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만든 사회에 아이들을 집어넣을 때와 어른들이 가꾼 터전에 아이들을 부를 때는 사뭇 다르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아이들을 즐겁게 부르는 ‘어른 스스로 아름다이 가꾼 터전’이 아니다. 매연과 공해와 폭력과 전쟁과 입시와 차별과 돈벌이와 자살 따위로 얼룩진 이런 사회는 ‘살기 좋도록 가꾼 터전’일 수 없다. 그러면,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어른들은 아이한테 무엇을 보여주거나 가르쳐야 할까. 어른들이 할 일과 걸어갈 길은 어떤 모습으로 거듭나야 할까. 동시집 《맛의 거리》를 읽는다. 이 동시집을 쓴 곽해룡 님은 스스로 어떤 삶을 일군 뒤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려 하는 마음인지 돌아본다. 어른들이 만든 바보스럽거나 우악스러운 사회에 아이들을 집어넣고서 ‘어쩔 수 없잖아?’ 하고 으쓱거리는 눈길일는지, 아니면 아이들이 앞으로 즐겁게 기운을 내어 아름답게 삶을 가꿀 수 있도록 이끄는 마음일는지, 가만히 돌아본다. 4347.10.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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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거리
곽해룡 지음, 이량덕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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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달리 읽을 책 (사진책도서관 2014.9.2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내가 도서관을 처음 열던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키는 한 가지가 있다. 책손이 되어 찾아온 분들이 ‘추천해 주기 바라는 책’을 여쭈면, 눈앞에 보이는 책부터 손수 끄집어 내어 읽으라고 말한다. 우리 도서관은 목록을 만들지 않을 뿐 아니라, 추천하는 책도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어떤 책도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내가 읽은 책을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사진책이건 만화책이건 그림책이건 시집이건 어린이문학이건 인문책이건, 일찌감치 읽었든 오늘 다 읽었든, 우리가 저마다 다른 삶자리에서 다 다르게 누리면서 즐길 이야기란 무엇인가 짚는 ‘책느낌글’을 쓴다.


  모든 사람이 《태백산맥》이나 《토지》를 읽어야 하지 않는다. 《삼국지》나 《성경》을 모든 사람이 읽을 까닭이란 없다.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다. 왜냐하면, 이런 책이든 저런 책이든, 우리한테 대수로울 한 가지는 ‘스스로 지어서 가꾸는 삶’이지 ‘더 읽어야 할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은 100권 읽으나 1권 읽으나 10만 권 읽으나 똑같다. 삶은 한 살을 살다가 죽거나 백 살을 살다가 죽으나 오백 살을 살다가 죽으나 똑같다. 다를 까닭이란 조금도 없다.


  책을 읽을 적에는 즐거운 숨결이 되어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읽어 아름다운 넋이 되었는가 아닌가를 살필 줄 알면 된다. 삶을 가꿀 적에는 즐거운 하루를 누려 사랑스러운 노래를 부르고 아름다운 꿈을 키웠는가 아닌가를 헤아릴 줄 알면 된다. 이밖에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아이들은 고무줄놀이를 해야 즐겁지 않다. 아이들은 제기차기를 못해서 안 즐겁지 않다. 아이들은 연날리기를 반드시 해야 하지는 않다. 구슬치기를 해도 즐겁고, 돌멩이 하나를 만지작거려도 즐겁다. 손가락으로 꼬물거리며 놀아도 재미나며, 물방울을 튀겨도 신난다.


  명작이나 걸작이란 없다. 추천도서나 권장도서란 없다. 오직 책이 있을 뿐이요, 오직 이야기를 얻을 뿐이며, 오직 사랑을 받아서 나눌 뿐이다.


  다 달리 읽을 책이란, 다 달리 사랑하면서 가꿀 삶이라는 뜻이다. 다 달리 삶을 가꾸면서, 다 달리 길을 열 때에 아름답다는 뜻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처럼 입시지옥이 되어 모두 똑같이 바보가 되는 짓을 하면 할수록 ‘뒤에 숨은 독재정치’가 커진다. 오늘날 도시 문명 사회처럼 ‘사람들 스스로 돈 버는 기계’가 되고 말면, ‘뒤에 숨은 독재권력’이 늘어난다. 권정생 할배가 이녁 책이 ‘느낌표 추천도서’로 안 뽑히기를 바랐을 뿐 아니라, 아예 손사래까지 친 까닭을 사람들이 아직 제대로 못 읽는 듯하다.


  산들보라는 풀개구리 한 마리를 보며 좋다고 웃는다. 사름벼리는 길다란 걸상에 엎드려 만화순이가 된다. 집으로 돌아갈 즈음, 산들보라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여기! 여기 창문! 여기 창문 닫아!” 하고 외치면서 논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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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11. 2014.9.30.ㄴ 작은아이 작은책



  작은아이가 작은책을 손에 쥔다. 자그마하니까 작은책이다. 커다랗다면 큰책일 테지. 책순이는 첫째이니 ‘큰아이’이지만, 아직 몸이 작고 힘이 여리니 ‘작은아이’이기도 하다. 씩씩하게 뛰노는 아이요, 한껏 뛰놀다가 기운이 빠지면 책을 손에 쥐어 땀을 식히는 멋진 놀이순이 책순이로 지낸다. 즐거움을 생각하고 노래하자. 그러면 언제나 즐거우니까. 즐거움을 사랑하고 꿈꾸자. 그러면 즐거움이 우리 둘레로 팔랑팔랑 날아가면서 골고루 퍼질 테니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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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10. 2014.9.30.ㄱ 평상바람 책순이



  책순이가 평상에 앉아서 만화책 《미요리의 숲》에 푹 빠졌다. 지난해에는 거의 거들떠보지 않더니 올해에는 한참 푹 빠진다. 이리하여 만화영화 〈미요리의 숲〉도 새삼스레 다시 보여주었다. 가을바람이 불어 모시잎을 살랑이고, 빨래는 햇볕에 보송보송 마른다. 책순이도 햇볕을 따끈하게 쬐면서 살결이 까맣게 탈 테지. 좋아. 살결 까만 놀이순이 책순이는 예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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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09. 2014.9.29. 글자를 짚으며



  리지아 누네스 보중가 님이 쓴 《노랑 가방》이라는 어린이문학이 있다. 아주 재미나고 멋진 책이다. 큰아이가 이 책을 어머니한테서 받아 읽기로 한다. 그런데 한참 읽다가 소리가 길게 늘어지는 대목이 있다. 책순이는 글자를 하나하나 짚으면서 모든 소리를 똑똑 끊어서 읽는다. 옆에서 ‘똑똑 끊어 읽기’를 듣다가 한참 웃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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