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 콕 집어서



  서재도서관 한쪽에 앉아 만화책을 보던 사름벼리가 갑자기 만화책을 덮더니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가리키면서 웃는다. 무엇을 하나 했더니, 동생이 ‘아버지 사진기 세발이’를 낑낑대고 나르더니 한쪽에 척 세우고는 올렸다 내리면서 노는 모습을 보고는, 재미있다고 웃는다. 꽤 무거운 세발이일 테지만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면서 무게를 잊는다. 얼마든지 영차영차 날라서 척 바닥에 세우고는 손잡이를 휘휘 돌려 밑쇠를 위로 죽 올리고, 다시 손잡이를 거꾸로 돌려 밑쇠를 아래로 죽 내린다. 4347.9.2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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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03. 2014.9.16. 가까이에 책순이



  책순이가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어 앉는다. 아버지가 이쪽에서 책꽂이 먼지를 닦으면 이쪽으로 와서 앉는다. 아버지가 저쪽으로 옮겨 책꽂이 먼지를 닦으면 저쪽으로 와서 선다. 어디에 앉든 아버지와 너와 동생은 이 도서관에 함께 있어. 굳이 이리저리 달라붙으려 하지 않아도 돼. 그렇지만 책순이는 책을 손에 쥐고 아버지 꽁무니를 좇아 이리저리 함께 움직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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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한테도 치마 줘



  누나가 긴치마를 입으려 하니, 산들보라도 저한테 치마를 달라고 한다. 누나 치마 가운데 산들보라가 하나를 고른다. 그래서 긴치마를 산들보라한테 입혔더니 1분이 채 안 되어 “벗을래.” 하고 말한다. 치마가 좋으면 그냥 누나처럼 입고 살면 되지 뭘 그래. 4347.9.2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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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을 바르게 쓰기



  한국말을 바르게 쓰는 일을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이 한국말사전 만들기이다 보니 생각하기도 하지만, 둘레 사람들이 한국말을 거의 모두 엉성하게 쓰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엉성하게 쓸까? 미국사람도 미국말을 엉성하게 쓸까? 중국사람도 중국말을 엉성하게 쓸까? 베트남사람도 베트남말을 엉성하게 쓸까?


  영어에 물들거나 한자에 길든 대목을 말할 생각은 없다. 오직 한 가지를 말하고 싶을 뿐이다. 왜 한국사람은 한국이라는 곳에서 이웃들과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면서 즐겁게 주고받을 말을 생각하지 못하는지 아리송하다.


  살가운 이웃과 동무한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은가. 사랑스러운 아이들한테 어떤 말을 물려주고 싶은가. 누구보다 나 스스로 넋과 마음을 살찌우면서 생각을 지을 적에 어떤 말을 기쁘게 펼쳐서 꿈을 이루고 싶은가.


  글쓰기란 ‘말을 글로 옮겨서 이야기를 나누는 삶’이다. 말을 글로 옮길 적에 어떻게 해야 사랑스럽거나 아름답거나 즐거운가 하는 대목을, 누구보다 한국사람 스스로 슬기롭게 깨닫는 길은 어려운가 쉬운가 곰곰이 돌아본다. 4347.9.2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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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06) 가끔씩 3


가끔씩 내가 왜 글을 쓰는지 나 자신에게 묻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가끔은 정말 불쌍한 처지에 놓이기도 했죠

《폴 오스터/심혜경 옮김-글쓰기를 말하다》(인간사랑,2014) 37, 53쪽


 가끔씩 내가 왜

→ 가끔 내가 왜

→ 가끔 보면 내가 왜

→ 가끔 느끼는데 내가 왜

→ 가끔은 내가 왜

 …



  보기글을 보면 앞쪽에는 ‘가끔씩’이라 적으나, 뒤쪽에는 ‘가끔은’이라 적습니다. 뒤쪽에서는 올바로 적었는데, 앞쪽에서는 잘못 적었어요. 외국책을 한국말로 옮긴 분은 이 대목을 느끼거나 알아챘을까요?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일꾼은 이 대목을 알아보았거나 깨달았을까요?


  ‘가끔’이라는 낱말에는 ‘-씩’을 못 붙입니다. ‘-은’은 붙일 수 있어요. 꾸밈말을 달아 “가끔 보면”이나 “가끔 느끼는데”처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가끔 말이지요”라든지 “가끔 생각하는데”처럼 적을 수도 있습니다. 4347.9.27.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가끔 보면 내가 왜 글을 쓰는지 나 스스로 묻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가끔은 참말 불쌍해지기도 했지요


“나 자신(自身)에게”는 “나 스스로”로 다듬고, ‘정(正)말’은 ‘참말로’ 다듬습니다. “불쌍한 처지(處地)에 놓이기도”는 “불쌍해지기도”로 손봅니다. ‘했죠’는 ‘했지요’로 바로잡아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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