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 시골빛 삶노래
― 꽃이 피는 달


  삼월에는 삼월꽃이 핍니다. 사월에는 사월꽃이 핍니다. 오월에는 오월꽃이 피어요. 그리고 유월에는 유월꽃이 피어요. 그러면 칠월에도 꽃이 필까요? 그럼요, 칠월에도 꽃이 핍니다. 팔월에는 어떤 꽃이 필까요? 팔월에도 온갖 꽃이 피는데, 팔월꽃 가운데 가장 눈부신 꽃이라면 아무래도 벼꽃이지 싶어요. 한겨레가 아침저녁으로 먹는 쌀밥이 되어 주는 벼알에 돋는 벼꽃이 있어요.

  오월에 찔레꽃이 핍니다. 찔레꽃이 피는 옆으로 들딸기와 멧딸기가 익습니다. 하얀 꽃빛과 빨간 알빛이 사랑스레 어우러집니다. 딸기넝쿨에 돋은 가시에 긁히고 찔레나무에 돋은 가시에 찔리면서 딸기알을 톡톡 땁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찔레꽃이 피고 딸기알이 굵는 오월은 보릿고개입니다. 오월 들판을 바라보면 보리알이 굵지만 아직 익지는 않아요. 오월 끝무렵이나 유월이 되어야 비로소 보리를 거둘 테니, 찔레와 딸기는 배고픈 아이와 어른 모두한테 고마운 들밥이 되었으리라 느껴요.

  오월에 피는 여러 가지 꽃 가운데 감자꽃이 있습니다. 감자를 느즈막하게 심었으면 유월에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뉴월에 피어나는 감자꽃이라고 할 만해요. 일찍 심으면 오월꽃으로 만나고, 늦게 심으면 유월꽃으로 마주합니다.

  동시집 《감자꽃》(창비,1995)을 읽어 봅니다.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감자꽃).” 하고 노래하는 이야기가 깃든 동시집입니다. 《감자꽃》이라는 동시집을 내놓은 분은 권태응 님이고, 1918년에 태어나 1951년에 숨을 거둡니다. 일제강점기에 독서회 일로 붙잡혀 한 해 동안 옥살이를 해야 했고, 감옥에서 폐결핵에 걸려 옥살이를 마친 뒤에도 몸이 나아지지 않았어요. 그예 서른네 살 나이로 일찌감치 흙으로 돌아갑니다.

  권태응 님은 아픈 몸으로 동시를 썼어요. “키가 너무 높으면, / 아기들 올라가다 떨어질까 봐, / 키 작은 땅감나무 되었답니다(땅감나무).” 하는 노래를 아픈 몸으로 꾹꾹 눌러서 썼어요.

  어떤 마음일까요. 아픈 몸으로 쓰는 동시 한 줄은 어떤 마음이 깃든 노래일까요. 어떤 꿈일까요. 아픈 몸이지만 씩씩하게 쓰고 또 쓴 동시 한 줄은 어떤 꿈이 담긴 사랑일까요.

  “영남에 살아도 우리 동무. / 평안에 살아도 우리 동무(우리 동무).” 같은 노래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이 노래는 동시라는 이름이 붙으니 동시라고 할 테지만, 동시이기 앞서 시입니다. 동시나 (어른)시라고 하기 앞서 노래입니다. 노래라고 하기 앞서 삶이고 사랑입니다.

  해방 언저리와 한국전쟁 앞뒤로는 ‘영남과 평안’을 말할밖에 없구나 싶습니다. 그무렵 우리 겨레는 남녘과 북녘으로 갈린 채 다투어야 했거든요. 그러나, 남북으로 갈린 채 다툰 이는 시골사람이 아닙니다. 시골에서 흙을 만지던 사람은 서로 다투지 않아요. 정치권력을 거머쥔 이들이 다툽니다. 총을 든 군인이 다툽니다. 칼을 찬 경찰이 다툽니다. 머리띠를 두른 지식인이 다툽니다.

  왜 남녘과 북녘으로 갈라서 다투어야 할까요? 남녘과 북녘으로 갈라서 다투니, 남녘은 남녘대로 영남과 호남으로 또 갈라서 다투는 틀이 생기지 않을까요. 북녘에서도 평안과 함경으로 또 갈라서 다투는 틀이 생기지 않나요. 남녘과 북녘으로 갈라서 다툰다면, 한국과 중국과 일본으로 갈라서 다시금 다투어야 합니다. 지구별에 평화가 아닌 전쟁만 감돕니다.

  “북쪽 동무들아 / 어찌 지내니? / 겨울도 한 발 먼저 찾아왔겠지. // 먹고 입는 걱정들은 / 하지 않니? / 즐겁게 공부하고 / 잘들 노니(북쪽 동무들)?” 하고 부르는 노래를 생각합니다. 참말 이러한 이야기를 동시로뿐 아니라 노래로 부르면서 생각합니다. 겨울이 한 발 먼저 찾아오는 북쪽에서 살아가는 동무한테 마음을 씁니다. 봄이 한 발 먼저 찾아오는 남쪽에서 살아가는 동무한테 마음을 기울입니다. 서로 어깨동무할 삶에 마음을 둡니다.

  문학은 언제나 삶을 그립니다. 어른문학도 어린이문학도 언제나 삶을 그립니다. 서로 아름답게 살아갈 나날을 그리는 문학입니다. 함께 사랑하고 돌보며 어깨를 겯을 삶을 그리는 문학입니다.

  이야기꽃을 피우는 문학입니다. 오월에 오월꽃이 피어나듯, 오월에는 오월을 밝히는 숨결을 담는 문학입니다. 찔레꽃을 노래하고 감자꽃을 노래합니다. 고추꽃을 노래하고 오이꽃을 노래합니다. 감꽃을 노래하고 창포꽃이랑 붓꽃을 노래해요. 앙증맞도록 조그맣지만 올망졸망 돋는 돌나물 노란 꽃송이를 노래합니다.

  오월에는 장미꽃도 피어요. 소담스럽게 봉오리를 벌린 장미꽃을 노래하다가, 오월에 마지막으로 꽃송이 벌리면서 작은 꽃빛을 베푸는 봄까지꽃을 노래합니다. 봄까지꽃 옆에서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하는 괭이밥꽃을 노래해요. 괭이밥꽃 곁에는 토끼풀꽃이 있습니다. 토끼풀꽃 둘레에는 또 무슨 꽃이 있을까요? 토끼풀꽃 둘레에서 피고 지는 들꽃을 얼마나 느끼거나 마주할 수 있는가요?

  동시집 《감자꽃》을 새롭게 읽습니다. 우리 집 일곱 살 아이는 곧잘 이 동시집을 펼쳐서 가락을 스스로 지어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사다리를 타고서 한층 두층 / 언니 따라 지붕에 올라갑니다. / 박덩이 뒹굴대는 한옆에다 / 빨강 고추 흰 박고지 널어 놓아요(가을 지붕).”와 같은 노래는 어떻게 부를 만할까 생각에 잠깁니다. 풀로 이은 지붕이기에 예부터 어느 시골마을에서나 박꽃을 보고 박알을 얻으며 박고지를 말립니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이 훑고 지나간 시골마을 어디에나 풀지붕은 없습니다. 아직도 많이 남은 새마을운동 슬레트지붕입니다. 새마을운동은 멈추었어도 새마을 깃발은 오늘날에도 펄럭여, 시골집마다 시멘트기와지붕이며 양철지붕입니다. 슬레트와 시멘트와 양철로 얹은 지붕에는 박넝쿨이 뻗지 못하고, 박꽃이 피지 못하며, 박알을 맺지 못해요.

  오월은 달력에 적힌 숫자로 ‘5’이 아닙니다. 사월도 ‘4’이 아니고, 유월도 ‘6’이 아닙니다. 오늘 하루도 달력에 적힌 몇 월 몇 일이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새롭게 뜨는 해와 함께 밝게 흐르는 하루입니다. 새롭게 부는 바람과 함께 맑게 흐르는 하루입니다. 마음에 먼저 꽃이 필 적에 들과 숲과 길에서 피는 꽃을 알아봅니다. 마음에 먼저 사랑이 자랄 적에 이웃과 동무한테 사랑스럽게 말을 건넵니다. 마음에 먼저 웃음이 솟을 적에 아침을 웃음노래로 열고 저녁을 웃음빛으로 닫습니다.

  꽃이 피는 달에 꽃을 생각합니다. 열매가 맺는 달에 열매를 생각합니다. 개구리가 노래하는 날에 개구리를 생각하고, 아이들이 웃고 뛰노는 날에 아이들과 함께 얼크러집니다. 4347.5.1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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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이 두 아이를 사랑한다. 두 아이는 저마다 풀꽃 두 송이를 사랑한다. 풀꽃 두 송이는 열매를 여럿 맺는다. 열매는 이윽고 톡 떨어져 너른 터에서 새로운 풀꽃으로 자란다. 새롭게 자라는 풀꽃은 자꾸자꾸 퍼지고, 싱그러운 풀잎이나 풀줄기는 맛난 나물이 된다. 삶이 흐르고 이야기가 감돈다. 한 사람한테서 샘솟은 사랑은 차츰차츰 깊고 넓어지면서 골고루 퍼진다. 골고루 퍼진 사랑은 다시금 우리한테 돌아온다. 숫자란 무엇일까. 숫자는 얼마나 세야 할까. 백 해를 살아온 등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송이 갯수를 누가 셀 수 있을까. 오백 해를 살아온 느티나무에 맺는 꽃송이 갯수를 누가 셀 수 있을까. 사람들 가슴에서 자라는 사랑도 숫자로 셀 수 없다. 아름다운 웃음과 꿈도 숫자로 가눌 수 없다. 삶을 읽고 사랑을 누리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4347.5.1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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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속 이야기
안노 마사이치로 글, 안노 미츠마사 그림, 박정선 옮김, 김성기 감수 / 비룡소 / 2001년 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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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은 어머니이다. 바다는 어머니이다. 들과 숲은 모두 어머니이다. 그러면서, 땅과 바다와 들과 숲은 모두 아버지이다. 어머니처럼 모든 숨결을 낳고, 아버지처럼 모든 숨결을 사랑한다. 어머니처럼 모든 목숨을 아끼고, 아버지처럼 모든 목숨을 노래한다. 따사롭게 흐르는 바람이 있어 땅과 바다가 함께 숨쉰다. 곱게 빛나는 해님이 있어 들과 숲이 한결같이 푸르다. 사람은 어디에서 아름답게 살아가는가. 아름답게 빛나는 해가 있으며, 아름답게 우거진 숲이 있고, 아름답게 부는 바람이 있는 곳에서 아름답게 살 테지. 아름답게 웃고 싶다면, 씨앗을 심고 나무를 돌보며 풀을 아낄 수 있으면 된다. 4347.5.1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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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엄마야
이금이 지음, 한지희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3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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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6. 곁에 있는 사진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감’, 곧 ‘사진에 담을 이야기(주제)’가 있어야 합니다. 사진에 담으려는 이야기가 없으면 사진을 못 찍습니다. 사진에 담으려는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면, 사진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어떤 사진감을 가슴으로 품을 때에 즐겁게 사진을 찍을까요.


  어쩌면, 남이 아직 안 찍은 무언가를 찍으려 하면 멋있거나 재미있거나 놀라울는지 모릅니다. 남이 찍었어도 어딘가 아쉽거나 모자라다 싶은 무언가를 살펴서 새롭게 찍으면 아름답거나 사랑스럽거나 그윽할는지 모릅니다. 그러면, 남이 아직 안 찍은 사진이란 무엇이 될까요. 남이 찍었으나 아쉽거나 모자란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사진을 찍을 적에는 ‘내가 찍’습니다. 남이 찍지 않고 내가 찍는 사진입니다. 사진을 찍을 적에는 ‘내가 봅’니다. 남이 보지 않고 내가 보는 사진입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내가 읽’습니다. 남한테 보여주기도 하지만, 남한테 보여주기 앞서 내가 맨 먼저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읽습니다.


  남한테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는 사진이고, 남한테서 부탁을 받아 찍기도 하는 사진입니다. 그렇지만, 어떤 사진이든 스스로 즐거울 때에 찍습니다. 스스로 즐거울 때에 찍고 나서 비로소 남한테 보여주거나 건넵니다.


  아직 남이 찍지 않은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아주 쉽습니다. 내가 찍을 사진입니다. 남이 찍었으나 아쉽거나 모자라다 싶은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아주 쉬워요. 내가 즐기거나 누리는 삶을 찍는 사진입니다.


  내가 찍으려고 하는 사진은 아직 어느 누구도 찍지 않았습니다. 내가 걸으려고 하는 길은 아직 어느 누구도 걷지 않았습니다. 내가 살고자 하는 하루는 아직 어느 누구도 살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곳에 있는 내 모습과 삶과 넋은 어느 누구도 모릅니다. 오직 나만 알아요. 그러니, 내 눈과 마음과 손길과 넋으로 찍으면 ‘내 사진’이 되고 ‘내 사진감’이 됩니다. 내가 즐기거나 누리는 삶은 바로 내가 가장 잘 찍습니다. 남이 찍어 줄 수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가 되는데, 이웃이 즐기거나 누리는 삶은 이웃이 사진으로 가장 잘 담습니다. 내가 이웃보다 이웃 삶을 더 잘 담을 수 없습니다.


  곁에 있는 사진입니다. 곁에서 찍는 사진입니다. 곁에 두고 찍는 사진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찍을 적에도 구경꾼이나 나그네 눈길로 찍을 적이랑, ‘마을사람이 되는 넋이나 매무새’로 찍을 적에는 아주 다릅니다. 스스로 우뚝 서서 찍는 사진이 맑게 빛납니다.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으며 잎과 꽃을 피우는 몸짓과 손길로 찍는 사진이 곱게 빛납니다.


  사진을 ‘빛그림’이라고 일컫는 까닭은, 즐겁고 아름답게 찍은 사진은 환하게 ‘빛나기’ 때문이에요. 빛을 담기에 빛그림이 되기도 하지만, 내 마음과 이웃 마음을 환하게 비추듯이 고운 결과 무늬가 되기에 빛그림이 되기도 합니다. 사진감은 늘 곁에서 찾습니다. 사진감은 스스로 걸어가는 길에 맞추어 살핍니다. 4347.5.1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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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5. 삶을 그리다



  사진으로 삶을 그립니다. 새롭게 살아가고 싶은 꿈을 담아서 차근차근 그림을 그립니다. 사진으로 찰칵 한 장 찍은 모습은, 몇 년 몇 월 몇 일 몇 시 몇 분 몇 초에 이런 모습이었다고 하는 기록이 아닙니다. 오늘까지 살아온 모습을 아로새기면서, 이제부터 새롭게 살아갈 빛을 보여줍니다.


  사진으로 남은 모습은 화석이 아닙니다. 굳어진 모습이 아니라, 언제나 새로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사진 한 장 주머니에 넣고 늘 들여다보면서 빙그레 웃습니다. 오래오래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곁님으로 삼는 사진 한 장입니다.


  사진에 깃든 사람은 서른 해가 지나거나 예순 해가 지나도 늙지 않는달 수 있어요. 참말 그렇지요. 사진과 달리, 삶에서 사람들은 자꾸 나이를 먹으니 살결이 쭈글쭈글 바뀐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사진에 깃든 모습과 오늘 살아가는 모습은 늘 같습니다. 이 사진 한 장에 아로새긴 모습은 언제나 내 마음과 몸에 깃들어 하루하루 새롭게 일구는 밑힘이 됩니다.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지 헤아려 보셔요. 사진을 왜 찍고 싶은지 헤아려 보셔요. 사진을 찍어 삶을 어떻게 누리고 싶은지 헤아려 보셔요. 사진 한 장으로 이웃과 동무하고 어떤 삶을 나누고 싶은지 헤아려 보셔요.


  잘 찍는 사진은 우리한테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셔요. 멋있게 찍는 사진으로 우리 삶이 얼마나 나아질는지 생각해 보셔요. 나한테 참으로 즐겁고, 이웃과 동무한테 더없이 사랑스러울 사진은 어떻게 찍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셔요.


  맛있게 함께 먹는 밥은 어떻게 차릴까요? 즐겁게 듣는 노래는 어떻게 부를까요? 기쁘게 누리는 춤은 어떻게 출까요? 겉보기로 그럴듯하기에 맛있는 밥이 되지 않습니다. 대단한 악단을 데리고 와야 즐거이 듣는 노래가 되지 않습니다. 학원이나 학교를 다녀서 춤사위를 배워야 기쁘게 누릴 춤이 되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무엇을 배우는가요. 사진강좌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는가요. 사진을 찍으려고 어떤 책을 들추는가요. 어떤 스승한테서 무엇을 배우려고 사진강의를 듣는지요.


  삶을 그릴 때에 글입니다. 삶을 그릴 때에 사진입니다. 삶을 그릴 때에 살림입니다. 삶을 그릴 때에 꿈이 되고 사랑이 됩니다. 사진찍기는 작품찍기 아닌 삶찍기가 될 때에 다 같이 즐거우면서 아름답습니다. 4347.5.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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