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가 만들었지



  동생하고 함께 만든 블럭을 들고 자랑한다. 이러다가 이내 블럭으로 얼굴을 가린다. 그 블럭으로 가린다고 가려지겠니. 그렇지만 아이는 블럭 뒤에 살그마니 숨었다고 여긴다. 참말 아이는 숨었다. 나는 아이를 못 본 척한다.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저마다 만든 블럭을 들고 둘이 사이좋게 논다. 4347.9.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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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놀이 3 - 이것 좀 보세요



  산들보라가 아버지를 부른다. 누나하고 함께 만들었다면서 “이것 좀 보세요” 한다. 두 아이가 저마다 하늘 나는 뭔가를 만들었다고 한다. 산들보라는 네 살이 한창 무르익으니 블럭을 스스로 잘 끼우고 빼면서 놀 줄 안다. 사름벼리는 일곱 살이 한창 무르익으니 그야말로 척척 마음대로 이것저것 만들거나 엮는다. 차근차근 잘 크는구나. 4347.9.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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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인형놀이 6 - 이름 붙여 오리기



  사름벼리가 종이인형을 한꺼번에 여럿 만든다. 사름벼리한테 인형마다 이름이 무엇이느냐 하고 묻는다. 인형 뒤에 이름을 적으면 좋겠다고 하니, 인형을 오리기 앞서 앞쪽 인형 머리 위에 이름을 적는다. 그러고 나서 오린다. 종이인형 이름은 오려진 자국으로 남는다. 사름벼리는 종이인형을 갖고 논다. 이름만 남은 종이틀은 내가 갖고 논다. 4347.9.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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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배기가스 매캐한 도시에서는

버스 창문 꼭꼭 닫고

에어컨 돌려야

문화이고 문명이면서

더위를 이기지만,


들바람 맑고

숲바람 싱그러운

시골길 달리는 버스라면

에어컨 없이 창문바람이

즐거운 삶과 사랑인데,


요새는

시골에서도

구월 한복판쯤 되어야

드디어 에어컨을 끈다.



4347.9.18.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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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글쓰기



  시골에서 살면서 ‘두 가지 글쓰기’가 있기도 하는구나 하고 느낀다. 하나는 군수님이 좋아할 만한 글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다. 그런데, 다른 갈래에서 ‘두 가지 글쓰기’가 있기도 하다. 새마을운동에 길든 시골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하나요, 숲을 가꾸려는 시골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다른 하나이다. 더 생각한다면, 아이를 모두 도시로 보내는 시골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하나이고, 아이와 함께 시골에서 푸른 숨결이 되어 지내려는 시골사람이 좋아할 만한 글이 다른 하나이다.


  굳이 이것과 저것으로 가를 까닭은 없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글이 스스로 이처럼 갈린다. 아마, 삶이 이처럼 갈리기 때문이리라. 나무를 심는 사람과 나무를 베는 사람이 다르다. 핵발전소가 있어야 전기를 쓸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과 핵발전소 없이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 쓰자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르다. 삶을 헤아리는 만큼 글이 다르다. 삶을 가꾸는 만큼 글이 새롭다. 삶을 사랑하는 만큼 글이 거듭난다. 4347.0.1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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