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48. 2014.7.22. 배롱꽃 꽂고



  우리 서재도서관 가는 길에 배롱꽃이 조롱조롱 맺힌다. 배롱꽃을 보며 가는 아이들이 ‘나무에 달린 꽃’은 안 따고, 풀밭에 떨어진 꽃을 줍는다. 얼마나 예쁜가. 작은아이가 먼저 줍고 큰아이가 나중 줍는다. 서재도서관 문간에 선다. 작은아이가 떨어뜨린 배롱꽃을 한 송이 주워 작은아이 머리에 얹는다. 보라야, 너 꽃보라, 꽃돌이가 되었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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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34. 종이인형 손에 쥐고 (2014.7.29.)



  일곱 살 자전거순이는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갈 적에 혼자 가고 싶지 않다. 자전거순이가 아끼는 인형을 한손에 쥔 채 나들이를 가고 싶다. 고양이 인형을 데리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다가, 종이를 오려서 만든 인형을 한손에 쥔 채 자전거를 달린다. 자전거를 달리는 동안 종이인형한테 말을 건다. “○○야, 시원하지?” 인형한테 시원한 바람을 쐬도록 해 주고 싶은 자전거순이가 샛자전거를 조이는 잠금쇠를 조인다. 저도 용을 써서 더 단단히 조이겠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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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4.7.29.

 : 농약과 제비



- 어제 면소재지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길에 농약을 뿌리는 이웃마을 할매와 할배를 곳곳에서 만났다.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워 달리다가 숨이 막혀 죽는 줄 알았다. 어쩜 이리도 농약을 억척스레 뿌려대는지. 참말 오늘날 여느 시골에서는 여느 할매와 할배가 뿌려대는 농약 때문에 고단하다. 숨이 막힐 뿐 아니라, 웬만한 물은 함부로 마실 수 없다. 시골 할매와 할배도 알기에, 이녁 스스로 냇물이나 우물물이나 땅밑물을 마시려 하지 않는다. 두멧자락까지 댐에서 수도관을 이어서 수도물을 마시고 싶다고들 한다. 그렇게 농약을 뿌려대어 땅밑으로 농약이 스며드니, 어느 시골에서 ‘여느 흐르는 물’을 그대로 마시고 싶어 하겠는가. 우리 식구가 살아가는 마을에서 ‘여느 흐르는 물’을 그대로 마시는 집은 드물다고 느낀다. 거의 모든 집이 수도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면서, ‘끓여서 보리차’로만 마시지 싶다.


- 어제 자전거를 달릴 적에 농약에 죽은 제비 한 마리를 길 한복판에서 보았다. 그러나 이 제비를 건사해서 논둑이나 풀밭으로 옮기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뿌려대는 농약물결에 숨을 쉴 수 없었기에 재빨리 지나가야 했다.


- 하루가 지난 오늘, 다시 제비 주검 옆을 지나간다. 제비는 하루 사이에 여러 자동차한테 짓밟혀 마른오징어처럼 납작쿵이 되었다. 아, 아파라. 자전거를 옆으로 달리며 지나간다. 그러나, 그냥 갈 수 없다. 마음이 아파서 걸린다. 자전거를 돌린다. 샛자전거에 앉은 큰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어디 가요?”


- 자전거수레에 놓은 빨래집게를 써서 길바닥에 찰싹 들러붙고 만 제비 주검을 떼어낸다. 주검을 풀밭으로 옮긴다. “제비 죽었는데 괜찮아요?” “괜찮아. 앞으로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답게 다시 태어나서 살아갈 테니까.”


- 그 많던 제비는 어디로 갔을까. 우리 식구가 처음 고흥에 들어올 적에는 어디를 가든 제비를 수백 마리씩 보았는데, 요새는 몇 마리 보기조차 힘들다. 곧 팔월이 되니 제비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중국 강남으로 돌아갈 때가 될 텐데, 몇 마리나 돌아갈 수 있을까. 이듬해에 제비는 다시 한국으로 찾아올 수 있을까.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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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글 읽기

2014.7.28. 큰아이―연필놀이



  그림엽서에 쪽글을 적어서 건넨다. 사름벼리는 쪽글에 적힌 글을 야무지게 읽으면서 곱게 깍두기공책에 옮겨적는다. 천천히 꾹꾹 눌러서 글씨를 옮겨적던 아이가 비로소 다 옮겨적은 뒤 아버지를 부른다. “다, 했어요!” 그러고는 마룻바닥에서 연필을 갖고 논다. 아이들은 다 연필을 이렇게 갖고 놀까? 나도 아이였을 적에 글씨쓰기를 하다가 곧잘 연필을 거꾸로 세워서 바닥에 콩콩 튀기며 놀았다고 떠오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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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파워문화블로그


  싸이월드가 한창 뜰 적에 미니홈피라는 것을 굳이 만들거나 챙기지 않았다. 네이버나 다음에 블로그가 생길 때에 블로그를 애써 만들거나 챙기지 않았다. 나는 ‘모임’을 좋아하기에, 모임을 인터넷에 열어 게시판을 차곡차곡 나누어 바지런히 글을 올리기를 좋아했다. 도메인을 사서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면 훨씬 수월할 텐데, 인터넷 도구 만지기에 마음을 쓰지 않겠노라 여기며 프리챌과 싸이월드와 네이버 카페 기능에 홈페이지를 빌어서 썼다. 2006년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소 네이버 블로그하고 알라딘 서재를 썼다. 사람들이 흔히 드나드는 곳에 방을 마련하는 일이 괜찮겠다 여겼다. 오마이뉴스에 3000건이 넘는 기사를 썼지만, 정치와 경제로 돈벌이를 하는 매체에 글을 주는 일은 아무래도 아름답지 못하다고 여겨 그만두기로 했다. 이때가 2010년 겨울이다. 그런데 알라딘 서재도 서재를 지키는 사람들 마음을 알라딘 관리자가 알뜰히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인터넷책방 가운데 한 곳에만 글을 써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 2012년 여름이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예스24 블로그에도 글을 함께 쓰기로 했다.

  똑같은 글을 네 군데에 올리기란 만만하지 않다. 그렇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이녁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가지 않는다. 내가 내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지 않은 탓에, 내 글을 읽는 분한테 익숙하다 싶은 곳에 스스로 찾아가서 글을 올리는 틀이 되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카톡이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시골에서 지내며 살림을 도맡는 터라, 그런 곳을 들여다볼 틈이 1초조차 없기도 하지만,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그런 곳까지 건사할 수 없다고 느낀다. 아무튼, 인터넷책방 알라딘과 예스24 두 군데에 글을 나란히 올리면서 여러모로 재미있는 모습을 보곤 한다. 이 가운데 하나는, 예스24에서 2014년 8월부터 나를 ‘파워문화블로그’로 뽑아 주었다. 나는 ‘문화’를 그리 달가이 여기지는 않으나, ‘문화블로그’라는 이름은 어쩐지 예쁘다고 느낀다. 앞에 붙은 ‘파워’라는 이름은 그야말로 창피하지.

  글을 쓰고 싶으니 글을 쓸 뿐이다. 네이버이든 알라딘이든 예스24이든 대수로울 것이란 하나도 없다. 자리를 마련해 주는 데가 있으니, 나로서는 멍석을 들고 내 자리를 살펴서 차곡차곡 글을 여미어 내놓는다.

  그나저나 예스24에서 파워문화블로그로 있으려면 ‘페이스북 글보내기’도 해야 한다고 하네. 얼결에 페이스북 계정을 꾸린다. 다만, 계정을 만들어도 ‘글보내기’만 할 뿐, 그곳을 들어갈 일은 없겠지. 더운 칠월이 저문다. 4347.7.3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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