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터놀이 16 - 입총놀이



  사름벼리가 문득 새로운 물놀이를 알아냈다. 입으로 물을 잔뜩 머금은 뒤 죽 내뱉는 놀이이다. 이른바 ‘입총’이랄까. 물을 입에 잔뜩 머금고는 선 채 아래로 죽 뱉으면 물줄기가 곧게 내려온다. 그런데, 산들보라가 밑에서 이 물을 받는다. 너희 둘은 그야말로 놀이짝꿍이로구나. 4347.7.2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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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놀이 15 - 묻잖고 첨벙첨벙



  네 살 산들보라는 빨래터에 가면, 이제 묻지 않고 첨벙첨벙 달린다. 일곱 살 사름벼리도 그렇다. 빨래터에 가는데 아버지가 옷을 안 챙기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옷을 적셔도 다른 옷을 챙겼을 테니, 옷이 젖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논다. 그런데 말이야, 시멘트로 바른 빨래터 바닥이니, 마을에서 이곳에서 빨래를 이제 안 하니 물이끼가 바닥에 끼거든. 되게 미끄러울 텐데 너는 미끄럽거나 말거나 마음을 안 쓰는구나. 그런 데에는 마음을 안 쓰니 찰박찰박 잘 뛰놀 수 있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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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바람



나무 곁에 서면

나무바람 쏴라락.


숲길 걸어가면

숲바람 솔솔.


바닷가 모래를 밟으면

바닷바람 촬촬.


군내버스 타면

“저그 창문 닫으소.” 하면서

에어컨 바람.


시골에서는

버스 창문을 열고 싶은데.



4347.7.1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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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7.18. 큰아이―네 식구 좋아


  아이와 나란히 앉아 ‘우리 집’을 그린다. 아이는 먼저 네 식구를 그린다. 네 식구가 가장 좋다. 큰아이는 퍽 오랫동안 누구보다 나(아이 스스로)를 맨 먼저 그렸는데, 요즈음에는 아버지·어머니·나·동생을 그린다. 예전에는 ‘우리 식구’를 그릴 적에 종이에 빈자리가 없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이모는 그렸어도 아버지는 안 그리기도 했는데, 그림 흐름이 살며시 바뀌었구나 싶다. 작은아이는 아직 글놀이나 그림놀이에는 마음을 쓰지 않는다. 작은아이가 그림을 처음 그리면서 그림빛이 터질 때에는 어떤 이야기가 그림에 깃들는지 궁금하다. 큰아이는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제 그림도 함께 사진으로 찍으라고 예쁘게 놓아 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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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ㅍㄹㅅ (2014.7.18.)



  아이들 치과 진료를 받으려고 고흥집을 이레쯤 비운 사이, 누군가 우리 집에 몰래 들어와서 ‘씨받이 상추’를 뽑아 갔다. 누구 짓일까? 누가 우리 집 ‘씨받이 상추’를 몰래 가져갔을까? 고흥집을 나서기 앞서 씨방이 차츰 여물기에, 고흥집으로 돌아오면 ‘사다 심는 상추씨’가 아닌 ‘씨를 받아 심는 상추씨’를 잔뜩 얻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어떤 마을 이웃집에서 우리 상추씨를 몽땅 가져갔을까? 이 얘기를 들은 곁님이 나한테 그림을 그리라고 말한다. 우리 집에 아무나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그림을 그리라고 말한다. 그래, 우리 집에는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다운 넋으로 삶을 가꾸는 사람만 찾아오도록 그림을 그려야겠구나. 맑게 웃고 노래하는 우리 아이들이 우리 집을 지키고, 우리 식구가 심은 나무가 우리 집을 감싸며, 구름과 무지개와 하늘과 흙과 꽃이 우리 집을 지킨다. “우리 집은 ㅍㄹㅅ이다.” 나한테 ‘ㅍㄹㅅ’은 “푸른 숲”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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