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를 마친 아이들



  공차기와 공던지기를 실컷 한 아이들이 땀을 식히면서 평상에 눕는다. 누나가 먼저 눕는다. 동생이 누나 옆으로 달라붙어 함께 눕는다. 둘은 평상에서 조잘조잘 떠들면서 땀을 식히고 하늘바라기를 한다. 바람이 상큼하게 분다. 4347.10.1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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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던지기 놀이 2 - 산들보라는 아직 던지기



  산들보라는 아직 누나처럼 공을 뻥뻥 차지 못한다. 그렇다고 누나처럼 공을 휙휙 잘 던지지도 못한다. 그러나 발보다는 손이 한결 수월하지 싶다. 두 팔에 힘을 잔뜩 주고는 영차 하고 앞으로 휙 던져 본다. 뒤에서 지켜보던 누나가 “보라야! 잘 던졌어!” 하고 외친다. 4347.10.1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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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기 놀이 2 - 신나게 뻥



  놀이순이는 치마를 입건 바지를 입건 대수롭지 않다. 차야 할 공은 그야말로 뻥뻥 내지른다. 가볍지 않은 신을 꿰어도 뻥뻥 지르고 가벼운 신을 신어도 뻥뻥 지른다. 함께 받아서 차는 사람이 있으면 지치지 않고 뻥뻥 놀이를 한다. 4347.10.1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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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18) 시작 52


한·일 병탄으로 식민지가 된 한국민은 모든 주권을 빼앗긴 채 일제의 종살이를 시작합니다

《김삼웅-10대와 통하는 독립운동가 이야기》(철수와영희,2014) 55쪽


 종살이를 시작합니다

→ 종살이를 합니다

→ 종처럼 삽니다

→ 종이 됩니다

 …



  종이 되었기에 종살이이고, 종처럼 살기에 종살이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종살이를 시작합니다”처럼 적었는데, “종으로 살기 시작합니다”나 “종이 되기 시작합니다”처럼 적을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자리에서든 ‘시작’을 덜어야 알맞습니다. “종살이를 합니다”와 “종으로 삽니다”나 “종처럼 삽니다”와 “종이 됩니다”로 적어야지요. 4347.10.10.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한·일 병탄으로 식민지가 된 한국사람은 모든 주권을 빼앗긴 채 일제에 종살이를 합니다


‘한국민(-民)’은 ‘한국사람’으로 다듬고, “일제의 종살이를”은 “일제에 종살이를”로 다듬습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24) 시작 53


기사는 두 손으로 치폴리노를 움켜잡았어요. 그리고 잡아당기기 시작했어요

《잔니 로다리/이현경 옮김-치폴리노의 모험》(비룡소,2007) 36쪽


 잡아당기기 시작했어요

→ 잡아당기려 했어요

→ 막 잡아당겼어요

→ 잡아당겼어요

 …



  보기글을 생각합니다. 앞쪽에서는 “움켜잡기 시작했어요”처럼 적지 않습니다. 뒤쪽에만 ‘시작’을 넣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앞쪽에도 ‘시작’을 넣을는지 모르고, 앞뒤 모두 ‘시작’을 넣을 분도 있어요.


  어떤 움직임을 더 드러내어 보여줄 생각이라면, ‘시작’이 아닌 다른 말을 붙여야 알맞습니다. “잡아당기려 했어요”처럼 뒤에 붙이든지 “막 잡아당겼어요”처럼 앞에 붙여야 합니다. 4347.10.10.쇠.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기사는 두 손으로 치폴리노를 움켜잡았어요. 그러고는 막 잡아당겼어요


‘그리고’는 ‘그러고는’이나 ‘그러고 나서’로 손봅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25) 시작 54


“나도 시작만 하면 잘할 수 있어.” 코스차가 말했다. “시작하자마자 금방 펑펑 울음을 터뜨리고 말걸.”

《니콜라이 노소프/엄순천 옮김-내 친구 비차》(사계절,1993) 83쪽


 시작만 하면

→ 하기만 하면

→ 해 보려 하면

→ 하려고만 하면

 시작하자마자

→ 하자마자

→ 처음부터



  앞에서 ‘시작’이라는 낱말을 쓰기에, 뒤에서도 ‘시작’이라는 낱말이 나옵니다. 앞에서 ‘시작’을 덜면, 뒤에서도 ‘시작’을 덜 수 있어요. 어떤 낱말을 넣어서 이야기를 엮으려 하느냐에 따라 글흐름이 달라지기도 하고, 글짜임과 글넋이 달라집니다.


  한편, 이 보기글은 아주 새롭게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나도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어.” “처음부터 금방 펑펑 울음을 터뜨리고 말걸”처럼 고쳐쓸 수 있어요. “나도 달라붙으면 잘할 수 있어.” “달라붙자마자 금방 펑펑 울음을 터뜨리고 말걸”처럼 고쳐써도 돼요. 느낌을 살리면서 글맛을 북돋우도록 여러모로 생각을 기울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10.1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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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61. 하루하루 새로 짓는다



  사진가는 사진을 찍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입니다. 사진가는 사진을 빌어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입니다. 사진가는 사진으로 삶과 사랑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이야기를 가꾸는 사람입니다.


  사진가는 하루아침에 태어나지 않습니다. 놀랍다 싶은 사진을 짠 하고 선보여야 사진가로 뜨지 않습니다. 사진공모전에서 1등이 되거나 멋진 곳에서 사진전시를 하기에 사진가로 우뚝 서지 않습니다. 잘 팔리는 사진책을 펴낸다든지, 좋은 비평을 두루 듣는 사진책을 선보여야 사진가로서 이름을 날리지 않습니다.


  사진책을 선보이려면 책에 담을 만큼 사진을 모아야 합니다. 책에 담을 만큼 사진을 모으려면 하루 만에 사진을 다 찍을 수도 있으나, 여러 날이나 여러 달 걸릴 수 있습니다. 때로는 여러 해 걸릴 수 있고, 서른 해나 쉰 해가 걸릴 수 있습니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찍었기에 사진책을 일찍 선보일 수 있지 않습니다. 이웃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몽실몽실 샘솟는 사진을 모았을 때에 비로소 사진책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한 해에 사진 한 장씩 모아서 마흔 해나 쉰 해 만에 사진책을 한 권 내놓을 수 있어요. 누군가는 하루에 백 장을 찍어서 사진책을 내놓을 수 있어요. 이렇게 두 가지 사진책이 있을 적에, 둘 가운데 어느 하나가 더 낫거나 떨어지지 않습니다. 둘은 둘대로 값과 뜻이 있으며, 즐거움과 이야기가 있어요.


  하루에 백 장을 찍어서 날마다 사진책을 한 권씩 펴낼 만큼 사진을 찍는다면, 이러한 흐름으로 날마다 새로운 이야깃감을 찾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해에 한 장씩 찍어 쉰 해 만에 사진책을 내놓는다면, 오랫동안 찬찬히 삭히는 삶이 들려주는 이야깃감을 살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날마다 자랍니다. 날마다 자라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날마다 한 장씩 사진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이리하여, 한 해 동안 얼마나 자랐는가 돌아보는 사진책을 묶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을 스무 해나 마흔 해에 걸쳐 지켜본 뒤, 스무 해나 마흔 해 만에 사진책을 묶을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사진책 모두 어버이 사랑이 그득합니다. 두 가지 사진책 모두 서로 주고받는 사랑이 아름답습니다.


  사진은 하루하루 새롭게 삶을 짓듯이 이룹니다. 오늘이 새롭기에 어제와 다르게 사진을 찍습니다. 오늘이 흘러 모레가 되면 오늘과 다를 테니 모레에는 모레대로 새롭게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기를 손에 쥐기 앞서, 내 하루를 먼저 새롭게 엽니다. 4347.10.1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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