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선수 자와 씨 2
미시마 에리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361



네 꿈은 뭔데?

― 고교야구선수 자와 씨 2

 미시마 에리코 글·그림

 강동욱 옮김

 미우 펴냄, 2010.9.15.



  “니 꿈은 뭐고?” 하고 묻는 어른은 매우 드뭅니다. 어른들은 “니 꿈은 뭐고?” 같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쳇바퀴처럼 도는 온갖 소식과 정보를 말밥으로 삼을 뿐입니다.


  “너는 꿈이 뭐야?” 하고 묻는 아이들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코앞으로 다가오는 대학입시에 얽매여 좀처럼 꿈을 펴지 못합니다. 꿈을 한 자락 펼 겨를이 있으면 문제 하나라도 더 풀라고 하는 윽박지름이나 다그침을 들어야 합니다.


  어른이 되든 아이로 살든 꿈을 꾸거나 생각하거나 나누지 못하도록 단단하게 굳은 한국 사회이지 싶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꿈을 입밖으로 좀처럼 안 꺼내는 꽉 막힌 한국 사회로구나 싶어요.



- “야, 모리구치! 저 녀석은 어떻게 연습 후에도 미묘하게 좋은 냄새가 나냐, 아앙?” “아, 아야야야. 몰라요. 저도!” “보통은 찬물로 씻어 봤자 땀 냄새도 안 가시는 거 아냐?” (14쪽)




  미시마 에리코 님이 빚은 만화책 《고교야구선수 자와 씨》(미우,2010)를 읽으면, 고등학생이면서 야구선수인 ‘가시내 자와’가 나옵니다. 일본에 어떤 법이나 규칙이 있는지 모르지만, ‘남자 선수’ 아닌 ‘여자 선수’는 대회에 나올 수 없다고 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학교 야구부’이기는 하더라도 ‘자와’는 대회에 나가지 못하고, 그저 연습만 합니다.


  처음부터 알면서 야구선수로 뛰는 가시내입니다. 처음부터 알지만 야구선수로 지내는 하루가 즐거운 가시내입니다.


  머스마는 무엇을 느낄까요. 솜씨가 모자라 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머스마라면 무엇을 생각할까요. 가시내보다 솜씨가 떨어지더라도 머스마이기 때문에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아이라면 무엇을 생각할까요.


  나갈 수 없는 대회인 줄 알면서 언제나 연습을 하는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요. 아이한테도 대회에 나가고픈 마음은 있지만, 연습을 하면서 스스로 하고픈 일을 한다는 즐거운 웃음과 노래가 가득할까요.



- “여, 여어. 자와. 여기서 뭐 하냐? 너도 새해 참배 왔어?” “아니. 그냥 집에서부터 뛰다 보니까.” “진짜? 너희 집 여기서 꽤 멀지 않냐?” (27쪽)

- “새해 첫날 아침부터 러닝을 하는 여자가 있다니 말이야. 그치?” “댁조 좀 그렇게 열심히 해 보시지?” ‘어차피 그 녀석. 아무리 열심히 해 봤자 시합에도 못 나가는데.’ (30쪽)





  우리는 밥을 먹으려고 일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배고픈 때가 찾아오기를 바라면서 일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졸릴 때까지 일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잠을 잘 만한 곳을 얻는 돈을 벌려고 일하지 않습니다.


  밥을 먹고 똥오줌을 누며 잠을 잔다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을 사귀며 어떤 집에서 살림을 꾸린다면, 모두 뜻이 있습니다. 어디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에 이 삶을 누립니다.


  무엇을 하고 싶나요. 무엇이 되고 싶나요. 꿈이 무엇인가요. 어떤 사랑으로 꿈을 지었나요. 무엇을 할 때에 온몸에 새롭게 기운이 솟으면서 즐거운가요. 무엇이 되겠다는 꿈을 품을 적에 싱그럽게 웃으면서 맑게 노래가 샘솟는가요.



- “야구부는 좋겠다.” “응? 뭐가? 전혀 안 좋거든? 연습도 오래 하고, 규칙도 엄하고, 선배도 짜증나고.” “그런 게 아니라 미야코자와 말이야, 미야코자와! 솔직히 너희들 같이 연습하면서 슬쩍슬쩍 몸을 만지고 그러잖아.” “뭐어? 연습 중에 그런 생각할 여유도 없거든요. 여자니 뭐니 신경도 안 써!” (44∼45쪽)





  야구가 좋다면, 선수로서 대회에 나가도 좋습니다. 야구가 좋다면, 야구 연습을 해도 좋습니다. 야구가 좋다면, 동무들과 야구 놀이를 해도 좋습니다. 야구가 좋다면, 경기장에 가서 구경을 해도 좋습니다. 야구가 좋다면, 텔레비전을 켜거나 라디오를 틀어 야구 소식을 보거나 들어도 좋습니다. 야구가 좋다면, 신문에 실린 야구 기사를 읽어도 좋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읽는다면, ‘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가시내’가 야구 부원으로 신나게 연습을 하고 땀을 흘리면서 지내는 하루가 얼마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가를 알아차립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안 읽는다면? 좋아하는 마음을 못 읽는다면?


  그저 따분하겠지요. 그저 재미없겠지요. 그저 심심하겠지요.



- “그 촌스러운 블레이저 코트가 마음에 들어? 그거 입는 사람은 미야코자와랑 오타쿠 같은 여자애뿐인걸. 흰 거 입어, 흰 거! 얼마나 예쁜데.” “흰 거는 더러워져서 싫어.” “야구부야말로 매일 흰옷을 더럽히지 않아?” (144∼145쪽)



  이녁은 어떤 꿈을 꾸는가요. 이녁은 어떤 꿈을 지으면서 하루하루 누리는가요? 이녁은 어떤 꿈을 키우면서 즐겁게 사랑을 나누는가요? 이녁은 어떤 꿈을 가꾸면서 아침마다 새롭게 일어나서 활짝 웃는가요?


  우리 모두 즐겁게 살기를 바라요. 우리 모두 기쁘게 웃기를 바라요. 우리 모두 어깨동무를 하면서 사이좋게 어울리기를 바라요. 높고 낮음은 없습니다. 잘나고 못남은 없습니다. 모두 같은 숨결이고, 모두 예쁜 눈빛입니다. 4347.8.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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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37. 차츰 밝게 자란다



  아이들은 날마다 자랍니다. 어른들도 날마다 자랍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어른 눈높이에서 지켜보면, 날마다 말이 늘고 몸짓이 또렷하며 기운이 붙습니다. 어른들이 자라는 모습을 아이 눈높이에서 살펴보면, 날마다 한결 따스하면서 포근한 기운이 늘어나면서, 밥을 짓건 걸레질을 하건 살림을 하건 매무새가 매끄럽습니다.


  아이들은 날마다 자라는 줄 스스로 느낄까요. 어른들도 날마다 자라는 줄 스스로 깨달을까요.


  누군가는 날마다 자라는 줄 스스로 느낄 테지만, 누군가는 날마다 자라는 줄 느끼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리라 생각해요. 날마다 자라는 줄 느끼는 아이나 어른은 날마다 새롭고 재미난 삶을 누릴 테고, 날마다 자라는 줄 느끼지 못하는 아이나 어른이라면 새 아침을 새롭게 맞이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해요.


  사진을 찍을 적에는 늘 새로운 마음이어야 합니다. 날마다 새롭게 자라면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길이어야 사진을 찍습니다. 새로운 마음이 아니라면, 사진을 못 찍어요. 왜냐하면, 새로운 마음이 아니라면 ‘어제 찍은 사진이잖아?’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거든요. 사람을 마주할 적에 어제와 오늘 똑같을 수 없는데, 내가 마주하는 사람한테서 새로운 빛을 느끼지 못하니, 사진을 즐겁게 찍자는 마음이 일어나지 못해요.


  민주와 평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탓에 시위나 집회가 자꾸 불거집니다. 이때에 시위나 집회를 찾아가서 사진을 찍는 이들은 자칫 ‘또 시위를 하네?’ 하고 여길 수 있어요. 이때에는 그야말로 ‘재미없는 판박이 사진’을 찍습니다. 이와 달리, 왜 이러한 시위나 집회를 하는지 찬찬히 들여다보는 눈길이라면, ‘내 이웃이 왜 아프고 왜 힘든가?’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이야기 담아내는 사진을 찍습니다.


  날마다 스스로 자라는 줄 느끼지 못할 적에는,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로서 ‘아이를 찍는 사진’을 날마다 새롭게 찍지 못합니다. 날마다 스스로 자라는 줄 느끼지 못할 적에는, 사진길에 처음 접어드는 분들이 ‘기계 다루는 솜씨’는 늘어나더라도 ‘삶을 바라보는 사랑’이 싹트지 못합니다. 사진찍기는 기계질이 아닌 마음읽기와 마음쓰기입니다. 마음을 읽어서 마음을 ‘사진기를 빌어 종이에 아로새기는(쓰는)’ 삶이 사진입니다. 4347.8.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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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놀이 7 - 비행기돌이



  누나한테서 종이비행기를 하나 얻은 산들보라는 누나처럼 가볍게 비행기를 날린다. 누나가 꽤 잘 접었기에 산들보라가 휙휙 던져도 멀리멀리 난다. 이리 던지고 나서 이리 달리고, 저리 던져서 저리 달린다. 던져서 날리고 줍기를 끝없이 되풀이하면서 뉘엿뉘엿 기우는 햇볕을 먹는다. 4347.8.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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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놀이 6 - 비행기순이



  비행기순이는 종이비행기를 여럿 접어서 동생한테도 나누어 주고, 저도 신나게 날린다. 마당 한쪽 끝에서 다른 끝까지 곱게 잘 난다. 펄쩍펄쩍 온몸을 솟구쳐 비행기를 날리면, 비행기는 바람을 가르면서 부드럽게 난다. 4347.8.2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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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옷 책읽기



  요 며칠 사이 곁님이 옷 한 벌을 뜨개질로 지었다. 스스로 입을 옷을 스스로 도안을 살펴 스스로 지었다. 작은 크기로 큰아이가 입을 만한 뜨개옷을 한 벌 더 뜬다. 그리고 작은아이가 입을 더 작은 뜨개옷도 뜬다. 곁님이 뜨개옷 입은 모습을 군내버스 뒷자리에 앉아서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한다. 뜨개옷이란 참 대단하다. 실이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옷을 지을 수 있다. 실과 바늘이 있으면 내 몸에 맞추어 스스로 옷을 지을 수 있다. 옷을 만드는 공장이나 옷가게가 있지 않아도 된다. 실이 있으면 된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풀에서 실을 손수 얻어 물레로 자아 얻었으니 그야말로 누구나 모든 삶을 스스로 지었다. 옛날처럼 스스로 삶을 짓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실과 바늘로 옷을 짓고, 몸에 맞는 옷으로 기쁨을 지으며, 옷 한 벌 즐겁게 입으면서 이야기를 지을 수 있으면, 하루하루 재미나게 노래를 부를 수 있으리라 느낀다.


  아이들이 뜨개질을 배우면 참 좋겠다. 어른들은 아이들 곁에서 함께 뜨개질을 배우면 더욱 좋겠다. 아이들이 뜨개질을 비롯해서 노엮기도 배우고 새끼꼬기를 배울 수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 어른들은 아이들과 함께 노엮기랑 새끼꼬기를 차근차근 익힌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4347.8.2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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