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혼자 신을 잘 꿰다



  네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혼자 신을 잘 꿰는 산들보라. 그러나, 때때로 혼자 신을 못 꿰겠다면서 앙탈을 부리는 산들보라. 오늘은 벙어리장갑까지 낀 손으로 신을 꿴다. 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한다. 아니 요놈이 벙어리장갑을 낀 손으로도 신을 이렇게 잘 꿰면서 여느 때에는 왜 이리 앙탈쟁이 짓을 했을까. 4347.10.3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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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달라 파랑새 그림책 73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조민영 옮김 / 파랑새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51



사랑을 담아 살다

― 달라달라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조민영 옮김

 파랑새 펴냄, 2008.11.3.



  사랑을 담아 그림을 그리면 그림에 따사로운 사랑이 흐릅니다. 사랑을 담아 노래를 부르면 노래에 따사로운 사랑이 감돕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사랑을 담아서 사는 사람한테는 언제나 따사로운 기운이 퍼집니다.


  남이 나한테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 스스로 사랑을 알지 못하면, 남이 나한테 아무리 사랑을 주더라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나 스스로 먼저 오롯이 사랑일 때에, 남이 주는 사랑도 받고 내가 나한테 주는 사랑을 느낍니다.



.. 우리 할아버지도 젊었을 적에는 달라달라를 몰았대요. “봐라, 쥐마. 할아비가 너 주려고 장난감 달라달라를 만들었지. 내가 몰던 것과 똑같이 생겼단다.” ..  (4쪽)





  이치카와 사토미 님이 빚은 그림책 《달라달라》(파랑새,2008)에 흐르는 사랑을 찬찬히 헤아립니다. 태평양 어느 섬마을에서 버스를 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둔 ‘쥐마’라는 아이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달라달라를 모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쥐마네 할아버지는 쥐마더러 ‘좋은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쥐마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하는 ‘달라달라 버스 몰기’가 썩 ‘좋은 일’은 아니라고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그러면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일을 해야 좋은 삶이 될까요. 어떤 좋은 일로 좋은 삶을 가꾸어야 좋은 사랑이 피어날 만할까요.



.. 까마득히 펼쳐진 바다까지 왔어요. “저 앞을 봐라, 쥐마. 저게 인도양이란다.” “아빠, 왜 우리는 더 멀리까지 못 가요? 펠리컨들은 인도까지 갈 수 있는데.” ..  (12쪽)




  어린이 쥐마는 스스로 실타래를 풀어야 합니다. 쥐마한테 궁금한 대목은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풀어 줄 수 없습니다. 오직 어린이 쥐마 스스로 제 삶길을 열어서 씩씩하게 걸어가야 할 뿐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쥐마를 다그치지 않습니다. 그저, 쥐마한테 나무 장난감을 깎아서 선물하고, 쥐마를 데리고 바다로 마실을 다닙니다. 어린이 쥐마는 나무 장난감을 만지면서 놀다가, 바닷가에서 드넓은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비로소, 시나브로, 환하게 한 가지를 깨닫습니다.





.. 그때 나는 할아버지가 기도할 때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문득 깨달았어요. “나한테 ‘좋은 직업’은 바로 이거예요! 나도 달라달라 운전사가 될 거예요. 내 달라달라는 하늘을 날 거예요!” ..  (25쪽)



  스스로 웃음을 찾을 때에 좋은 일입니다. 스스로 노래를 부를 때에 좋은 일입니다. 스스로 이야기를 지을 때에 좋은 일입니다. 스스로 사랑을 찾아 어깨동무할 이웃을 사귈 때에 좋은 일입니다.


  내 삶을 좋게 가꾸는 길은 아주 쉬워요. 스스로 좋은 마음이 되고, 좋은 생각을 가꾸면서, 좋은 눈빛으로 좋은 몸짓이 되면 되지요. 포근하면서 싱그러운 숨결이 흐르는 그림책 《달라달라》를 아이와 함께 읽습니다. 4347.10.2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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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0.27. 큰아이―아버지 어머니



  저녁 늦게까지 졸음을 꿋꿋하게 참던 사름벼리가 네 식구를 그림으로 그린 뒤, 비로소 잠자리에 든다. 그림순이 그림에 나오는 네 식구한테는 모두 ‘이름’이 붙는다. 아버지 이름과 어머니 이름을 이쁘장하게 적은 뒤,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로 큼직하게 한 장 더 그려 준다. 더더구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림에서 ‘ㅇ’에 새로운 그림을 더 넣어 ‘글씨 그림’으로 짓는다. 고운 숨결을 그림에 담은 아이는 즐겁게 잠들면서 꿈나라에서 훨훨 날겠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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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0.27. 작은아이―붕붕 그림



  작은아이가 곧잘 그림돌이가 된다. 네 살이 한껏 무르익는 그림돌이는 어느덧 동그라미를 제법 잘 그린다. 모양이 잘 잡힌 동그라미를 잇달아 그려 낸다. 아버지가 그림놀이를 하는 곁으로 다가와서 “내 종이는? 내 종이는 어디 있어?” 하고 묻기에 종이 한 장을 건네니 빙그레 웃으면서 ‘밤빛 크레용’만 손에 쥐고는 ‘꼬마 자동차 붕붕’을 그린다. 눈을 둘 그리고 입을 크게 벌린 얼굴로 그린다. 그림돌이가 그림을 그리면서 하는 말을 그림돌이 그림 한쪽에 옮겨적는다. “아버지 얘가 웃었어. 바퀴∼ 바퀴∼ 바퀴∼. 너도 요렇게 그려 봐. 눈사람 눈사람 눈사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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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보금자리 1 (2014.10.27.)



  내 ‘그림’이 무엇인가 하고 돌아본다. 요즈막에 들어 나 스스로 내 그림을 제대로 안 그렸구나 하고 깨닫는다. 왜 나는 내 그림을 안 그렸을까. 우리 집이 어떤 모습이 되고, 우리 도서관이 어떤 숨결이 되며, 우리 숲이 어떤 보금자리가 되기를 제대로 바라지 않았는가 하고 되새기면서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먼저 또박또박 한 글자씩 쓴다. 이러고 나서 글자에 빛을 입힌다. 빛이 띠가 되도록 씌운다. 빛띠에 숨결이 흐르기를 바라면서 해무지개를 얹는다. 별비와 꽃비와 달비와 사랑비와 사마귀비와 잎비와 엄지비 들을 그리다가 그림 그리기를 멈춘다. 요즈막에 몸이 퍽 고단했구나 싶어 어깨가 뻑적지근해서 손아귀에 힘이 잘 안 붙는다. 하루나 이틀쯤 쉬었다가 마저 그리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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