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아끼는 동무는 서로 즐겁게 놀고 싶다. 서로를 아끼는 동무는 서로 아름답게 자라고 싶다. 서로를 아끼는 동무는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삶을 누리고 싶다. 허물을 가려 준대서 서로 아끼는 동무가 되지 않는다. 동무 스스로 허물을 씻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울 때에 비로소 서로를 아끼는 동무라고 할 만하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모두 같다. 나이가 어리대서 서로를 아끼는 동무가 못 되지 않는다. 나이가 많아도 서로를 아끼는 동무가 못 되곤 한다. 이야기책 《내 친구 비차》에 나오는 ‘비차’라는 아이는 열 살을 지나 열한 살이 된다. 열한 살이 되는 비차는 마음으로 사귀면서 사랑으로 아끼는 동무란 누구인가를 곰곰이 돌아보면서 한 해를 보낸다. 스스로 아름답게 거듭날 뿐 아니라, 동무도 아름답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길을 꾸준히 생각하고 찾으면서 환하게 빛난다. 참으로 고운 이야기 하나를 우크라이나 아저씨가 썼다. 4347.8.3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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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비차
니콜라이 노소프 지음, 엄순천 옮김 / 사계절 / 2004년 3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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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슬기롭다'를 뒤로 밀고 한자말 '지혜롭다'만
자꾸 퍼지지 싶습니다. 그만큼 다들 한국말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똑똑하다'는 어떤 모습을 가리킬까요?

..

슬기롭다·똑똑하다
→  “옳고 그름을 바르게 살피는 마음가짐”을 ‘슬기’라고 해요. ‘똑똑하다’는 또렷하게 바라볼 줄 아는 매무새를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삶을 바르게 살필 줄 안다면 언제나 알맞거나 훌륭하게 일을 잘 하거나 말을 잘 합니다. 또렷하게 바라볼 줄 안다면, 제대로 살피는 모습이니, 일이나 말도 제대로 잘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리를 제대로 듣고 느낌도 제대로 알아차린다고 할 테지요.

슬기롭다
: 옳고 그름을 바르게 살필 줄 알다
 - 나는 알쏭달쏭해서 모르겠는데, 누나는 슬기롭게 실마리를 잘 찾아낸다
 - 마을에서 다툼이 생기면 할아버지는 늘 슬기롭게 맺고 푸신다
 - 할머니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슬기롭게 일을 해내십니다

똑똑하다
1. 보이는 모습·됨됨이나 들리는 소리가 흐리지 않다
 - 날이 맑으니 저 먼 봉우리까지 똑똑하게 볼 수 있다
 - 네가 받고 싶은 선물을 똑똑히 알려주라
 - 메아리가 똑똑하게 잘 들린다
2. 옳고 그름을 제대로 가리거나 알아듣거나 헤아리면서 일하거나 말할 줄 알다
 - 너희는 모두 똑똑한 아이들이야
 - 너는 그 말을 참 똑똑하게 잘 알아들었구나
 - 한 마디만 해도 척척 알아들으니 동생은 무척 똑똑하다
3. 생각이나 셈이 바르거나 알맞다
 - 너는 셈이 똑똑하니까 책값이 모두 얼마인지 알겠지
 - 아무리 어지러운 곳에 있어도 똑똑하게 살펴야지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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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558) 지니다 1 :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적용하기는 곤란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경기남부노동조합 임금인상투쟁 대책위원회-노동자는 왜 싸워야 하는가》(사계절,1988) 10쪽


 곤란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 어렵다

→ 힘들다

→ 까다롭다

→ 쉽지 않다

 …



  이 보기글에서는 ‘지니다’를 넣었는데, ‘가지다’로 바꾸어 “곤란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꼴로 적어도 똑같습니다. 이 낱말을 넣으나 저 낱말을 넣으나 한국말이 아닙니다. 영어 번역 말투입니다.


  ‘가지다’는 ‘가지다’대로, ‘지니다’는 또 ‘지니다’대로 알맞게 써야 할 자리에 써야 합니다.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이나 “이 책은 네가 지녀야지”처럼 쓸 ‘지니다’입니다. 보기글처럼 “특징을 지니다”처럼 적을 때에는 알맞지 않습니다. 특징이란 ‘있고 없고’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보기글에서는 “곤란한 특징이 있다”로 손질해도 얄궂습니다. ‘特徵’이라는 한자말은 “남달리 눈에 뜨이는 대목”을 가리켜요. 따로 이 낱말만 쓸 때에는 “그런 특징이 있다”처럼 써도 되기는 한데, 보기글에서는 “곤란하다”로 적어야 알맞습니다. 그러고 나서, ‘곤란’이라는 한자말 뜻풀이를 살펴서 “어렵다”나 “힘들다”로 손질하면 됩니다. 4339.5.26.쇠/4347.8.31.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힘들다


“무조건적(無條件的)으로 적용(適用)하기는”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이나 “무턱대로 맞추기에는”으로 다듬고, ‘곤란(困難)한’은 ‘어려운’이나 ‘까다로운’이나 ‘힘든’으로 다듬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942) 지니다 2 : 위용을 지니다


4층밖에 되지 않았지만 웅장한 위용을 지니고 있었다

《셀마 라게를뢰프/배인섭 옮김-닐스의 신기한 여행 1》(오즈북스,2006) 103쪽


 웅장한 위용을 지니고 있었다

→ 무척 커다랗게 보였다

→ 엄청나게 커 보였다

→ 대단히 크고 훌륭해 보였다

→ 아주 크면서 거룩해 보였다

 …



  한국말사전에서 ‘지니다’라는 낱말을 살피면, “(3) 바탕으로 갖추고 있다 (4) 본래의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다” 같은 말풀이가 나옵니다. 셋째 뜻 보기글로 “착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 실리고, 넷째 뜻 보기글로 “그는 어릴 때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가 실려요. 그러나 이런 뜻풀이나 보기글은 알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예부터 “마음이 착한 사람”처럼 말했지 “착한 성품을 지닌 사람”처럼 말하지 않았어요. 외국말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이런 말투가 자꾸 들어오는데, 이런 말투를 ‘여러 가지 말투(표현의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는지 아리송해요. 영어에서는 영어 말투를 쓰고, 한국말에서는 한국 말투를 쓸 뿐입니다. 영어를 쓰는 사람이 한국 말투를 받아들여서 영어를 쓰지 않아요. 한국말을 쓰는 우리들도 한국 말투를 쓸 때에 가장 아름다우면서 또렷하고 알맞습니다.


 그는 어릴 때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 그는 어릴 때 모습 그대로이다

→ 그는 어릴 때 모습이 그대로 있다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있’습니다. 또는 어떤 모습‘입’니다. 4347.8.31.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4층밖에 되지 않았지만 참으로 크고 훌륭해 보였다


한자말 ‘웅장(雄壯)’은 “규모 따위가 거대하고 성대하다”를 뜻한다 합니다. ‘거대(巨大)’는 “엄청나게 큼”을 뜻한다 하고, ‘성대(盛大)’는 “행사의 규모 따위가 풍성하고 크다”를 뜻한다 해요. 곧, ‘거대’나 ‘성대’ 모두 ‘크다’를 가리키는 셈이요, 한국말로 하자면 “어마어마하게 크다”나 “엄청나게 크다”나 “아주 크다”라 적으면 돼요. “크디크다”라든지 “크나크다”라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웅장한 건물”이라 하지 않고 “커다란 건물”이라 하면 됩니다. “웅장한 바다”라 하지 않고 “드넓은 바다”라 하면 돼요. 한자말 ‘위용’은 두 가지입니다. ‘威容’은 “위엄찬 모양이나 모습”을 가리킨다 합니다. ‘偉容’은 “훌륭하고 뛰어난 용모나 모양”을 가리킨다 해요. 보기글에서는 어느 쪽을 가리킬까 궁금한데, 앞엣것이라 한다면 ‘위엄(威嚴)’이 “존경할 만한 위세가 있어 점잖고 엄숙함”을 가리키니 “거룩한 모습”이나 “대단한 모습”으로 다듬을 수 있고, 뒤엣것이라면 말뜻대로 “훌륭한 모습”이나 “뛰어난 모습”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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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47 : 저녁 석양



수업만 마치면 저녁 석양이 질 때까지,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연습했다

《김수박-빨간 풍선》(수다,2012) 73쪽


 저녁 석양이 질 때까지

→ 저녁노을이 질 때까지

→ 저녁이 될 때까지

→ 저녁빛이 저물 때까지

→ 저녁해가 질 때까지

 …



  한자말 ‘석양(夕陽)’은 “저녁때의 햇빛. 또는 저녁때의 저무는 해”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저녁 석양”이라고 적으면 겹말입니다. “저녁 저녁빛”이나 “저녁 저녁해”가 될 테니까요.


  사람들이 ‘저녁빛’이나 ‘저녁해’라는 낱말을 널리 쓴다면 이 같은 겹말이 나타날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에는 한국말 ‘저녁빛’이나 ‘저녁해’가 안 실립니다. 한자말 ‘석양’만 나오지요. 그래도 ‘저녁노을’이라는 낱말은 한국말사전에 있어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저녁뿐 아니라 아침을 헤아릴 적에도 ‘아침빛·아침해’ 같은 낱말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낮빛·낮해’ 같은 낱말을 쓸 수도 있어야 합니다. 햇빛은 아침과 낮과 저녁에 따라 다르니, 이렇게 다르게 적어야 때와 결에 맞게 한국말을 알맞게 살찌울 수 있고, 우리 느낌도 제대로 살릴 만합니다. 4347.8.3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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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풍선
김수박 지음 / 수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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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373



외로우면 술을 마시지 마

― 빨간 풍선

 김수박 글·그림

 수다 펴냄, 2012.3.12.



  손수 흙을 일구어 씨앗을 심어서 거두는 이들은 밥을 아무렇게나 먹지 않습니다. 해마다 볍씨를 알뜰히 갈무리해서 이듬해에 즐겁게 심으려고 마음을 기울이는 이들은 밥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언제나 마음 가득 비손하면서 수저를 듭니다. 땅이 하늘이고 하늘이 하늘이며 내 손길이 하늘입니다.


  손수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열매를 얻는 이들은 철마다 나는 열매를 고맙게 얻습니다. 겨울에 딸기를 바라지 않고, 봄에 배나 능금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철에 제철 열매를 먹는 사람들은 늘 스스로 삶을 가꾸고 지으면서 사랑스레 일굽니다.


  손수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는 언제나 아이를 사랑으로 돌봅니다. 아이를 학교에 섣불리 보낼 일이 없어요. 아이한테는 교과서 지식이 아닌 삶을 가르쳐야 하니, 굳이 학교에 보내야 하지 않아요. 아이가 교과서 지식을 얻어야 하더라도, 맨 먼저 삶을 알고 사랑을 깨달으며 꿈을 꾸어야 하니, 아이를 손수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하고 나눌 숨결을 곰곰이 돌아보면서 물려줍니다.



- ‘변기만 뚫리면 행복할 것 같다. 이상하지. 평소엔 당연한 줄로만 알다가.’ (15쪽)




  먼먼 옛날부터 어느 겨레에서나 어느 마을에서나 밥 한 그릇은 온누리였습니다. 온삶을 담은 밥이고, 온넋을 실은 밥이며, 온꿈을 넣은 밥입니다. 왜냐하면, 밥 한 그릇을 가게에서 사다가 먹던 겨레는 없어요. 밥 한 그릇을 남이 지어서 차려서 대주는 일이란 없어요. 늘 스스로 밥을 지어서 먹었으니, 밥 한 그릇은 언제나 온누리입니다.


  먼먼 옛날부터 밥뿐 아니라 술도 온누리였습니다. 술을 아무 데에서나 마구 팔지 않았어요. 팔 일조차 없어요. 먹을 만큼 밥을 지어서 먹듯이, 마실 만큼 술을 빚어서 마셨습니다. 밥이 되는 곡식을 알뜰히 여겨 고맙게 먹고 즐겁게 하루를 누리듯이, 술이 되는 곡식을 살뜰히 돌보아 반갑게 먹고 기쁘게 하루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밥이나 술이 온누리가 아닙니다. 하늘도 아닙니다. 밥 한 그릇에서 사랑을 느끼거나 술 한 잔에서 꿈을 헤아리는 사람이 아주 많이 줄었습니다. 어디에서나 값싸게 사고파는 밥이나 술이 되었고, 사랑스러운 손길로 알맞게 즐기는 밥이나 술이 아닌,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퍼넣다가 게우는 밥이나 술이 됩니다.



- “지난날이 행복이었고, 현재를 고통이라고 판단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성 시스템의 오류에서 비롯된 거야. 인간은 이미 창조주에 의해 탄생되었고, 이미 너무 오랫동안 자기복제를 했어. 남은 육체의 기간 동안 근본적 오류를 가진 이성을 어떻게 할지는 자네의 몫이네!” (40쪽)

- “살아가는 일 그대로가 축복이었다! 앞만 보고 가! 어제는 끝났어!” (44∼45쪽)






  김수박 님 만화책 《빨간 풍선》(수다,2012)을 읽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태우는 사람이 끝없이 나옵니다. 삶에 지치는 사람이 아닌 돈에 지치는 사람이 가없이 나옵니다. 사랑이 아닌 살곶이에 얽매이는 사람이 줄줄이 나옵니다.


  삶이란 무엇일까요. 어느 때에 삶을 삶이라 할 수 있을까요. 아침과 낮과 저녁에 세 끼니를 챙겨서 먹으면 삶일까요. 번듯하다는 회사에 이름을 내밀어 쏠쏠하다는 숫자를 통장에 찍어야 삶일까요. 내 아파트가 있거나 내 자가용이 있으면 삶일까요. 시집이나 장가를 예식장에서 치른 뒤 아이를 몇쯤 낳아서 유치원이나 학교나 학원에 보내면 삶일까요.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요. 돈을 벌려고 태어났을까요. 우리는 왜 태어났나요. 학교에 다니고 성적표를 받으며 동무를 밟고 올라서서 대학교에 붙으려고 태어났나요.



- ‘도시는 더 차갑게 느껴졌어. 따뜻한 곳을 찾아 헤매었지. 둘만 있고 싶었어. 둘만 있을 곳이 없었어. 도시가 야속했어.’ (61쪽)

- ‘5학년 때 나는 성자와 같은 반이 아니었다. 나는 키가 뻘쭘해서 운동회에서 달리기 계주 선수로 뽑혔다. 수업만 마치면 저녁 석양이 질 때까지,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연습했다. 성자는 처마 그늘 밑에 앉아서 구경하다가 내가 지나가면 웃곤 했다. 그러나 우린 구태여 아는 체하지 않았다. 나는 다른 반이면 아는 체하면 안 되는 줄 알았다.’ (73쪽)





  삶이 차갑구나 싶으면,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똑같이 차갑습니다. 삶이 따스하구나 싶으면,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늘 따스합니다. 삶은 스스로 짓습니다. 남이 무너뜨리거나 망가뜨릴 수 없습니다. 삶은 스스로 가꿉니다. 남이 선물하거나 베풀 수 없습니다.


  내가 손수 수저를 들어 내 입으로 밥을 넣은 뒤, 내 몸에서 밥을 삭혀야 기운을 얻어 목숨을 건사합니다. 남이 먹어 주는 밥이란 없습니다. 남이 마셔 주는 술이란 없습니다. 언제나 무엇이든 스스로 합니다. 즐거움도 스스로 짓고, 슬픔도 스스로 짓습니다. 웃음도 스스로 지으며, 눈물도 스스로 짓습니다.



- ‘난 그 애를 거의 1년 만에 만난 셈이었습니다. 그동안의 과거는 서로에게 무의미했어요 .우리는 공유할 미래가 없었으므로, 난, 난 외로울 땐 그 애를 불렀습니다. 그 애가 나를 부르는 법은 없었죠. 맞아요.’ (86쪽)



  외로우면 술을 마시지 마셔요. 외로움을 바라보셔요. 즐거우면 술을 마시지 마셔요. 즐거움을 바라보셔요. 외로움이 무엇이고 즐거움이 무엇인지 똑똑히 바라보셔요. 빛을 똑똑히 바라본 다음, 이 빛을 또렷하게 알아챌 수 있을 때에 생각을 기울여요. 생각을 기울여서 삶을 하나하나 짚어요. 이제껏 걸어온 길을 짚고, 오늘 선 곳을 짚으며, 내가 나아갈 곳을 짚어요.


  술을 마시려면, 모든 생각을 마친 뒤에 마셔요. 동무를 불러 즐겁게 술잔을 부딪히려면, 먼저 모든 생각을 다 지어요. 나한테 삶이 있어야 내 이웃한테도 삶이 있어요. 나한테 생각이 있어야 내 동무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나한테 사랑이 있어야 내 아이한테 사랑을 물려줄 수 있어요. 4347.8.3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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