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216. 2014.10.18.ㄴ 책순이와 잠돌이



  책순이 옆에 잠돌이가 달라붙는다. 이제 자러 갈 때인데, 둘 모두 잠을 미룬다. 책순이는 책을 한 권 더 읽은 뒤 자겠다 하면서 두 권 세 권 내처 읽는다. 잠돌이는 작은이불을 뒤집어쓰면서 누나 곁에 엎드려 눈을 껌뻑껌뻑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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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15. 2014.10.18.ㄱ 인형들과 책을



  인형들을 옆에 누이고 만화책을 읽는다. 그림책은 소리를 내어 읽지만, 만화책은 속으로 읽는다. 만화책은 글과 그림을 함께 보아야 하기 때문에 소리를 내어 읽기 힘들까. 그렇지만, 만화책도 때때로 소리를 내어 읽곤 한다. 이야기가 재미나다 싶으면 으레 시늉까지 내면서 읽는다. 옆에 누운 인형들도 책순이가 읽는 만화 이야기가 궁금하리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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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0. 멀리 버스 오는 소리



  버스가 올 때에는 찻소리가 다르다. 자동차마다 소리가 다르니, 군내버스가 올 적에 나는 소리를 가만히 듣는다. 미리 챙긴 버스삯을 주머니에서 꺼내 손에 쥔다. 허수아비가 선 가을들 옆으로 달리는 버스를 바라본다. 곧 노랗게 물들 느티나무를 한 번 더 본다. 이제 버스가 우리 앞에 닿겠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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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79] 숲책



  도시에서 나고 자라 어른이 되는 동안 이런 일을 하고 저런 책을 읽으면서 으레 ‘환경(環境)’이라는 말을 듣거나 썼어요. 둘레에서 흔히 쓰니 나도 으레 쓸 뿐이었어요. ‘환경’이 무엇인지 제대로 살피거나 헤아리지 않았어요.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여러 해 살면서 비로소 ‘환경’이 무엇인지 느낍니다. 바로 ‘숲’입니다. 오늘날 도시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지키자’고 말하지만, 정작 환경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거의 몰라요. 어린이도 어른도 ‘쓰레기 줍기’나 ‘쓰레기 나누어 버리기’를 해야 환경을 지키는 줄 잘못 압니다. 참말 ‘환경’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더구나 어린이한테도 어른한테도 환경을 제대로 알려주거나 가르칠 사람이 없습니다. 학교를 다니거나 인문책을 많이 읽어도 환경을 올바로 알기 어려워요. 어쩔 수 없을 텐데, 삶은 늘 온몸으로 부대끼거나 겪거나 누리면서 배우기 때문이에요. 지식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스스로 깊이 헤아리거나 스스로 시골에서 살아야 비로소 ‘환경’을 바로보면서 제대로 알아차립니다. ‘환경’이 숲인 줄 알려면 시골에서 살아야 하는데, 농약 치고 비료 뿌리는 시골이 아닌, 풀과 나무가 어우러진 맑은 ‘숲’에서 살아야 합니다. 맑은 물과 바람은 바로 숲에서 비롯하고, 집과 밥과 옷은 모두 숲에서 태어나요. 그래서, 우리 터전을 아름답게 지키도록 이끄는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라면, ‘숲책’입니다. ‘환경책’이 아닙니다. 숲을 말하고 숲을 밝히며 숲을 노래하는 책일 때라야 비로소 우리 모두를 지키도록 도와줍니다. 4347.10.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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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77] 하늘 보면서 걷기

― 시골에서 지내는 뜻



  나는 하늘을 보면서 걷습니다.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나들이를 할 적에도 으레 하늘을 보면서 발판을 구릅니다. 시골에서 살기에 하늘을 보면서 걷습니다. 시골에서 살기 때문에 하늘을 보면서 자전거를 달립니다.


  낮하늘이 얼마나 파랗게 환한지 올려다봅니다. 밤하늘이 얼마나 새까맣게 어두우면서 갖은 별빛으로 눈부신지 올려다봅니다. 낮에는 하늘과 구름이 환해서 눈살을 살며시 찡그립니다. 밤에는 새까만 바탕에 별빛이 초롱초롱하기에 눈살을 가만히 찡그립니다.


  하늘을 보는 사람은 하늘을 압니다. 흙을 보는 사람은 흙을 압니다. 나무를 보는 사람은 나무를 압니다. 그리고, 책을 보는 사람은 책을 알며, 영화를 보는 사람은 영화를 알아요. 야구를 본다면 야구를 알 테고, 축구를 본다면 축구를 알 테지요. 사람들은 누구나 스스로 바라보는 것을 압니다. 스스로 바라보는 대로 배워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구름을 살피면 날씨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하늘과 구름과 바람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하늘읽기’나 ‘날씨읽기’를 할 줄 모릅니다. 하늘을 안 보기 때문이고, 구름맛이나 바람내음을 읽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뱃사람은 바다에서 하늘과 물과 바람을 온몸으로 헤아리거나 읽습니다. 바다에서 바다를 읽지 않으면 고기를 못 낚아요. 바다에서 하늘과 바람을 읽지 않으면 그만 비바람이나 물결에 휩쓸릴 수 있어요. 이리하여, 예부터 지구별 모든 사람은 하늘을 읽고 흙을 읽으며 풀과 나무를 읽었어요. 스스로 삶을 가꾸거나 꾸리거나 지으려고 하늘도 흙도 풀도 나무도 읽었어요.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달리다가 때때로 눈을 살짝 감으면서 큼큼 바람내음을 맡습니다. 혼자 걷거나 아이들과 걸으면서 풀내음과 나무노래를 맞아들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곳에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는 학교를 다니면서 배울 수도 있으나, 돌을 만지면서 배울 수도 있고, 애벌레가 나뭇잎을 갉아먹는 모습을 보면서 배울 수도 있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배울는지 스스로 살필 노릇인데, 나는 시골에서 하늘을 보고 읽고 배우고 느끼고 싶습니다. 4347.10.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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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0-2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한 느낌이네요

파란놀 2014-10-23 10:36   좋아요 0 | URL
네 아주 시원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