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4 - 마을빨래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빨래터에 들른다. 손과 낯을 씻던 두 아이는 어느새 물놀이를 한다. 물을 튀기면서 까르르 논다. 둘이 나란히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할까. 둘은 나란히 앉아서 얼마나 재미있을까. 4347.10.2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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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를 보내고 나서



  셋째가 떠나고 나서 할 일이 여러모로 많다. 곁님 등허리와 엉덩이를 꾹꾹 주무르기도 하고, 새로 미역국을 잔뜩 끓이기도 하는데, 여느 때에 끓이던 미역국보다 더 마음을 쏟아 끓이느라 손이 많이 간다. 두 아이가 제법 자라서 손이 덜 간다 할 만하지만,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하느라 하루 내내 눈코 돌릴 틈이 없다.


  밥 차려서 먹이고 치우기, 빨래해서 널고 말리기, 똥 누이고 씻기고 치우기 …… 이래저래 부산하게 아침부터 보내니 낮 한 시 반 즈음 되어 겨우 숨을 돌릴 만하다. 온몸이 찌뿌둥하고 졸음이 쏟아진다. 그러나, 마을 빨래터를 치우러 가야지. 오늘도 미루면 빨래터는 그예 지저분할 테고, 마을 할매가 어째 그 물이끼를 치우시겠나. 더욱이 아이들이 빨래터에 가서 물이끼 치우고 놀자면서 며칠 앞서부터 노래를 불렀다. 새롭게 기운을 내어 막대솔과 아이들 옷가지를 챙겨 빨래터에 가야겠다. 4347.10.2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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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염소 새끼 우리시 그림책 15
권정생 시, 김병하 그림 / 창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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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49



사랑과 평화는 놀이터에서

― 강아지와 염소 새끼

 권정생 글

 김병하 그림

 창비 펴냄, 2014.9.26.



  우리 집에 셋째 아이가 찾아오겠구나 싶어,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한테는 곧 새로운 놀이동무요 짝꿍이 생기겠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셋째 아이는 달을 채우지 않습니다. 두 달 만에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핏덩어리를 무화과나무 곁에 묻은 뒤 이틀째 되던 날,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면소재지로 마실을 가서 작은 케익을 하나 장만합니다. 네 살 둘째 아이는 자전거수레에서 새근새근 잠듭니다. 일곱 살 첫째 아이는 샛자전거에서 씩씩하게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 닿아 둘째 아이는 잠자리에 누여 낮잠을 재우고, 첫째 아이한테는 이른 저녁밥을 차려서 먹입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몸을 씻습니다. 이윽고 첫째 아이는 밥그릇을 싹싹 비우는데, 이즈음 둘째 아이가 잠에서 깹니다. 둘째 아이한테도 밥을 차려 줍니다. 둘째 아이가 마지막 숟가락을 비운 모습을 보고는 케익을 꺼냅니다. 초를 하나만 세웁니다. 첫째 아이가 묻습니다. “누구 생일이야?” 누구 생일일까? 하나만 세운 촛불을 잘 바라보렴. 그러면, 우리 곁에 왔다가 살그마니 떠난 셋째 아이, 너희 동생이 보일 테니까.




.. “염소야 염소야 나랑 노자야.” ..  (2쪽)



  이튿날 아침, 미역국을 끓이고 밥을 차립니다. 핏기저귀를 빨고, 아이들 옷가지와 곁님 옷가지를 빨래합니다. 늦가을을 앞두고 햇볕이 따사로운 전남 고흥입니다. 다른 고장은 어떤 날씨일까요. 겨울이 곧 찾아올 듯한 매서운 추위일까요. 이곳 고흥 시골자락은 나락이 한결 굵고 야무지게 여물라는 햇볕이 따사로이 내리쬡니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서로 사이좋게 놀다가 툭탁거리다가 사이좋게 놀고는 또 툭탁거립니다. 첫째 아이가 마당으로 내려가서 똥을 눕니다. 둘째 아이는 누나가 똥을 누는 모습을 보더니 저도 똥을 누고 싶습니다. 첫째 아이 밑을 씻기고 오줌그릇을 비우니, 이내 둘째 아이도 오줌그릇에 앉아서 똥을 눕니다.


  아침을 배불리 먹고, 수박까지 먹은 두 아이는 시원스레 똥을 누었으니 뱃속이 개운하겠지요. 배가 부르면서 개운한 두 아이는 이제 다툼 없이 사이좋게 놉니다.





.. 살짝꽁 꾀보쟁이 강아지 날름 비키지 ..  (13쪽)



  그림책 《강아지와 염소 새끼》(창비,2014)를 읽습니다. 권정생 님이 쓴 시에 김병하 님이 그림을 그립니다. 권정생 님이 ‘가녀리며 착한 두 아이’, 강아지와 새끼 염소를 빌어 사이좋게 노는 삶을 동시로 그렸습니다. 이러한 동시를 김병하 님이 포근한 붓끝으로 살가이 이야기잔치를 벌입니다.



.. “엄마야! 강아진 귀를 오므리고 깨갱 깽 달아났다. 염소 새끼도 눈이 뗑굴 하늘을 쳐다봤다 ..  (32∼33쪽)





  정치와 사회와 문화가 다른 남녘과 북녘이지만, 두 나라는 한겨레이면서 이웃이요 동무입니다. 서로 군인이 총칼과 탱크와 미사일을 겨누며 맞서지만, 총칼을 손에 쥐어야 하는 젊은 사내는 모두 착한 아이들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름다운 손길로 서로 아끼고 사랑한 씨앗으로 태어난 착한 아이들입니다.


  한국과 일본도, 한국과 중국도, 한국과 러시아도, 한국과 미국도, 서로 아름다운 이웃이면서 동무입니다. 우리는 모두 지구별 이웃이면서 한집 살붙이입니다. 다투어야 할 일이 없고, 싸워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전쟁무기나 핵무기를 만들어서 ‘거짓스러운 평화’를 내세울 일이 없습니다. 전쟁무기나 핵무기를 만드느라 돈과 품을 들이지 말고, 푸르게 숲을 가꾸면서 아름답게 마을을 돌볼 노릇입니다.


  학교를 더 크게 세워야 하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온갖 공공기관이나 건물을 자꾸 올려야 하지 않습니다. 서로 이웃이 되면 넉넉합니다. 서로 동무로 지내면 즐겁습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 노래가 피어납니다.


  대통령도 여느 마을사람이고, 시장과 군수도 여느 마을사람일 때에 정치가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교사가 이웃 아재요, 학교란 곳은 마을 놀이터이면서 쉼터이고 책터이자 만남터이고 이야기터일 때에 문화와 교육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사랑과 평화는 하나입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곳에서 사랑이 싹틉니다. 아이들이 개구지게 뛰놀 수 있는 곳에서 평화가 자랍니다. 바로 오늘 이곳에서 우리 모두 어깨동무를 하면서 웃고 노래할 수 있기를 바라요. 강아지와 새끼 염소처럼, 남녘과 북녘이 하나되는 동무로 활짝 웃으면서, 아이와 어른이 서로 돌보고 아끼면서, 노래잔치 꽃잔치 이야기잔치 함께 누리기를 바라요. 4347.10.2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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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06. 배 내밀고 돌아오는 길 (2014.10.10.)



  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골돌이가 웃옷을 슥 걷더니 배를 볼록 내밀면서 통통통 걷는다. 어라, 네 배를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그렇게 걷니. 네 배를 아버지가 아옹 깨물어 먹어도 될까. 가을이 깊으면서 마을논도 하나둘 바뀐다. 나락을 베면서 빈논이 천천히 늘어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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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05. 풀숲길 헤치기 (2014.10.10.)



  두 아이와 마실을 하다가 풀숲길을 헤치기로 한다. 풀숲길을 걷기로 한다. 처음에는 “그리로 가지 마요.” 하던 아이들이지만, 아버지가 척척 풀숲길을 헤치고 들어서니, 아이들도 천천히 뒤따른다. 우리 예쁜 아이들아, 풀숲길이든 풀밭길이든 숲길이든 골짝길이든, 우리는 그저 걸어서 지나가면 된단다. 모든 길은 우리가 가는 대로 열려. 이 풀숲길에 날아온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면서 너희한테 인사하는구나. 반갑구나, 잘 왔어. 천천히 놀다 가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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