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놀이 5 - 동생 머리 빗기기



  두 아이가 소꿉 화장대 앞에 앉는다. 아니 큰아이가 작은아이를 거울 앞에 앉힌다. 작은 빗으로 동생 머리를 빗기면서 종알종알 이야기를 나눈다. 곰곰이 보면, 작은아이는 으레 받는 쪽이고, 큰아이는 으레 주는 쪽이 되는 소꿉놀이를 한다. 4347.8.1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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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의 나라 1 - 애장판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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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365



초능력이란 무엇일까

― 칠석의 나라 1

 이와아키 히토시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4.3.25.



  초능력이란 무엇일까요. 하늘을 날면 초능력일까요. 엄청나게 큰 바위를 들 수 있으면 초능력일까요. 눈을 감고 백 리 바깥을 내다보면 초능력일까요. 내 몸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갑자기 옮길 수 있으면 초능력일까요.


  초능력이 있으면 내 삶은 무엇이 좋을까요. 초능력이 있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초능력은 우리 삶을 얼마나 북돋우거나 가꿀까요. 초능력은 이 지구별을 얼마나 사랑스레 보듬거나 따사로이 품을까요.



- “마루카미산은, 고을 사람들에게 그, 특별한 산입니다. 말하자면, 마음의 지주로서 600년이나 대대로 지켜 온 곳이지요. 거기에, 괭이질을 하려 들면 고을 사람들의 격한 저항이 있을 것이 불을 보듯…….” “그러기에 ‘마루카미 고을’ 출신인 네놈에게 명하는 것이다. 같은 마을 사람들이니 어찌 다뤄야 하는지도 잘 알 터!” (9쪽)

- “어, 어리석은 것들. 이 작은 마을이, 시, 시마데라에 대들어 사, 살아남을 줄 알았더냐.” (21쪽)

- “푸하하하! 우리 군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군!” “더욱이 아녀자와 노인까지 있고, 거의 갑옷도 입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포진하고 있나? 항복하려는 것이 아니고?”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항복할 뜻은 없는 듯 보입니다.” (25쪽)





  초능력을 쓰는 사람이 나오는 만화나 영화가 꽤 많습니다. 나는 내 둘레에서 초능력을 쓰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지만, 어쩌면 만났어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테지만, 초능력을 쓰는 사람들 이야기는 곧잘 듣습니다. 아마 지구별 곳곳에 초능력을 쓰는 사람이 있을 테지요.


  능력을 뛰어넘는대서 초능력이라 하는데, 그러면 능력은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아니, 우리는 우리한테 주어진 힘(능력)을 제대로 쓰기나 하는지 궁금합니다. 생각해 보셔요. 뇌가 할 수 있는 일을 10퍼센트조차 제대로 쓰는 사람이 없다고 하잖아요.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조차 제대로 못하는 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훨씬 뛰어넘는 사람이 어떤 솜씨요 힘이며 슬기이자 빛인지 알아차릴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싶어요. 더 생각한다면, 뇌뿐 아니라 팔다리로 쓸 수 있는 힘을 끝까지 제대로 쓰는 사람도 거의 없지 싶어요. 마음을 움직여 쓸 수 있는 힘 또한 제대로 쓰는 사람도 거의 없을 테고요.


  자꾸자꾸 더 생각해 봅니다. 사랑을 제대로 펼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내가 펼칠 수 있는 사랑을 마음껏 펼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내 마음에서 솟아날 사랑을 가득가득 펼쳐서 그야말로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초능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우리가 스스로 쓸 수 있는 힘과 마음과 사랑’부터 제대로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살펴야지 싶어요.



- “그래, 뭐, 어쨌든 초능력이니까, 굉장한 건 인정하지만.” “하하하, 그래서 질렸냐?” “헤헤, 쬐끔요. 만날 이것밖엔 없으니까.” (48∼49쪽)

- “남마루 선배, 이제 4학년 아니에요? 취직은 어쩌려고 그래요?” (58쪽)





  이와아키 히토시 님 만화책 《칠석의 나라》(학산문화사,2014) 첫째 권을 읽습니다. 멀고 먼 옛날부터 초능력을 쓰던 사람들이 살아온 마을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흐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초능력은 가볍게 비웃지만, 가볍게 비웃고 나서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목숨을 잃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초능력을 아주 조용히 쓰면서 이녁 시골마을을 언제나 조용히 지킵니다.



- “다들 꿈을 갖고, 좀 여유롭게 살 순 없을까.” “맞아요. 세상도 이렇게 평화로운데.” (59쪽)



  문명 사회라고 하는 오늘날에는 초능력이 어떤 자리를 차지할까요. 구경거리일까요? 삶을 바꾸는 빛일까요? 가벼운 손재주일까요?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길을 여는 꿈일까요?


  초능력이 없어도 되는 사회일까요? 초능력 아닌 능력이면 넉넉한 사회일까요? 또는, 능력조차 없어도 그저 사회 틀만 지키면 되는 셈일까요?


  능력이나 초능력이 없이도 돈을 벌거나 이름을 얻거나 힘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사람을 보면서 ‘이런 것도 능력이다’ 하고 말하지만, 참말 ‘능력 아닌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돈이나 많거나 이름이 높은 어버이한테서 태어나는 삶도 능력이라면 능력일는지 모르겠습니다.





- “그러니까, ‘손이 닿는 자’라는 게 대체.” “그, 쉽게 말하면 ‘초능력자’. 그리고 ‘창을 열고’ 심지어 ‘손이 닿는’ 사람만이, 마루카미산의 신관이 될 자격이 있죠.” (203쪽)

- “음, 그래도 근사하지 않아? 자기한테밖에 없는 능력이나 삶 말야.” “그래요. 평생 여기서 살며 마루카미산의 신관을 목표로 삼는다면 괜찮을지 모르죠. 무척 유니크한 인생이랍니다. 평생 마을 밖으로는 나갈 수 없지만.” (226쪽)



  해 떨어진 저녁에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살짝 마실을 다녀옵니다. 깜깜한 밤길을 자전거로 달리다가 길바닥에 무언가 있다고 느낍니다. 무엇일까 하고 바라보다가 ‘자동차에 치여 죽은 들짐승인 듯하다’ 하고 느낍니다. 아이들은 길바닥을 보지 못했습니다. 가만히 보면, 아이들은 밤뿐 아니라 낮에도 쉬 못 알아챕니다. 자동차를 모는 이들도 길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거의 안 알아챕니다.


  밤자전거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까 본 무언가를 찬찬히 들여다보려고 자전거를 세웁니다. 내 느낌대로 들짐승이 한 마리 자동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길가에 돋은 쑥대를 한 포기 꺾습니다. 길바닥에 눌러붙은 깜다람쥐를 겨우 뗍니다. 얼마나 많이 밟혔으면 이렇게 길바닥에 눌러붙었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깜다람쥐 주검을 알아차리지 않고 다시 밟고 또 밟았을까요.


  집으로 돌아가면서 밤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보름달이 환한 밤이라 구름이 꽤 잘 보입니다. 보름달빛을 받는 밤구름 빛깔은 무척 아리땁습니다. 나도 모르게 “구름 참 이쁘네.” 하는 말이 튀어나옵니다. 하늘을 가리는 건물이 없고, 하늘을 가로막는 전봇대나 전깃줄이 없습니다. 그냥 고개를 들면 하늘이고, 굳이 고개를 안 들어도 하늘입니다.


  초능력은 무엇이고 능력은 무엇일까요. 초능력과 능력에 앞서 우리 삶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초능력이나 능력에 앞서 우리 삶을 얼마나 꾸밈없이 들여다보는가요. 초능력이나 능력을 뽐내기 앞서, 우리는 내 이웃이 어떻게 지내는가를 어느 만큼 살피면서 어깨동무를 하는가요.


  사랑이 없을 때에는 초능력도 능력도 부질없으리라 느낍니다. 사랑이 있을 때에 비로소 초능력이나 능력이 제대로 빛을 낸다고 느낍니다. 4347.8.1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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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래빗’을 그린 베아트릭스 포터 님은 이녁 집을 돌보고 이녁 숲을 가꾸면서 살았다. 그림을 그리고 책을 펴내어 번 돈으로 언제나 집살림을 장만하고 푸른 숲을 넓혔다. 스스로 즐겁게 삶을 돌볼 줄 알았기에 이녁이 살아가는 동안에는 아름답게 빛났고, 이녁이 이 집을 떠난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한테 사랑스러운 빛을 남긴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부동산을 장만하거나 은행계좌 숫자를 늘리는 일일까? 살림살이를 가꾸고 숲을 보듬으면서 마을을 사랑하는 일이 바로 우리가 온마음을 기울이면서 날마다 새롭게 할 일은 아닐까? 베아트릭스 포터 님은 고속도로를 깔거나 골프장을 만드는 짓에 힘을 보태지 않았다. 베아트릭스 포터 님은 관광단지를 만들거나 공장을 세우는 짓에 힘을 거들지 않았다. 오늘 한국 사회는 어디로 흐르는가. 오늘 한국 문화는 무엇을 바라보는가. 4347.8.1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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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피터 래빗의 어머니
수전 데니어 지음, 강수정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4년 08월 1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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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545) 수긍


아이들은 그럴듯했는지 수긍하는 눈빛이었다

《강승숙-선생님, 우리 그림책 읽어요》(보리,2010) 42쪽


 수긍하는 눈빛이었다

→ 받아들이는 눈빛이었다

→ 고개를 끄덕이는 눈빛이었다

→ 그렇구나 하고 여기는 눈빛이었다

→ 옳다구나 하고 여기는 눈빛이었다

 …



  한자말 ‘수긍’을 한국말사전에 찾아보면, 쓰지 말아야 할 낱말로 다룹니다. 그렇지요. 이런 한자말을 한국사람이 쓸 일이 없습니다. 옳다고 여길 적에는 “옳다고 여긴다”라 말하면 됩니다.


  “그의 말이 전혀 수긍이 안 된다” 같은 글월은 “그가 하는 말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라든지 “그가 하는 말을 조금도 옳다고 여길 수 없다”로 손질하면 되지요. “수긍이 가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같은 글월은 “옳다고 여기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나 “받아들이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로 손질하면 됩니다. 4347.8.10.해.ㅎㄲㅅㄱ



  수긍(首肯) : 옳다고 인정함. ‘옳게 여김’으로 순화

  - 그의 말이 전혀 수긍이 안 된다

  - 그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더니 수긍이 가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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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547) 간주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우리를 어린이 살해범으로 간주하면서 그것을 이용해 우리를 불리한 처지로 몰아넣었습니다

《뤽 폴리에/안수연 옮김-나우루공화국의 비극》(에코리브르,2010) 101쪽


 어린이 살해범으로 간주하면서

→ 어린이 살해범으로 몰면서

→ 어린이를 죽였다고 내몰면서

→ 어린이를 죽였다고 여기면서

→ 어린이를 죽였다고 보면서

 …


  한국말사전에는 한자말 ‘간주’가 세 가지 실립니다. 이 가운데 ‘간주곡(間奏曲)’을 가리키는 ‘間奏’는 여러모로 쓸 만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한자말도 ‘사잇노래’ 같은 낱말을 새로 지어서 다듬을 만합니다. ‘間柱’ 같은 한자말은 ‘사잇기둥’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위험한 인물로 간주되다 → 위험한 사람으로 보이다

 훌륭한 작품으로 간주되다 → 훌륭한 작품으로 여기다

 올림픽을 성공적이었다고 간주했다 → 올림픽을 잘 치렀다고 여기다

 뒤떨어진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 뒤떨어진다고 보곤 한다


  “그와 같다고 봄”을 뜻하는 한자말 ‘看做’는 얼마나 쓸 만할까 궁금합니다. 한국말 ‘여기다·보다·생각하다’를 쓰면 넉넉할 텐데요. 한자말 ‘看做’에서 ‘看’은 “보다”를 뜻합니다. 말뜻 그대로 한국말 ‘보다’를 쓰면 될 뿐입니다. 그러니까, ‘보다’나 ‘여기다’를 한자로 옮긴 낱말이 ‘看做’인 셈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입니다. 한국말은 ‘노래’이고, 이를 한자말로 옮기면 ‘音樂’이고, 이를 영어로 옮기면 ‘music’입니다. 나라와 겨레마다 다르게 쓰지만 다 같은 넋으로 저마다 즐겁게 쓰는 말입니다. 4347.8.1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우리가 어린이를 죽였다고 여기면서 이를 빌미로 우리를 구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어린이 살해범(殺害犯)으로”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어린이를 죽인 사람”이나 “어린이를 죽인 나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 글월에 나온 ‘우리’는 ‘나우루공화국’을 가리키거든요. “그것을 이용(利用)해”는 “이를 핑계 삼아”나 “이를 빌미로”로 손질하고, “불리(不利)한 처지(處地)로 몰아넣었습니다”는 “구석으로 몰아넣었습니다”나 “괴롭혔습니다”로 손질해 줍니다.



 간주(看做) : 상태, 모양, 성질 따위가 그와 같다고 봄

   - 위험한 인물로 간주되다 / 훌륭한 작품으로 간주되다 /

     올림픽을 성공적이었다고 간주했다 / 뒤떨어진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간주(間奏)

  (1) 한 악곡의 도중에 어떤 기분을 나타내기 위하여 연주하는 부분

   - 간주가 들어가다 / 간주가 있다

  (2) = 간주곡

 간주(間柱) : [건설] 기둥과 기둥 사이가 너무 멀어서 칸막이벽을 치거나 벽 바탕재를 건너 댈 수 없을 때 기둥 사이에 세우는 가는 기둥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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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08-10 19:33   좋아요 0 | URL
여기다..란 말이 잘 어울리네요~ 올리시는 글들 너무 도움이 됩니다.^^

파란놀 2014-08-10 20:44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된다면
저로서도 도움이 되어요.

'한자말 바로쓰기 사전'이나
'한자말을 한국말로 번역하기' 같은 책을
곧 선보여야겠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