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797) 시도 1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니까 부모님의 반응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장차현실-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21세기북스,2004) 38쪽


 실망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니까

→ 서운해 하지 않고 꾸준히 하니까

→ 아쉽다 하지 않고 자꾸 하니까

→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하니까

 …



  시에서 닦은 길이라 ‘市道’라 한다지만, 도에서 닦은 길을 두고 ‘道道’나 ‘都道’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군에서 닦은 길을 두고 ‘郡道’라고 한대요. 이런 한자말을 자꾸 쓰기보다는 ‘시내길(시냇길)’이나 ‘군청길’처럼 쓰면 한결 나으리라 봅니다.


  한국말사전에 나오는 ‘示度·示導·始睹·視度’ 같은 한자말은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쓸 만할까 궁금합니다. 정작 안 쓰는 한자말인데, 일본사전을 베끼면서 알게 모르게 한국말사전에 깃든 한자말은 아닌가 궁금합니다.


  시를 짓는 법을 ‘詩道’라고도 한다지만, 시를 짓는 법은 ‘시짓기’나 ‘시쓰기’입니다. “그 시인은 시도를 단순히 시를 짓는 기교로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글월은 “그 시인은 시짓기를 그저 손재주로 생각하지 않는다”로 손질합니다. 말이나 소를 부리던 아랫사람을 가리키는 한자말은 이제 한국말사전에서 털 만합니다.


 이번 일은 시도 자체가 무리였다

→ 이번 일은 처음부터 힘들었다

→ 이번 일은 한다는 것부터 어려웠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국회 의원에 당선되었다

→ 몇 번 부딪힌 끝에 국회 의원에 뽑혔다

→ 몇 번 나선 끝에 국회 의언이 되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다

→ 한국에서 처음으로 하다

→ 나라안에서 처음으로 해 보다

 재착륙을 시도하다

→ 다시 내리려고 하다


  어떤 일을 한다고 하면 ‘하다’라 말하면 됩니다. 어느 일을 해 보겠다고 하면 ‘해 보다’라 말하면 됩니다. 국회 의원이 되려고 ‘시도’하는 일은 ‘나서다’나 ‘부딪히다’나 ‘뛰어들다’라 해야겠지요. 흐름을 살피고 뜻을 헤아리면서 한국말을 알맞게 쓰기를 바랍니다. 4337.6.20.해/4347.8.13.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래도 서운해 하지 않고 자꾸 하니까 부모님도 조금씩 달리 느끼시는 듯하다


“실망(失望)하지 않고”는 “서운해 하지 않고”나 “아쉬워 하지 않고”로 손보고, ‘계속(繼續)’은 ‘자꾸’나 ‘꾸준히’로 손봅니다. “부모님의 반응(反應)이”는 “부모님이 보여주는 모습도”나 “부모님도”나 “부모님 마음도”로 손질하고, “나아지는 것 같다”는 “나아지는 듯하다”로 손질합니다.



 시도(市道) : 관할 시장이 노선을 인정하고 시비(市費)로 건설, 관리, 유지하는 시내 도로

 시도(示度) : 계기(計器)가 가리키는 눈금의 숫자

 시도(示導) : 나타내 보이어 지도함

 시도(始睹) = 초견(初見)

 시도(視度) : 공기 속에 어떤 물질이 떠 있거나 가스가 섞인 정도를 나타내는 대기의 투명한 정도

 시도(詩道) : 시를 짓는 방법

   - 그 시인은 시도를 단순히 시를 짓는 기교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도(試圖) : 어떤 것을 이루어 보려고 계획하거나 행동함

   - 이번 일은 시도 자체가 무리였다 / 몇 번의 시도 끝에 국회 의원에 당선되었다 /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다 / 재착륙을 시도하다

 시도(?徒) : 예전에, 말이나 소를 먹이는 따위의 천한 일에 종사하던 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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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63) 시도 2 : 한번 시도해 보세요


여러분들도 한번 시도해 보세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녹색연합) 138호(2007.11.)


 한번 시도해 보세요

→ 한번 해 보세요

→ 한번 부딪혀 보세요

→ 한번 나서 보세요

 …



  ‘시도’를 하지 않고 ‘도전’을 하지 않았어도 늘 ‘하며’ 살아온 우리들입니다. ‘부딪히기’도 하고 ‘부대끼기’도 하며 ‘겪기’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여러분들도 해 보세요

 여러분들도 함께 해요

 여러분들도 같이 해요

 우리 어깨동무를 해요


  마음을 제대로 기울일 줄 알아야 어떤 일이든 올바르게 가려낼 수 있습니다. 책을 읽거나 신문을 읽어야 제대로 가려내지 않습니다. 마음을 기울이고 생각을 쏟을 때에 스스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시골에서 흙일꾼이 한 해에 지을 씨앗을 갈무리하면서 아무 씨앗이나 모으지 않아요. 차근차근 살피고 헤아립니다.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어버이는 아무 밥이나 차리지 않아요. 아이들 몸과 마음이 푸근하고 넉넉하게 크기를 바라면서 살뜰히 밥을 차립니다.


  말 한 마디는 어떻게 써야 할까요. 말 한 마디를 쓸 때에 어떤 마음이 되어야 할까요. 삶을 가꾸면서 말을 돌보고 싶은 마음이라면, 삶을 담아내는 말을 찾을 일이라고 느껴요. 우리 삶터와 이웃 마을을 두루 굽어살피면서 말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라면, 나와 이웃을 깊이 돌아보면서 사랑을 보살필 노릇이라고 느껴요. 4340.12.6.나무/4347.8.13.물.ㅎㄲㅅ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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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7) 은은


그 살구나무의 꽃은 향기가 얼마나 은은한지 모른다

《도종환-시 창작 교실》(실천문학사,2005) 7쪽


 살구나무의 꽃은 향기가 얼마나 은은한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은 냄새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내음은 얼마나 잔잔한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내음은 얼마나 차분한지 모른다

 …



  제가 어릴 적에는 ‘은은’이란 말을 쓰는 사람을 못 만났습니다. 그때에는 ‘은’이라 하면 ‘금은동’ 하는 ‘은’으로만 생각했어요. 중학교에 들어가서 온갖 시험문제를 배우면서 비로소 한자말 ‘은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殷殷’ 같은 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이런 한자말은 누가 썼고, 왜 이런 한자말이 한국말사전에 실려야 할까요?


 은은하게 보이는 먼 산

→ 어슴푸레 보이는 먼 산

→ 흐릿하게 보이는 먼 산

 달빛이 창에 은은하게 비치고 있었다

→ 달빛이 창에 흐릿흐릿 비친다

→ 달빛이 창에 어슴푸레하게 비친다

 절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

→ 절에서 들려오는 아득한 종소리

→ 절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종소리


  어슴푸레하면 ‘어슴푸레하다’고 말해야 올바릅니다. 흐릿하다면 ‘흐릿하다’고 말해야 알맞습니다. 아득할 때에는 ‘아득하다’고 말해야겠지요.


  보기글을 헤아려 봅니다. 보기글에서는 살구꽃 냄새를 나타내려 합니다. 이때에는 ‘어슴푸레·흐릿함·아득함’은 그리 안 어울리지 싶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부드러움·보드라움·잔잔함·차분함’ 같은 낱말을 넣어야지 싶습니다. 4338.4.2.흙/4347.8.13.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 살구나무 꽃은 냄새가 얼마나 보드라운지 모른다


“살구나무의 꽃”은 “살구나무 꽃”으로 다듬고, ‘향기(香氣)’는 ‘냄새’나 ‘내음’으로 다듬습니다.



 은은(殷殷) : 들려오는 대포, 우레, 차 따위의 소리가 요란하고 힘차다

 은은(隱隱)

   (1)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고 어슴푸레하며 흐릿하다

    - 안개 속에 은은하게 보이는 먼 산 / 달빛이 창에 은은하게 비치고 있었다

   (2) 소리가 아득하여 들릴 듯 말 듯 하다

    - 절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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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2) 이사 1


새로 이사하여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의 생활도 영향을 주었을지 모른다

《가토 히로미/한성례 옮김-단 하나의 보물》(국일미디어,2004) 16쪽


 새로 이사하여

→ 새로 옮겨 와서

→ 새로 집을 옮겨서

→ 새집으로 옮겨서

 …



  한국말사전에 실린 열여덟 가지 ‘이사’는 모두 한자말입니다. 이렇게나 많은 한자말 ‘이사’가 실렸으니, 한국말사전은 온통 한자말투성이라는 말이 나올밖에 없으며, 한국말에서 한자를 덜어내면 아무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러나저러나 한국말사전에 실린 이 수많은 ‘이사’ 가운데 우리가 쓰는 ‘이사’로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야구에서 쓰는 ‘이사’는 ‘일사’와 함께 쓰고, 집을 옮길 때에 쓰는 ‘이사’도 ‘이사집센터’라는 이름으로 두루 쓰이며, 회사에서 어느 한 가지 자리를 가리키는 ‘이사’를 두루 씁니다만, 다른 열다섯 가지 ‘이사’는 거의 쓸모가 없다고 느낍니다. 중국사람 이름을 가리키는 ‘李斯’라든지, 불교에서 말하는 ‘二師’나, 평형모래를 가리킨다는 의학 낱말 ‘耳沙’하고, 우륵 님이 지은 가야금 노래 ‘爾赦’ 같은 한자말은 우리가 얼마나 쓸 만한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한자말을 굳이 한국말사전에 실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역사사전이나 의학사전이나 음악사전에 실을 낱말을 한국말사전에 싣는 일이 우리한테 도움이 될는지 궁금합니다.


 이사 가다 → 집을 옮기다

 이사 오다 → 집을 옮겨 오다

 이사를 다니다 → 집을 옮겨 다니다

 이사를 떠나다 → 다른 곳으로 떠나다


  집을 옮긴다고 할 때에 쓰는 한자말 ‘이사’를 찬찬히 살펴봅니다. 한국말 ‘옮기다’나 ‘떠나다’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한자로 적으면 ‘移徙’일 테지만, 한국말로 적으면 ‘옮기다’와 ‘떠나다’인 셈입니다.


 서울로 이사하다

→ 서울로 옮기다

→ 서울로 떠나다

→ 서울로 가다

 다른 동네로 이사할

→ 다른 동네로 갈

→ 다른 동네로 떠날

→ 다른 동네로 옮길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집옮김’이나 ‘집옮기다’를 새말로 빚을 수 있습니다. 방 한 칸 얻어서 사는 살림을 옮긴다고 할 때에는 ‘방옮김’이나 ‘방옮기다’로 적으면 됩니다. 또는, ‘살림옮김’이나 ‘살림옮기다’처럼 적을 수 있고, 쓰임새에 따라서 ‘터옮김’과 ‘터옮기다’를 써 볼 수 있습니다. 4337.12.19.해/4341.12.26.쇠/4347.8.13.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새로 옮겨서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지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의 생활(生活)도”는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살았던 일도”나 “익숙하지 않은 곳에 살았기 때문에”로 다듬어 줍니다.



 이사(二死) = 투 아웃

   - 9회 말 이사 후에 만루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다

 이사(二師) [불교]

  (1) 두 사람의 도사

  (2) 석가여래와 다보여래를 통틀어 이르는 말

 이사(已事) = 이왕지사

 이사(尼寺) : 여승들이 사는 절

 이사(吏事) : 관리의 사무

 이사(耳沙) : [의학] = 평형 모래

 이사(耳沙) : 귓돌

 이사(里社) : [민속] 마을에서 지신(地神)을 위하여 마련한 집

 이사(李斯) : [역사] 중국 진나라의 정치가

 이사(泥沙/泥砂) : 진흙과 모래를 아울러 이르는 말

 이사(理事) : [법률] 법인(法人)의 사무를 처리하며 이를 대표하여 법률 행위를 행하는 집행 기관

 이사(異士)

  (1) 출중한 선비

  (2) 비범한 사람

 이사(異事) : 기이한 일. 또는 별스러운 일

 이사(移徙) : 사는 곳을 다른 데로 옮김

   - 이사 가다 / 이사 오다 / 이사를 다니다 / 이사를 떠나다 /

     서울로 이사하다 / 다른 동네로 이사할 채비를 하였다

 이사(貳師) = [역사] 세자이사

 이사(爾赦) : [음악] 신라 때에, 우륵이 지은 가야금 열두 곡 가운데 열한째 곡 이름

 이사(?使) : 턱으로 부린다는 뜻으로, 사람을 마음대로 부림을 이르는 말

 이사(離思) : 이별할 때의 슬픈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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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88) 이사 2


짝 마음이 / 내 마음속으로 / 쏙, 이사 들어왔다

《이상교-먼지야, 자니?》(산하,2006) 14쪽


 내 마음속으로 / 쏙, 이사 들어왔다

→ 내 마음속으로 / 쏙, 옮겨 들어왔다

→ 내 마음속으로 / 쏙, 스며들었다

→ 내 마음속으로 / 쏙, 들어왔다

→ 내 마음속으로 / 쏙, 하고 들어왔다

 …



  어린이가 읽는 시에서 쓴 ‘마음속’이라는 낱말입니다. ‘심중(心中)’이나 ‘내면(內面)’ 같은 한자말을 넣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사’라는 낱말도 곰곰이 헤아려 보면 어떨까 싶어요.


  퍽 널리 쓰는 낱말이라서 따로 한자말이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할 만한 ‘이사’인데, 우리한테는 ‘옮기다’와 ‘떠나다’ 같은 한국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는 이런 낱말을 넣지 않고도 “쏙, 들어왔다”라고만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쏙, 하고 들어왔다”처럼 적어도 어울리고, “스며들었다”라든지 “파고들었다”처럼 적어도 어울립니다. 4341.12.26.쇠/4347.8.13.물.ㅎㄲㅅ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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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3) 대체


사람들이 내 나이를 알고 나면 대체로 내가 그 나이로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다

《김세환-김세환의 행복한 자전거》(헤르메스미디어,2007) 58쪽


 대체로 이런 반응을 보인다

→ 으레 이런 반응을 보인다

→ 거의 이렇게 말을 한다

→ 흔히들 이런 얼굴이다

 …



  댓개비로 엮으니 ‘대체’입니다. 나뭇개비는 길게 쪼갠 나뭇조각이고, 댓개비는 길게 쪼갠 대나무 조각입니다. 한자말 ‘代替’는 ‘바꿈’으로 고쳐써야 한다고 한국말사전에 나옵니다. “대체 방안”이라면 “바꿀 길”로 고쳐쓰고, “전문 인력으로 대체되었다”라면 “전문 일꾼으로 바꾸었다”로 고쳐쓰며, “담당자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다”는 “맡을 사람을 바꾸었다”로 고쳐씁니다.


 대체로 보면 그렇다는 소리이지

→ 그러니까, 그렇다는 소리이지

→ 얼추 보면 그렇다는 소리이지

 10년 전의 아이들과 비교해서 대체로 키가 크다

→ 10년 전 아이들과 견주어서 얼추 키가 크다

→ 열해 앞서 아이들과 대면 거의 다 키가 크다


  한자말 ‘大體로’는 “(1) 요점만 말해서 (2) 일반적으로”를 뜻한다는데, ‘요점(要點)’은 “가장 중요하고 중심이 되는 사실이나 관점”이요, ‘일반적(一般的)’은 “일부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전체에 걸치는”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대체로’는 ‘그러니까’로 손볼 수 있고 ‘간추려서’나 ‘그러고 보면’으로 손볼 수도 있습니다. “그 소설이 대체로 어떠한 내용인가 이야기해 보시오” 같은 글월은 “그 소설이 어떠한 줄거리인가 간추려서 이야기해 보시오”로 손볼 만해요. 4341.3.15.흙/4347.8.13.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사람들이 내 나이를 알고 나면 으레 내가 그 나이로 보이지 않는다는 얼굴빛이다


“반응(反應)을 보인다”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모습을 보인다”나 “이야기를 한다”나 “얼궃빛이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대체 : 가는 댓개비로 쳇불을 짜서 메워 쌀 따위를 쳐내는 도구

 대체(大體)로

  (1) 요점만 말해서

   - 그 소설이 대체로 어떠한 내용인가 이야기해 보시오

  (2) 전체로 보아서. 또는 일반적으로

   - 소설의 구성은 대체로 시작, 중간, 끝의 세 부분으로 짜인다 /

     요즘 아이들은 10년 전의 아이들과 비교해서 대체로 키가 크다

 대체(代替) : 다른 것으로 대신함. ‘바꿈’으로 순화.

   대체 방안 / 기존의 인력이 전문 인력으로 대체되었다 /

   담당자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다

 대체(對替) : [경제] = 대체 계정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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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9) 만류


섬으로 떠나겠다는 날 형제들은 한사코 만류했다

《김영갑-섬에 홀로 필름에 미쳐》(하날오름,1996) 145쪽


 형제들은 한사코 만류했다

→ 형제들은 끝끝내 말렸다

→ 형제들은 끝까지 붙잡았다

→ 형제들은 그예 붙들었다

 …



  하고 싶은데 못하게 할 때면 ‘붙잡다’나 ‘붙들다’라는 한국말을 씁니다. ‘바짓가랑이를 잡다’나 ‘발목을 잡다’라는 말도 씁니다. ‘말리다’라는 말도 써요. 보기글에서는 “형제들은 내 몸을 붙들어매려고 했다”쯤으로 손보아도 괜찮습니다. “형제들은 나를 못 떠나게 하려고 막았다”쯤으로 손질해도 되고요.


  그리고, ‘만물’을 뜻한다는 ‘萬留’는 쓸 일이 없습니다. ‘灣流’ 같은 한자말은 그대로 써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말은 ‘후미’이고 한자말은 ‘灣’입니다. 한국말은 ‘곶’이고 한자말은 ‘岬’이에요. 만을 휘도는 바닷물이라면 ‘만류’가 될 테지만, 후미를 휘도는 바닷물이라면 ‘후밋물’입니다. 4341.4.1.불/4347.8.13.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섬으로 떠나겠다는 날 형제들은 끝까지 말렸다


‘한사코(限死-)’는 그대로 두어야 할까요, ‘기를 쓰고’나 ‘죽자 사자’로 다듬어야 할까요. 이 자리에서는 ‘끝까지’나 ‘끝끝내’나 ‘그예’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만류(挽留) : 붙들고 못하게 말림

   - 만류를 뿌리치다 / 선생님의 만류에도 아랑곳 않고 

 만류(萬留) = 만물(萬物)

 만류(灣流) : 큰 만의 해안을 따라 크게 휘돌아 가는 바닷물의 흐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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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89) 방법


아저씨는 관장이 내린 지시 때문에 괴로웠어요. ‘불쌍한 올레이를 구할 방법이 정말 없는 걸까?’

《마리 홀 에츠/이선오 옮김-아기 물개를 바다로 보내 주세요》(미래M&B,2007) 8쪽


 올레이를 구할 방법이 없는 걸까

→ 올레이를 살릴 길이 없을까

→ 올레이를 도울 수 없을까

 …



  한자말 ‘방법’은 널리 쓰는 말이며, 두루두루 쓰기에 괜찮은 낱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때와 자리를 잘 살피면 ‘수’와 ‘길’을 넣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만합니다.


 극복 방법 → 이기는 길 / 이겨낼 길

 사용 방법 → 쓰는 법 / 쓰는 길 / 씀씀이

 연구 방법 → 살피는 법 / 살피는 길

 방법을 모색하다 → 길을 찾다 / 풀어낼 길을 찾다 / 수를 찾다

 좋은 방법이 → 좋은 수가

 뾰족한 해결 방법 → 뾰족한 풀이법 / 뾰족한 수 / 뾰족수


  조금씩 생각을 모두어 보면, “뾰족한 해결 방법”은 “뾰족한 수”로 다듬은 다음, ‘뾰족수’로 한 번 더 다듬을 수 있습니다. 이러면서 느낌과 생각을 살리는 새말을 지을 수 있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으면 새로운 말이 태어납니다. 틀에 스스로 가두지 않으면 새로운 넋으로 한국말을 슬기롭게 가꿀 수 있습니다. 4342.1.1.나무/4347.8.1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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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관장이 시킨 일 때문에 괴로웠어요. ‘불쌍한 올레이를 살릴 길이 참말 없을까?’


“관장이 내린 지시(指示)”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관장이 하라고 시킨 일”이나 “관장이 한 말”로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구(救)할’은 ‘살릴’이나 ‘도울’로 손보고, ‘정말(正-)’은 ‘참말’로 손보며, “없는 걸까”는 “없을까”로 손봅니다.



 방법(方法) : 어떤 일을 해 나가거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취하는 수단이나 방식

   - 극복 방법 / 사용 방법 / 연구 방법 / 방법을 모색하다 /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 이 문제는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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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99) 하여튼


그걸 보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망나니 혼내는 걸 그만두었지요. 하여튼 그렇게 속을 썩이는 놈입니다

《이호철-우리 소 늙다리》(보리,2008) 10쪽


 하여튼 그렇게

→ 아무튼 그렇게

→ 그러니까 그렇게

→ 참말 그렇게

 …


  한국말은 ‘아무튼’입니다. 이 낱말을 한자말로 옮기니 ‘何如튼’도 되고 ‘如何튼’도 됩니다. ‘하여’이든 ‘여하’이든 한자를 앞뒤로 바꾼 낱말입니다.


  이 한자말을 쓰는 사람들 가운데 ‘하여튼’이 무슨 뜻이고 ‘여하튼’이 무슨 뜻인 줄 제대로 아는 분은 몹시 드뭅니다. 그냥 쓰니까 쓰고, 저냥 말하니까 말합니다.


 그냥 . 그냥저냥

 이래저래 . 이렁저렁

 그러니까 . 그예

 그야말로 . 그래


  곰곰이 따진다면, 한국말사전에는 ‘하여튼’과 ‘여하튼’이 실릴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한테는 ‘아무튼’ 한 마디면 넉넉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이런 중국말을 한국말사전에 끼워넣기보다는, ‘아무튼’과 거의 똑같이 쓰면서 느낌과 쓰임새가 조금씩 다른 ‘그냥’과 ‘이래저래’와 ‘그래’ 따위를 견주어 살피도록 한국말사전을 엮어야지 싶니다. 우리 스스로 한국말이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할 노릇이고, 우리 손으로 한국말을 어떤 자리에 어떻게 넣을 때 느낌이 새로운가를 헤아릴 노릇입니다.


  한자말을 뭉텅이로 때려넣어 올림말 숫자를 늘린다고 한국말사전이 보기 좋거나 알차지 않습니다. 더구나 좋은 한국말사전이 되지 않습니다. 말 한 마디라도 알뜰살뜰 다루어야 한국말사전입니다. 올림말 숫자가 적더라도, 낱말을 알차게 모둔 책이 되어야 한국말을 슬기롭게 살피면서 배울 수 있습니다. 4342.2.13.쇠/4347.8.1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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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안 좋아 망나니를 그만 꾸짖었지요. 아무튼 그렇게 속을 썩이는 놈입니다


‘그걸’은 그대로 둘 수 있으나 ‘그 모습을’로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미안(未安)한 마음이 들어”는 “마음이 안 좋아”로 손질하고, “망나니 혼내는 걸 그만두었지요”는 “망나니를 꾸짖다가 그만두었지요”나 “망나니 나무라기를 그만두었지요”로 손질합니다.



 하여튼(何如-) = 아무튼

   - 하여튼 인물 하나는 좋다 / 하여튼 내가 정신이 다시 들기 시작한 것

 여하튼(如何-) = 아무튼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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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허물



   매미가 허물을 벗는다. 그런데, 매미 허물은 나뭇줄기에 달라붙은 채 안 떨어진다. 마치 매미가 나뭇줄기에 착 달라붙어서 꼼짝하지 않는 모양새 같다.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난 매미는 위로 올라가서 노래를 한다. 노래를 하다가 문득 노래를 멈추더니 찍 하고 물똥을 싼다. 매미가 싼 아주 조그마한 물똥이 내 왼팔뚝에 떨어진다. 그냥 노래하렴. 나는 네 노래를 들으면서 네 허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어 나무 곁에 섰단다. 4347.8.1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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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문동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이들과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갔다. 큰아이가 노는 동안 초등학교 가장자리에 있는 풀밭을 거닌다. 풀밭 한쪽에 조그맣게 깎은 향나무가 있는데, 향나무 한복판에 맥문동이 올라온다. 옅은보라 고운 꽃을 활짝 터뜨린다.


  이 옆을 지나가면서 옅은보라 고운 꽃이 맥문동인 줄 알아볼 사람은 얼마나 될까. 꽃대가 오르지 않고 꽃이 피지 않고 풀잎만 있을 적에 맥문동이로구나 하고 알아차릴 사람은 몇이나 될까. 시골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른과 아이는 풀꽃 한 송이를 얼마나 아끼거나 사랑할까. 맥문동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아라. 살아남자. 도시에서는 네 뿌리를 말리거나 볶아서 대단히 값진 약으로 쓴다는데, 시골에서 네가 잡풀 소리를 안 듣고 살아남을 수 있기를 빈다. 4347.8.1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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