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71] 글버릇



  한국말사전에 ‘말버릇’은 있으나 ‘글버릇’은 없습니다. 언제쯤 이 낱말이 한국말사전에 실릴까 까마득한데, 이 낱말이 한국말사전에 안 실렸어도 나는 씩씩하게 붙여서 한 낱말로 삼습니다. 글을 쓰는 버릇이니 ‘글버릇’이에요. 손버릇과 말버릇과 입버릇처럼 우리는 저마다 버릇이 있어요. 공을 차는 운동선수나 발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발버릇’도 있어요. 춤을 추는 사람한테는 ‘춤버릇’이 있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한테는 ‘노래버릇’이 있습니다.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사람마다 ‘밥버릇’이 있어요.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 ‘책버릇’이 있겠지요. 즐겁게 몸에 밴 버릇이라면 마음껏 누립니다. 어쩌다가 몸에 밴 버릇인데 달갑지 않다면 차근차근 가다듬어 털어냅니다. 4347.10.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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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92] 한글뷰티풀사운드 나눔콘서트



  2014년 한글날을 맞이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여러 가지 잔치를 벌인다고 한다. 이 기관에서 붙인 행사 이름은 ‘한글문화큰잔치’이다. 한국말로 ‘큰잔치’를 쓰니 반갑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한글날인 10월 9일에 여는 행사를 보니, “아웃도어 리딩씨어터”와 “어쿠스틱밴드 감성콘서트”와 “한글뷰티풀사운드 나눔콘서트”가 있다. 이 세 가지는 무엇을 말하거나 보여주려는지 아리송하다. 아니, 하나도 모르겠다. 한글날 큰잔치를 한다면서 한글날에 걸맞는 말과 이름과 넋과 삶이 무엇인지는 영 안 살피는 듯하다. 하기는. ‘리허설’을 한다고 버젓이 적지 않는가. 4347.10.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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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7. 풀더미 뜀뛰기 (2014.9.11.)



  곁님이 뽑고 뜯은 풀은 마당 한쪽에 풀더미가 된다. 사름벼리는 풀더미로 살며시 올라오더니 폴짝폴짝 뛴다. 갓 뽑거나 뜯어서 쌓은 풀더미는 폭신폭신하다. 폴짝폴짝 뛰면서 소리가 상큼하다. 그렇지. 지난날에는 다들 풀더미를 잔뜩 쌓고 짚더미도 잔뜩 있었으니, 아이들은 풀더미나 짚더미에 올라가서 놀았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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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62. 2014.9.18 초피알 훑기



  초피알을 훑는다. 어느새 두 아이가 아버지 곁으로 온다. “나도 딸래! 나도 딸래!” 하면서 손을 뻗는다. 산들보라 손에 닿을 만한 데에 맺힌 열매는 드물고, 사름벼리가 손을 뻗어 닿을 만한 데에는 제법 열매가 맺힌다. 사름벼리는 넓은 그릇을 머리에 이고 기다린다. 꽃이 지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맺는 열매를 손으로 톡톡 따면서 손끝부터 머리끝까지 초피알내음이 고루 퍼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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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685) 위 3 : 도로 위


다만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늘어난 도로 위에서 사람들의 삶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라는 점에서는 회의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가 있는 풍경》(아침이슬,2007) 97쪽


 차가 늘어난 도로 위에서

→ 차가 늘어난 길에서

→ 차가 늘어난 이 길에서

→ 차가 늘어난 길바닥에서

 …



  ‘도로 위’가 아니라 ‘길’입니다. “도로 위에서 뭐 하시는 거예요”가 아니라 “길에서 뭐 하셔요”입니다. “도로 위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가 아니라 “길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나 “길바닥에 드러누우면 안 됩니다”이고요. 따로 위쪽과 아래쪽을 가리키는 자리가 아니라면 ‘위’를 쓸 일이 없습니다. 한국말은 영어처럼 ‘on’을 넣지 않습니다. 4340.1.17.물/4347.10.6.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다만 자동차와 오토바이 들이 늘어난 길에서 사람들은 삶이 참으로 즐거울까, 같은 대목에서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행복(幸福)해졌을까, 라는 점(點)에서는”은 “행복해졌을까, 하는 대목에서는”이나 “즐거울까, 같은 대목에서는”으로 다듬습니다. ‘도로(道路)’는 ‘길’로 손질하고, ‘과연(果然)’은 ‘참말로’나 ‘참으로’로 손질하며, “회의적(懷疑的)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걱정스럽다”나 “걱정스러울 뿐이다” 나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나 “아니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08) 위 11


어부가 된 물고기 사람은 만족스러워 풀 위에 누웠어요 … 그리고 조제프와 아돌프는 눈 위에서 탱고를 췄어요

《루드비히 아스케나지·헬메 하이네/이지연 옮김-너는 유일해》(베틀북,2002) 44, 54쪽


 풀 위에 누웠어요

→ 풀밭에 누웠어요

 눈 위에서

→ 눈밭에서



  누울 때에는 그냥 눕습니다. 어디에 누울 뿐 어디 위에 눕지 않습니다. 팔베개를 한다면 팔에 머리를 대고 눕습니다. 팔 위에 머리를 대지 않아요. 베개에 머리를 대고 자리에 눕습니다. 아무도 “베개 위”에 머리를 대고 눕지 않습니다.


  보기글을 봅니다. 물고기 사람은 어디에 누웠을까요? “풀에 누웠어요”처럼 적을 수도 있을 텐데, 이때에는 “풀밭에 누웠어요”처럼 적어야 알맞겠다고 느낍니다. 잇달아 나오는 다른 글월에서도 이와 같습니다. “눈에서 춤을 췄어요”처럼 적을 수도 있을 테지만, 이때에도 “눈밭에서 춤을 췄어요”처럼 적어야 알맞겠구나 싶어요. 우리는 ‘풀밭’이나 ‘눈밭’이라고 말합니다. 4347.10.6.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고기잡이가 된 물고기 사람은 흐뭇해서 풀밭에 누웠어요 … 그리고 조제프와 아돌프는 눈밭에서 춤을 췄어요


‘어부(漁夫)’는 ‘고기잡이’로 다듬고, ‘만족(滿足)해서’는 ‘흐뭇해서’로 다듬습니다. “탱고(tango)를 췄어요”는 그대로 두어도 되는데, 글흐름으로 본다면 “춤을 췄어요”로 옮길 때에 한결 나으리라 느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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