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4.7.23.

 : 하늘빛이 얼마나 파란가



- 아이들을 데리고 자전거 나들이를 한다. 날은 폭폭 찌면서 하늘이 눈부시도록 파라니, 이런 맑은 날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무엇을 하겠는가. 자전거를 몰고 들길을 한 바퀴 돈 뒤에 골짜기로 간다. 골짜기로 가서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골짝물에 온몸을 담가 논다. 골짜기에서 바라보는 하늘도 참으로 파랗다. 바람노래를 아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


- 골짜기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샛자전거에 앉은 큰아이가 손목에 감은 사진기를 켜고 하늘빛을 동영상으로 찍는다. 한참 하늘빛을 동영상으로 찍은 뒤 귀에 대고 소리를 듣는다. 너는 어떤 소리를 듣고 싶어서 자전거로 달리면서 하늘빛을 담았니? 네가 담은 하늘빛은 어떤 노래가 흐르니?


- 눈부신 하늘을 언제나 마주하는 사람은 마음도 눈부시게 가다듬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새파란 하늘에 하얗게 맑은 구름을 늘 올려다보는 사람은 마음자리에 맑은 꿈을 씨앗으로 뿌려 사랑으로 가꾸는 삶을 일굴까 하고 생각해 본다. 아이들 마음과 내 마음에 모두 파란 하늘 노래가 흐르기를 빈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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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서재에서

리뷰와 페이퍼 사이가

오락가락하는 

오류가 생긴 지

꽤 되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하나도 안 바뀐다.

왜 안 바뀔까?



'사진책' 리뷰 게시판에

'페이퍼'로 글이 올라가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도 

조금 앞서 있었다.


리뷰 쓰기와

페이퍼 쓰기를

부디

하루 빨리 바로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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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지기 2014-07-29 15:4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함께살기님.
서재 내 글쓰기와 관련해서 변경된 사항을 안내 드리고자 짧게 댓글을 남깁니다.
지난 5월 19일에 글 작성할 때 마이리뷰/마이페이퍼와 무관하게 모든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 있게 변경되어 마이리뷰와 마이페이퍼를 같은 카테고리에 저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서재 글쓰기의 일부분이 변경된 사항이 있으니 공지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공지 보러가기)
 
최후의 언어 - 나는 왜 찍는가
이상엽 글.사진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글은 지난 7월 8일에 썼지만, 사진잡지 <포토닷>  2014년 8월호에 실으려고 썼기에, 그동안 묵힌 글을 올립니다. 어제 <포토닷> 2014년 8월호가 나왔습니다. 사진책을 즐겁게 읽으며 사진과 삶을 읽는 이웃이 늘기를 바랍니다.





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81



사진으로 이루는 빛을 바라보다

― 최후의 언어, 나는 왜 찍는가

 이상엽 글·사진

 북멘토 펴냄, 2014.6.25.



  이상엽 님이 선보이는 사진책 《최후의 언어, 나는 왜 찍는가》(북멘토, 2014)를 읽습니다. 이상엽 님은 스스로 묻습니다. 이상엽 님은 이녁 스스로 ‘마지막 말’을 물은 뒤, ‘나는 왜 찍는가’를 묻습니다. 이 책은 이상엽 님이 이제껏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밝히려는 이야기꾸러미입니다.



.. 언제나 먹고사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아이들이 셋이나 되는 처지는 도시 생활의 미래를 무척이나 어둡게 한다 … 수면을 재빨리 차고 지나가는 물새들과 이름도 모르는 산새들이 숲과 계곡에 가득하다. 망원렌즈가 없어 그저 눈과 귀로 감상할 뿐이다 ..  (28, 35∼36쪽)





  누군가는 먹고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먹고살기는 어렵지 않으나 꿈이 없어서 헤맬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먹고살기도 어렵고 꿈이 없어 헤매기까지 합니다. 누군가는 먹고살기 어렵지 않으면서 스스로 꿈을 밝혀 즐겁습니다. 이들은 저마다 어떻게 다른 셈일까 헤아려 봅니다. 밥을 어느 만큼 먹거나 돈을 얼마나 벌 적에 넉넉하다 할 만하고, 어떤 꿈을 어떻게 이루려 할 적에 즐겁다고 할 만할까 생각해 봅니다.


  하루 두 끼니를 먹으면 어떨까요. 하루 네 끼니를 먹으면 어떨까요. 다달이 천만 원을 벌면 어떨까요. 다달이 백만 원을 벌면 어떨까요. 도시에서 아파트를 가지면 넉넉할까요. 시골에 오두막 같은 집이 있으면 아쉬울까요. 자가용을 굴리면 넉넉하고, 자전거나 두 다리로 움직이면 아쉬울까요.


  이야기를 돌려서 사진으로 생각해 봅니다. 하루에 사진을 몇 장쯤 찍을 때에 넉넉하거나 즐거울까요. 내가 찍은 사진은 어느 만큼 사랑을 받거나 얼마에 팔리거나 몇 장쯤 팔릴 때에 넉넉하거나 즐거울까요. 그리고, 어떤 사진기를 써야 사진이 그럴듯하게 나온다고 할 만할는지요.


  값진 장비가 사진을 이룬다고 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날마다 100장을 찍거나 300장쯤 찍으면 훌륭하다고 할 만할까 궁금합니다. 사진 한 장을 백만 원에 팔 수 있으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이상엽 님은 “라이카를 들고 멋진 사진을 찍는 작가”는 얼마 안 보인다고 말하는데, 라이카뿐 아니라 대형사진기이든 중형사진기를 들고 멋진 사진을 찍는 작가는 얼마나 된다고 할 만할까요. 소형사진기 가운데 아주 값싼 장비로, 똑딱이라 일컫는 가볍고 작으며 값싼 디지털사진기로 멋진 사진을 찍는 작가는 몇이나 된다고 할 만할까요.



.. 무언가를 은폐하고 음모하기 위해 쳐 놓은 것이 가림막이다. 재개발지구에서, 4대강에서 우리는 무수히 많은 가림막을 보았다. 그리고 여기 제주도 강정에서 또 본다 … 명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라이카를 들고 멋진 사진을 찍는 작가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  (59, 69쪽)





  사진기를 손에 쥐어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기를 손에 쥐기에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니, 사진장비를 허투루 다룰 수 없습니다. 아무 사진기나 쓸 수 없습니다. 사진기마다 값이 다른 까닭은, 사진기마다 화질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값을 더 얹어서 장만하는 사진기를 쓸 적에 화각과 화질과 해상도 모두 한결 뛰어나겠지요.


  그러면, 화각과 화질과 해상도가 더 나은 사진을 얻으려고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사진을 찍는 우리들은 왜 ‘더 나은 사진을 얻으려’고 해야 할까요. 우리들이 찍을 사진은 ‘더 나은 사진’이어야 할까요. 그래서 ‘세계 사진 역사’에도 이름을 걸쳐야 ‘사랑받는 사진가’가 될는지요. ‘매그넘 회원’이 되거나 ‘외국에서 전시회를 열’거나 ‘외국 사진잡지에 소개되’거나 ‘사진 한 장에 제법 비싸다 싶은 값을 받고 팔아’야, 어깨에 힘을 줄 만한 사진가가 될 만할는지요.


  십만 권이나 백만 권쯤 되는 책을 팔 만한 글을 쓰는 작가를 가리켜 ‘베스트셀러 작가’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베스트셀러 작가’는 ‘훌륭한 작가’나 ‘아름다운 작가’나 ‘사랑스러운 작가’는 아닙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해서, 사진 역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습니다.


  ‘인기 사진가’라 손꼽을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그야말로 ‘인기 사진가’입니다. 다만, ‘인기’를 얻는 사진가일 뿐입니다. 인기를 얻는다고 해서 이분들 사진이 아름답거나 훌륭하거나 사랑스럽거나 따사롭거나 착하거나 참답지는 않습니다. 사진 한 장 판 적이 없어도, 사진책 한 권 내놓은 적 없어도, 스스로 사진을 아름답거나 훌륭하거나 사랑스럽거나 따사롭거나 착하거나 참답게 가꾸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스로 즐겁기에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스로 웃고 노래하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한테 자랑하려고 우쭐거리려고 낚시를 할 수 있겠지요. 남한테 으스대려고 뜨개질을 할 수 있겠지요. 남한테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요. 그러면, 자랑하는 사진이나 으스대는 사진이나 남한테 보여주려는 사진은 스스로 우리 삶을 얼마나 밝힐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사진을 찍는 까닭은 내가 바라보려는 빛이 있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사진을 찍어서 나누려는 까닭은 내가 바라보려는 빛을 가만히 보듬으면서 사랑이라는 씨앗을 얹어 이야기꽃으로 피어나도록 하려는 마음이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 나는 비정규 노동자 천의봉, 최병승 두 사람이 행위예술을 하고 있다고 느껴 버렸다. 이 시대 노동계급들에게서 말이다 …전범기업 니콘은 전후 평화헌법으로 군수시장을 잃자 민수로 눈을 돌려 카메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카메라로 지금까지 수많은 사진가들이 전쟁을 고발하는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자신들이 벌인 전쟁을 부인하고 있다 ..  (88∼89, 143쪽)



  사진으로 이루는 빛을 바라봅니다. 사진으로 이루는 삶을 바라봅니다. 사진으로 이루는 넋을 바라봅니다.


  이상엽 님은 ‘노동자’를 자주 바라봅니다. 이상엽 님은 노동자를 바라보면서 ‘예술’을 느낍니다. ‘아름다움’을 떠올리고, ‘사랑’을 배웁니다. 다른 사진가는 다른 것을 바라보면서 예술을 느끼거나 아름다움을 떠올리거나 사랑을 배웁니다. 어느 쪽을 바라보기에 더 낫지 않습니다. 이쪽을 보기에 더 낫지 않습니다.


  사진은 이쪽과 저쪽을 나누지 않습니다. 사진은 국경도 성별도 나이도 학력도 따지지 않습니다. 대학교 사진학과를 나와야 훌륭하게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이름난 스승한테서 배워야 아름답게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마음을 훌륭하게 다스리는 사람이 훌륭하구나 하고 느낄 사진을 찍습니다. 눈길과 생각과 사랑을 아름답게 돌보는 사람이 아름답구나 하고 느낄 사진을 빚습니다.


  사진을 열 해쯤 찍어야 ‘사진다운 사진’을 찍지 않아요. 사진을 서른 해쯤 찍어야 ‘사진다운 사진’을 바라보거나 느끼지 않아요.


  마음이 있는 사람은 사진기를 처음 쥔 날에도 사진빛을 느낍니다. 마음이 없는 사람은 사진기를 쉰 해 넘게 쥐었어도 사진빛을 느끼지 못합니다.





.. 오늘은 40킬로미터쯤 돌아다녔다. 자전거를 타고 내성천을 도는 지율 스님의 뒷모습을 좇았다. 몸으로 페달을 밟아 가며 내성천을 돌아보는 사이 우리가 자연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영혼을 구원하는 길이라 생각해 본다. 영주시 평은면에는 지금 영주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  (219∼220쪽)



  이상엽 님이 만난 수많은 이웃 가운데 지율 스님이 있습니다. 지율 스님은 참말 ‘스님’입니다. 그런데, 지율 스님은 백 날이 넘도록 물조차 안 마시면서 ‘밥굶기 싸움’을 했어요. 어떤 넋일까요. 지율 스님은 무엇을 지키려 했을까요. 오늘날 우리 사회는 더 빨리 달려야 한다면서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자꾸 뚫는데, 온몸을 바쳐서 고속철도를 막으려고 하던 지율 스님은 어떤 숨결이었을까요.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우리가 삼십 분쯤 더 빨리 달릴 수 있으면 무엇이 즐거울까요. 삼십 분쯤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기찻길이나 찻길을 닦는 데에 얼마나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가요. 이런 돈을 우리 삶을 가꾸는 데에 쓸 수 없을까요. 고속철도나 고속도로를 닦는다며 숲과 들과 골짜기를 허물기보다는, 숲과 들과 골짜기를 푸르게 건사하면서, 어른과 아이 모두 푸른 빛을 누리도록 하는 길이 아름답지 않을까요. 삼십 분 덜 빠르게 달리면서 푸른 빛을 아름답게 누릴 때에, 비로소 사진도 아름답게 태어나지 않을까요. 돈을 더 벌어서 하려는 경제개발은 그치고, 꿈과 사랑을 이웃하고 나누는 어깨동무로 나아가야 비로소 삶이 깨어나면서 사진도 함께 깨어나지 않을까요.


  작가 대접을 받아야 사진을 잘 찍지 않습니다.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사진을 찍습니다.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을 꾸준히 팔아야 작가로 지내지 않습니다.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을 이 값에 팔거나 저 값에 파는 틀을 넘어, 삶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사진을 찍습니다. 책을 내거나 전시회를 열기에 작가로 서지 않습니다. 사랑하며 삶을 새로 짓는 사람이 사진을 찍습니다. 날마다 새로운 날이라고 느낄 줄 아는 가슴으로 날마다 새로운 날이 되도록 생각을 짓는 사람이 사진을 찍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똑같다고 느끼면 아무 사진을 못 찍습니다. 모레와 글피가 으레 똑같으리라 여기면 어떤 사진도 못 찍습니다. 날마다 다르면서 새롭게 빛나는 삶인 줄 온몸으로 마주하면서 온마음으로 사랑할 때에 비로소 사진 한 장 찍습니다. 이상엽 님은 앞으로도 씩씩하게 사진을 찍겠지요. 4347.7.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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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다리에 힘이 붙으며



  네 살 산들보라는 하루가 다르게 다리에 힘이 새로 붙고 키가 자란다. 일곱 살 사름벼리도 하루가 다르게 다리가 길어진다고 느낀다. 아직 누나 따라쟁이인 산들보라인데, 제 다리에 힘살이 새롭게 붙는 줄 잘 느끼는 터라, 요사이는 혼자 저 멀리 앞서가는 일이 잦다. 아무 말을 않고 혼자 꽤 멀리까지 걸어가거나 촐랑촐랑 달려갔다가 돌아오기도 한다. 다리에 힘이 붙으니 갈 데가 많다. 다리에 힘이 붙으니 어디로든 가고 싶다. 4347.7.2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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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55. 돌아가는 이모와 2014.7.24.



  아침에 찾아와서 낮에 돌아가는 이모와 아쉬운 아이들은 마을 어귀 버스터에서 한참 손을 잡고 걷는다. 이리 걷다가 저리 걷다가 오락가락한다. 구름이 모두 걷히려다가 비가 오다가 해가 나기도 하는 날씨도 오락가락한다. 날씨가 오락가락하니 멧자락에 구름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구름이 걷혀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보아도 예쁜 시골이요, 구름이 가득 끼어 멧자락에 내려앉아 다리를 쉬는 하늘을 보아도 예쁜 시골이다. 굳이 도시를 헤아릴 까닭은 없지만, 도시에서는 높은 건물에 구름이 내려앉아 쉬는 일이 없다. 오직 시골에서만 누릴 수 있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세 사람이 오락가락 걷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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