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갚음을 하는 글쓰기



  앙갚음이란 무엇인가 하고 헤아려 본다. 그래, 먼저 한국말사전을 살펴보자. 한국말사전에는 “남이 저에게 해를 준 대로 저도 그에게 해를 줌”이라 풀이한다. 그렇구나. 남이 저를 나쁘게 하면 도로 나쁘게 한다는 뜻으로 ‘앙갚음’을 쓰는구나. 그러면, 나쁘게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나쁠까?


  참을 보여주면 나쁜가? 속내를 밝히면 나쁜가? 좋음은 무엇이고, 나쁨은 무엇일까? 그예 추켜세워 주어야 좋고, 찬찬히 따지거나 나무라면 나쁠까?


  나는 내 둘레에 무엇을 하는지 헤아려 본다. 내가 내 둘레에 하는 일은 ‘참’일까 ‘즐거움’일까 ‘사랑’일까 ‘보람’일까. 나와 만나는 사람은 나한테서 참을 보거나 즐거움을 누리거나 사랑을 찾거나 보람을 맛볼까.


  내가 누군가를 ‘비판’하는 글을 쓴다고 할 적에, 이러한 비판은 사랑을 담은 비판인가, 아니면 마치 누군가한테 앙갚음을 하듯이 내쏘거나 주먹다짐을 하는 듯한 비판인가. 내 아이를 보듬듯이 들려주는 따사로운 비판인가, 총칼이나 전쟁무기를 손에 쥐고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비판인가. 4347.7.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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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18. 지켜본다 바라본다 살펴본다



  볼 수 있을 때에 느낍니다. 보면서 느낄 수 있을 때에 생각합니다. 보면서 느끼기에 생각할 수 있을 때에 마음에 씨앗을 심습니다. 보면서 느끼어 생각하는 동안 마음에 씨앗을 심을 수 있을 때에 이야기를 짓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지으면, 날마다 삶을 새로 엽니다.


  볼 수 있을 때에 느끼니, 사진으로 찍습니다. 볼 수 없을 때에는 느끼지 못하기에 사진으로 못 찍습니다. 사진을 찍자면, 먼저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한테는 눈이 있습니다. 그러나, 눈이 있기에 모든 사람이 ‘볼’ 수 있지는 않습닏. 코앞에 있어도 못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눈앞에 있으나 못 알아채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제대로 안 보기 때문이에요. 마음에 다른 것을 두고서 보기 때문입니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보기 때문입니다.


  보는 길은 여럿입니다. 첫째, 마음을 차분히 내려놓고 바라봅니다. 그저 바라봅니다. 다음으로 지켜봅니다. 마음을 가만히 기울이고 지켜봅니다. 마음을 써서 지켜봅니다. 그리고, 곰곰이 살펴봅니다. 이곳저곳 살펴봅니다. 앞과 뒤를 살펴보고, 어제와 오늘과 모레를 한 갈래로 이으면서 살펴봅니다.


  사진을 찍는 눈이란, 늘 ‘보는 눈’입니다. 바라볼 수 있는 눈이요, 지켜볼 수 있는 눈이며, 살펴볼 수 있는 눈일 때에 사진을 찍는 눈으로 거듭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보는 눈’이 되도록 마음을 기울여요. 늘 한결같이 흐르는 ‘보는 눈’을 돌보고 추스르면서 사랑스러운 기운을 담아요. 삶을 사랑하면서 ‘보는 눈’을 길러요. 4347.7.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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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놀이 1 - 빗물받이에 자석 붙이기



  막대자석을 얻는다. 막대자석을 줄줄이 이으면서 논다. 처마 밑 빗물받이에 막대자석을 척 붙인다. 대롱대롱 매달리는 막대자석을 보고 아이들이 웃는다. 자석을 올려다보며 웃는다. 4347.7.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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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143) 등의 1 : 병원가방 등의 선물


예전엔 초콜릿으로 만든 토끼와 공을 선물했지만, 지금은 그림책, 자전거, 병원가방 등의 선물이 보통이다

《안드레아 브라운/배인섭 옮김-소비에 중독된 아이들》(미래의창,2002) 45쪽


 병원가방 등의 선물이 보통이다

→ 병원가방 같은 선물이 흔하다

→ 병원가방을 으레 선물한다

→ 병원가방 들을 흔히 선물한다

 …



  한국말은 ‘들’이고 한자말은 ‘等’입니다. 두 낱말을 쓰는 자리는 같습니다. 다만, 한쪽은 한국말이고 다른 한쪽은 한자말일 뿐입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울산, 구미, 창원 등과 같은 공업 도시”라든지 “주인공의 성격이나 행동 등이”라든지 “전남, 전북, 경남 등 3도 유격대의 씨름 선수” 같은 보기글이 나오는데, ‘등’만 ‘들’로 고치면 돼요.


  이 자리에서는 ‘등 + -의’ 꼴입니다. ‘등’만 ‘들’로 바꾼다고 토씨 ‘-의’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때에는 말짜임을 바꾸면 됩니다. 말짜임을 올바로 다스리지 못하니 토씨 ‘-의’가 끼어들거든요. 4338.2.2.물/4347.7.1.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예전에는 초콜릿으로 만든 토끼와 공을 선물했지만, 이제는 그림책, 자전거, 병원가방 들을 흔히 선물한다


‘지금(只今)’은 ‘이제’나 ‘요즘’으로 다듬습니다. “병원가방 등의 선물이 보통(普通)이다”는 “병원가방을 흔히 선물한다”나 “병원가방 들을 으레 선물한다”로 손질해 줍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19) 등의 3 : 대구 등의 광역시

대전, 대구 등의 광역시를 두 곳이나 지날 뿐만 아니라, 서울-천안 간 수도권 구간은
《신명식-간이역 오감도》(이지북,2010) 183쪽

 대전, 대구 등의 광역시
→ 대전, 대구 같은 광역시
→ 대전, 대구와 같은 광역시
→ 대전, 대구라는 광역시
 …


  보기글을 가만히 보면, 광역시를 두 곳 지난다고 합니다. 이러면서 “대전, 대구 둥의”처럼 글을 씁니다. 두 곳을 이야기하면서 ‘등의’를 넣어요. 두 곳이 아닌 서너 곳이나 대여섯 곳쯤 된다면 ‘들’이나 ‘等’을 넣을 만하지 싶어요. 그러나, 딱 두 곳이라 하면 ‘들’이나 ‘等’을 넣기보다는 “대전, 대구라는 광역시”라고만 적으면 돼요. 또는 “대전광역시와 대구광역시”라고 적습니다. 4347.7.1.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대전, 대구 같은 광역시를 두 곳이나 지날 뿐만 아니라, 서울-천안 사이 수도권 길은

“서울-천안 간(間)”은 “서울-천안 사이”로 다듬습니다. ‘구간(區間)’은 어느 한 곳과 다른 한 곳 사이를 가리키는 한자말입니다. 보기글을 보면 ‘간’과 ‘구간’이라는 한자말이 잇달아 나옵니다. “수도권 구간”은 겹말이라 할 만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서울-천안 사이 수도권 길은”이나 “서울-천안 사이 수도권은”으로 손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45) 등의 4 :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정혜진-태양도시》(그물코,2004) 29쪽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
→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
→ 천연가스라든지 여러 가지 화석연료
→ 천연가스를 비롯한 화석연료
 …


  토씨 ‘-의’를 붙이는 버릇이 널리 퍼져요. 그런데, 한자말 ‘等 + -의’ 꼴로는 쓰더라도 한국말 ‘들 + -의’ 꼴로는 거의 안 씁니다. 이 보기글을 ‘등’만 ‘들’로 바꾸어서 읽어 보셔요. 참말 ‘들의’ 꼴로 쓰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할 만합니다. 말투를 알맞게 추스르기를 바랍니다. 4347.7.1.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석유, 석탄,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

“주요(主要)한 에너지원(energy源)”이라 적는데, ‘주요’는 “주되고 중요함”을 뜻하고, ‘에너지원’은 “에너지의 근원”을 뜻한다고 합니다. ‘주(主)되다’는 “주장이나 중심이 되다”를 뜻하고, ‘중요(重要)’는 “귀중하고 요긴함”을 뜻하며, ‘중심(中心)’은 “사물이나 행동에서 매우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부분”을 뜻한다고 합니다. ‘주요’에서 비롯하는 한자말은 돌고 돌 뿐입니다. 실마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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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가 도서관에서 시간여행기를 타고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서 세 사람을 만난다고 한다. 한 사람은 소로, 다른 사람은 스코트와 니어링, 그리고 한 사람은 타샤 튜더. 이 셋은 저마다 ‘스스로 살고픈 대로 이녁 길을 걸어간’ 사람이라고 한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는 세 사람(이지만 네 사람)과 얽힌 책을 바지런히 읽고 생각을 넓힌 뒤, 지난 어느 날 세 사람(네 사람)이 어떤 꿈과 사랑으로 삶을 일구었는지 지켜본다. 만화책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한국에서 고등학생이 만날 수 있는 ‘자유로운 넋’ 세 사람 가운데 한국사람은 뽑히지 못한다. 굳이 한국사람을 뽑아야 할 까닭이 없기도 한데, 가만히 보면 한국에서 한국사람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일이 드물고, 말하거나 알리는 일이 드물기도 하다. 더 나아가 헤아리면, 이들 셋(넷)이 저마다 빚은 삶을 기쁘게 맞아들여 한국에서 새로운 빛으로 가꿀 길은 어떻게 찾으면 좋을까. 한국에서는 이들 세 사람(네 사람)처럼 조용하며 아름다운 시골자락을 찾을 만할까. 한국에서는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럽고 자유로운 넋을 살찌울 기틀이 어느 만큼 있을까. 만화책 《나대로 살아라》에 나온 고등학교 두 아이는 시간여행기를 타고는 서양 여러 나라 시골로 갔는데, 시간여행기 말고 시외버스를 타고 이 나라 시골을 돌아다녀 보면서도 무엇인가 느끼고 배우며 생각할 수 있기를 빈다. 4347.7.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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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로 살아라
정송희 만화 / 씨네21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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