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서 돌아가는 길



16절 그림종이 한 꾸러미

아이들이 노래하는 고기 한 꾸러미

국으로 끓일 버슷 한 꾸러미

이렁저렁 가방에 넣어

질끈 어깨에 멘다.


1700원 버스삯 손에 쥐고

16시 40분 군내버스

언제 들어오나 기다린다.


저잣마실 마친 할매와 할배

저마다 이녁 마을 돌아갈

버스 꽁무너 기다린다.



4347.11.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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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시골빛 삶노래

― 도시사람도 흙을 짓기를



  나무가 한 그루도 없는 도시를 그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서울이나 부산처럼 커다란 도시에 나무가 한 그루조차 없다면, 서울사람이나 부산사람 모두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해마다 큰돈을 들여 ‘인공 냇물’인 청계천을 전기로 물을 퍼서 돌립니다. 이런 ‘인공 냇물’조차 없으면 서울사람은 그예 숨이 막혀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옥에 갇힌 사람이 괴로운 까닭은 온통 시멘트와 쇠창살로 둘러싸인 곳에 갇히기 때문이 아닙니다. 풀 한 포기 없고 나무 한 그루 없으며 흙 한 줌 만질 수 없는 데에서 하루 내내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옥에서는 하루에 다문 한 시간이든 십 분이든 재소자를 밖으로 내보내서 햇볕을 쬐게 하고 흙땅을 밟게 합니다. 이렇게 안 하면 재소자는 모두 미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보면, 학교마다 아스콘을 깔거나 인조잔디를 깔기 일쑤입니다. 아직 ‘흙 운동장’인 곳이 더러 있으나, 흙땅을 운동장으로 두는 학교는 아주 빠르게 사라집니다. 시골 면소재지에서조차 흙 운동장에 아스콘을 붓거나 인조잔디를 깝니다. 이렇게 하면, 학교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 흙을 보거나 만지거나 밟을 일이 거의 사라집니다. 그나마 도시는 길바닥이 온통 아스팔트나 시멘트인데, 학교에서조차 흙을 못 보고 못 만지면, 그만 마음이 메마르거나 거칠거나 팍팍해지고 말아요. 지난날 학교는 콩나물시루 같았어도 10분 쉬거나 낮밥을 먹을 적에는 모두 흙 운동장으로 뛰쳐나가 뛰놀면서 땀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지난날 학교는 얼차려와 매질 따위로 아이들을 들볶았지만, 아이들은 틈틈이 바람을 쐬고 햇볕을 먹고 흙을 만지면서 다시금 기운을 차릴 수 있었어요.


  박창근 님과 이원영 님이 주고받은 이야기로 엮은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철수와영희 펴냄,2014)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제 ‘4대강 사업’은 아주 끔찍한 짓이었다고 너나 모두 알아차립니다. 예전 이명박 대통령이 자그마치 22조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돈을 엉터리로 쏟아부었다고 모든 신문과 방송이 한목소리로 꾸짖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러한 사업을 벌이거나 밀어붙이던 지난날에는 이를 꾸짖는 목소리가 신문이나 방송을 타기 어려웠고, 공무원이나 건설회사뿐 아니라 숱한 지식인과 교수와 학자는 이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또다시 일본에서 대형 핵 재난이 발생했는데, 바로 옆 나라의 원전 전문가들은 탈핵을 주장하지 않았다. 그들이 마치 사이비종교의 신자처럼 느껴진 건 나만의 착각이었을까(7쪽).” 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참말 한국에서는 ‘핵발전소를 멈추자’는 이야기가 잘 안 나옵니다. 핵발전소를 하루 빨리 멈추고, 제대로 된 깨끗하고 아름다운 전기를 쓰는 길을 열자는 이야기가 터지지 않습니다. 송전탑을 둘러싼 아픔과 슬픔도 가시지 않을 뿐 아니라, 송전탑을 안 박으면서 도시사람이 도시에서 손수 전기를 빚어서 쓰는 길을 찾는 일도 없습니다.


  핵발전소는 백 해나 이백 해 동안 돌리지 못합니다. 고작 쉰 해를 돌리지도 못합니다. 게다가, 핵발전소가 목숨을 다하면, 자그마치 십만 해이든 백만 해이든 방사능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합니다. 고작 쉰 해조차 못 돌리는 발전소를 앞으로 십만 해 동안 ‘쓰레기더미’로 고이 지켜야 한다면, 이러한 일을 하느라 얼마나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어야 할까 궁금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제대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끔찍한 전기를 만들고 끔찍한 돈을 쓰면서 우리 삶터까지 끔찍하게 더럽히고 맙니다. 핵발전소와 맞물려 4대강 사업을 돌아보면 더 슬픕니다. 우리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만 하지 않았습니다.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를 읽으면, “부처별로 살펴보면 현재 국토부가 한 해에 1조 5000억 원, 환경부가 1조 원가량, 소방방재청이 8000억 정도를 하천사업에 씁니다. 국토부는 ‘고향의 강’ 사업, 생태하천 조성·복원 사업을 해요. 환경부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이고요(24쪽).” 같은 이야기가 흐릅니다. 4대강 사업이 아니어도 해마다 몇 조에 이르는 돈을 ‘시골 냇물을 시멘트로 덮었다가 다시 시멘트를 걷어내는 짓’을 되풀이하는 데에 씁니다. 마치 도시에서 길바닥 돌, 그러니까 보도블럭을 갈아치우느라 돈을 꽤 많이 쓰는 일하고 같아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도심지를 가로지르는 냇물’을 둘러싸고 냇바닥과 냇둑에 시멘트를 들이부었다가, 이제 이 시멘트를 걷어내면서 ‘친환경 생태하천’을 만든다고 법석이에요. 간추려 말하자면, 시멘트를 부으면서 토목회사와 공공기관이 돈을 벌고, 시멘트를 걷어내면서 토목회사와 공공기관이 다시 돈을 법니다.


  처음부터 냇물을 그대로 살리면 돈이 들어갈 일이 없습니다. 아니, 돈을 쓰더라도 제대로 올바르게 아름다운 자리에 쓸 수 있습니다. 냇바닥에 시멘트를 붓거나 시멘트를 걷어내느라 해마다 쓰는 돈이면,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교까지 누구나 돈을 안 내고 다닐 수 있습니다. 가난한 이웃이 살림돈에 쪼들리지 않도록 멋진 복지정책을 꾸릴 수 있습니다. 전국 도서관에서 책을 알차고 넉넉하게 갖추면서 멋진 책문화를 일굴 수 있습니다.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 다시 시골로 돌아가서 흙을 가꾸며 지내도록 넉넉히 도울 수 있습니다.


  도시에 사람들이 자꾸 몰리기에 더 전기를 많이 써야 하고, 더 자원을 많이 써야 하며, 더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굳이 도시로 몰리지 않고 시골에서 지낼 수 있다면, 도시에서도 텃밭뿐 아니라 논을 지어서 밥을 손수 길러서 먹을 수 있다면, 외국에서 쌀이든 열매이든 남새이든 하나도 안 사들이면서 우리가 스스로 길러서 먹을 수 있다면, 이러한 사회에서 새롭게 빚는 ‘재산 값어치나 생산성이나 보람’은 참으로 높고 훌륭하리라 느낍니다.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는 “우리가 현대 문명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개개인의 삶 자체가 좀더 생태적이고 순환적인 형태로 변화해야 해요. 삶의 양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직접 농사를 짓는 일도 한 방법입니다. 농사는 생명을 기르고 키운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자급자족의 삶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87쪽).”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전문 농사꾼’만 농사를 짓는 길이 아니라, 밥을 먹는 우리 누구나 텃밭과 논을 조금씩 마련해서 밥을 손수 길러서 먹는 길을 밝힙니다. 우리가 어디에서나 논밭을 가꾸면서 밥을 지어서 먹으면, 유기농 곡식을 찾느라 목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즐겁게 삶을 지으니 언제나 기쁘게 웃으며, 도시와 시골 모두 푸른 바람이 흘러 삶터와 보금자리가 아름답게 거듭납니다. 우리가 스스로 짓는 논밭이 바로 ‘공원’ 구실을 합니다. 우리가 가꾸는 흙이 푸른 바람을 일으키는 숲 노릇을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다 함께 눈을 다시 떠야지 싶습니다. 4347.11.1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책읽기)


blog.aladin.co.kr/hbooks/7208283

이 책을 더 알아보고 싶다면 

요 글도 살펴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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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알라딘서재에 찾아오신 이웃님이 곧 100만이 됩니다.

오늘 곧 100만을 넘어설 텐데,

999999이든

1000000이든

1000001이든

이쁜 발자국을 찍어 주시는 분한테

선물을 드릴게요.


제 서재 오른쪽에 있는 

제 책들 가운데

<책빛숲>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이 아이들을

네 분한테 한 권씩 드리려 합니다.


오늘까지 꾸준하게 찾아와서

시골 이야기를 읽어 주신

모든 이웃님들한테

고맙다는 뜻으로 절을 올립니다.

(__)


앞으로도 즐겁게 마실하시면서

우리 마음에 고운 꽃을 피우고 씨앗을 심는 이야기를

찬찬히 길어올리실 수 있기를 빌어요.


모든 이웃님들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


100만 언저리에서

이쁜 발자국을 찍은 이웃님들은

비밀댓글로 주소와 전화번호를 남겨 주셔요~ ^^


+


방문자 100만을 넘어갈 오늘은

[된장네 집 수다방] 게시판에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도록 열었습니다.

그러니... 발자국을 갈무리(캡처)해서

올리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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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9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19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4-11-19 16:33   좋아요 0 | URL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

파란놀 2014-11-19 23:36   좋아요 0 | URL
(__)
고맙습니다~
즐겁게 나들이를 해 주시는 분들이 보내준
따스한 걸음걸이라고 느껴요~ ^^

꼬마요정 2014-11-19 16:41   좋아요 0 | URL
앗, 저도 늦었지만 축하합니다.^^

그래도 저 백만 발자국 중에 제 발자국도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기분 좋습니다.

갑자기 생각 나는게,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교장 선생님 말버릇이 `자랑치고 싶습니다.`였거든요.. 그 때가 생각나는군요.. 근데 왤까요? ㅎㅎ

파란놀 2014-11-19 23:37   좋아요 0 | URL
백만 발자국 가운데 얼마나 따스한 발자국이 많이 있을까 하고
가만히 생각합니다.

앞으로 차근차근 쌓일 200만과 300만과 ... 1000만 발자국까지,
또 그 다음까지
서로서로 따사로운 숨결로 드나들면서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피어날 수 있기를 빌어요.

고맙습니다~~

saint236 2014-11-19 19:02   좋아요 0 | URL
100만이라 축하드립니다.

파란놀 2014-11-19 23:37   좋아요 0 | URL
냅~ 고맙습니다 ^^
saint236 님 보금자리에도 아름다운 발자국이
나날이 늘기를 빌어요~

후애(厚愛) 2014-11-21 14:21   좋아요 0 | URL
늦었지만 저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파란놀 2014-11-22 10:11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
 

책은 무엇인가



  이제 사라졌지만,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 있는 어느 헌책방에서 “‘책’은 인증용 소품이 아닙니다.”라고 적은 쪽종이를 바깥에 살그마니 내놓은 적 있다. 무슨 소리일까? 무슨 뜻일까? 쪽종이에 적은 말 그대로이다. 책은 ‘책’일 뿐, ‘소품’이 아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에 ‘사진만 찍으러 오는 나그네’를 겨냥해서 하는 말이다.


  제주섬 억새밭에 사진을 찍으러 가는 일은 나쁘지 않다. 좋거나 나쁘다고 가를 수 없다. 그저 억새를 누리려 가는 길이니까. 억새밭에 가면 억새를 바라보고 만지고 누리다가 사진을 찍는다. 억새밭을 마음껏 달리다가 사진을 찍고, 억새밭에 드러누워서 사진을 찍기도 할 테지.


  책방골목이나 헌책방에 가면 무엇을 할 만할까? 사진을 찍을 만할까? 책을 ‘소품’으로 삼아서 멋들어진 모습을 훌륭히 찍을 만할까?


  책을 소품으로 삼고 싶다면 도서관에 갈 노릇이다. 도서관에 가서 ‘소품인 책’을 늘어놓고 찍을 노릇이다. 책을 소품으로 여기고 싶으면 커다란 새책방에 갈 노릇이다. 수십만 권에 이르는 책이 꽂힌 커다란 새책방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을 노릇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할 노릇이다. 도서관이나 큰 새책방 가운데 ‘사진 마음껏 찍으시오’ 하고 밝히는 데가 있을까? 없다. 도서관이나 큰 새책방에서는 ‘사진을 못 찍게 가로막’는다. 왜 그러할까? 왜 도서관이나 큰 새책방에서는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할까? 도서관과 큰 새책방에 찾아온 책손한테 거슬리기 때문이다. 책을 누리는 다른 사람한테 성가시거나 귀찮기 때문이다.


  책을 소품으로 삼는 일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소품으로 삼으려면 얼마든지 삼을 만하다. 다만, 책을 책으로 바라보지 않고 소품으로만 여긴다면, 책을 눈앞에 두고도 책을 펼칠 줄 모른다면, 수박이나 능금이나 딸기를 수박이나 능금이나 딸기로 여기지 않고 소품으로만 삼는다면, 무슨 재미나 보람이 있을까.


  수박이나 능금이나 딸기를 소품으로 삼아 멋있게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 날 소품으로만 삼으면, 어느새 이 열매는 흐물흐물 늘어진다. 일본사람 기무라 아키노리 님이 숲을 가꾸며 거둔 ‘기적 사과’가 아니고서야, ‘소품이 되는 열매’는 모두 못 먹어서 버려야 한다.


  책은 열매처럼 쉬 곯거나 썩지는 않는다. 그러나, 책을 소품으로만 여기면, 책은 종이라서 바스라진다. 먼지가 더께로 바뀐다. 무엇보다, 책에 깃든 아름다운 알맹이를 못 받아먹는 사람 스스로 아름다움하고 동떨어진다.


  책은 무엇인가? 책은 책이다. 참말, 책은 책이다. 책을 책으로 여길 수 있을 때에 책이 빛난다. 밥을 밥으로 여기고, 숲을 숲으로 여기며,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고, 아이를 아이로 여기며, 이웃을 이웃으로 여기는 마음결을 살려서, 책을 책으로 여길 줄 아는 마음을 가꿀 때에 사랑이 자란다. 4347.11.1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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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42) 용어


어려운 한자어나 학술 용어를 즐겨 쓰는 사람들이 뜻을 잘 모르면서 자주 쓰는 말 중에 ‘지양’이 있다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224쪽


 학술 용어

→ 학술말

→ 학술에서 쓰는 말



  한자말 ‘용어’를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쓰는 말”로 고쳐쓰라고 나옵니다. 그러나, 이 낱말은 굳이 “쓰는 말”로 고쳐쓸 까닭이 없습니다. “말”로 고쳐쓰면 됩니다. “경제 용어”나 “문학 용어”는 “경제에서 쓰는 말”이나 “문학에서 쓰는 말”로 고쳐쓸 수 있는 한편, ‘경제말’이나 ‘문학말’로 고쳐쓸 수 있어요. “학술 용어”는 “학술에서 쓰는 말”로 고쳐쓸 수 있으나, ‘학술말’로 적으면 단출합니다.


 한자 용어 . 한자어

→ 한자말

→ 한자로 쓰는 말


  ‘用語’이든 ‘-語’이든 ‘-말’로 고쳐쓰면 됩니다. 아니, 처음부터 ‘말’이라는 낱말을 써야 올바릅니다. 이 보기글을 보면, 앞쪽에서는 ‘-語(한자어)’와 ‘用語(학술 용어)’처럼 적지만, 뒤쪽에서는 ‘말(자주 쓰는 말)’로 적어요.


  글쓴이 스스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알지만, 막상 글을 쓸 적에는 어설피 뒤섞고 맙니다. 아마 여느 한국사람도 으레 이처럼 잘못 쓰지 싶어요.


  한국사람이 쓰는 말은 ‘한국말’입니다. ‘한국語’가 아닙니다. 일본사람은 ‘일본語’가 아닌 ‘일본말’을 쓰고, 중국사람은 ‘중국語’가 아닌 ‘중국말’을 씁니다. 4347.11.19.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어려운 한자말이나 학술말을 즐겨 쓰는 사람들이 뜻을 잘 모르면서 자주 쓰는 말로 ‘지양’이 있다


‘한자어(-語)’는 ‘한자말’로 손질하고, ‘중(中)’은 ‘가운데’나 ‘-로’로 손질합니다.



용어(用語) : 일정한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 ‘쓰는 말’로 순화

   - 경제 용어 / 문학 용어 /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다 /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나 내용은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41) 신성


여기에 카이 이찌노세라는 신성 피아니스트가 훌륭하게 세계 데뷔를 마친 모습을

《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피아노의 숲 24》(삼양출판사,2014) 166쪽


 신성 피아니스트

→ 새 피아니스트

→ 새로운 피아니스트

→ 샛별 피아니스트

→ 샛별 같은 피아니스트

 …



  한자말 ‘신성’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글월에서 쓴 ‘신성’은 ‘晨星’이거나 ‘新星’입니다. ‘晨星’으로 썼다면, 이 한자말은 “장래에 큰 발전을 이룩할 만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하는데, 한국말 ‘샛별’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新星’이라는 한자말로 썼다면, 이 낱말은 “어떤 분야나 단체에 새로 나타나서 주목이나 인기를 받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하는데, 이때에도 한국말 ‘샛별’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두 가지 한자말 모두 한국말로는 ‘샛별’입니다. 보기글에서는 ‘새’나 ‘새로운’만 적어도 됩니다. “샛별 피아니스트”로 적거나 “샛별 같은 피아니스트”로 적어도 돼요. 4347.11.19.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여기에 카이 이찌노세라는 샛별 피아니스트가 세계에 훌륭히 첫선을 보인 모습을


프랑스말 ‘데뷔(debut)’는 “처음으로 등장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 낱말은 ‘등단’이나 ‘등장’이나 ‘첫 등장’으로 고쳐써야 한다고 하는데, 한자말 ‘등장(登場)’은 “나옴”이나 “나타남”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처음 나옴”이나 “처음 나타남”으로 고쳐써야 올바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첫선’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세계에 훌륭히 첫선을 보인”이나 “세계에 훌륭히 처음 나타난”이나 “세계에 훌륭히 첫 무대를 연”으로 손볼 만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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