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밥값》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 밥값이란 무엇인가? 이 시집은 밥값을 하는가? 이 시집을 읽는 나는 어떤 밥값을 하는가? 시집을 다 읽고 나서 아침에 밥을 차려 두 아이를 먹이고 곁님을 먹인다. 내가 날마다 하는 일은 얼마쯤 되는 밥값일까? 아이들은 날마다 밥을 먹으면서 어떤 밥값을 할까? 아이들은 밥을 다 먹고 나서 신나게 뛰어논다.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아이들은 딱히 밥값을 하지 않는다. 그저 즐겁게 먹고 즐겁게 놀다가 즐겁게 잠든다. 이러면서 무럭무럭 자란다. 아픈 사람은 몸져누운 채 밥을 받아서 먹는다. 몸져누운 사람은 돈벌이나 다른 일을 못 한다. 그러나, 몸져누운 사람 둘레에 있는 이웃과 동무하고 오순도순 사랑을 나눈다. 한국사람이 언제부터 ‘밥값’이라는 낱말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사랑값’이나 ‘삶값’이나 ‘꿈값’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은, 시골사람은, 아이들은, 어버이는 없다. 그저 사랑이고 삶이요 꿈이다. 그러니, 밥도 그저 밥일 뿐이라고 느낀다. 배고픈 이와 함께 나누는 밥 한 그릇이다. 시집 《밥값》은 10분 만에 다 읽었다. 왜냐하면, 배고픈 아이들이 어서 밥해 달라면서 부르니까. 4347.10.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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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정호승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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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72] 버스터·기차터



  노는 곳은 놀이터입니다. 일하는 곳은 일터입니다. 낚시를 하기에 낚시터이고, 쉬는 곳이기에 쉼터입니다. 책이 있으면 책터이고, 살림을 꾸리는 곳이라서 살림터입니다. 우리가 삶을 가꾸는 곳이라면 삶터가 되고, 나룻배가 오가는 곳은 나루터예요. 그래서, 한국에 처음 기차가 들어왔을 때에 ‘기차터’가 생길 만했습니다. 한국에 처음 버스가 다닐 적에 ‘버스터’가 생길 만했습니다. 그러나, ‘기차터·버스터·택시터·비행기터’ 같은 이름은 생기지 않았고 쓰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기차를 타는 곳을 두고 ‘기차역(驛)’이라 하며, 버스를 타는 곳을 두고 ‘버스터미널(terminal)’이라 합니다. 하나는 한자이고 하나는 영어입니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station’도 있어요.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아무래도 먼먼 옛날부터 시골사람은 먼 데까지 말을 타고 다닌다든지 다른 탈거리를 얻어서 다닌 일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습니다. 시골사람이 시골말로 ‘나루터’를 지은 까닭은 시골사람은 냇물이나 바닷물을 건너려고 배를 탔기 때문입니다. 신분과 계급 때문에 시골사람은 말을 타지 못했으니 ‘말터’ 같은 낱말이 없습니다. 그렇지요. 이리하여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에 널리 퍼진 ‘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는 곳’을 가리키는 이름이 ‘驛’이라는 한자로 처음 붙었을 테고, 해방 뒤에는 ‘terminal’이라는 영어를 받아들였지 싶어요.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지식인과 권력자는 한자를 썼고, 해방 뒤 지식인과 권력자는 영어를 썼으니까요. 나는 아이들과 시골에서 살며 시골버스를 탑니다. 그래서 나는 시골말로 ‘버스터’와 ‘기차터’라는 낱말을 살며시 지어서 조용조용 읊어 봅니다. 4347.10.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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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는곳 책읽기



  버스를 타는 곳을 생각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버스를 어디에서 탈까? 아무래도 거의 모두 도시에서 버스를 탈 테지. 우리 집은 시골에 있으니 시골버스나 군내버스를 타지만, 거의 모든 도시사람은 도시버스나 시내버스를 타리라.


  도시버스나 시내버스가 다니는 곳은 어떠한 터전일까? 끝없이 자동차가 물결을 치고, 자동차 구르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며, 높다란 건물이 하늘을 빽빽하게 가리는 터전이겠지.


  우리 집이 깃든 시골에서 타고 내리는 시골버스나 군내버스를 돌아본다. 버스를 타러 마을 어귀로 가는 길이 그예 나들이가 된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거나 달린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멧새와 풀벌레 노랫소리를 듣는다. 가끔 경운기 소리도 듣지만, 경운기가 지나가면 다시금 고즈넉하게 바람이 불고 싱그러운 숲노래가 흐른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버스를 기다릴 적하고, 하늘을 볼 틈이 없이 버스를 기다릴 적은 어떠할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려 치이고 밟히고 밀리고 깔리면서 타는 버스하고, 들바람을 마시다가 넉넉하게 타면서 버스 일꾼하고 인사를 나누는 버스하고, 둘은 어떻게 다를까?


  도시에서는 버스가 참 많고, 어디이든 버스로 못 가는 데가 없다 할 만하다. 그러면, 도시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은 늘 빙글빙글 웃거나 까르르 노래하거나 신나게 뛰거나 달릴 수 있는가? 도시에서 버스를 타는 아이들은 ‘버스마실’만으로도 하루가 즐겁거나 재미있을 만한가? 도시에서 버스를 타는 어른들은 ‘버스타기’가 재미나거나 신나는 삶자락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까? 4347.10.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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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놀이 1 - 처음 만나기



  고흥읍에 롯데리아라는 데가 생겼다. 롯데리아라는 데에서 작은 아톰인형을 판단다. 일곱 가지가 있는 듯한데 고흥읍에서는 모두 네 가지를 판다. 네 가지를 하나씩 장만하기로 한다. 하나에 1500원씩이다. 그러고는 500원짜리 보들얼음과자를 둘 먹고, 과자씌우개를 놀잇감 삼아 아톰놀이를 한다. 하늘을 나는 아톰이니, 아이들은 아톰인형을 손에 쥐고 하늘로 휘휘 날린다. 벽을 타고 걷도록 하고, 참말 손과 눈과 입과 몸에서 아톰인형을 떼지 않는다. 4347.10.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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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0-08 07:31   좋아요 0 | URL
어머! 롯데리아에서 아톰인형을 파는군요~
지난번에는 맥도날드의 슈퍼마리오,들이 잔뜩 집에 왔는데욤.ㅋㅋ
오늘 점심엔 롯데리아 햄버거로~ㅎㅎㅎ

파란놀 2014-10-08 08:10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
맥도날드에서는 슈퍼마리오를 파는군요 ^^;;;

피규어는 값이 만만하지 않기 마련인데,
`중국에서 만들었`기 때문인지
값이 여러모로 착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마 아톰인형은 아이들보다 `아톰과 얽힌 추억`이 있는 어른을 노린
인형이지 싶은데,
우리 아이들은 집에서 아톰 영화를 보았고 만화책도 보니까
아주 즐겁게 갖고 놀더라구요 ^^
 

사름벼리 고단해서 버스에서 뻗다



  첫째 사름벼리는 버스에서 잠들며 으레 어머니나 아버지 어깨에 기대기만 해야 했다. 왜냐하면 둘째 산들보라가 있기 때문이다. 넷이 함께 마실을 다니면 걸상 네 자리를 얻어서 앉아야 하니, 이때에는 모처럼 어머니나 아버지 무릎까지 차지할 수 있다. 일곱 살 어린이는 아기가 아니나, 무릎에 머리를 누여 한결 넉넉하게 쉬고 싶다. 얼마나 신나게 뛰놀았으면 이렇게 뻗을까 하고 곰곰이 돌아본다. 4347.10.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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