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만나고 헤어지다가 다시 만나고 사랑하는 삶을 담는다면 어떤 이야기로 그릴 수 있을까. 즐거움을 그릴 수 있고 슬픔을 그릴 수 있을 텐데, 기쁨을 그릴 수 있고 아픔을 그릴 수 있을 텐데, 이러한 일을 치르고 나서 다섯 해나 열해나 열다섯 해나 스무 해쯤 흐른 뒤 돌아보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스며들 만할까. 서른 해나 쉰 해쯤 지난 뒤 돌아보면, 내가 겪은 어느 한때 이야기는 어떤 빛이나 노래나 꿈처럼 떠올릴 만할까. 만화책 《푸딩과 수평선》에서 흐르는 ‘사랑 이야기’는 서른 살에 눈길을 맞춘다. 이 만화를 그린 분이 제법 나이가 있으니, 앞으로는 쉰 살이나 일흔 살에 눈길을 맞추는 ‘사랑 이야기’도 그릴 수 있으면 무척 아름다우리라 본다. 4347.11.1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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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과 수평선
요시 마사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0월
4,500원 → 4,05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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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놀이 15 - 늦가을에도 맨발 자전거



  놀이순이와 놀이돌이는 맨발로 놀기를 좋아한다. 늦가을이라고 맨발 아닌 양말차림이 되지 않는다. 양말차림으로 조금 놀다가도 “아이, 더워!” 하면서 양말을 벗어 휙휙 던진다. 웃옷도 벗는다. 그야말로 땀을 퐁퐁 흘리면서 뛰고 달린다. 땀흘려 뛰노는 아이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무척 싱그럽고 시원할 테지. 늦가을에 땀아이가 되며 뛰노는 이 어린 숨결은 튼튼하면서 씩씩할 테지. 4347.11.1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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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는 밥을 먹다가



  산들보라는 밥을 먹다가 슬그머니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마루를 콩콩 달린다. 산들보라는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국그릇에 담그면서 논다. 산들보라는 밥을 먹다가 마당에 한 번 나갔다 와야 한다. 산들보라는 밥을 먹다가 종알종알 떠들어야 한다. 산들보라는 밥을 먹다가 장난감을 옆에 가지고 와야 한다. 아이들이 밥을 먹는데 오래 걸리는 까닭이 있다. 4347.11.1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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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집게놀이 1 - 세발자전거에



  작은아이가 빨래집게놀이를 한다. 진작 이 놀이를 했다. 큰아이도 어릴 적에 빨래집게놀이를 꽤나 즐겼다. 어느 날 빨래를 널려고 집게를 찾으니 모조리 어디론가 사라지기 일쑤인데, 이때에 으레 큰아이가 빨래집게로 머리카락이나 옷을 잔뜩 집어서 놀아서 안 보였다. 이런 놀이를 작은아이가 어느새 물려받는다. 아니, 물려받는다기보다 아이들 몸에 이러한 ‘놀이 유전자’가 있을는지 모른다. 세발자전거 손잡이에 빨래집게를 잔뜩 꽂으며 노는 모습을 보다가 허허 웃는다. 아버지더러 웃으라고 이렇게 놀는지 모른다. 4347.11.1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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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과 사이먼 베틀북 그림책 90
바바라 매클린톡 지음, 문주선 옮김 / 베틀북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57



내가 너 때문에 산다

― 아델과 사이먼

 바바라 매클린톡 글·그림

 문주선 옮김

 베틀북 펴냄, 2007.10.10.



  동생한테는 누나가 있어서 즐겁습니다. 누나한테는 동생이 있어서 즐겁습니다. 둘은 서로 아끼고 돌보면서 하루를 누립니다. 둘은 서로 보듬고 아끼면서 하루를 마음껏 즐깁니다. 누나는 칠칠맞은 동생을 건사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하지만, 상냥하게 웃으면서, 때로는 부아를 내면서, 예쁜 동생을 데리고 이곳저곳 나들이를 다닙니다.


  바바라 매클린톡 님이 빚은 그림책 《아델과 사이먼》(베틀북,2007)에 나오는 아델과 사이먼은 서로 아끼는 사이좋은 누나와 동생 사이입니다. 누나는 동생을 돌보다가 으레 골이 납니다. 제발 네 물건을 아무 데나 흘리면서 잃지 말라고 말하지만, 동생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줄줄이 흘립니다. 어디에서 잃는지 하나도 모르고, 잃었어도 근심을 하지 않아요. 장갑 한 짝을 떨어뜨려도 다른 한 짝이 아직 남았다 말하고, 다른 한 짝마저 어느새 길에 흘립니다.





.. 아델과 사이먼은 길모퉁이 채소 가게에서 비스킷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아주머니는 사과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사이먼이 아델의 옷을 잡아끌었어요 ..  (6쪽)



  일곱 살 아이가 네 살 동생한테 책을 읽어 줍니다. 졸음이 얼굴에 가득한 네 살 동생은 잠자리로 파고들면서 말합니다. “나, 누워서 읽을래.” 일곱 살 아이는 동생이 바라는 대로 잠자리에 누워서 읽도록 해 줍니다. 그림책을 들고 와서 동생한테 종알종알 읽어 줍니다. 일곱 살 아이는 ‘책 읽어 주기’를 오래오래 합니다. 한 권 읽고 두 권 읽고 세 권 읽고, 거침없고 지치지 않습니다.


  참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 지칠 일이 없습니다. 참말 즐기는 놀이라면 고단할 턱이 없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라면 지치지 않고 고단하지 않아요. 늘 웃음이 피어납니다. 늘 따스한 손길과 눈길이 되어 마음 가득 기쁜 웃음이 샘솟습니다.





.. “있잖아, 누나. 내 장갑 한 짝 못 봤어?” “또야?” 둘은 장갑을 찾아 여기저기 다녔어요. 하지만 끝내 찾지 못했지요. 그래도 사이먼은 하나도 걱정하지 않았어요. 아직 한 짝이 남아 있잖아요 ..  (12∼13쪽)



  큰아이는 작은아이를 바라보면서 삽니다. 작은아이는 큰아이를 바라보면서 삽니다. 어버이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살고, 아이는 어버이를 바라보면서 삽니다. 사람들은 서로 바라보면서 삽니다. 서로서로 따사로운 손이 되고, 너그러운 마음이 됩니다.


  그림책 《아델과 사이먼》은 여러모로 재미있습니다. 꼬물꼬물 앙증맞으면서 애틋한 그림이 가득한 책에는 숨은그림찾기 같은 얼거리이면서, 두 아이가 씩씩하게 돌아다니는 동네 모습이 넉넉하게 흐릅니다. 두 아이는 온갖 곳을 돌아다니면서 온갖 이웃을 만납니다. 두 아이(가 아닌 동생 혼자)는 온갖 물건을 흘리지만, 따순 이웃은 이 아이(가 아닌 동생 혼자)가 흘린 물건을 찬찬히 찾고 주워서 집으로 가져다줍니다.


  모든 것은 언제나 제자리로 갑니다. 모든 것은 언제나 제길로 흐릅니다. 모든 것은 언제나 제대로 짝을 찾습니다. 모든 것은 언제나 제 넋을 빛냅니다.




.. “누나, 내일도 나 데리러 올 거지?” “응, 그래야지.” 아델이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사이먼은 누나가 잔소리를 시작하기 전에 얼른 잠들어 버렸답니다 ..  (31쪽)



  그림책을 덮습니다. 나한테도 사랑스러운 형이 한 사람 있습니다. 우리 형한테도 사랑스러운 동생이 한 사람 있을 테지요. 우리 집 곁님한테는 사랑스러운 동생이 두 사람 있습니다. 우리 집 곁님을 사랑스러운 언니와 누나로 여기는 동생은 오늘도 저마다 제 삶자리에서 즐겁게 하루를 빚을 테지요.


  서로 아끼는 마음이 모여 보금자리를 이룹니다.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어우러져 마을을 이룹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지구별을 이룹니다. 4347.11.1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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