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이야기하거나 만화가를 드러내는 만화잡지를 구경하기 참 힘들다. 만화책을 읽는 사람이 많고, 만화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막상 만화와 만화책과 만화가를 찬찬히 헤아리면서 깊거나 넓게 살피는 일은 찾아보기 어렵다. 만화책은 책이 아니라고 치기 때문일까. 도서관에서도 책마을에서도 만화를 하찮게 여기거나 얕잡기 때문일까. 만화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은 만화를 안 본 사람이다. 만화책을 얕잡는 사람은 만화책을 읽은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노래를 들은 적 없는 사람은 아름다움도 노래도 모른다. 사랑스러운 꿈을 이룬 적 없는 사람은 사랑스러움도 꿈도 모른다. 만화잡지 《MANAGA》가 앞으로 씩씩하게 한길 오래오래 걸어갈 수 있기를 빈다. 4347.1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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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A 마나가- comics artists' creative time
MANAGA 편집부 지음 / 거북이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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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A 마나가 - comics artists' creative time
MANAGA 편집부 지음 / 거북이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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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408



한국에서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

― MANAGA 1

 거북이북스 엮고 펴냄, 2014.10.15.



  생각을 꽃피울 수 있는 사람이 글을 씁니다. 생각을 꽃피우면서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림을 그립니다. 생각을 꽃피우면서 춤출 수 있는 사람이 사진을 찍습니다. 생각을 꽃피우면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만화를 그립니다.


  새로 짓는 일은 늘 즐겁습니다. 새로 지을 적에는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한겨레는 ‘짓다’라는 낱말을 빌어 ‘밥을 짓다·옷을 짓다·집을 짓다’처럼 이야기했어요. 사람이 살면서 가장 크게 다루거나 여길 ‘밥·옷·집’은 ‘지어야’ 누립니다.


  그리고, 예부터 한겨레는 밥과 옷과 집뿐 아니라, ‘이야기를 지으’면서 서로서로 주고받습니다. 어버이아 아이한테 이야기를 지어서 물려줍니다.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새로 지은 이야기’를 물려받습니다.



.. 내 그림체는 다른 작가들에 비해 굉장히 허술하다. 그렇지만 그림체를 바꾸거나 작화의 밀도를 높일 생각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제일 적합하기 때문이다 ..  (주호민/21쪽)





  한겨레는 먼먼 옛날부터 ‘노래를 짓’습니다. 밥과 옷과 집에다가 이야기뿐 아니라, 노래를 지어서 부릅니다. 노래를 지어서 부르니, 춤도 지어서 추지요. 이뿐이 아닙니다. 한겨레는 웃음을 짓고 눈물을 짓습니다. 때로는 한숨을 지으며, 때로는 꿈을 짓습니다.


  언제나 짓습니다. 밥을 짓는 한편, 몸이 아플 적에는 약을 지어요. 그러니까, 한겨레는 ‘삶짓기’를 했다고 할 만합니다. 삶을 지어서 생각을 짓고, 생각을 지어서 사랑을 짓습니다.


  다만, 한겨레한테는 따로 글이 없었어요. 조선 무렵에 훈민정음이 나오기는 했으나, 훈민정음은 권력자와 지식인이 조금 건드리는 글일 뿐, 여느 사람한테는 너무 동떨어진 자리에 있었어요. 개화기를 지나고 일제강점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 밝은’ 이들이 훈민정음을 ‘한글’로 바꾸었어요. 한글로 바꾼 뒤부터, 이제 이 나라에는 ‘글짓기’가 새로 태어납니다.



.. 나이 먹고 눈이 어두워지니까, 그림이 안 되더라. ‘잘 그릴 나이에 왜 저렇게 그리나’ 하고 선배들에게 불평했던 나였는데. 만화는 눈과 손이야. 노안이 온 지금은 팔로 그려. 아직 몸으로 그리는 데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  (백성민/74쪽)




  글짓기는 억지로 짓는 글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삶을 짓고 밥을 짓듯이, 이야기를 짓고 노래를 짓듯이, 아름다운 사랑을 짓는 글이 바로 ‘글짓기’입니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만화는 무엇일까요? 만화는 어떻게 한다고 해야 알맞을까요?


  글과 그림처럼, 이야기와 노래처럼, 사진과 만화도 즐겁게 ‘짓는다’고 할 만하리라 느낍니다. 왜냐하면, 만화는 글과 그림으로 엮어서 이야기를 펼치는 삶노래라 할 테니까요.




.. 어느 날 제 일기를 우연히 본 최호철 교수님이 ‘앙꼬, 너 자체가 바로 만화다’라고 하셨어요. 전 일기를 그리고 썼을 뿐인데, 최호철 교수님이 그렇게 얘기해 주시니까 좋았어요. 그 칭찬이 없었다면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만화는, 완성한 뒤에 느끼는 성취감이 정말 커요 ..  (앙꼬/100쪽)



  《MANAGA》(거북이북스 펴냄,2014) 첫째 권을 읽습니다. 《MANAGA》는 ‘만화가’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책이름을 알파벳으로 적은 뜻은, 이 만화잡지를 한국에서만 읽힐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라밖으로 한국만화를 알리려는 뜻입니다. 그래서 《MANAGA》는 한글과 영어 두 가지 글로 적습니다.



.. 몽골의 그 시절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살아남는 것만이 지상의 목표가 아니었던, 웅혼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시대였으니까. 작은 이익에 목숨을 거는 요즘과는 달랐던 그 시대를 그리고 싶었다 ..  (장태산/152쪽)





  한국에서는 어떤 만화가 태어날까요? 한국만화는 일본만화를 흉내내는 만화일까요? 한국에서 만화를 그리는 이들은 일본 만화영화 밑그림을 그리는 일꾼 노릇일까요?


  만화잡지 《MANAGA》는 한국에서 즐겁고 씩씩하게 만화를 그려서 이야기를 꽃피우려는 사람들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도란도란 말을 섞고, 한국 만화가 작품 가운데 몇 점을 살며시 얹습니다.



..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낮에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 졸면서 만화를 그리다 보면 너무 힘들어서 거의 누워서 그림을 그렸다. 삐딱하게 누워서 그림을 그리니까 턱이 그렇게 삐딱하게 빠진 거다. 누워서 그리니 뭔가 불균형한 게 당연한 거지 ..  (박소희/195쪽)



  만화가는 만화를 왜 그릴까요? 만화를 그리고 싶으니 그리겠지요. 만화가는 만화를 그리면서 무엇이 즐거울까요? 처음과 끝을 맺은 이야기가 즐거웁겠지요.


  만화가 한 사람이 빚는 이야기는 만화가 한 사람이 걸어온 길입니다. 만화가 한 사람이 들려주는 노래는 만화가 한 사람이 부대낀 이웃들과 누린 사랑입니다.


  혼자 살면서 사회와 부딪힌 만화가는 이녁대로 이 이야기를 만화로 담습니다. 아이를 낳고 복닥인 만화가는 이녁대로 이 이야기를 만화로 담습니다. 회사를 다니든 여행을 다니든, 이녁은 이녁대로 이 이야기를 만화로 담습니다. 도시에서 살면 도시 이야기를 다루고, 시골에서 살면 시골 이야기를 다룹니다.





.. 여행 중에 생각이 참 많았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신기한 걸 많이 보니까. 결국 다시 드는 생각은 ‘이야기 만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만화를 그려야죠. 죽여주는 걸로 ..  (김정기/220쪽)



  그러고 보니, 만화잡지 《MANAGA》를 보면서 아주 궁금한 한국 만화가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시골에서 아이 낳고 흙 만지는 즐거움이 더할 나위 없이 크다면서 만화 그리기를 살짝 뒷전으로 미루기도 한 박연 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앞으로 《MANAGA》에서는 시골 아지매 만화가인 박연 님을 비롯해 수많은 한국 만화가 이야기를 올망졸망 보여주리라 생각합니다.


  첫 걸음을 내딛은 만큼, 앞으로도 힘차고 씩씩하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 내딛을 수 있기를 빕니다. 멋들어진 작품이나 그럴듯한 그림이 아닌, 아름다운 삶과 따사로운 사랑이 감도는 만화와 삶과 넋과 이야기가 흐르는 만화잡지로 나아갈 수 있기를 빕니다. 4347.11.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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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195) -의 : 영혼의 존재


인간은 상처를 받음으로써 영혼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와이 하야오/햇살과나무꾼 옮김-판타지 책을 읽는다》(비룡소,2006) 51쪽


 영혼의 존재를 알게 되는

→ 영혼이 있는 줄 아는

→ 영혼을 알아차리는

→ 넋이 있는 줄 아는

→ 넋을 알아차리는

 …



  처음부터 ‘존재(存在)’ 같은 한자말이 아닌 한국말 ‘있다’로 적었다면 “영혼의 존재를 알게 되는”처럼 쓰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영혼의 이 있음을 알게 되는”처럼 글을 쓰는 분을 더러 볼 수 있습니다. 토씨 ‘-의’도 떨구지 못하고, 말투마저 얄궂게 쓰는 사람이 차츰 늘어납니다.


  이 보기글을 살피면 여러모로 얄궂습니다. 먼저, ‘받음으로써’가 얄궂고, 다음으로 “영혼의 존재”가 얄궂으며, 끝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가 얄궂습니다. 이 말투를 찬찬히 살펴서 가다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1.1.4.쇠/4347.11.1.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사람은 마음이 다치면서 넋이 있는 줄 흔히 알아차린다


‘인간(人間)’은 ‘사람’으로 다듬고, “상처(傷處)를 받음으로써”는 “생채기가 나면서”나 ‘다치면서’로 다듬습니다. ‘영혼(靈魂)’은 ‘넋’으로 손보고, “알게 되는 경우(境遇)가 많다”는 “알게 되곤 한다”나 “알기 마련이다”로 손볼 수 있는데, “흔히 알아차린다”나 “으레 알아차린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194) -의 : 이야기의 전개


에밀리와 샬럿은 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성장한다

《가와이 하야오/햇살과나무꾼 옮김-판타지 책을 읽는다》(비룡소,2006) 75쪽


 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 이야기가 흐르면서 함께

→ 이야기 흐름과 함께

 …



  보기글에서는 토씨 ‘-의’만 덜어도 “이야기 전개와 함께”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괜찮아요.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일 수 있다면 ‘전개(展開)’라는 낱말까지 다듬어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쯤으로 적을 수 있어요.


  가만히 보면, 얄궂은 말씨나 말투가 드러나는 까닭은, 우리가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면 좋을 텐데 마음을 안 기울이거나 못 기울이기 때문이지 싶어요. 살짝살짝 살피고 되돌아본다면 우리 스스로 느끼기에도 훨씬 살가우면서 즐겁게 말을 하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4341.1.4.쇠/4347.11.1.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에밀리와 샬럿은 이야기 흐름과 함께 자란다

에밀리와 샬럿은 이야기가 흐르면서 함께 자란다


‘전개(展開)’는 ‘펼친다’나 ‘펼쳐진다’로 손볼 수 있는데, 이 자리에서는 ‘흐름’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성장(成長)한다’는 ‘자란다’나 ‘큰다’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87) -의 : 착한 마음일 때의 느낌


마디타도 자기가 착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착한 마음일 때의 느낌이 참 좋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김라합 옮김-마디타》(문학과지성사,2005) 99쪽


 착한 마음일 때의 느낌이 참 좋았다

→ 착한 마음일 때 느낌이 참 좋았다

→ 착한 마음일 때 참 좋았다

 …



  보기글에서는 ‘-의’를 덜면 됩니다. “착한 마음일 때”, “느낌이 참 좋았다”처럼, 두 글월을 하나로 이었기 때문입니다. 글흐름에서 어딘가 아쉽다면, 사이에 쉼표를 넣어, “착한 마음일 때, 느낌이 참 좋았다”처럼 적으면 됩니다. 아무것도 안 붙이면 되거나 ‘,’를 넣으면 될 자리에 토씨 ‘-의’를 잘못 넣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하면, ‘느낌이’라는 말마디를 덜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참 좋았다”고 하는 말은 느낌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느낌이 참 좋았다”처럼 적어도 되고, “참 좋았다”라고만 적어도 됩니다. 이렇게 하면 토씨 ‘-의’는 어디에도 붙지 않습니다. 4347.11.1.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마디타도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착한 마음일 때 느낌이 참 좋았다


‘자기(自己)가’는 ‘스스로’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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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29) 시작 57


자렛은 레시피대로 허브 밀크 티 한 잔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 단풍나무 가지에는 단단했던 새순이 움트기 시작했어요 … 마법의 정원 허브들이 계속해서 꽃봉오리를 맺기 시작했어요

《안비루 야스코/송소영 옮김-누구나 할 수 있는 멋진 마법》(예림당,2012) 103, 104, 105쪽


 티 한 잔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 차 한 잔을 끓여요

→ 차 한 잔을 끓입니다

→ 차 한 잔을 마련해요

 새순이 움트기 시작했어요

→ 새싹이 움터요

→ 새싹이 움트려고 해요

 꽃봉오리를 맺기 시작했어요

→ 꽃봉오리를 맺어요

→ 꽃봉오리를 맺으려고 해요



  차는 끓입니다. 새싹은 움틉니다. 꽃봉오리는 맺습니다. 이처럼 딱딱 끊어서 말하면 됩니다. 예부터 누구나 알맞고 바르게 쓰던 말투인데, 이러한 말투가 자꾸 어수선하게 흔들리거나 뒤죽박죽으로 엉클어집니다. 일본책을 잘못 옮기면서 이러한 말투가 자꾸 들어옵니다. 이러한 말투를 어른들이 제대로 거르거나 다스리지 못하니, 아이들도 이러한 말투에 길듭니다. 얄궂은 말씨를 차근차근 헤아리면서 슬기롭게 가눌 수 있기를 빕니다. 4347.11.1.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자렛은 차림표대로 허브우유차 한 잔을 끓여요 … 단풍나무 가지에는 단단했던 새싹이 움터요 … 마법뜰 허브가 잇달아 꽃봉오리를 맺어요


‘레시피(recipe)’는 ‘차림표’로 손보고, ‘허브 밀크(milk) 티(tea)’는 ‘허브우유차’로 손봅니다. 차는 ‘만들다’로 가리키지 않습니다. 차는 ‘끓이다’로 가리킵니다. ‘새순(-筍)’은 ‘새싹’으로 손질하고, “마법의 정원”은 “마법 정원”이나 “마법뜰”로 손질합니다. ‘허브(herb)’는 그대로 둘 수 있는 한편 ‘풀’로 다듬어도 돼요. ‘계속(繼續)해서’는 ‘잇달아’로 다듬습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36) 시작 58


가위와 풀통을 준비해 놓고 곧바로 일을 시작했다 … 연필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골똘히 생각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김라합 옮김-마디타》(문학과지성사,2005) 107쪽


 곧바로 일을 시작했다

→ 곧바로 일을 벌였다

→ 곧바로 일을 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 글을 썼다



  일을 할 적에는 “일을 한다”고 말합니다. “일을 시작한다”라 하지 않습니다. 글을 쓸 적에는 “글을 쓴다”고 말합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다”라 하지 않습니다. 말끝마다 붙이는 ‘시작’은 군더더기입니다. 차근차근 살펴서 텁니다. 4347.11.1.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가위와 풀통을 차려 놓고 곧바로 일을 벌였다 … 연필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골똘히 생각하다가 글을 썼다


‘준비(準備)해’는 ‘마련해’나 ‘차려’나 ‘갖추어’나 ‘가져다’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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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16) 가끔씩 4


하늘나라에 살지만 가끔씩 이 세상에 놀러 오는 나의 사랑하는 조카 존 그레고리 욜런에게

《제인 욜런/박향주 옮김-토드 선장과 은하계 스파이》(시공주니어,1998) 5쪽


 가끔씩 이 세상에 놀러 오는

→ 가끔 이곳에 놀러 오는

→ 가끔 이 땅에 놀러 오는

 …



  놀러 올 적에는 ‘가끔’ 놀러 옵니다. ‘더러’ 놀러 오고, ‘틈틈이’ 놀러 옵니다. ‘이따금’ 놀러 오며 ‘어쩌다’ 놀러 옵니다. 찬찬히 생각해 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가끔·더러·틈틈이·이따금’이라고만 말하지, 이 낱말에 ‘-씩’을 붙일 일이 없습니다.


  ‘곧잘’ 놀러 오거나 ‘자주’ 놀러 오거나 ‘으레’ 놀러 온다고 할 적에도 ‘곧잘·자주·으레’라고만 말합니다. 이 낱말에 ‘-씩’을 안 붙입니다. 이 보기글을 어떻게 적어야 알맞고 바르며 올바른지 잘 살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11.1.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하늘나라에 살지만 가끔 이곳에 놀러 오는 우리 사랑하는 조카 존 그레고리 욜런한테


“이 세상(世上)”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이곳”이나 “이 땅”이나 “우리 곁에”로 손볼 수 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조카”는 “사랑하는 조카”나 “우리 사랑하는 조카”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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