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읽어야 하는 책은 없다고 느낍니다. 우리 마음이 어디에서 어디로 흐르는가를 읽으면서 책을 만난다고 느낍니다. 우리 마음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읽는 동안 책을 알아차린다고 느낍니다. 여느 때에 늘 숲을 마음에 담은 사람은 어느 곳에 가든 숲을 다루는 책을 한눈에 알아봐요. 언제나 시쓰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도서관에서든 학교에서든 시를 노래하는 책을 시나브로 알아내지요.

  구름에 마음을 두지 않으면 도시를 벗어나 너른 들녘을 마주하더라도 구름을 알아보지 못해요. 들꽃을 마음에 심지 않으면 골목에서나 숲에서나 들꽃을 알아채지 못할 뿐 아니라 꽃집 옆에 서더라도 꽃내음을 못 맡습니다.

  마음 가는 곳을 읽습니다. 마음으로 읽기에 줄거리 아닌 글쓴이 넋과 얼을 책에서 헤아립니다. 마음으로 읽으니까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아닌 책을, 말 그대로 책을 읽어요. 인기도서나 비인기도서를 읽을 까닭이 없어요. 인문책이나 처세책을 읽을 까닭도 없어요. 그저 책을 읽어요. 오롯이 책을 만나요. 마음이 사랑스레 피어나도록 책을 읽습니다.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긴 바깥마실을 마치고 나서 시외버스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마실길 내내 고단하다는 느낌은 없었으나 갑자기 졸음이 쏟아집니다. 쉼터에 닿는다는 안내말씀을 얼결에 듣고는 부랴부랴 눈을 뜹니다. 곁님과 작은아이는 곯아떨어진 채 못 일어납니다. 전철에서 내 무릎에 누워 자던 큰아이는 말똥말똥 내 무릎을 베고 누워 혼자 노는군요.  큰아이한테 신을 신으라 이르고는 오줌 누러 버스에서 내립니다. 아이 손을 잡습니다. 우리가 탄 버스 번호를 살펴봅니다. 이러고 나서 앞을 보려는데 뒤쪽에서 누가 빵빵거립니다. 하얀 자가용이 우리더러 길을 비키랍니다.

  나는 길을 비키지 않습니다. 다시 앞을 보고 아이 손을 잡고는 두 걸음 내딛습니다. 아이와 내가 두 걸음 내딛은 뒤 우리 뒤에는 아무도 없고, 하얀 자가용이 지나갈 길은 넓게 트입니다.

  나하고 아이가 이 길을 걸어서 지나가는 데에 아마 삼초쯤 걸렸지 싶습니다. 하얀 자가용은 저 뒤에서 왔을 테니 나와 아이를 보았겠지요. 이 자가용은 왜 고속도로 쉼터에서 삼초를 기다리지 않고서, 아이 손을 잡고 길을 지나가는 사람한테 빵빵거릴까요.

  삼초를 빨리 가면 얼마나 더 빠를까요. 삼분이나 세 시간을 빨리 가지만, 빨리 가고 나서 어떤 일을 하는가요. 아이는 빵빵거림을 이내 잊습니다. 나는 이 흐름을 가만히 돌아봅니다. 아이와 얘기할 적에 나는 아이가 들려주는 말을 얼마나 귀를 기울이는지, 또 곁님과 얼마나 마음을 쏟아 생각을 주고받는지 되새깁니다.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빛을 읽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136] 끈을 잡는다



  내가 바라보는 곳에서 꽃이 피고

  내가 노래하는 곳에서 바람이 불며

  내가 사랑하는 곳에서 해가 뜬다.



  꿈(희망)은 바로 우리 스스로라고 느껴요. 우리 둘레에서 온갖 곳에서 잘못과 바보스러운 일이 벌어져도 우리 스스로 참답고 착하며 아름답게 살아가면 샘물과 같은 우리 스스로 이 땅과 나라를 살리며 아이들을 보살피는 빛이 되리라 생각해요.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지 아저씨한테는 땅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 백만 평? 천만 평? 일억 평? 조지 아저씨와 이웃으로 지내는 다른 아저씨한테는 땅이 얼마만큼 있으면 될까? 십만 평? 만 평? 천 평? 우리는 우리 땅을 얼마나 누릴 때에 즐거울까? 우리는 우리 보금자리를 어느 만큼 돌보고 아끼고 사랑하고 일구면서 삶을 가꿀 때에 아름다울까? 그림책 《조지 아저씨네 정원》은 수수하게 이야기한다. 풀을 이야기하고, 꽃을 노래하며, 해와 바람과 빗물을 그린다.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조지 아저씨네 정원
게르다 마리 샤이들 지음, 베너뎃 와츠 그림,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12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14년 06월 05일에 저장
구판절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후애(厚愛) 2014-06-05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표지가 무척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에요~^^
담아갑니다~ ㅎㅎ

파란놀 2014-06-05 22:06   좋아요 0 | URL
책에 깃든 이야기도 더할 나위 없이 예쁘답니다 ^^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책을 안 펼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그럴까?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손전화가 나왔을 적에도 책을 안 펼치는 사람은 안 펼친다. 스마트폰이나 손전화 때문이 아니다. 스스로 삶을 찾는 길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나 책하고 등을 진다.

  책은 아무나 읽지 않는다. 스스로 온마음을 기울여 빛을 사랑하는 사람만 책을 읽는다. 책은 누구나 읽는다. 스스로 온마음 기울일 만한 빛을 품을적에 누구나 책누리를 찾아가면서 빙그레 웃는다.

  순전화 없던 예전에는 버스나 전철에서 사람들이 스포츠신문이나 ㅈㅈㄷ 찌라시만 본다는 말이 많았다. 잘 보라. 오늘날 숱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는 스포츠와 언예인과 ㅈㅈㄷ 찌라시에 폭 사로잡힌다. 이러는 동안에도 책을 읽는 사람은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 책빛을 먹는다.

  모든 사람이 책만 읽을 까닭이 없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책을 읽어야 하지 않다. 저마다 삶을 그리는 빛을 품을 노릇이요, 사랑을 노래할 꿈을 이야기하면 된다. 책은 예나 이제나 늘 우리 곁에 곱게 있다. 나를 보고 이웃을 보며 숲을 볼 수 있으면 된다.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