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엄마야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
이금이 지음, 한지희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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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53


 

지구별은 어머니이면서 아버지

― 땅은 엄마야

 이금이 글

 한지희 그림

 푸른책들 펴냄, 2000.3.1.



  나무가 있기에 지구별이 푸릅니다. 나무 곁에 풀이 자라기에 지구별이 푸릅니다. 나무 곁에서 자라는 풀에서 꽃이 피기에 온갖 벌레와 새와 짐승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무 곁에서 자라는 풀이 숲을 이루어 온갖 벌레와 새와 짐승이 살아가기에, 사람들은 이곳에 보금자리를 두면서 날마다 즐겁게 웃을 수 있습니다.


  나무가 없으면 지구별은 푸르지 않아요. 나무 곁에 풀이 자라지 않으면 지구별에 푸른 빛이 피어나지 못해요. 나무와 풀로 이루어진 숲에 벌레와 새와 짐승이 살지 않으면, 사람들도 이곳에 보금자리를 틀지 못합니다.



.. 달님은, 사탕을 문 것처럼 탐스런 강이의 뺨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강이의 입가에 방시레 웃음이 피어났습니다. 달님의 뽀뽀가 강이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 주었나 봅니다 ..  (12쪽)



  지구별은 어머니입니다. 뭇 목숨이 살아갈 수 있도록 따스하게 품으니 어머니입니다. 나무는 어머니입니다. 온갖 목숨이 푸른 바람을 마실 수 있도록 포근하게 감싸니 어머니입니다. 풀은 어머니입니다. 모든 목숨이 즐겁게 얼크러지면서 밥을 얻도록 따숩게 건네니 어머니입니다.


  지구별은 아버지입니다. 뭇 목숨이 사랑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품으니 아버지입니다. 나무는 아버지입니다. 온갖 목숨이 웃으며 사랑할 수 있도록 너그러이 감싸니 아버지입니다. 풀은 아버지입니다. 모든 목숨이 기쁘게 노래하면서 사랑하도록 신나게 어깨동무하니 아버지입니다.



.. “땅은 엄마야!” 강이가 아빠 손을 잡으며 불쑥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아빠는 강이의 말을 얼른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봐, 아빠. 나무랑 풀이랑 꽃이랑 다 땅에서 나오잖아. 나도 엄마 배에서 나왔잖아. 그러니까 땅은 엄마지.” ..  (39쪽)



  이금이 님이 글을 쓰고 한지희 님이 그림을 그린 《땅은 엄마야》(푸른책들,2000)를 읽습니다. 외딴 멧골자락에 조용히 깃든 세 식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습니다. 동화책에 나오는 아이는 다리를 접니다. 아이와 살아가는 어버이는 멧골자락에서 나무내음을 맡고 풀바람을 마십니다. 조용한 곳에서 조용한 노래를 듣습니다. 나무에 앉은 새가 노래합니다. 풀밭에서 풀벌레가 노래합니다. 논과 둠벙과 냇물에서 개구리가 노래합니다.


  노래를 들으며 살아가는 아이는 마음속에 노래를 품습니다. 노래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는 따사로운 빛을 마음속으로 품습니다. 스스로 노래하고 스스로 사랑합니다.


  아이는 아기붕어가 달한테 묻는 말, “달님, 사람들은 왜 우리한테 모든 걸 빼앗아 가려는 걸까요(50쪽)?”를 들었을까요. 아이는 아기붕어 목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지구별(땅)이 어머니와 같은 줄 깨달을까요. 아이와 지내는 어버이는 아기붕어 목소리를 들었을까요. 또는, 지구별 목소리나 숲 목소리나 풀밭 목소리를 들었을까요.



.. “붕어가 어디서 사는 것을 더 좋아할까, 한번 생각해 보자. 좁고 물도 뿌연 유리병 속에서 사는 것을 좋아할까?” 강이는 유리병을 바라보았습니다. 뿌연 물 속에서 아기붕어가 괴로운 듯 아가미를 뻐끔거렸습니다. “아, 아니오.” ..  (72쪽)



  사랑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로 이룹니다. 사랑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이룹니다. 사랑은 어버이와 아이가 나란히 이룹니다. 사랑은 사람과 숲이 같이 이룹니다. 서로 아낄 때에 사랑입니다. 함께 웃을 적에 사랑입니다. 나란히 노래할 적에 사랑입니다. 같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즐겁게 삶을 가꿀 적에 사랑입니다.


  동화책 《땅은 엄마야》는 ‘땅은 엄마’라 하는, 아주 쉬우면서 마땅하고 따사로운 이야기 한 자락을 들려줍니다. 다만, 여기에서만 그치니 아쉽습니다. ‘땅은 엄마’라는 외침말 한 마디에서 그치지 말고, 땅이 얼마나 너르며 따사로운 어머니 품인지, 또 이 땅이 사람과 뭇 숨결한테 얼마나 반가우며 고마운 아버지 품인지, 조곤조곤 보여주면서 밝히면 한결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 4347.5.1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동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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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400만 원’ 책읽기



  지난 2014년 2월 12일 재판부에서는 전재용 씨한테 벌금 40억 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녁이 벌금 물 돈이 없다면 ‘일당 400만 원’으로 ‘1000일 노역’을 해서 갚으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재용 씨는 항소를 했는데, 항소를 하지 말고 벌금을 물 노릇이 아닐까.


  돈이 참말 없을까. 40억 원이 없으면 시공사에서 책을 팔아서 번 돈으로 대면 될 노릇 아닌가. 아니면, 법원이 시공사 책을 40억 원어치 압수할 노릇 아닐까.


  그나저나, ‘일당 400만 원’짜리 노역이 있을까 궁금하다. 하도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살펴본다. 지난 2011년 3월에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가 터진 뒤, 핵발전소로 들어가서 방사능이 더 새어나오지 않도록 막는 일을 할 사람한테 ‘일당 400만 원’을 주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구나. ‘일당 400만 원’짜리 일이 아예 없지 않구나. 40억 원을 낼 만한 돈이 없으면 핵발전소 사고 현장으로 보내면 되는구나.


  더 생각해 본다. 핵발전소 사고가 난 곳으로 들어가는 일꾼한테 ‘하루 400만 원 일삯’을 준다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일터란 소리일까. 하루 일삯이 400만 원이라지만, 그곳에 들어가서 일하는 만큼 목숨이 깎이거나 나중에 끙끙 앓느라 일삯을 모두 뱉어야 할 노릇 아닐까. 그렇다면, 사고가 나지 않은 여느 때에도 핵발전소는 대단히 무섭고 두려운 시설이나 건물이 아닌가.


  송전탑은 어떠한가. 청와대 지붕이나 서울 강남 아파트 옆으로 우람한 송전탑이 서는 일이 없다. 서울대학교나 이화여대를 가로지르는 송전탑이 있을까. 청계천을 따라 송전탑을 세우는 일이 있을까.


  동생이 40억 원 때문에 끙끙 앓는데, 형은 시공사를 거느리면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한 집안 식구가 40억 원이 없어 끙끙 앓으니, 하루 빨리 후쿠시마로 보내어 1000일 동안 일을 시켜 땀을 빼도록 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4347.5.1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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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5.15. 큰아이―딸기 따는 아버지



  일곱 살 큰아이가 아버지를 그려 준다. 요즈막에 날마다 들딸기를 따서 실컷 먹다 보니, 큰아이는 ‘딸기 따는 아버지’를 그린다. 그리고, 이제 아버지 모습은 반바지 차림으로만 그린다. 예전에는 온 식구한테 치마 입히는 그림을 그렸는데, 어느덧 아버지하고 동생은 반바지 입는 차림이 된다. 오늘도 모레도 실컷 딸기를 먹으면서 오뉴월을 누리자. 잠들기 앞서 무지개 언덕을 그리고서야 비로소 빛연필을 손에서 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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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그림 좋은 풀순이 (2014.5.15.)



  밤잠을 자야 할 텐데, 큰아이가 안 자고 더 놀겠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놀겠다고 한다.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그리면 안 될까 하고 묻지만, 큰아이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더니 종이와 빛연필을 내민다. “벼리 그려 주세요.” 하고 말한다. 알았어. 너를 그려 줄 테니, 그림을 보고 자자. 한손에는 연필을 쥐고 다른 한손에는 지우개를 쥔 아이를 그린다. 잠옷 바지에 있는 꽃무늬를 알록달록 그린다. 아이가 맑은 별빛을 받으면서 잠들고, 푸른 풀내음을 맡으면서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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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55] 딸기를 먹는 손

― 오월에는 들딸기를 따자



  들딸기도 멧딸기도 멍석딸기도 사람이 씨앗을 심지 않습니다. 들과 숲에서 돋는 딸기는 딸기풀이 스스로 씨앗(열매)을 떨구고 넝쿨을 뻗으면서 퍼집니다. 멧새가 빨간 열매를 따먹고 훨훨 날아 똥을 뽀직 눌 적에 멀리 퍼지기도 합니다. 들쥐나 다람쥐가 갉아먹다가 이곳저곳에서 똥을 뽀직 누면 다른 곳으로 퍼지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딸기넝쿨을 걷어냅니다. 사람들은 멧자락을 허물어 길을 내거나 공장을 짓거나 골프장을 닦습니다. 들짐승과 숲짐승은 딸기를 퍼뜨리지만, 사람은 딸기를 없앱니다. 딸기를 먹고 오월을 누리는 들짐승과 숲짐승이 살아갈 터를 없애기까지 합니다.


  사람들은 들딸기나 멧딸기가 없어도 된다고 여깁니다. 비닐집을 세워 농약과 비료를 주면 얼마든지 더 굵은 비닐집딸기를 얻기 때문입니다. 한겨울에도 딸기를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고, 이른봄이나 늦가을에까지 딸기를 먹는 사람들이에요. 봄에 꽃이 피고 여름을 앞둔 길목에서 누리는 딸기를 잊는 사람들입니다.


  오뉴월에 딸기를 먹습니다. 첫물 딸기는 몇 줌 안 되지만, 이내 커다란 통을 그득 채울 만큼 됩니다. 며칠 더 지나면 큰 통을 여럿 채울 만큼 쏟아집니다. 들딸기는 사람도 먹고, 새도 먹으며, 개미와 풀벌레도 먹습니다. 들과 숲에서 살아가는 모든 목숨이 오뉴월에 새빨간 딸기를 먹으며 따스한 숨결을 북돋웁니다.


  싱그러운 딸기는 무엇을 먹고 이렇게 자랐을까요. 햇볕을 먹고, 바람을 먹으며, 빗물을 먹습니다. 흙을 먹고, 풀내음을 먹으며, 사람들이 따스하게 내미는 살가운 손길을 먹습니다. 4347.5.1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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