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11.6. 큰아이―글쓰기 놀이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입을 모아 “아버지 뭐 보여주셔요.” 하고 말한다. 만화영화를 보고 싶다는 눈치이다. 0.01초쯤 생각하다가 “그러면 공부 하나 해 봐.” 하고 말한다. 큰아이는 깍두기공책과 연필을 챙긴다. 작은아이가 누나더러 “아버지가 뭐래?” 하고 묻는다. “응, 공부하래. 누나 공부할 테니까 기다려.” “나도 할래.” “너도? 보라 너 아직 글씨 못 쓰잖아.” “나도 할래.” “알았어. 기다려 봐. 네 공책도 찾아 줄게.” 글순이는 먼저 동생한테 글씨놀이를 시킨다. 이러고 나서 제 몫을 신나게 쓴다. 쪽글을 공책 한 바닥에 다 옮겨적은 뒤, 언제나처럼 마무리는 이쁘장한 꼬물그림을 조그마한 칸에 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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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7. 큰아이―커다란 우리 집


  잠자리에 들기 앞서 그림순이가 ‘커다란 그림’을 하나 쏟아낸다. ‘커다란 우리 집’을 그린다. 여러 층으로 집을 이루고, 맨 먼저 아버지가 일하는 방을 그린 뒤, 어머니가 밥을 짓는 방을 그리며, 보라가 노는 방과, 벼리가 노는 방, 이렇게 따로따로 그린 뒤, 맨 꼭대기에는 잠을 자는 방을 그린다. 이에 앞서 우리 몸을 그린 다음 파란거미줄과 파란별을 그렸다. 오직 파란 빛연필로 그린 이 그림을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큰아이 작은 책상맡에 잘 보이도록 세워 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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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7. 작은아이―나도 하고 싶어


  누나가 그림을 그리니 동생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런데 산들보라는 아직 글을 못 읽으니 누나가 그린 ‘한집 네 사람’ 그림에서 어느 그림이 저를 그렸는지 모른다. 산들보라가 누나 그림에 그림을 덧붙이려 하니 얼른 빼앗고는 ‘보라’ 그림을 건네주면서 “자, 보라는 여기 네 그림에 그려야지.” 하고 말한다. 산들보라는 볼펜을 쥐고는 아주 천천히 동그라미를 그린다. 다만, 아직 동그라미가 오롯이 동그랗지는 않다. 동그라미를 그린다면서 펑퍼짐하게 되니, “구름이야.” 하고 한 마디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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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1.7. 큰아이―네 사람


  그림순이가 ‘한집 네 사람’ 이야기를 그린다. 먼저 저랑 동생을 그린다. ‘벼리 어렸을 때?’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겨울’이라 하고 눈이 펑펑 오는 모습을 그린다. ‘보라 어렸을 때?’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가을’이라 하고 나누만 덩그러니 한 그루 그린다. 이러고 나서 ‘아버지 어렸을 때?’는 ‘봄’으로, ‘어머니 어렸을 때?’는 ‘여름’으로 그린다. 아이는 왜 이렇게 느꼈을까? 아이는 왜 이렇게 나누었을까? 그런데, 곰곰이 헤아려 보니, 그림순이가 본 네 철과 네 사람 숨결은 꼭 이대로 들어맞는 듯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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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받는다


  큰아이는 어버이한테서 곧바로 물려받는다. 작은아이는 큰아이한테서 물려받는다. 어버이는 큰아이한테 무엇이든 곧바로 물려준다. 큰아이는 이제 무엇이든 작은아이한테 물려주는 자리에 선다.

  그런데, 큰아이로서는 무엇이든 동생한테 물려주는 일이 가끔 못마땅하다. 동생한테 주고 싶지 않아서 얼굴이 굳어질 때가 있다. 그래서 곁님과 나는 큰아이한테 이야기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네 어머니와 아버지한테 무엇이든 다 주었단다. 네 어머니와 아버지는 너한테 무엇이든 다 주었단다. 그리고 너는 네 동생한테 무엇이든 다 줄 때란다.’

  주면 사라지지 않는다. 주지 않기에 사라진다. 주면 없어지지 않는다. 주기에 더욱 커지고 아름답게 거듭난다.

  작은아이는 누나 옷을 물려입고, 작은아이는 누나 몸짓을 따라하며, 작은아이는 누나 말씨를 고스란히 좇는다. 누나가 가는 곳마다 꽁무니에 따라붙어 달린다. 누나가 하는 놀이마다 저도 같이 하겠다면서 엉겨붙는다. 4347.11.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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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1-12 01:20   좋아요 0 | URL
주면 사라지지 않는다. 주지 않기에 사라진다. 주면 없어지지 않는다. 주기에 더욱 커지고
아름답게 거듭난다.-

참말 맞는 말씀이세요~
하루의 마무리를 하며, 아름답게 거듭날 꿈을...저도 생각해보는 밤입니다.
평화롭고 좋은 밤, 되세요~*^^*

파란놀 2014-11-12 01:39   좋아요 0 | URL
하루 마무리를 하고 잠드실 적에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싶은
즐거운 이야기를 그리면서
사랑스러운 꿈 꾸셔요~~~

하늘바람 2014-11-12 11:12   좋아요 0 | URL
님과 곁님 두아이들 아름다워서 눈물나네요

파란놀 2014-11-12 15:03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도
아이들과 언제나 아름다우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