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596) 물론 2


“제가 먹여 봐도 돼요?” “물론. 하지만 아직은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박형권-돼지 오월이》(낮은산,2012) 23쪽


 물론

→ 그럼

→ 그래

→ 응

 …



  한자말 ‘물론’을 아이한테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말뜻을 살피면 ‘말할 것도 없이’인데, 아이한테 가르치거나 물려줄 말이라면 처음부터 ‘말할 것도 없이’를 들려주어야 알맞으리라 느낍니다.


  제자리에 제대로 말을 쓰지 못하면, 얄궂게 쓰인 낱말 하나는 자꾸 퍼집니다. 이 보기글에 나타난 ‘물론’도 얄궂습니다. 왜냐하면, 이 자리에서는 ‘그럼’이나 ‘그래’를 넣어야 알맞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이야기이니, 때에 따라 ‘응’이나 ‘네’를 넣을 수 있습니다. ‘알았어’나 ‘아무렴’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4347.5.1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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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먹여 봐도 돼요?” “응. 그렇지만 아직은 살살 다뤄야 한다.”


‘하지만’은 ‘그러하지만(그렇지만)’을 잘못 줄여서 쓰는 말투입니다. ‘그렇지만’이나 ‘그러나’로 고쳐씁니다. ‘조심(操心)해서’는 ‘잘 살펴서’나 ‘살살’이나 ‘가만가만’이나 ‘찬찬히’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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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의 외딴섬 여행 무민 그림동화 14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90



노는 아이들이 예쁘다

― 무민의 외딴섬 여행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2014.4.22.



  놀면 재미있습니다. 노는 아이는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놀지 못하면 재미없습니다. 놀지 못하는 아이는 언제나 재미없습니다.


  놀이는 놀이 강사한테서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놀이는 학교에서 교과서로 가르쳐야 할 수 있지 않습니다. 놀이는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 배우지 않습니다. 놀이는 학원에서 알려주지 않습니다.


  놀이는 늘 스스로 빚습니다. 스스로 웃고 노래하면서 놉니다. 손가락을 꼬물거리다가, 눈을 살며시 감고 마음속으로 하늘을 훨훨 납니다. 구름을 가르고, 무지개를 건넙니다. 냇물에서 헤엄치고 바닷속을 누빕니다.



.. “우리가 섬에 갇힌 거예요? 책에 나오는 것처럼 말이에요!” 스노크 아가씨는 어쩐지 신이 난 것 같았어요. “그러고 보니 모닥불은 괜히 껐구나.” 무민 엄마는 당분간 섬에서 지내려는 것처럼 보였지요 ..  (8쪽)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크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놀며 큽니다. 학교를 다니더라도 학교에서 놀지 못하면 아이들은 크지 않습니다.


  놀지 못하는 아이는 나이만 먹습니다. 나이만 먹는 아이는 어른이 되어도 철이 없습니다. 놀지 못한 채 어린 나날을 보냈으니 철이 들 수 없습니다. 놀지 못하면서 어린 나날이 지나갔으니 몸이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즐겁게 놀지 못하고서 어른이 된 사람은 이웃을 사랑하기 어렵습니다. 기쁘게 놀지 않고서 어른이 된 사람은 동무와 어깨를 겯기 어렵습니다.


  구슬땀을 흘리며 뛰놀아야 웃습니다. 햇볕에 까무잡잡하게 살갗이 타야 노래합니다. 손에 땟국이 흐르도록 뛰놀아야 밝게 웃습니다. 손등도 발등도 햇볕에 타서 까맣게 바뀌어야 맑게 노래합니다.



.. 뗏목은 생각보다 훨씬 튼튼했어요. 출렁출렁 파도에 맞추어 흔들흔들 움직여 재미있기도 했고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우르르 쾅! 천둥소리가 나고,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어요 ..  (12쪽)





  토베 얀손 님이 빚은 그림책 《무민의 외딴섬 여행》(어린이작가정신,2014)을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무민은 언제나 ‘놉’니다. 무민 식구는 언제나 ‘놉’니다. 무민네 어머니도 아버지도 언제나 놀면서 하루를 누려요. 무민네 어머니와 아버지가 무언가 ‘일’하는 모습은 언제나 ‘놀이’와 같아요.


  놀듯이 일하는 무민네 어머니와 아버지이니, 이맛살을 찌푸리거나 골을 내지 않습니다. 놀면서 일하는 무민네 식구이니, 언제나 웃고 노래하면서 삶을 가꿉니다.


  배를 타고 외딴섬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거센 바람이 불어 배가 떠내려 갑니다. 배가 없으니 그냥 외딴섬에서 살자고 생각합니다. 나무를 주워 뗏목을 엮습니다. 뗏목을 타고 바다를 가르다가 찻잔도 망원경도 그만 흘립니다. 이러다가 거센 물결에 휩쓸려 그만 뗏목도 조각조각 부서지면서 흩어집니다.



.. “폭풍이 멎으니 정말 아름답구나.” 무민 엄마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며 감탄했어요 ..  (24쪽)



  무민네 어머니는 비바람이 멎고 난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름답구나.” 하고 말합니다. 무민네 아버지는 고단하게 나들이를 했으나 곧 새로운 나들이를 꿈꿉니다. 무민은 바로 이런 어머니와 아버지하고 함께 살아갑니다. 무민은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삶을 배웁니다. 무민은 늘 사랑을 배우고 꿈을 배웁니다. 무민은 학교를 안 다니지만, 가장 아름다우면서 빛나는 넋을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습니다. 무민네 어버이도, 또 무민네 이웃도 학교를 안 다닐 테지요. 그렇지만 무민네 식구와 이웃 모두 서로를 아끼고 사랑합니다. 서로를 헤아리고 보살핍니다. 따사로운 사랑이 흐르는 마을입니다. 너그러운 꿈이 자라는 삶터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나요. 우리 아이들은 이 나라에서 어떤 눈빛으로 뛰노는가요. 우리 아이들은 오늘 어떤 놀이를 즐기면서 얼굴이 새까맣게 타는가요. 4347.5.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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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재정권 그늘이 짙다. 그런데 독재정권은 정치로만 독재가 아니다. 경제로도 독재이며, 문화와 교육으로도 독재이다. 사상과 철학으로도 독재인데, 독재는 총칼을 든 독재로 그치지 않는다. 연필과 종이를 든 독재 또한 무시무시하다. 더욱이, 오늘날에는 한손에 농약병을 든 독재가 있고, 다른 한손에는 비닐과 비료를 든 독재가 있다. 가만히 보면, 평화로운 곳에는 우두머리가 없다. 아름다운 곳에는 임금님이 없다. 사랑스러운 곳에는 대표나 대통령 같은 이들이 없다. 모두 똑같은 사람이니, 한둘이나 몇몇이 앞에 나서서 마을이나 모임을 이끌 일이 없다. 모두 똑같이 살림을 알뜰살뜰 가꾸니, 한둘이나 몇몇이 앞장서면서 경제라느니 정치라느니 문화라느니 교육이라느니 사상이라느니 철학이라느니 종교라느니 하면서 떠벌일 까닭이 없다. 먼먼 옛날부터 지구별 어느 곳에서나 시골마을 작은 집에서 평화와 사랑과 꿈을 아름답게 가꾸었다. 책 한 권 없이 아이들을 슬기롭게 가르치던 사람들이다. 책 한 권 없이 말이며 삶이며 똑똑히 가르치던 사람들이다. 책 한 권 없이 풀과 나무를 모두 꿸 뿐 아니라, 벌레와 물고기와 짐승을 모두 알던 사람들이다. 오늘날은 어떠한가? 오늘날 사람들은 학교와 학원과 책과 인터넷으로 온갖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지만, 막상 스스로 집을 짓지 못하고 옷을 깁지 못한다. 요리책을 집에 안 두면서 밥을 지어 먹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새로운 독재’는 ‘새로운 대통령’ 한 사람만 가리키지 않는다. 새로운 독재가 우리 삶터 어느 곳까지 속속들이 파고들어 좀먹는가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4347.5.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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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독재와 싸울 때다-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이야기
김인국.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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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은 무서운 곳이 아니다. 숲은 언제나 즐겁게 노는 곳이다. 숲은 누구나 아름답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터이다. 숲에서 나무를 얻고, 숲에서 나물을 뜯으며, 숲에서 푸른 바람을 마신다. 커다란 도시이든 자그마한 도시이든, 숲이 있기에 비로소 살림을 꾸린다. 숲이 없으면 어떤 사람도 살아남을 수 없다. 아이들은 마음 깊은 데에서 우러나오는 빛으로 안다. 어른들은 학교를 오래 다니거나 사회에서 오래 길들면서 빛을 잃기에 제대로 모른다. 나무 없는 삶이 있을 수 있을까. 풀과 꽃이 스스로 씨앗을 퍼뜨리지 않는 숲이 없이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 윌리엄 스타이그 님 그림책 《자바자바 정글》을 읽는다. 아이는 숲을 헤치고 걷는다. 왜 숲을 헤치고 걸어야 할까. 아이는 숲에서 먹고 자며 걷는다. 아이는 숲에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며 어디로 가는가. ‘생각’을 하면 알 수 없다. ‘마음’을 열고 맞아들이면 모두 알 수 있다. 4347.5.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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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4.5.15. 큰아이―한 줄 두 줄



  글을 읽기만 하거나 쓰기만 하면 재미없다고 느낀다. 글을 읽는 까닭은 아름다운 삶을 읽고 싶기 때문이고, 글을 쓰는 까닭은 사랑스러운 삶을 쓰고 싶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아이가 글을 읽거나 쓸 적에도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넋을 가슴에 품을 수 있기를 빈다. 한 줄 두 줄 즐겁게, 기쁘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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