에 ‘반공소년 이승복’ 동상이 선다. 나무가 먼저 이곳에 있었을까, 동상이 먼저 이곳에 있었을까. 둘 모두 같은 때에 이 자리에 섰을까. 동상은 더 자라지 않는다. 동상은 비와 바람과 햇볕을 받으면서 해마다 차츰 낡고 닳는다. 나무는 동상과 달리 날마다 새롭게 자란다. 처음에 동상은 햇볕도 많이 받고 비바람도 많이 먹었을 텐데, 곁에서 나무가 우람하게 자라면서 햇볕을 가려 주고 비바람도 그어 준다.


  왕벚나무는 동상 옆으로 뿌리를 뻗을 테지. 왕벚나무는 동상한테도 고운 꽃내음을 나누어 줄 테지. 동상은 무엇을 할까. 이 동상은 왜 ‘반공소년 이승복’이라는 이름을 얻어야 했을까.


  시골마을에 조용하게 열어 문을 닫은 작은 학교 운동장 한켠에 선 나무와 동상을 한참 바라본다. 나무와 동상은 앞으로도 이곳에 그대로 있을까. 앞으로 쉰 해쯤 지나면, 또 오백 해쯤 지나면, 사람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할 수 있을까. 4347.5.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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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개정판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떳떳하지 못한 ‘새움출판사’와 ‘이정서’



  즐겁게 나누려는 이야기라 한다면, 서로를 섬길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서로를 섬기지 않고 깎아내리거나 비아냥거린다면 아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없습니다. 예부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은 괜히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방인》을 한국말로 새로 옮긴 ‘새움출판사’와 ‘이정서’라는 분은 ‘사람 사이에 서로 지킬 아름다운 마음결’은 헤아리지 않는구나 싶습니다.



.. 25년 오역의 세월이 관련 전문가도 아닌 무명의 출판인 한 명 한테 이렇게 까발려질 수 있다는 사실이 수구세력에겐 두렵고 두렵긴 할 것입니다 ..  (이정서라는 분이 남긴 글)



  새움출판사는 ‘무명 출판사’가 아닙니다. 이 출판사에서 대표로 일하는 분도 ‘무명 출판인’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낮추려는 모습일는지 모르나, 참말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못한 채 씩씩하게 책마을 한길을 걷는 작은 출판사’가 수없이 많은데, 그분들 앞에서 이런 이름은 함부로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수구세력에겐 두렵고 두렵긴”은 누구를 가리키는 말이 될는지요? 누가 수구세력인지요?


  새움출판사에서 한국말로 새로 옮긴 《이방인》을 ‘칭찬하지 않’거나 ‘비판하는’ 사람은 모두 ‘수구세력’이 되는 듯한 흐름이자 느낌입니다. 문학작품 하나를 더 깊고 넓게 생각하고 살피자는 이야기가 아닌,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리거나 비아냥거리는 말을 일삼는다면, 어떤 이야기 어떤 토론 어떤 문화 어떤 책이 이루어질까 아주 궁금합니다.



.. 지금은 그 '거짓'이 이기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시간을 이기지는 못할 것입니다. 정당하게 책을 읽은 독자들 전부의 입을 틀어막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정서라는 분이 남긴 글)



  무엇이 거짓일까요? 새움출판사 이정서가 외치는 말을 따르지 않으면 모두 다 거짓일까요? ‘정당하게 책을 읽은 독자’는 누구일까요? 새움출판사에서 낸 책을 읽은 사람만 ‘정당하게 책을 읽은 독자’일까요?


  이정서라는 분 말마따나 ‘독자들 전부의 입을 틀어막’을 수 없습니다. 새움출판사에서 아무리 ‘노이즈 마케팅’을 끝없이 달리더라도 ‘독자들 전부의 입을 틀어막’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새움출판사에서 알라딘으로 찾아와 ‘새움출판사 번역책에 별점 다섯 테러(?)’를 일삼는다 하더라도 ‘독자들 전부의 입을 틀어막’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새움출판사에서는 스스로 ‘노이즈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여러 곳에서 밝혔습니다. 그러면, 노이즈 마케팅이란 무엇일까요?



[두산백과] 노이즈 마케팅 [noise marketing]

: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


[시사상식사전] 노이즈 마케팅 [noise marketing]

: 고의적 구설수를 이용하여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


[매일경제] 노이즈마케팅 [Noise marketing]

: 각종 이슈를 요란스럽게 치장해 구설수에 오르도록 하거나, 화젯거리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현혹시켜 인지도를 늘리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즉 소음이나 잡음을 뜻하는 '노이즈'를 일부러 조성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기법으로 주로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이나 새로 개봉하는 영화 등을 홍보할 때 많이 이용된다.



  새움출판사 이정서라는 분이 처음부터 뜻한 대로 《이방인》 새 번역은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봅니다. 여러 사전에서 밝히듯이 ‘노이즈 마케팅’이란 요란스럽게 치장하고 소비자들 이목을 현혹시킬 뿐 아니라 고의적 구설수를 이용하여 인지도를 높이면서 “판매를 늘리려는” 기법입니다.


  이는 올바른 책장사가 아닙니다. 올바른 책장사는 사람들한테 잘못된 이야기를 퍼뜨리면서 팔아치우는 짓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즐겁게 읽으면서 아름답게 받아들일 책은 시끄럽게 떠벌인대서 퍼질 수 없습니다. 아마 한동안 이렇게 해서 책을 팔 수 있겠지요. 아마 한동안 이렇게 책을 팔아 몇 억쯤? 또는 일 억이나 이억 원쯤 손에 쥘 수 있겠지요.


  새움출판사 이정서라는 분한테 차분히 여쭙고 싶습니다. 책을 이렇게 팔고 싶습니까? 까뮈라는 분이 빚은 문학을 이렇게 팔고 싶습니까? 아름답게 책을 팔 수 없습니까? 사랑스럽게 책을 알리고, ‘번역 토론’을 할 수 없습니까?


  까뮈 문학이 이렇게 ‘노이즈 마케팅’으로 알려지고 팔려서 돈을 벌어도 되겠습니까? 새움출판사는 까뮈 문학뿐 아니라 다른 문학도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사람들 눈을 홀리거나 온갖 비아냥과 막말을 일삼으면서 팔 생각입니까? 이렇게 책을 팔면,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거나 문학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누구 번역이 낫거나 옳거나를 떠나, 책을 책으로 마주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추스르기를 바랍니다. 까뮈 문학과 《이방인》이라는 작품과 김화영이라는 번역가를 떠나서, 이 나라 모든 독자 앞에서 책을 ‘시끄럽게 망가뜨린 잘못’을 깊이 뉘우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이 되어 준 나무 앞에서 창피한 줄 아시기를 바랍니다. 책이 되어 준 너른 숲과 푸른 숲 앞에서 조용히 고개 숙일 줄 아시기를 바랍니다. 4347.5.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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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05-0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정신없이 지내다가 이제 들어와보니.. 뭔가 큰 일이 있었네요... 잘 지내셨지요?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곧바로 여름이 따라오려고 준비하는데,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파란놀 2014-05-08 20:37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 님 서재에서 이야기를 읽었어요.
어떤 마음이며
어떤 삶이셨을까 하고
한참 생각에 잠겨 봅니다.

오늘도 마을 논마다 개구리가 우렁차게 울어요.
이 개구리들처럼
봄을 노래하고 아름답게 살아야지 싶어요.

새롭게 나온 <이방인> 번역이
서로를 아끼고 섬기면서
아름다운 책 문화와 이야기를 빚는 길이 아니라,
'노이즈 마케팅'으로 책장사로 치달을 뿐 아니라,
여러 독자들이 찬찬히 따지고 밝히는 대목을
출판사에서 모두 '바퀴벌레'로 여기면서 비아냥거리는
온갖 글을 보면서...

실망과 함께 분노까지 느꼈습니다.
참 딱하고 슬픈 일이에요.

아무쪼록,
꼬마요정 님 마음과 삶에
사랑스러운 빛이 깃들기를 빌어요.

꼬마요정 2014-05-09 21:5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함께살기님~^^
 
강물의 숨소리가 그립다 - 물고기가 사라진 강의 부활에 인생을 건 남자 이야기
야마사키 미쓰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환경책 읽기 61



샘터를 스스로 버리는 사람

― 강물의 숨소리가 그립다

 야마사키 미쓰아키 글

 이정환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2013.5.10.



  우리 식구가 살아가는 시골마을에는 샘터와 빨래터가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마을 어귀에 있고, 하나는 마을 안쪽에 있어요. 마을 어귀에 있는 샘터와 빨래터는 제가 아이들하고 달마다 두 차례씩 치웁니다. 이제 시골마을에서도 샘터에서 물을 안 긷고 빨래터에서 빨래를 안 하니, 늘 물이끼가 잔뜩 끼거든요.


  아이들은 샘터에서 물을 마시다가 발을 담가 참방참방 놉니다. 빨래터에 낀 물이끼를 제가 신나게 걷어내고 바닥을 벗겨 미끄럽지 않게 해 놓으면, 두 아이는 이내 빨래터로 옮겨서 한참 물놀이를 즐깁니다. 한여름에도 차갑다 싶도록 흐르는 물줄기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습니다. 다른 곳 물은 다 얼어도 샘터와 빨래터에서는 물이 얼지 않아요.



.. “여보, 쓰레기가 왜 이렇게 많을까요?”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이곳에는 아무거나 버려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 골프장이나 획일화된 테마파크는 지역의 진흥과 연결되지 못했고, 오히려 자랑스러운 자연을 파괴하는 결과만 낳았다 … 오물 속으로 잠수를 하여 살아 있는 생명체를 하나라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 생물을 구하면 우리 인간도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  (39, 49, 68쪽)



  흐르는 물은 얼지 않습니다. 흐르는 물은 더럽지 않습니다. 흐르는 물은 언제나 맑은 빛입니다. 흐르는 물에는 온갖 목숨이 깃들어 함께 살아갑니다.


  흐르지 못하는 물은 쉽게 업니다. 흐르지 못하는 물은 이내 더러워지고 맙니다. 흐르지 못하는 물은 맑은 빛을 띠지 못합니다. 흐르지 못하는 물에는 아무런 목숨이 깃들지 못합니다.


  바람이 흘러야 싱그럽습니다. 흐르지 못하는 바람은 싱그럽지 않습니다. 마을에서도 들에서도 건물에서도 바람은 흘러야 합니다. 지하상가나 지하철에서도 바람은 늘 흘러야 해요. 고인 바람에서는 누구라도 숨이 막혀요. 바람이 꽉 막혀서 옴쭉달짝 못한다면 사람도 다른 목숨도 갑갑해요.


  그러니까, 물과 바람 못지않게 모든 것이 흘러야 싱그럽습니다. 돈도 흘러야 하고 사랑도 흘러야 합니다. 이야기도 흘러야 하며 지식과 책도 흘러야 합니다. 흙은 빗물 따라 냇물로 스며들어 흐르다가 모래밭을 이루거나 갯벌을 이룹니다. 뭍에서 흙이 빗물에 쓸려 내려가더라도, 숲과 들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가 가랑잎을 내놓고 시든 풀줄기를 내놓기에 새 흙이 자꾸 생겨요. 풀벌레가 죽고 크고작은 짐승이 죽으면서 주검 또한 새로운 흙으로 거듭납니다.


  흐르는 삶이 있는 지구별입니다. 흐르는 사랑으로 아름다운 지구별입니다.



.. 가장 무서운 것은 조사자의 그릇된 조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국가가 공식적으로 ‘어류가 서식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는 것이다 …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졌다. 세재 회사를 고발하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빨래를 할 때, 때가 잘 빠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거품이 잘 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비누나 합성세제에서 냄새가 오랫동안 지속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69, 136쪽)



  지구별에 평화 아닌 전쟁이 감도는 까닭은 흐름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국경이라는 울타리를 세워서 흐름을 막으니 전쟁이 터집니다. 지구별이 모두 같은 나라라면 전쟁이 터져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울타리가 없다면 군인이 있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나라와 나라가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 전쟁무기가 있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이웃이 배고플 적에 도우면서 돈을 받을 일이 없어요. 아픈 이웃을 보살피면서 돈을 받을 일이 없어요. 이웃한테 찾아가면서 맛난 밥을 잔뜩 챙깁니다. 이웃이 지내는 집을 고치려고 신나게 찾아갑니다. 이웃한테 책을 읽어 줍니다. 이웃한테 멋진 그림을 거저로 선물합니다. 이웃끼리 사랑스레 이야기꽃을 피우고, 이웃은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혼인을 하고 제금을 나기도 하면서 아이를 낳아 사랑으로 돌봅니다.



.. 국토교통성을 찾아가 댐 철거와 관련된 문제를 상담해 보면 틀에 박힌 듯 이런 말이 돌아온다. “말씀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물고기와 사람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중요합니까?” 물고기와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연과 관련된 문제를 양자택일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오염이나 공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니까 … 실제로는 아무리 더러운 강이라고 해도 강은 강이다. 그곳에는 반드시 생명이 살고 있다. 불과 다섯 종류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생명은 생명이다 ..  (149, 159쪽)



  야마사키 미쓰아키 님이 쓴 《강물의 숨소리가 그립다》(알에이치코리아,2013)라는 책을 읽습니다. 글쓴이는 어릴 적에 늘 즐겁게 사귀던 냇물을 오래도록 아끼고 사랑합니다. 현대문명과 도시문명이 망가뜨리고 만 냇물을 되살리려고 온힘을 쏟습니다. 그러나, 이녁이 기울이는 땀방울은 온갖 행정과 관청과 관료와 제도에 가로막힙니다. 그래도, 야마사키 미쓰아키 님은 고개를 꺾지 않아요. 냇물이 좋거든요. 냇물이 흐르기를 바라거든요. 냇물이 흐르면서 삶이 흐르고 사랑이 흐르는 한편, 꿈과 이야기가 흐르기를 바라거든요.


  작은 바람은 어느새 꿈으로 자랍니다. 꿈은 시나브로 빛이 됩니다. 빛은 다시 이녁 가슴으로 스며들고, 이녁 가슴에 스며든 빛은 고운 노래가 되어 흐릅니다.


  이제 한국에서 샘터나 빨래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샘터나 빨래터가 있어도 따로 치우는 사람이 없으면 물이끼로 뒤덮여 제구실을 못합니다. 싱그러이 흐르는 샘물을 버리고 댐을 지어서 수돗물을 마시려는 한국사람입니다.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맑은 물과 바람이 아닌, 정수기와 화학약품에 길든 물과 바람으로 목숨만 건사하려는 흐름이 됩니다.


  어떻게 살아갈 때에 아름다울까요? 사람들 스스로 이 대목을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살아갈 때에 사랑스러울까요? 돈을 잘 버는 길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누리는 길을 저마다 즐겁게 찾아나설 수 있기를 빕니다. 4347.5.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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