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 스스로 밥 챙겨 먹기


  바깥마실을 나와서 돌아다닐 적에 ‘급식실’이라는 데를 가서 밥을 먹는데, 일곱 살 사름벼리가 혼자 밥을 떠서 혼자 먹는다. 바깥마실에서 만난 언니 옆에 앉아서 혼자 먹는다. 집에서는 늘 어머니와 아버지와 동생하고 밥을 먹지만, 함께 노는 동무를 만나니 동무와 붙어서 스스로 밥을 챙긴다. 그러나 아직 사름벼리는 저한테 알맞게 밥을 떠서 먹지는 못한다. 다 먹지 못하 남긴다. 두 아이가 모두 스스로 밥을 챙길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나는 어버이로서 홀가분할까, 어떤 마음이 될까.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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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혼자서 잘 놀지


  산들보라는 어느덧 혼자서 씩씩하게 잘 논다. 다만, 혼자서 잘 놀다가도 졸리면 어머니나 아버지한테 찰싹 붙어서 앙앙거리다가 새근새근 잠든다. 무럭무럭 자라면서 혼자 뛰노는 재미를 누리고, 혼자 뛰놀면서 팔다리와 몸뚱이에 힘살이 붙는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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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쓴 정세기 님


  동시집 《해님이 누고 간 똥》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아쉽다고 느꼈다. 조금 더 어린이 눈길을 살피거나 헤아린다면 한결 아름답게 빛났을 텐데 하고 느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알았는데 이 동시집을 쓴 정세기 님은 이 동시집을 내놓을 적에 뇌종양으로 몹시 아픈 몸이었단다. 손으로 글을 쓰지 못하고 입으로 읊어 옆에서 받아적었다고 한다. 동시집이 나오고 나서 몇 달 뒤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첫 동시집이 나오고 나서 꾸준히 동시를 생각하고 새롭게 쓰다 보면, 둘째 동시집이나 셋째 동시집이 얼마나 곱게 피어날까 싶었는데, 그만 첫 동시집이 마지막 동시집이 되었다.

  책상맡에 정세기 님 동시집을 한참 올려두었다.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다. 마지막 삶자락을 동시를 생각하면서 보낸 셈이지 않은가. 어떤 넋이 손을 잡아서 이끌었기에 이분은 동시를 썼을까. 더군다나 손으로 쓸 수 없는 글을 입으로 읊으면서 내놓았을까.

  시골 군내버스가 지나간다. 마을 어귀로 군내버스가 지나가면서 부릉 소리를 낸다. 처마 밑에서는 새벽부터 새끼 제비가 재재재 노래를 하면서 어미더러 어서 밥 달라 말하고, 어미 제비는 알았다면서 새벽부터 먹이를 물어 나르느라 부산하다. 어젯밤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별도 달도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구름이 걷히면서 해를 볼 수 있을까.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람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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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작은아이가 혼자 양말 신기


  알맞다 싶은 때가 틀림없이 찾아온다고 느낀다. 재촉하거나 서두를 까닭 없이 즐겁게 기다리면 된다고 느낀다. 네 살을 맞이한 작은아이가 혼자 양말을 안 신으려 하든, 혼자 신을 안 꿰려 하든 가만히 지켜보다가 신기기도 하고 스스로 용을 쓰라고 내버려 두기도 한다. 세 살 적까지는 그대로 두면 울기만 했으나, 네 살이 되고부터는 안 울고 씩씩하게 양말을 꿰려고 참말 용을 쓰곤 한다. 그러나 아직 옳게 꿰지는 못한다. 발에 꿰기만 한다. 그래도 이만 한 모습이 어디인가. 이렇게 발에 양말을 꿰는 모양새가 얼마나 재미있는가. 재미있게 놀듯이 자라는 아이들이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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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눈부신 쪽그림 (2014.5.28.)



  나는 그림을 그릴 적에 마음에서 샘솟는 느낌을 그린다. 그리고, 내가 마음으로 이루고 싶은 이야기를 그린다. 스스로 이루고 싶은 이야기는 어느 때라도 그리고, 마음에서 샘솟는 느낌은 ‘내가 그리는 이 그림을 받을 꼭 한 사람’을 가만히 떠올리면서 천천히 그린다. 이 그림이건 저 그림이건 내 손으로 그리지만, 어느 모로 본다면 내 몸이 그리는 그림은 아니지 싶다. 가벼우면서 거침없이 그리고, 온 기운을 듬뿍 쏟아서 그린다. 이 그림을 받을 분들이 즐거워 할 모습보다 나 스스로 흐뭇해 할 모습을 헤아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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