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65] 놀이집



  어른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집’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는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집’이 있어야 합니다. 일집이나 놀이집은 꼭 커야 하지 않습니다. 일하거나 놀 적에 즐거울 만한 넓이나 크기라면 됩니다. 놀이집은 어른이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놀이집은 아이가 스스로 나뭇가지나 풀줄기를 엮어 기둥과 벽과 지붕을 세워서 지을 수 있습니다. 멧골에 있는 굴을 놀이집으로 삼을 수 있고, 비나 해를 가릴 수 있는 데라면 단출하게 놀이집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천막이 놀이집이 될 수 있습니다. 오직 하나 놀이만 생각하면서 놀이를 즐기고 놀이를 사랑하면서 하루를 마음껏 누릴 수 있으면 멋지고 아름다운 놀이집이 됩니다. 4347.9.1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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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놀이 2 - 더 재미난 소꿉놀이



  방이나 마루에서 갖고 놀던 소꿉과 블록을 하나씩 싸들고 천막으로 옮긴다. 천막에서 두 아이가 저희 보금자리를 새롭게 일군다. 그래, 그렇다. 아이들한테는 ‘놀이집’이 따로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숲이나 들이나 멧골에 만들든, 마당 한쪽이나 뒤꼍에 마련하든, 천막을 치든 어떻게 하든, 아이들한테는 오직 아이들이 어우러지는 놀이집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그래. 4347.9.1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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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고마운 아이들



  하루 내내 신나게 뛰논 아이들이 곧 곯아떨어진다. 오늘은 저녁 여덟 시가 안 되어 두 아이 모두 바로 잠든다. 팔과 다리와 몸과 머리를 꾹꾹 주무른다. 작은아이는 한참 주무르는 사이에 꿈나라로 간다. 큰아이는 쉬를 누고 물을 마시러 일어났다가 이내 잠든다. 이 아이들 사이에서 함께 누워서 자고 싶기도 하지만, 새롭게 기운을 내어 책상맡에 앉는다. 이 아이들 앞날을 헤아리면서 차근차근 엮는 ‘새 한국말사전 원고’를 쓴다. 요 며칠 사이 ‘어리석다’와 ‘멍청하다’라는 낱말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를 놓고 골머리를 앓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실마리를 푼다. ‘멍하다’와 ‘맹하다’를 함께 떠올리면서 차근차근 느낌과 쓰임새를 가누어 본다. 이렇게 한 뒤, ‘어설프다’와 ‘엉성하다’와 ‘설다’와 ‘서툴다’와 ‘섣부르다’를 한묶음으로 다루어 새롭게 실마리를 연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가 혼자 절집이나 외딴집에 틀어박혀서 머리를 싸맨다면 ‘새 한국말사전 원고’를 더 빨리 더 알차게 더 힘껏 엮을 수 있을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볼 일이 많고 쳐다볼 일이 많으면 더 느리거나 더 엉성하거나 더 힘이 들까?


  나는 아무래도 아이들 목소리를 먹으면서 기운을 내지 싶다. 아이들 웃음과 노래를 들으면서 기운을 차리지 싶다. 이 아이들은 아버지가 차리는 밥을 먹고, 아버지가 씻기며, 아버지가 옷을 갈아입히고, 아버지가 이불깃을 여미는데다가, 아버지가 자장노래를 부르지만, 내 마음속에 사랑이라는 씨앗을 뿌려서 가꾸는 몫을 아이들이 싱그럽게 북돋아 주는구나 싶다. 언제나 고맙다. 4347.9.1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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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이든 제대로 즐겁게 써야 마음에 남으면서

두고두고 쓸 수 있습니다. 

제대로 안 쓰거나 즐겁게 안 쓴다면

제아무리 아름답거나 훌륭하다는 말이라 하더라도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한국말이나 한글이 아름답거나 훌륭하다고 여긴다면

제대로 즐겁게 잘 써야 합니다.


..



알뜰살뜰·알뜰하다·살뜰하다

→ 일이나 살림을 아주 잘 꾸리는 모습과 다른 사람을 아주 참되며 넓은 마음으로 아끼거나 보살피는 모습을 가리켜 ‘알뜰살뜰’이라 합니다. ‘알뜰’과 ‘살뜰’을 더한 낱말인 ‘알뜰살뜰’입니다. 알뜰하게 살림을 꾸린다거나 알뜰한 마음으로 이웃을 보살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알뜰이’라 할 만합니다. 살뜰하게 살림을 꾸린다거나 살뜰한 마음으로 동무를 아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살뜰이’라 할 만해요. 알뜰살뜰하다면 ‘알뜰살뜰이’라 할 수 있어요. 뜻이나 느낌으로 살피면, ‘살뜰하다’가 ‘알뜰하다’보다 한결 깊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더 높다거나 낮지 않습니다. 두 낱말은 모두 둘레 사람들을 사랑하거나 아끼는 마음을 담아요.


알뜰살뜰

1. 일이나 살림을 아주 잘 꾸리는 모습

 - 소꿉놀이를 알뜰살뜰 멋지게 하는구나

 -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 도우면서 살림을 알뜰살뜰 가꾸셔요

2. 다른 사람을 아주 참되며 넓은 마음으로 아끼거나 보살피는 모습

 - 할머니는 우리를 언제나 알뜰살뜰 아껴 줍니다

 - 너는 네 동생을 알뜰살뜰 돌봐 주는구나

알뜰하다

1. 일이나 살림을 잘 한다

 - 나도 열 살이 되었으니 누나처럼 도마질도 알뜰히 하고 싶어

 - 내 방부터 알뜰히 치운 다음 집 청소를 거들려고 해요

 - 할아버지는 텃밭을 늘 알뜰히 일굽니다

2. 다른 사람을 아끼거나 보살피는 마음이 참되며 넓다

 - 언니와 나는 서로 좋아하면서 알뜰히 

살뜰하다

1. 일이나 살림을 매우 마음을 쏟아 잘 꾸려서 빈틈이 없다

 - 봄이 되니 작은어머니가 살뜰히 가꾸는 능금밭이 하얀 꽃잔치예요

 - 심부름을 하고 받은 돈을 살뜰히 모아서 자전거를 장만했어요

2.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매우 따스하고 넓다

 - 몸살이 났을 때에 작은형이 살뜰히 보살펴 주아서 깨끗이 나았어요

 - 살뜰히 어루만지는 아버지 손길이 좋아요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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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야기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며

새가 날고

개구리가 울더니

꽃이 피고 지면서

열매가 익어

잎은 푸르고

흙은 포근하며

아이들은 뛰논다.


풀잎 몇 뜯어

밥을 차린다.


햇살이 드리우고

구름이 흐른다.


고요하면서 빛나고

시끌벅적하면서 밝더니

어느새 해가 진다.


하루가 흐른다.



4347.4.29.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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