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60. 2014.6.28. 여름 빨래 사이로



  볕이 좋은 유월 한낮, 큰아이는 평상에 앉아 조용히 나긋나긋 찬찬히 책을 읽는다. 너는 ‘여름책아이’로구나. 고운 볕이 흐르고, 맑은 바람이 불며, 따사로운 숨결이 감돈다. 이 좋은 날, 네 마음속으로 어떤 빛이 스며들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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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만든 집
아샤 메니나 외, 마이클 레삭 / 폰즈트리 / 2009년 4월
평점 :
일시품절


카드로 만든 집

House Of Cards, 1993



  마음을 읽는다면 서로 아프거나 힘들거나 슬플 일이 없다. 서로 마음을 못 읽는다면 자꾸 지치고 괴로우면서 고단한 일이 많다. 마음을 읽도록 삶을 배우면 날마다 새로운 빛을 누리면서 즐거운 일을 찾는다. 마음을 읽도록 배우지 못하고 삶도 배우지 못하면서 날마다 새로운 빛을 누리기란 어렵다.


  학교란 어떤 곳인가. 학교는 아이들한테 무엇을 가르치는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어른은 저마다 무엇을 배워서 아이들한테 무엇을 보여주려 하는가. 아이들을 학교에 넣는 어른은 아이가 무엇을 배우기를 바라는가.


  마음으로 삶을 지으려는 아이와 만나려면 교과서 지식이나 학문 정보가 아닌 내 마음을 열어야 한다.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려는 아이와 이야기하려면 전문가나 지식인이나 학자나 상담원 같은 사람이 아닌 동무로서 아이와 어깨를 겯을 수 있어야 한다.


  영화 〈카드로 만든 집〉에 나오는 아이는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 자꾸자꾸 생각한다. 생각과 생각 끝에 길을 찾으려 한다. 이와 달리 아이 어머니는 아이한테 ‘꿈’이 아닌 ‘밑바닥’만 보여주려고 한다. 아이와 함께 꿈을 찾는 길로 나아가기보다는 아이가 ‘꿈’에서 내려와 ‘밑바닥’에 머물면서 저(어머니)와 함께 하루하루 지내기를 바란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아버지가 죽어서 없으니 못 만난다고 알려주는 일이 사랑인가. 꿈이란 무엇인가. 아이가 아버지를 마음으로 사귀거나 만날 수 있는 길을 가로막거나 닫는 일이 꿈인가.


  집은 카드로도 짓는다. 집은 돈으로도 짓는다. 집은 흙이나 돌이나 나무로도 짓는다. 집은 사랑으로도 짓는다. 집은 꿈으로도 짓고, 마음으로도 짓는다. 집은 나 스스로 품는 가장 따사로운 생각으로 짓는다. 4347.7.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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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부치는 우표값 십오만 원



  택배회사 일꾼이 오늘 낮에 온다. 책을 담은 꾸러미를 마흔한 통 부친다. 삼천 원씩 받아서 십이만 삼천 원을 치른다. 어제는 우체국에 가서 이만 원 즈음 치렀다. 아직 다 부치지 않았으니, 이튿날 우체국에 가서 이러구러 부치면 우표값으로 십오육만 원 즈음 쓸 듯하다.


  이번에 내놓은 책은 인세가 아닌 책으로 받았는데, 책을 부치느라 우표값을 꽤 썼으니 이만저만 살림돈이 꼬르륵 하고 사라진다. 부디 하루 빨리 2쇄를 찍을 수 있기를 빈다. 2쇄도 찍고 3쇄도 찍으며 4쇄도 찍어서 우표값을 넉넉히 벌 수 있기를 빈다. 내 사랑스러운 책들아, 고운 이웃님들한테 즐겁게 날아가렴. 4347.7.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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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7-03 20:48   좋아요 0 | URL
인세를 책으로 받기도 하나요? 에궁...
오늘 책 잘 받았습니다. 그냥 이렇게 받아도 되는지, 책을 넘겨보며 생각했답니다.
감사합니다.

파란놀 2014-07-04 04:59   좋아요 0 | URL
작고 돈이 없는 출판사에서 책을 낼 적에는
으레 인세 아닌 책으로 받아요 ^^
저도 아직 돈이 없는 주제인데 말입지요~

앞으로 hnine 님이 <책빛숲>을 널리 사랑해 주시면서
예쁜 이야기꽃 길어올려 주시면
2쇄 3쇄를 지나면서
저도 인세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책을 보낼 수 있는 이웃님이 있어서
저도 참으로 고마워요~
 

사름벼리 뒷모습에서 여름이



  마룻바닥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사름벼리를 바라본다. 사름벼리는 좋아하는 옷을 스스로 골라서 입는다. 아하, 너는 그 옷을 아주 좋아하는구나. 왜 이 치마를 좋아할까. 왜 가느다란 어깨끈 치마를 좋아할까. 아무튼, 일곱 살 사름벼리가 좋아하는 치마를 입고 마룻바닥에 앉은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면서 ‘그야말로 여름이네’ 하고 느낀다. 구름에서도, 하늘에서도, 들과 풀에서도 여름을 느끼지만, 우리 집에서는 바로 네 모습에서 여름을 새삼스레 느낀다. 4347.7.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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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6.29. 큰아이―우리 식구와 하트



  큰 그림종이 두 장을 반으로 접어서 자른다. 아직 일곱 살 사름벼리한테는 큰 그림종이 한 장을 그리며 놀기에 벅차구나 싶기 때문이다. 큰 그림종이를 반으로 가르니, 사름벼리는 씩씩하게 석 장을 그린다. 맨 먼저 우리 네 식구가 지내는 숲집을 그린다. 그런 뒤 노란 하트를 그린다. 그러고는 네 갈래로 화면을 나누어 네 가지로 상징이 될 그림을 그린다. 마지막으로 눈이 내린다고 하면서 보라빛 동글뱅이를 잔뜩 그려서 휙 던지더니 한참 조용하다. 무얼 하나 들여다본다. 그림종이 한 장을 몰래 가져가서 가위로 오리며 논다. 작은 네모종이로 만들어서 작은 그림을 그린다. 아하, 그렇구나. 가위질을 해 보고 싶었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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