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소재지 놀이터 방가지똥 책읽기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워 면소재지 놀이터로 나들이를 간다. 그런데 작은아이가 면소재지에 닿을 무렵 잠든다. 이런. 조금 더 참으면 누나하고 신나게 놀 수 있었을 텐데. 큰아이 혼자 씩씩하게 면소재지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뛰논다. 함께 시소를 타다가 문득 무언가 하나를 알아본다. 굵고 하얀 모래를 잔뜩 뿌린 놀이터 한켠에 방가지똥이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퍽 높게 올려 곧 꽃을 피우려 한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면서 뜨거운 이곳에서 너희는 어쩜 이렇게 씩씩하게 꽃까지 피우려 하니. 대단하구나.


  마침 초등학교는 방학이다. 방학이니 이렇게 풀이 자라도 그대로 두리라 느낀다. 방학이 끝나면 초등학교 교사나 교장은 이 ‘꼴’이 못마땅해서 풀을 모조리 뽑으라고 시킬 테지. 방가지똥아, 얼른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어 너희 아이들을 멀리멀리 날리렴. 4347.8.1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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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한테 재미있으면 다 돼



  소꿉놀이를 한다면서 벼리랑 보라가 작은 이불을 들고 마루로 나와서 펼친다. 바닥에 이불을 펼치고 온갖 장난감을 늘어놓는다. 장난감으로 놀다가, 어느새 종이접기책을 꺼내어 종이를 접는다. 그림책도 읽는다. 아이들은 갖고 논 뒤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는다. 그러니, 아이들이 어디에서건 한번 놀면 온통 뒤죽박죽 발을 디딜 틈이 없다. 발을 디딜 틈이 없이 놀면서 이불까지 바닥에 깔아 놓으니, 이불을 밟고 미끄러지기 일쑤이다.


  그래 그래 다 좋아. 너희한테 재미있으면 다 돼. 그런데 말야, 발을 디딜 틈은 좀 마련하면서 놀지 않겠니? 4347.8.1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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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495) 신산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그와 가족의 삶이 앞으로 얼마나 신산해질 것인지 알지 못했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삼인,2008) 34쪽


 얼마나 신산해질 것인지

→ 얼마나 힘들어질는지

→ 얼마나 고달파질는지

→ 얼마나 괴로워질는지

 …



  한자말 ‘신산’은 모두 다섯 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신통한 계책”을 뜻하는 ‘神算’과 “신묘”를 뜻한다는 ‘新山’는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내야 합니다. ‘신묘’ 또한 ‘신산’과 함께 ‘새무덤’이나 ‘새뫼’로 고쳐 주어야 알맞습니다. 한의학 낱말은 한의학사전으로 옮겨 줍니다.


  신을 모셨으니 ‘神山’입니다. 말 그대로이니, 이 낱말은 털어내지 않을 때가 나을는지 모릅니다만, 쓰일 일이 없다면 이 낱말도 털어낼 때가 한결 낫다고 느낍니다. 신을 모신 산이라면 “거룩한 산”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선용의 신산에 젖은 얼굴 → 괴로움에 젖은 선용이 얼굴

 여간 신산한 것이 아니었다 → 웬만큼 쓰디쓰지 않았다


  힘든 삶을 빗대어 “맵고(辛) 시다(酸)”는 뜻으로 ‘신산’을 쓸 수도 있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힘든 삶을 빗대기에는 “맵고 신 삶”이라 하거나 “쓰디쓴 삶”이라 할 때가 훨씬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힘든 그대로 “힘든 삶”이라 하거나, 고단한 삶 그대로 “고단한 삶”이라 하고, 괴로운 삶 그대로 “괴로운 삶”이라 하면 됩니다.


 쓰디쓴 세상살이에 젖은 얼굴

 기숙사 삶은 웬만큼 맵디맵지 않았다


  한국말사전을 뒤적이면 ‘쓰디쓰다’와 ‘맵디맵다’가 나란히 실립니다. 이 두 낱말을 찬찬히 헤아리면서 때와 곳에 맞추어 알뜰히 넣어 줍니다. 낱말 하나를 바꾸어 ‘쓰고맵다’라 하든지 ‘맵고쓰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4342.1.28.물/4347.8.1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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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안 계셔서 그와 식구들 삶이 앞으로 얼마나 고달플는지 알지 못했다


“아버지의 부재(不在)로 인(因)해”는 “아버지가 안 계시기 때문에”나 “아버지가 안 계셔서”로 다듬습니다. “가족(家族)의 삶이”는 “식구들 삶이”로 손보거나 뒷말과 아울러 “식구들 앞날이”로 손봅니다.



 신산(辛酸)

  (1) 맛이 맵고 심

  (2) 세상살이가 힘들고 고생스러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선용의 신산에 젖은 얼굴 / 기숙사 생활이 여간 신산한 것이 아니었다

 신산(神山)

  (1) 신을 모신 산

  (2) 선인(仙人)이 산다는 산

 신산(神散) : [한의학] 정신이 흐려지거나 아찔하여지는 증상

 신산(神算) : 신통한 계책

 신산(新山) = 신묘(新墓)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000) 천착


그들은 결과보다 과정에 천착하고 있다

《이지누-잃어버린 풍경 1》(호미,2005) 8쪽


 결과보다 과정에 천착하고 있다

→ 결과보다 과정을 파고든다

→ 열매보다 줄기에 마음을 쓴다

→ 마지막보다 흐름에 마음을 둔다

 …



  “뒤틀려서 난잡하다”나 “상스럽고 더럽다”는 뜻으로 ‘舛錯’이라는 한자말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요? 곰곰이 따지면, 이런 한자말은 먼 옛날 양반이나 권력자가 중국을 섬기며 받아들인 중국말에서 비롯했으리라 느낍니다. 우리가 쓸 한국말이 아닙니다. “구멍을 뚫음”을 뜻한다는 ‘穿鑿’ 같은 한자말은 얼마나 쓸 만할까요? ‘구멍뚫이’나 ‘구멍뚫기’라 하면 될 노릇입니다. ‘파고들다’라 하면 넉넉합니다.


 세밀한 관찰과 천착을 거듭하다

→ 꼼꼼히 살피고 거듭 파고들다

 우리 것에 대한 천착을 계속하다

→ 우리 것을 꾸준하게 파고든다


  한국말을 알맞고 쉽게 쓰기를 바랍니다. 한국말을 슬기롭고 아름답게 쓰기를 바랍니다. 한국말 한 마디에 사랑을 담아 오롯하게 쓰기를 바라고, 한국말 두 마디에 꿈을 실어 따사롭게 쓰기를 바랍니다. 4338.11.17.나무/4347.8.1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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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마지막보다 흐름에 마음을 둔다


‘결과(結果)’와 ‘과정(過程)’은 그대로 둘 만합니다. 그러나, ‘마지막·마무리·열매’와 ‘흐름·지나온 길·줄기’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하고 있다”는 “-한다”로 손봅니다.



 천착(舛錯)하다

  (1) 심정이 뒤틀려서 난잡하다

   - 순제는 그 말이 천착하고 귀에 거슬려서 모욕이나 당한 듯이 

  (2) 생김새나 행동이 상스럽고 더럽다

   - 가장 비열한 수단, 가장 천착한 방법으로 

 천착(穿鑿)

  (1) 구멍을 뚫음

  (2) 어떤 원인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함

   - 세밀한 관찰과 천착을 거듭하다 / 우리 것에 대한 천착을 계속하다

  (3) 억지로 이치에 닿지 아니한 말을 함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279) 피력


그러한 만남에 대한 조망과 문제를 다음과 같이 피력한다

《윤신향-윤이상, 경계선상의 음악》(한길사,2005) 36쪽


 다음과 같이 피력한다

→ 이렇게 말한다

→ 이와 같이 이야기한다

→ 이처럼 들려준다

 …



  ‘피력’이라는 한자말을 생각해 봅니다. “털어놓고 말함”을 뜻한다고 하는데, 이 낱말을 쓰는 분 가운데 이 말뜻을 제대로 알면서 쓰는 분은 얼마쯤 될까요. 이 낱말을 듣는 분 가운데 이 말뜻을 환히 아는 분은 또 얼마쯤 될까요.


  ‘말하다’나 ‘이야기하다’ 한 마디면 넉넉하다고 느낍니다. 보기글에서는 ‘들려주다’라는 말을 넣어도 어울립니다. 말뜻 그대로 ‘털어놓다’로 써야 하는 자리였다면 ‘털어놓다’라든지 ‘숨김없이 말하다’처럼 적으면 되고요.


  말이든 글이든,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이 눈길과 높낮이에서만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말썽이 나지 싶습니다. 말이나 글은, 듣거나 읽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펼치잖아요. 말을 하는 이와 글을 쓰는 몇몇 사람만 알고, 둘레에서 듣거나 읽는 이는 못 알아듣는다면, 또는 엉뚱하게 받아들인다면 어찌 될까요.


  한국말사전 보기글에 실린 “수상 소감의 피력”은 “상 받은 느낌을 말함”으로 손질하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다”는 “내 생각을 말하다”로 손질합니다. 4340.5.9.물/4347.8.13.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러한 만남을 어떻게 보고 생각할는지를 놓고 이렇게 말한다


“만남에 대(對)한 조망(眺望)과 문제(問題)”란 무엇을 말할까요. “만남을 바라보는 눈길”쯤 될까요. 곰곰이 헤아려 보니, “만남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가”를 가리키는구나 싶습니다. “다음과 같이”는 “이렇게”로 손봅니다.



 피력(披瀝) : 생각하는 것을 털어놓고 말함

   - 수상 소감의 피력 /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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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969) 방정


주인공은 매우 훌륭한 부인으로서 또한 행위가 방정(方正)한 여성인데

《세계문학과 독서》(새문사,1979) 124쪽


 행위가 방정(方正)한 여성인데

→ 몸가짐이 바르고 곧은 분인데

→ 몸가짐이 얌전한 분인데

→ 몸가짐이 다소곳한 분인데

 …



  보기글을 보면 ‘방정’ 뒤에 묶음표를 치고 한자를 넣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한국말 ‘방정’과 헷갈리기 때문일 테지요. 그래, 그러면 처음부터 헷갈리지 않을 만한 말을 골라서 쓸 노릇입니다. ‘방정’은 한국말로만 쓸 노릇입니다. 몸가짐이 바르고 점잖다면 “바르고 점잖다”라 쓸 일입니다. 또는 ‘얌전하다’나 ‘다소곳하다’ 같은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方釘’은 네모진 못이라는데, ‘네모못’이라는 낱말을 지어서 쓰면 넉넉합니다. ‘芳情’은 “향기로운 마음”을 가리킨다지만, 한국말로 쉽게 “향긋한 마음”이나 “향긋마음”처럼 쓸 때가 훨씬 낫습니다. 또는 “꽃마음”이라 하면 됩니다. 중국사람이 지은 책을 가리킨다는 ‘方程’은 한국말사전에서 아주 마땅히 털어야겠지요. 4338.9.12.달/4347.8.13.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주인공은 매우 훌륭한 분으로, 또한 몸가짐이 얌전한 분인데


‘부인’은 ‘夫人’일까요, ‘婦人’일까요? 이 글월에서는 “매우 훌륭한 분”이나 “매우 훌륭한 아주머니”로 손봅니다. ‘행위(行爲)’는 ‘몸가짐’이나 ‘매무새’로 손질합니다.



 방정 : 찬찬하지 못하고 몹시 가볍고 점잖지 못하게 하는 말이나 행동

   - 방정을 떨다 / 입이 방정이다

 방정(方正)하다

  (1) 말이나 행동이 바르고 점잖다

   - 품행이 방정하고 학업 성적이 우수하므로 상장을 수여함

  (2) 모양이 네모지고 반듯하다

   - 엄격한 규율을 느끼게 하는 방정한 해서체의 필치

  (3) 질서나 규모가 있거나 또는 체계가 서 있다

 방정(方釘) : 몸통의 단면이나 못대가리가 네모진 못

 방정(方程) : 1세기 무렵에, 중국의 예수(隸首)가 만들었다고 하는 수학서인 《구장산술》 가운데 한 장(章)

 방정(芳情)

  (1) 향기로운 마음. 또는 꽃답고 애틋한 마음

  (2) 주로 편지 글 따위에서, 다른 사람의 친절한 마음을 높여 이르는 말


..



 알량한 말 바로잡기

 (960) 대두


그 이후 지구의 기후 조건이 크게 변화하면서, 꽃식물은 지구의 가장 중요한 식물로 대두되었다

《자크 브로스/양영란 옮김-식물의 역사와 신화》(갈라파고스,2005) 29쪽


 가장 중요한 식물로 대두되었다

→ 가장 값진 식물로 떠올랐다

→ 가장 값진 식물로 되었다

 …



  우리가 먹는 곡식은 ‘콩’입니다. ‘大豆’가 아닙니다. “열 되들이 큰 말”이라면 ‘큰 말’이라 하면 되지, ‘大斗’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역사사전에 실을 낱말(隊頭)은 역사사전으로 옮길 노릇입니다. ‘對敵’을 가리킨다는 ‘對頭’ 같은 한자말을 쓸 일은 없다고 느낍니다. 4338.8.18.나무/4347.8.12.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 뒤 지구는 날씨가 크게 바뀌면서, 꽃식물은 지구에서 가장 값진 식물이 되었다


“그 이후(以後)”는 “그 뒤”로 손보고, “지구의 기후(氣候) 조건(條件)이 크게 변화(變化)하면서”는 “지구는 날씨가 크게 달라지면서”나 “지구는 날씨가 크게 바뀌면서”로 손봅니다. ‘중요(重要)한’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값진’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대두(大斗)

  (1) 열 되들이 큰 말

  (2) 예전에 한강 연안 지방에서 쓰던, 장되로 여섯 되 여섯 홉이 드는 말

 대두(大豆) : ‘콩’으로 순화

 대두(隊頭) : 신라 때에, 시위부에 속한 무관 벼슬

 대두(對頭) = 대적(對敵)

 대두(擡頭)

  (1) 어떤 세력이나 현상이 머리를 쳐들고 나타남

   - 우리는 뜻하지 않은 문제의 대두로 난관에 봉착했다 / 

     도시를 중심으로 한 시민 계급의 대두는 중세 사회의 몰락을 의미한다

  (2) 글을 쓸 때에, 경의(敬意)를 나타내기 위하여 줄을 바꾸어 쓰되, 다른 줄보다 몇 자 올리거나 비우고 씀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031) 대용


실제로 원주민들은 이것을 빗자루 대용으로 쓴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윤효진 옮김-곤충·책》(양문,2004) 41쪽


 빗자루 대용으로 쓴다

→ 빗자루처럼 쓴다

→ 빗자루 삼아 쓴다

→ 빗자루로 삼는다

→ 빗자루로 쓰기도 한다

→ 빗자루로 쓴다

 …



  ‘대용’이라고 적는 한자말이 여럿 있군요. ‘大用’은 말 그대로 “크게 쓴다”고 하면 됩니다. ‘貸用’은 “빌려 쓴다”고 하면 돼요. “큰 그릇”를 뜻한다는 ‘大勇’이라는 한자말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요? 나는 아직 이런 한자말을 쓰는 사람을 못 만났습니다. ‘代用’은 “다른 것을 쓴다”를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책상 대용의 밥상”은 “책상처럼 쓰는 밥상”이나 “책상으로도 쓰는 밥상”이나 “책상으로 삼는 밥상”으로 손질하면 됩니다. “대용 식품”이란 “예전부터 먹던 것이 없어서 먹는 다른 것”이니, “다른 밥”이나 “다른 식품”이나 “다른 먹을거리”라 하면 됩니다. “서류함 대용으로 쓰다”는 “서류함처럼 쓰다”나 “서류함으로 삼아서 쓰다”나 “서류함으로 삼는다”로 손질합니다.


  어떤 마음이나 생각으로 말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한국말을 알뜰히 아끼면서 살찌울 수 있지만, 이냥저냥 내팽개칠 수 있습니다. 학자가 되어야 말을 아끼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가 말을 아끼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4339.1.17.불/4347.8.1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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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 그곳 사람들은 이것을 빗자루 삼아 쓴다


‘실제(實際)로’는 ‘참말로’로 다듬습니다. ‘원주민(原住民)’은 “처음부터 살던 사람”을 뜻합니다. ‘토박이’나 ‘붙박이’로 다듬을 낱말인데, 이 글월에서는 “그곳 사람”으로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대용(大用)

  (1) 크게 씀

  (2) 큰 벼슬에 등용함

 대용(大勇) : 큰 용기

 대용(代用) : 대신하여 다른 것을 씀

   - 대용 식품 / 책상 대용의 밥상 / 종이 상자를 서류함 대용으로 쓰다

 대용(貸用) : 빌려 씀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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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982) 편린


그러나 우리는 마르크스의 삶의 족적에서조차 그런 비극의 편린을 무수히 엿볼 수 있다

《김규항-나는 왜 불온한가》(돌베개,2005) 45쪽


 비극의 편린

→ 끔찍한 조각

→ 슬픈 대목

→ 쓰라린 모습

 …



  한국말사전에는 한자말 ‘편린’이 한 가지만 나옵니다. 낱말뜻은 “한 조각의 비늘”이라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을 이르는 말”이라고도 나옵니다.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왜 한국말사전 낱말풀이에 “한 조각의 비늘”이라 나올까요? “한 잔의 차”와 같은 말꼴은 번역 말투라고 합니다. 이런 말투를 써서는 안 된다고 여러 학자와 전문가가 밝힙니다. “한 조각의 비늘”이 아니라 “비늘 한 조각”으로 낱말풀이를 바로잡을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덧붙인 낱말풀이도 “사물에서 아주 작은 한 조각”으로 손질해야지 싶어요.


 기억의 편린들이 떠오르다

→ 기억 조각들이 떠오르다

→ 옛 생각이 조각조각 떠오르다

 과거의 편린들이

→ 지나온 조각들이

→ 지나온 나날들이


  아주 작은 조각을 가리킨다는 한자말 ‘편린’이니, 말 그대로 ‘조각’이라는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조각’이란 무엇일까요? 다시 한국말사전을 살펴봅니다. ‘조각’은 “한 물건에서 따로 떼어 내거나 떨어져 나온 작은 부분”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니까, 한국말 ‘조각’은 “작은 것”을 가리킵니다. 한자말 ‘편린’을 “아주 작은 조각”이라고 풀이한다면, “아주 작고 작은 것”인 셈인데, 낱말풀이를 달 적에 이 대목까지 헤아리지는 못했으리라 느낍니다.


  그나저나 “비늘 조각”을 굳이 한자를 빌어서 한 낱말로 삼아야 할까 궁금합니다. 비늘 조각이라면 ‘비늘 조각’이라 하면 됩니다. 조각을 가리키고 싶다면 그저 그대로 ‘조각’이라 하면 됩니다. 4338.10.9.한글날4347.8.1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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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마르크스가 살아온 발자취에서조차 그런 슬픈 대목을 숱하게 엿볼 수 있다


“마르크스의 삶의 족적(足跡/足迹)”은 “마르크스가 살아온 발자취”나 “마르크스가 살아온 나날”로 다듬고, ‘비극(悲劇)의’는 ‘끔찍한’이나 ‘슬픈’으로 다듬으며, ‘무수(無數)히’는 ‘숱하게’나 ‘수없이’나 ‘아주 많이’로 다듬습니다.



 편린(片鱗) : 한 조각의 비늘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을 이르는 말

   - 기억의 편린들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다 / 과거의 편린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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